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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의 마도신이 창조신계로 떠난 신계는 한 달 동안 무척 조용했다.
갑자기 늘어난 경범죄의 원인파악이 끝나고 문제가 되었던 중간관리자들이 모두 적대적인 세력에 교체되어 들어가서 불만이 사라진 덕이었다.
그리고 신계의 효율도 올라갔다.
중간 관리자가 오랜 노력과 공을 들여서, 친분을 쌓아서 어느 정도 잘못은 눈감아주던 상급자가 사라졌다.
대신 당장 잡아먹을 기세로 노리기만 하니 감히 허튼 짓을 하지 못하고 최선의 노력으로 인정부터 받아야했다.
퇴근조차 하지 않고 죽어라 자신의 일을 처리해서 밑으로 보내니 처음에는 경계하던 부하들도 정신없이 일하게 되었다.
중간관리자의 교체와 친분을 배제한 업무진행이 신계효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그리고 주신전을 경비하던 전율의 진군도 한가했다.
아니 너무 일이 없었다.
얼마 전까지 끝없이 서로 침투하고 추적하면서 잡아내던 일이 거짓말 같았다.
“이상해.
왜 외부 신계에서 아무도 침투하려고 하지를 않지?”
이제까지 계속 은밀하게 주신전에 침투하려던 주변의 신계인데 시도가 완전히 사라졌다.
혹시나 해서 신계외곽 주변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뭔가가 은밀하게 있다가 철수한 흔적만 발견했을 뿐이었다.
신계라서 상의할 상대가 없으니 그나마 같은 마신족인 전지의 성과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전지의 성도 전능마신족의 오리진이며 성마신이라고 하지만 결국 마신족이라서 신계에서 전능신족외에는 접촉이 없었다.
결국 심심하기는 마찬가지였기에 결국 대화에 응했다.
전지의 성도 가이아나에게 상세한 보고를 받으면서 상황을 듣고 보니 확실히 이상했다.
호시탐탐 노리던 다른 신계의 감시가 싹 사라졌다는 뜻은 전쟁직전이라는 뜻도 있었기에 심각했다.
“차원의 마도신이 창조신계에 간 이후로 바로 사라졌군.
창조신계에서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닐까나?
가이아나. 창조신계에 정보망이 없지?”
“없어요.”
주우주 변방의 독립 중급신계였던 차원신계였다.
그것도 대신족과 인증전을 끝내지 못하고 간당간당하던 상황이었으니 창조신계에 정보망이 당연히 있을 리가 없었다.
“음. 그럼 전능의 휘에게 물어보면 되겠네.”
이번에 중급 창조신으로 인정받고 전능신족의 오리진으로서 나름대로 창조신계에 친분과 세력을 구축한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창조신계의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고 취직한 셈이지만 그래도 정보 정도는 모을 정도는 될 것이다.
그래서 얻은 결과는 아주 충격적이었다.
“차원의 마도신이 창조신계에 가자마자 차원신계 주변의 신계에 있는 모든 창조신들을 때려잡았다고?
신고식은 안하고?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 일까나?”
당연히 황당한 소리였다.
그러나 답변하는 전능의 휘도 어리둥절한 것은 당연했다.
자신에게 차원의 마도신과의 전투기록을 문의하던 중급창조신들과 일반창조신들이 모두 갑자기 패배했다.
그리고 전원이 하극상 결투 패배의 책임을 물어서 특위 창조신이 관리하는 강제 수련장에 끌려갔으니 이런 황당한 경우도 없었다.
“아-! 나도 자세히는 몰라.
너도 알다시피 창조신계에 정식 고위직위를 가진 전능신족은 아직 없어서 소문의 종합 정도야.”
“이 무능한 중급 창조신-!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
그 말에 전능의 휘가 발끈했다.
신족의 영웅신이자 전능신족의 오리진인 자신에게 감히 무능하다고 비난할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하나 지금은 진실이고 창조신계의 경험상 사실이었다.
‘주신성을 만드는데 일 만년 이상이 걸리고 그것도 성공률이 절반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실망하더니 갈수록 막말이네.
창조신계의 일도 잘 안 풀리니 어떻게든 해야겠어.’
반대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자신이라도 이렇게 할 것이니 할 말이 없었다.
그보다 갑자기 차원신계를 파악하려는 시도가 사라지고 조용하다는 사실에 짐작이 가는 일이 있었다.
“차원의 마도신이 이번에 창조신계의 지옥구원계획을 성공시켰다고 하던데 그 영향이 아닐까?”
“응? 지옥구원계획?”
“이번에 지옥을 정리하면서 창조신계의 천국이 얻은 정기가 오천억이 넘는다고 하더라.”
이후에 간단하게 지옥구원계획이라고 읽는 악령 정화와 강제 정기추출사업의 개요를 들은 전지의 성은 눈빛이 반짝이면서 한마디로 정의했다.
“정기를 얻고 영혼도 새로 보급하고 거기에 지옥까지 정리한다.
아주 멋진 사업이네.”
“신족에게는 악령들이 내뿜는 마력 때문에 더럽고 짜증나서 안하지만 마도신에게는 다른 모양이야.
일처리도 확실했지.”
자신도 마신성에 마신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하여 지옥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
악령들이 가지고 있는 정기는 마신족에게도 별 도움이 안 된다.
워낙 끈질기게 붙잡고 있어서 정기 추출이 힘든 것이다.
‘악령에게서 강제로 추출하면 정기까지 소멸하지.’
하지만 그래도 강한 영혼들이라서 가지고 있는 정기의 양이 일백 정도로 크다.
이렇게 버리기 아까운 악령들의 처리가 힘들어 지속적으로 축적만 하다 보니 엄청난 양이 쌓여만 가서 지옥의 확장을 계속하고 있었다.
‘악령을 보관하기 위한 지옥이 이제는 마신계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졌다.’
또한 지배와 피지배라는 계급체계를 가진 지성체들의 구조상 악령들은 엄청난 수가 계속 생기게 되어있으니 악순환이었다.
‘일반적으로 자연스럽게 악령들이 지옥의 시간 흐름을 못 이기고 포기하는 것만을 기다리면서 회수하지.
하지만 늘어나는 속도를 감당 못해.’
그걸 확실하고 빠르게 처분할 방법이 차원의 마도신에게 있다면 당연히 감시나 도발보다 협조를 우선시해야 했다.
방금 얻은 정보를 빠르게 종합하면서 결론을 내렸다.
“창조신계라면 적어도 2조 가량의 악령들이 있었을 것인데 그 물량의 처리를 하루에 성공시켰어?
오백만 자루의 파멸유혼검을 사용해서?
차원의 마도신의 정기 추출 효율이 최종적으로 대략 200분의 1정도로 추측한다고?
내 예비 마신왕급의 마신계가 200억 정도의 악령들이 있으니 100억 정도가 회수가 가능한가?
조금 적네.
하지만 지옥만 청소할 수 있으면 상관없지.”
“차원의 마도신이 처리 과정에서 천국에서 수집된 물량과 같은 오천억 정도는 챙겼다고 창조신계에서 보지만 성과만 보면 상관없어.
아주 대단한 일이야.
다른 신계에서도 사실 여부 확인을 하고 있으니 슬슬 연락이 갈 거야.”
“알았어.
도움이 되었어.”
“이제 좀 미래 이야기 좀 하자.
그리고 언제까지 전능일족의 여주신들을 데리고 거기 있을 예정이야?
다른 신족에게서 슬슬 말이 나온다고.”
마신왕이 창조신의 신계에서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으니 당연히 문제가 안 일어날 리가 없다.
전지의 성이 비록 전능신족의 여신들을 담당하는 오리진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신족인 것이다.
하지만 전지의 성도 물러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가이아나의 신전 안쪽에 빼곡하게 보관한 전능신족의 여주신들의 봉인이 최고위 창조신계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멈추면 재봉인을 하면서 막대한 신력이 소모되니 멈출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이들이 부활하고 나면 주신에 어울리는 합당한 직위를 주어야 하는데 현재 전능일족의 사정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여기 차원신계에는 신계관리주신의 자리가 넘쳐나니 딱 좋은 상황이지.’
“전능일족의 여주신들을 전부 회복시킬 때까지 있을 생각이야.
이미 여기 신계주신대리인 가이아나에게 적당한 직위를 만들어서 주라고 이야기했어.
마침 차원신계도 신계관리주신의 공석이 많으니 딱 좋을까나?”
“응?”
그 말에 전능의 휘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었다.
다른 신족들의 오리진들이 차원신계를 걱정, 아니 참견하려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최고위 창조신성은 499주우주에서도 열 개정도로 귀중한 보물인데 척 보면 신계가 엉망진창이다.
최고위 창조신계가 있을만한 행성에 최고위 주신계 정도의 전력만 있으니 불안하기도 하고 탐도 나는 것이다.
‘차원의 마도신이 가진 특수한 광역권능의 필요성과 전쟁만 참가하면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용병신의 성향만 아니었으면 벌써 주신전이 벌어지고도 남았다.’
그러나 만약 마신왕이 넘본다면 체면이고 뭐고 앞 다투어 나설 수도 있었다.
또한 지금 그래서는 안 되는 결정적인 사유가 생겨버렸다.
“거기를 점령할 생각은 아니겠지?”
전능의 휘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서 직설적으로 물어오자 다시 물음으로 대답하는 전지의 성이었다.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던 방법이었다.
“차원의 마도신에게 신계주신의 직위를 인정하고 대가를 추가해 주면 운영권을 넘겨줄 생각이 있을까나?
혼자 싸우기 좋아하는 마도신에게는 딱 좋은 결과일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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