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39화 (550/2,000)

30권 31권

황당했지만 기분이 아주 좋았던 차원의 마도신은 기꺼이 부름에 응했다.

현장에 도착해서 바로 벌어진 상황을 다시 파악하고 인상이 확 구겨졌다.

최고위 창조신들 주제에 겨우 2배 정도의 경비투신들에게 꽁꽁 묶여서 압송 직전이었던 것이다.

상급 창조신인 자신을 보고 황급하게 경례를 하는 경비투신들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풀어줘라.

내 부하다.

신원은 상급 창조신 차원의 마도신인 내가 보증한다.”

머리 위에 창조신계가 공식으로 인정한 상급 창조신의 신분증이 찬란하게 빛난다.

신분증이 없었어도 경비투신들은 바로 납득했다.

차원의 마도신은 방금 창조신들을 열 명이나 두들겨 패서 재기불능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강제 수련장에 처박히게 만든 당사자를 치안을 맡고 있는 경비투신들이 모를 리가 없다.

‘상급 창조신이면 거의 신족 지배층의 위치다.

기분이 나쁘다고 이름이라도 기억해서 위에 한마디라도 하는 날이면 신생이 아주 꼬인다.’

본인들의 직속상급자가 최상급 창조신이지만 상급 창조신에게 잘못 보여서 좋을 리가 없다.

더구나 창조신계의 창조신들이라면 그러고도 더할 지독한 성격들이었다.

즉각 구속을 해제한 경비투신들은 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설마 차원의 마도신님의 부하인줄 모르고 정말 실례했습니다.”

“됐다.

내 실수다.

이런 상태로 돌아다니면 나라도 수상하게 여겼을 것이다.

정확한 임무수행이다.

수고했다.”

“예-! 수고하십시오.”

아주 관대하게 미소까지 지으면서 대답하자 겨우 안심한 경비투신들이 빠르게 사라진다.

그리고 갑자기 어처구니없이 약자라는 이유로 구속을 당하고 어딘가로 끌려갈 뻔했던 위기에 멍해진 이계의 창조신들을 보면서 차원의 마도신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후우우우. 하긴 창조신계라도 세상이 약자에게는 아주 위험한 곳이지.”

과거라면 한심하다고 당장 두들겨 팼겠지만 보는 눈이 많은 창조신계 안에서 그럴 수는 없었다.

더구나 시킬 일도 많았다.

억지로 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하게 유도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가볍게 구속을 직접 풀어주면서 말했다.

“너희들끼리 놀러갔다가는 또 잡히겠구나.

그냥 나를 따라와라.

너희들에게 시킬 일이 생겼으나 권능이 너무 부족하다.

같이 공부와 수련을 병행하면서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휴식은 그 다음에 주마.”

“……예.”

또 약자의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으니 바로 대답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차원의 마도신의 뒤를 말없이 따랐다.

험악한 허계에서 지금처럼 차원의 마도신이 유일하게 기댈 곳이다 보니 자신들을 이 꼴로 만든 분노가 희석되어갔다.

오히려 서서히 자신의 약함에 대한 분노가 더욱 강하게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입구에서 약간의 절차를 끝내고 들어간 도서관에서 같이 미친 듯이 공부를 하게 되었다.

* * *

그리고 진리는 완전 곤죽이 된 흑염의 절대자를 내려다보면서 혀를 차고 있었다.

“허허-! 너무 기분을 내었군.”

흑염 뇌음(黑炎 雷音)의 고속가동까지 선보이면서 흑염 신체변형강화권능 몰아(黑炎 身體變形强化權能 沒我)를 구현하면서 덤벼든 흑염의 절대자였다.

일순이지만 전신이 변화되어서 바람가 오의 여유로운 광전사가 밀릴 정도였다.

그래서 조금 진심으로 손을 썼더니 바로 이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덕분에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아직 2대 10중심은 일족을 제외하고 단독으로는 1대들에게는 무리로군.

갈 길이 아직도 멀다.”

과거 1대 흑염의 절대자를 10중심의 결투자로서 처음 만났을 때의 광경이 생각났다.

10중심에게 도전장을 내고 절대계의 정문에서 오른손에는 태극천검, 왼손에는 파멸유혼검을 들고 전투태세로 기다리던 자신이었다.

그런데 흑염의 절대자가 단독으로 50명 정도의 부하들을 이끌고 마치 산적두목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었다.

그리고 자신을 보면서 다짜고짜 감탄부터 내뱉었다.

“이야야야야야-! 너 정말 혼자냐?

용신족의 왕이라던 아들은 어쩌고?”

“…….”

아들은 당연히 참가를 시키지 않았다.

10중심을 상대로 어중간한 강자의 도움은 오히려 방해다.

그리고 자신의 수련에 바빠서 반려의 품에서 용신족의 후계자로 자라게 했더니 약하기 짝이 없었다.

바람가의 직계로서 얻은 절대적인 재능으로 이미 용신제(龍神帝)로 불릴 정도로 높은 직위가 되었기에 혈연만으로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혹시라도 참전을 고집할까 직접 금지시켰는데 안도하던 표정이 잊혀 지지가 않았다.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지위에 연연하다니 어리석은 아들놈.

역시 직접 양육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나중에 버릇을 고쳐주마.’

나타나자마자 지금 가장 울화통이 나는 일을 지적한 흑염의 절대자는 아예 입을 크게 벌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핫-! 우리와 절대계 모든 세력에게 공개적으로 도전했으면서 단독이라 이거지?

너 정말 대단하다.

단순한 사이안의 허수아비가 아니라 이건가?”

“!”

사이안님이 비록 냉혹한 현자로서 두려움을 사고 있지만 전력으로 키워주신 또 하나의 아버지에 대한 모욕은 용서할 수 없었다.

더구나 10중심이 미쳤다고 바른 소리를 하다가 정보행성 이데아에 의해 유폐가 된 일까지 알고 있는 이상 더 이상 나눌 말도 없었다.

그리고 급하게 정황을 파악하러 간 자신이 보았던 것은 영원봉인 ‘이그드라실’로 인하여 완전히 봉쇄된 이데아였다.

자신조차 들어갈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곳은 내가 자란 집이다.

누구도 나의 출입을 막지 못한다.

그런데 이 10중심들이 그 짓을 했단 말이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한 절대자의 자존심이 이 자리에 서게 했다.

그 사실이 상기되자 또 다시 머리에서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역시 흑염의 절대자는 상대의 심기를 긁는데 소질이 있다.’

양손에 들고 있던 절대기들이 소유자의 분노에 반응했다.

스르르르르릉-! 우우우우우웅-!

태극천검에서 무엇이든지 절단하는 무지개 색으로 빛나는 검광이 솟구치고 모든 물체를 분쇄하는 파멸유혼검은 자욱한 투기로 덮쳐간다.

‘영원체조차 상대하기 충분하지만 10중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현재 나의 권능수준들은 아직 10중심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이 정도로는 전부와 싸운다니 어림도 없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영원체로서의 자신을 믿고 전투를 반복하여 능력을 급상승시키는 수가 유일한 승산이며 해결책이었다.

‘나보다 전투능력이 위인 10중심의 상대로 여유는 없다.

최대출력의 공격의 연속으로 일단 시도해 본다.

준비를 더했어야 했는데 상황이 급변했다.’

혼자 선 이유가 있다.

현재 가진 힘으로는 승산이 없다.

세력조차 비교가 안 된다.

완전히 미치지 않은 10중심들은 모두 자신보다 강하고 따르는 세력 또한 숫자를 셀 수없이 늘어서 절대계를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었다.

영원불멸인 영원체의 권능을 믿지 않았다면 시도도 하지 못했을 어리석은 도전이었다.

‘다행히 흑염의 절대자가 오만하게 혼자서 소수의 세력을 이끌고 왔으니 지금 어떻게든 줄여야만 한다.

그런데 태도를 보니 오만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10중심의 의뢰를 받았다는 뜻인가?

이유가 뭐든 상관없다.

혼자 나왔을 때 어떻게든 큰 타격을 주어야 한다.’

그런 결심을 한 자신의 투기에도 마치 놀라나온 것처럼 여유로운 흑염의 절대자에 비해 흑염의 세력들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숫자는 적지만 모두 절대계에서 특별하고 위험하면서 강력한 존재들이다.

‘이들이 흑염세력?

일족의 체계에 융화되지 못하고 감당 못할 큰 사고를 친 사고뭉치들인가?

왜 이런 것들을 살려두고 부하로 두지?’

이들의 난동으로 일족과 지역이 괴멸직전에 몰리자 10중심에 의해 처분이 결정 되었다.

그 직전에 흑염의 절대자가 거둔 전투에 특화된 투신들이었다.

양쪽이 삽시간에 살기와 투기를 내뿜으면서 전투 직전에 들어가기 전에 3m에 가까운 거체가 움직이면서 양 팔을 펼쳐서 막아섰다.

“워워워-! 일단 이야기부터 해야 해.

그러려고 내가 가장 먼저 나왔다.

너희들도 멈춰.

근원 이 자식아-! 넌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선두에 서지 말랬지!

이번 상대가 모든 권능을 다루는 회색의 후계자이며 투기를 다루는 오의에서 정점인 바람가의 가주중 하나라는 사실을 몇 번이나 이야기해야 해?

이 녀석은 10중심 중 무사(武士)를 맡은 한진호의 아들이며 사이안과 동급의 현자다.

무식한 생명력만을 믿다가 저 녀석에 걸리면 바로 끝장이 나는 수가 있어.

그리고 체면이 있지 이렇게 홀로 덤비는 상대에게는 나 혼자 싸워야지 너희들까지 어떻게 동원 하냐?

용신족들이 혹시라도 나타나면 상대하고 지금은 애들이나 말려.”

욕설과 비슷한 지시에 어수룩해 보이는 긴 흑발을 가진 투신이 머리를 긁으면서 흑염세력을 뒤로 물렸다.

그리고 한진안도 친아버지의 이름을 나왔으니 전투태세를 거두었다.

투기와 태극천검을 동시에 거두자 흑염의 절대자가 가장 핵심적인 일부터 꺼냈다.

“일단 우리가 사이안을 봉인했다는 말은 오해다.

그건 사이안이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

설마 말 몇 마디 심하게 했다고 자신을 정보행성 이데아와 함께 봉인한 줄은 우리도 정말 의외였다.

무엇보다 영원봉인 이그드라실을 창시한 사이안이다.

스스로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우리가 힘을 모아도 봉인은 불가능해.

영원체를 능가하는 신체를 가진 10중심들에게 외부에서의 봉인이 통할 리도 없다.

이건 너도 이미 알고 있지?”

“…….”

그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영원체를 능가하는 강함을 가진 10중심을 상대로는 아무리 영원체조차 봉인하는 영원봉인 이그드라실이라고 해도 통하지 않는다.

‘설사 성공한다고 해도 언제인가는 반드시 깨어진다.’

어떤 권능도 상위의 존재에게 통하지 않는다.

용량을 넘는 물을 컵에 담으면 반드시 넘치거나 부수어지게 되는 원리였다.

의외인 것은 흑염의 절대자의 마치 오랜 경험을 가진 현자와 같은 말투였다.

이런 설득은 광전사의 대명사로서 절대계를 떠돌면서 반역세력을 무자비하게 말살하면서 날뛰는 흑염의 절대자의 방식이 결코 아니었다.

“딱 하나만 물어보자.

너 회색과 동등한 현자이기도 하다며?”

“말씀하십시오.”

‘역시 나에게 용건이 있었나?

그 일인가?’

역시 흑염의 절대자는 표정을 굳히고 진중하게 물어왔다.

“정말 우리가 미치는 것이 확실하냐?

창조주의 의무와 영원체를 초월한 신체에 비해 발달이 안 된 정신체 신령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결국 붕괴한다고 사이안이 떠들었는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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