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47화 (558/2,000)

30권 31권

최고위 창조신들이 맞장구를 치자 조금 깊게 생각에 잠겼다.

창조신계 창설이후 해결할 수 없이 누적되어만 오던 문제가 겨우 하루 만에 해결되자 허탈감이 들 정도였다.

‘이 정도로 유능한 부하가 흔한 것이 결코 아니지.

아니 거의 없다.’

본래 마도신들은 예측불가의 성향이나 돌출적인 행동이 문제지만 결과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유능했다.

그리고 지금 차원의 마도신이 보인 능력은 현재 주우주 최고의 마도신이라는 위치에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감정이 불안정한 인간출신이라는 것이 조금 걸리지만 결과만을 따지면 상관없을 정도였다.

‘부하는 출신이야 어떻든 유능하고 일 잘하면 그걸로 끝이다.

허약한 다른 주우주나 밑에서는 그런 자잘한 부분을 따진다.

하나 최고 지배층으로서 대신족과 일진일퇴의 종족결정전을 앞두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다.’

무엇보다 구분하고 차별하는 존재들 자체가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질투나 질시는 약자의 것이다.

강자의 자부심은 결코 그런 나약한 감정을 용납하지 않는다.

‘출신도 성격도 능력도 인간관계까지 뛰어난 부하가 어디 있나?

그런 존재라면 이미 가장 위에 서있겠지.

부하로서 남아있을 리가 없다.’

완벽한 권능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어딘가 부족한 부하를 잘 활용해서 조직에 쓸모 있고 유능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상급자로서 능력이었다.

더구나 이번 지옥구원계획을 완수한 것을 보면 능력 면은 더 이상 점검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아직은 무리지만 반드시 필요한 결정을 내린 창조신장 승가람마였다.

“이번 창조신계에 지옥구원계획에 차원의 마도신의 공로가 크다.

창조신계에 정식으로 직위를 마련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창조신계의 정식직위라니 포상이 과다하여 상급 창조신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바로 대답했다.

아직 창조신계에는 문제가 산재되어 있었다.

오백만 자루의 파멸유혼검을 동원하여 지옥을 정화하는 것처럼 전혀 다른 해결방식을 사용하는 차원의 마도신이라면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불만을 억누를 방법도 있었다.

‘권한이나 발언권은 없는 특위의 자리라면 반발은 적겠지.’

그런 최고위 창조신들의 생각을 읽은 창조신장 승가람마는 바로 말했다.

이번 지옥구원계획에 차원의 마도신의 전혀 다른 해결방식으로 큰 효과를 보았으니 단순히 자리만 주어서는 곤란했다.

정점 나태해지려는 신족에게는 자극과 충격이 필요했다.

“특위 말고 정식이다.

다음에 창조신계에 올 때 기존의 조직체계에 추가하여 원탁에 정식으로 참석시키도록 해라.”

“!”

오리진으로서 일족을 가진 상급 창조신이상의 존재만이 가능한 창조신계의 원탁에 정식직위를 가지고 앉는다.

그것은 말 그대로 창조신계의 지배층이 되었다는 의미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으나 곧 우렁차게 대답을 하는 최고위 창조신들이었다.

그런 상황이 흘렀는지 모르고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듯이 창조신계로부터 멀어지는 차원의 마도신과 이계의 창조신들이었다.

정기를 너무 많이 벌은 것이 이러는 이유였다.

‘말이 좋아 이백조가 넘는 정기지, 절대로 곱게 가지고 나갈 수 있는 물량이 아니다.’

악령들의 정화가 끝나고 수백조의 정기가 끝없이 쌓이는 것을 보고 미친 듯이 좋아했지만 점점 걱정이 되었다.

오백 주우주와의 전쟁에 마신황제와 고위 마신왕들을 전부 동원하는데 사용한 정기가 백조 정도라고 들었다.

두 배인 이백조라면 결코 상급 창조신이 가질 수 있는 재산이 아니었다.

‘만약 이 사실을 창조신장님이 알면 거의 전부를 기부해야 한다.’

그제야 이성을 차린 차원의 마도신은 재빨리 천국에 오천억 정도의 정기를 서서히 보내고 나머지는 모두 아공간으로 수납했다.

그 이후에 오백만 자루의 파멸유혼검을 활용할 때 걸리는 예상시간을 계산해서 적정한 시간에 하데스를 깨웠다.

그리고 사과 겸 뇌물로 두둑하게 정기까지 챙겨두고 창조신계에서 바로 빠져나온 것이다.

그 이후에는 혹시라도 추적자가 있나 신계의 정식 공간이동을 하지 않고 뒤를 연신 돌아보면서 초장거리 공간이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서 거의 불모지인 지역에 도착해서 안도의 거친 숨을 몰아쉬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아직 여력이 있지만 초장거리 공간이동의 충격을 연속으로 받아서 이계의 창조신들이 죽을 지경으로 나가떨어지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회복이 되자 바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차원의 마도신님! 왜 저희들이 왜 이렇게 도망치듯이 떠나야 합니까?

완벽하게 지옥을 정화하는 큰 공을 세웠으니 남아서 포상을 받고 떠나도 되지 않습니까?”

“…….”

“거기에 저희들의 공로도 있으니 이제 부활을 시켜주십시오.”

갑자기 엄청난 정기를 보더니 간이 부었는지 욕심이 생겼는지 아주 입 바른 소리를 했다.

주변의 이계의 창조신들도 같은 생각인지 지긋이 노려보았지만 모두 다급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선 창조신에게 빨리 물러나라고 눈치를 주었지만 전혀 의지를 굽힐 생각이 없어보였다.

생각해보니 얼마 전까지 이계 배신자 신족의 대표격이었던 존재였다.

‘다른 이계의 창조신들이 말리는 시선을 보내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

전형적인 사고뭉치 아니면 대표로군.

하여간 아무리 고위집단이라도 뭉쳐놓으면 꼭 하나씩 나타나지.’

난해한 임무를 완벽히 수고했으니 당연히 당당하게 직접 보고를 하고 치하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맞기는 하다.

자신도 이제 최고위 지배층이었기에 지옥의 완전정화가 어느 정도로 큰 공로인지는 잘 아는 것이다.

‘잘하면 포로 생활을 청산하고 정식으로 창조신계에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이거지?’

그런 기회와 영광을 버리고 마치 범죄자처럼 도망치는 것이 마음에 정말 안든 모양이었다.

하나 주변을 무시하는 아주 독단적인 생각이었다.

항의를 하는 이계의 창조신을 잠시 쳐다보더니 주변의 창조신들에게 간단하게 명령했다.

“밟아라.”

“예?”

자신의 정당한 항의를 무시하고 갑자니 나온 황당한 명령에 멍청한 반문이 나왔다.

그런데 주변에 있던 동료들의 반응이 심상치가 않았다.

자신의 팔다리를 한꺼번에 몇 명이 달려들어서 제압하고서 우렁차게 대답한 것이다.

“알겠습니다―!”

마치 이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닥에 내팽개쳐 버린다.

퍼어어억-!

얼마나 세게 내동댕이쳤는지 땅도 파여지고 먼지가 날린다.

신령이지만 하도 고위의 창조신이다 보니 현실에 영향을 준다.

다른 49명의 창조신이 살기등등해서 정말 다리를 들고 밟으려는 모습을 보자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컥-! 잠……, 잠시만-! 내가 틀린 말을 한 것이 아니잖아?

너희들이 나에게 이러면 안 돼.

이건 우리 모두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정당하게 한 말이야-!

억-!”

하나 올바른 소리를 하는 입에 용서 없이 발부터 날아들었다.

“이게 혼자만 정의이고 저 혼자 잘났네!”

“네가 이제 우리 대표냐?

이런다고 우리에게 물어보기나 했어?”

“왜 또 나서?”

푸각-! 퍼퍼퍼퍼퍽-!

방금 전까지의 동료를 인정사정없이 구타하는 이계의 창조신들의 입에서는 거의 욕설과 같은 폭언이 튀어나왔다.

“절대계에서는 그냥 이 사업하면서 편하게 살련다.”

“뭐 하러 정기 조금 받자고 골치 아프게 다른 세계의 신계에 관여해야 해?”

“죽으려면 혼자 죽지 왜 우리까지 끌어들이려고 하냐?”

“초반에 잡지 않으면 또 차원신계나 딴 곳에서 입을 놀리려고 할 것이다.

그러지 못하게 아예 다져버린다.”

겨우 한번으로 이백조가 넘는 정기를 벌어들였다.

그리고 앞으로 벌어들일 정기를 생각하면 정말 수천조도 꿈이 아니었다.

워낙 덩치가 큰 사업이다 보니 시킨 대로 하면 거의 억 단위의 보수는 문제가 아닌데 이 어리석은 동료가 다 된 음식에 초를 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차원의 마도신의 파멸유혼검이나 전멸세계와 같은 광역권능은 필수라서 독점사업이었다.

그리고 피해를 방지하고 확실하게 정기를 거두기 위해서는 자신들과 같은 고위 창조신의 권능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즉 서로 필요한 관계라는 뜻이고 배신당할 염려도 없었다.

신령연옥에서도 아직 자신이 포로라는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입을 함부로 놀렸다.

결국 같이 갇혀있던 오리진들을 도발해서 매를 벌더니 역시 대표가 아니면 문제아였다.

본인은 이렇게 되어도 전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

“컥컥-! 왜……, 왜 나에게 이래?

우린 동료잖아?

왜 허계의 창조신의 말을 듣고 나를 때려?

이럴 수가 있어?”

“아직도 이런 소리를 하는 놈은 위험해.”

“아예 신령연옥에 가두게 건의하자!”

“!!!”

다신 헛소리를 못하게 가두어 버리고 제외시키자는 소리까지 나왔다.

‘아니 그렇게 하고도 남을 분위기다.’

절대로 신령연옥에 다시 갇힐 수는 없었다.

창조신 체면에 그런 독방에 갇히다니 그런 치욕도 없었다.

한껏 감정과 분노를 표현하는 동료들에게 입을 다물고 몸만 움츠리고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꽉-! 꽉-! 꽉-!

그런 소리가 장기간 이어지자 차원의 마도신이 개입했다.

“그만-! 시끄러운 것은 딱 질색이다.”

그 말에 동료의 인정사정없는 폭행이 멈추자 겨우 숨을 돌린 창조신이었다.

‘이제 끝났나?’

하나 다음 말에 완전히 얼굴이 일그러졌다.

“약자의 비명소리는 듣기 싫으니 저 멀리 끌고 가서 밞아라.”

“예-! 걱정 마십시오.”

역시 잔혹무도한 마도신답게 용서가 없는 모양이라고 절망했다.

차원의 마도신은 이계의 창조신들의 충성심이 넘치는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질질 끌려가는 창조신을 쳐다보면서 딱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쯧쯧-! 정기를 벌려고 출세하지.

출세하려고 정기를 버는 것이 아니지.

가끔 한 건씩만 하면 쉽게 엄청난 정기를 벌면서 편하게 강해질 수 있는데 뭐 하러 골치 아픈 조직생활을 자청해서 하려고 해.

더구나 본인들의 구역인 이계도 아닌 절대계의 주우주에서 왜 할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니 맞지.

아직 고생을 덜해서 철이 덜 들었어.”

그러나 아직도 왜 오랜 동료들에게 자신의 말 한마디로 무참하게 맞는지 모르고 있었다.

저 멀리 끌려가서 발로 밟히기 시작하는 과거 대표였던 창조신에게 관심을 끊고 이번에 얻은 정기를 다시 확인했다.

아공간에 빛의 바다처럼 일렁거리는 정기의 양은 아무리 보아도 엄청났다.

“크후후후후후후-! 드디어 내 신생이 성공하는군.

그나저나 이게 정확히 얼마냐?

골치 아픈 신계주신을 수억 년을 해도 이만큼은 못 벌겠어.”

뭔가 속에서 용병신의 감각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지금 더 움직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기세를 탈 때 몰아붙인다.

이게 전쟁……, 아니 사업이다-!”

자신도 창조신계보다 작지만 신계를 가지고 있었고 당연히 지옥이 있다.

과거에 짐 덩어리로 보이던 신계가 정기의 보물산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또 일조는 벌어들일 수 있다.’

그리고 유일한 문제점인 신계내부에서는 위험한 전멸세계를 사용한다는 점도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

이제 생각해보니 자신이 직접 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일을 시킬 수 있는 부하들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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