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41화 (552/2,000)

30권 31권

대화하면 할수록 서로 험악한 소리만 나와서 결국 기본대련만 하면서 시범이나 체험과 같은 교육을 끝났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때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어야 했는데 아주 후회가 되는 과거로군.’

용무가 끝나자 바로 이 꼬마 앞에서 10중심답게 똑바로 좀 살라고 나불대던 사이안을 직접 보는 것 같아서 당장 혼쭐을 내주고 싶지만 꾹 참고 말했다.

“큼-! 네 친아버지에게 미쳤다고 말하는 것은 좀 아니지.

완전히 미쳐버릴 시간은 아직 많이 남은 것 같으니 느긋하게 이야기 좀 하자.”

“반역을 선언한 저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십니까?”

당연한 의문이다.

공개적으로 반역을 선언한 이상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은지 오래였다.

하나 흑염의 절대자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술을 들이킬 뿐이었다.

‘겁 없이 혼자 덤비는 이 녀석을 보니 창조주에게 단 10명이 달려들었던 과거가 생각나는군.

쿡쿡-! 그때도 모두가 미쳤다고 했지.

그러고 보니 그 시절이 가장 고생이 되었지만 보람이 있었어.’

다시 술잔을 들어서 한입에 마셔버리고 술을 채웠다.

“크으-! 취하지도 않지만 맛은 좋군.

만약 네가 회색과 바람의 세력을 규합했거나 하다못해 아들이라도 같이 왔다면 일단 박살내 놓고 끌고 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혼자서 도전했는데 그럼 안 되지.

각자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우리가 과거 창조주처럼 세력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다.

일대 일로 철저하게 상대해 주지.

다른 10중심들이 아무리 미쳤어도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

말없이 술통에서 술을 따라서 잔을 채운 한진안을 보면서 묻는다.

“그런데 사이안이 왜 너를 이렇게 홀로 반역자로 만들었지?

회색의 세력과 바람의 세력을 합하면 꽤 강하잖아?

용신족들도 절대 자신들은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인을 하니 이제 너 혼자인데?

이건 척 봐도 무모해.”

“…….”

용신족들이 이미 확실하게 선을 그은 모양이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직접 확인을 하니 속에서 불길이 확 올라왔다.

‘이 매정한 여편네에 불효막심한 아들놈.

더 이상 볼 것 없다 이거냐?'

돕기는 고사하고 10중심에게 반역하고 도전하는 무모한 짓을 한다고 비난하더니 결국 공개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용신족을 이끄는 여제가 자신의 반려이고 후계자가 아들이니 정확하게 그들의 뜻이다.

주변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도 있지만 그 둘이 가진 힘은 용신족 전부를 능가하니 그럴 이유가 없었다.

현재의 용신족의 위치, 그들의 힘까지 거의 전부를 자신이 만들어 주었는데 이런 결과라니 지극히 입맛이 썼다.

‘지성체들이 잘 나갈 때는 존경받는 아버지이고 남편이지만 망하자마자 마누라에게 이혼 당하고 자식들은 모른 척해서 쓸쓸하게 혼자 죽는다더니 딱 그 꼴이구나.

반드시 둘 다 버릇을 고쳐 주리라.

그런데 정말 흑염의 절대자가 무식하지만 남의 속을 긁는데 도가 텄구나.

왜 사이안님이 말만 나오면 이를 갈았는지 알겠다.’

상대에게 아무런 꺼리 김이 없어 하고 싶은 말만 하니 듣는 입장에서 편할 리가 없다.

더구나 본능에 기반으로 권능이 형성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가장 아픈 부위만 파고든다.

영원체의 이성을 가진 자신조차 슬슬 열이 받고 있는데 흑염의 절대자는 태평하게 자신의 말만 계속한다.

“넌 한진호의 아들이면서 사이안의 후계자이고 더구나 절반은 영원체다.

많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우리 모두를 대표하는 존재가 되겠지.

그걸 알기에 다른 10중심들이 기꺼이 널 가르친 것이다.

우리 모두가 먼 미래를 위해서 널 제자로 받아들였단 말이다.

절대로 파업을 하면서 뒤에서 두고두고 방해하겠다는 사이안의 협박 때문이 아니다!”

말은 그렇게 하는데 화는 나는지 흑염의 절대자가 소리를 쳤다.

실제로 그런지는 본인들만이 알 일이었다.

“그런 넌 우리 권능의 공동 전인이며 가장 공식적인 후계자이기도 하지.

가만있으면 언젠가 절대계는 전부 너의 것이 되겠지.

그래서 다른 10중심들이 도전한 사정을 확인하고 혼을 내주거나 달래주라고 날 보냈다.

너도 알다시피 다른 10중심들은 거대 세력들을 이끌고 있어서 반역자에게 이런 말은 못 해.

주변의 보는 눈이 있으니 보는 즉시 무조건 처단해야하지.

그러나 나는 이렇게 홀가분한 떠돌이 신세라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최대한 개인적으로 들을 것이니 말해봐라.

왜 이러는 거냐?

네가 아무리 영원체라고 해도 승산은 없잖아?”

10중심 전부가 영원체를 능가한다.

전 창조주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압하려다 포기한 강자들이다.

아무리 영원체 중 가장 강대한 자신이라고 해도 승산은 없었다.

주우우우우욱-!

술잔에 가득찬 술을 한 번에 마시고 사이안님이 마련한 미쳐버릴 10중심을 대신할 절대계 창조주 세대교체 계획의 핵심을 말했다.

“제가 영원체를 능가하는 무력으로 창조주의 자리를 찬탈한 10중심들을 힘으로 제거하는 공을 세웁니다.

그래서 명실상부한 영원체의 왕 혹은 대표가 되어 새로운 창조주가 됩니다.

이것이 전 창조주의 복귀를 막고 계속되는 신족의 반란을 막을 창조주 교체계획입니다.”

“허어어어어?”

적나라한 반역계획의 발표에 순간 흑염의 절대자는 입을 벌리면서 놀랐다.

그리고 바로 할 말을 잃었다.

10중심들이 비록 정상적으로 창조주의 권리를 넘겨받았다고 하지만 다른 정신체들이 보기에는 힘에 의한 찬탈자 그 이상이 아니었다.

덕분에 전 창조주에게 충성을 바치는 신족들의 반란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신족은 수가 너무 많고 하는 일이 창조에 관련되어서 싹 쓸어버리지도 못하고 골치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영원체의 자격으로서 정신체이면서 창조주에게 반기를 든 우리들을 처단하고 그 명분으로 창조주로서 군림하겠다는 뜻이로군.

확실히 일리는 있다.’

다만 이런 흉악한 계획을 자신들 앞에서 대놓고 이렇게 진실을 말하는 존재는 사이안 외에는 없었는데 아주 당황스런 경험이었다.

“넌 숨기는 것도 없냐?

사실이 그렇다고 당할 본인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 않나?”

“신족들이 새로운 지배체계에 불만을 가지지 않게 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힘으로 제압할 수도 영원체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10중심의 제거는 필수입니다.

아니면 또 다시 이런 끝없는 반란이 계속되겠죠.

계속되는 반란 뒤에 영원체들이 있다는 것 정도야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분명 맞기는 한데……, 거 참.”

물론 이런 방식이 더욱 명분이 있고 끝없이 나오는 반역자들을 없애는 정통성을 확보하는 길이기는 했다.

과거 창조주가 다시 복귀하는 끔찍한 사태를 막을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과정으로 희생당할 당사자들 앞에서 할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었다.

“그게 10중심인 나에게 떳떳하게 말할 일이냐?

자신만이 아니라 이끄는 세력까지 숙청대상이 될 걸 알고서 다른 10중심들이 순순히 들어줄 것 같으냐?”

그 말에 한진안은 고기를 떼어서 그대로 입에 넣고 씹었다.

우적-! 우적-! 꿀꺽-!

술 한모금과 함께 넘겨버리고서 대답을 이어간다.

“어차피 10중심들이 미치면 세력도 절대계도 전부 끝장입니다.

그 전에 남의 손을 빌려서 곱게 처분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반항하는 자들은 모두 처분하고 항복해도 최소한이지만 쓸모 있고 유능한 강자들만 남겨둘 것입니다.

물론 그들도 제한과 직위 하향은 감수해야 하겠지요.”

말은 너무 쉽게 하는데 자신들만이 아니라 부하들까지 전부 쓸어버리겠다는 뜻이었다.

이 자리에 자신이 아니라 다른 10중심이 나왔으면 이미 사단이 날 정도였다.

“제길-! 우리가 순순히 당할 것 같으냐?

이렇게 안 이상 가만히 안 둔다.”

하나 한진안은 태평했다.

아무리 영원체를 초월한 강함을 가진 10중심들이라고 해도 결국 정신체였다.

반영원체인 자신을 이길 수는 있어도 제압할 수 없다.

더구나 자신은 바람가의 혈연이 주는 권능 때문에 다른 영원체들과 달리 발전 속도가 지극히 빨랐다.

10중심들이 미쳐가면서 약해지고 있기에 결국 따라잡히게 되어 있었다.

“상대에게 알려져서 불리해질 허술한 계획은 저도 사이안님도 안 만듭니다.

이미 제가 반역을 시작한 이상 흐름을 막을 수 없습니다.

과다한 희생이 싫으시면 최대한 먼저 정리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허어? 그건 맞긴 하다만 네가 가능하나?

음-! 영원체의 권능에 바람가의 수련권능까지 가졌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그럼 사이안의 장담이 사실인가?”

“예?”

안주로 나온 고기 덩어리를 크게 떼어낸 흑염의 절대자가 그대로 한입에 씹어 삼키고 말했다.

“사이안에게 우리가 집에서 나오지 말고 근신하라고 한 이유는 10중심이 미치고 있다는 경고 때문이 아니다.

본래 우리들의 위기를 알려주고 사전에 대비하게 하는 것이 현자의 주요임무이다.

우리가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라지만 이제 와서 그 정도 말에 이성을 잃고 화를 낼 리가 없다.

과거에도 자신의 완벽한 계획을 쓸데없는 감정으로 망친다고 수없이 우리를 마구 비난하고 욕했으니 이상하지도 않지.”

“?”

“사이안은 회의 종료 후 따로 모여서 경솔한 발언을 따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창조주의 권리를 자의로 내려놓지도 못할 줄은 안다.

그렇다면 강제로 내놓게 해주겠다.

최후의 동료의 의리로서 미쳐버린 파괴신으로서 자멸보다는 차라리 전투에서 마음껏 싸우다 패배해서 아무 미련 없이 죽게 해주겠다고 말했지.

우리 전부를 동시에 꺾을 강자를 만들어서 아무 미련 없이 죽게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 말이다.”

“!”

회색의 절대자가 직접 한 말이니 어떤 식으로 받아들였을지는 안 보아도 그려질 것 같다.

‘10중심을 전부 이길 강자를 만들어서 미치기 전에 싸우다 죽는 결말을 보겠다.

이걸 직접 했단 말인가?

지극히 사이안님다운 과격한 발언이다.’

저런 소리를 10중심 전부가 개인적으로 모인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말했으니 이렇게 난리가 나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의지하던 사이안님이 봉인되는 극단적으로 흐르는 상황 덕에 자신도 경황이 없어졌다.

지금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서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를 처분하는 10중심의 광기를 직접 확인하였다.

‘벌써 이 정도로 미쳤다면 크나큰 문제였다.’

10중심 모두가 절대적인 폭군이 되어서 절대계가 붕괴될 우려까지 있었던 것이다.

더 이상 상황을 지켜보면서 힘을 키울 여유가 없었다.

‘솔직히 완전히 미쳐서 극도로 약화된 이후에 제압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나오셨나?

자신조차 수단으로 사용하다니 역시 회색의 현자다우시군.’

자신의 이런 반응과 생각도 교체계획의 일부였던 모양이다.

‘이게 사이안님의 의도인가?

10중심들이 미쳐서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가장 강할 때 도전해서 꺾으라는 뜻이군.

그렇다고 10중심의 통합 후계자라고까지 여겨지던 내가 반역자의 오명을 쓰고서 이렇게 나서야 하나?

10중심들을 이길 수 있을 때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10중심은 지금 최고의 전성기였다.

절대계는 끝없이 발전하고 확장된다.

치세도 완벽해서 시간 여유가 많다고 생각해서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시도까지 해보려던 자신을 흔들어서 이렇게 계획을 추진하게 했으니 감탄밖에 안 나왔다.

“그러니 불안해서 내버려둘 수가 있나?

다른 놈이 그랬으면 웃으면서 넘어갔을 텐데 회색인 사이안이 말하니 말이야.

그때는 모두 살벌했지.

근신이면 정말 많이 양보하고 봐 준거다.

속사정은 이러니 이제 추가로 몇 가지를 더 묻자.

10중심 전부를 이길 수 있는 강자가 너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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