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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동료가 무기가 되어버리자 다급하게 뒤로 몰러난다.
일반 창조신들은 대신족과 마신족, 파괴신까지 무수하게 싸워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창조신으로서는 당연히 비난받을 일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차원의 마도신은 흉포한 살기와 감정을 드러내면서 소리쳤다.
“나는 상급 창조신 대우다.
직속상관이나 의뢰주도 아닌 하위 창조신주제에 감히 내게 명령하지 마라-!
내 출세를 방해하는 시비꾼들아.
접근금지를 걸면 가만 놔둘 줄 알았느냐?
끝까지 박살을 내주리라.
이 기회에 마도신이 어떤 존재인지 창조신계에 똑똑히 새겨주마.”
“이 미친 마도신-! 여기가 어디인지 잊었느냐?
우리가 누구인지 모른단 말인가?
창조신이 이게 무슨 짓이냐?
싸울 장소도 모르는가?”
원수와 다름없던 과거 악마족과의 전쟁에서도 저런 짓을 하는 존재는 없었다.
최상위의 존재라면 최소한의 명예가 있는 것이다.
창조신간의 우열을 가리자면 최소한 모두가 지켜보는 결투장에서 싸워야 한다.
역대의 고위 창조신들은 항상 이렇게 말했다.
‘전쟁 속에서도 고귀함을 유지한다.
그것이 명예다.’
상황이 힘들수록 품위를 지킨다.
이것이야말로 영광스런 지배종족인 신족의 창조신이 걸어야 할 길이다.
하나 역시 마도신답게 정면으로 거부했다.
아니 같은 문장을 들어도 이해가 달랐다.
“당연히 어디든지 전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너희는 내 앞길에 재를 뿌린 적이지.
나는 순수한 신족이 아니니 그딴 허례허식 따위는 관심 없다.
너희와 다르다고 혐오를 받고 차별을 받아야 한다면 차라리 공포를 심어주겠단 말이다.”
“이-!”
대놓고 자신을 차별하는 창조신들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한다.
그러나 이건 아니었다.
여긴 창조신장님이 다스리는 창조신계였다.
가지고 있는 신계가 위태로우면서도 가진 광역 지원권능의 효율성을 인정받아 겨우 상급 창조신으로 인정받은 마도신이 날뛸 곳이 아니었다.
‘그리고 바로 주신전 앞이다.
지켜보고 계실 창조신장님이 분노하시면 우리만으로는 안 끝난다.’
그런데도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있다.
거기다 중급 창조신을 무기로 휘둘러서 일반 창조신들을 공격하다니 지극히 위험한 짓을 하고 있었다.
마신족이 아닌 미쳐 날뛰는 파괴신들과 싸울 때도 포로가 인질을 쓰인 적은 있어도 무기로 삼아 공격해온 악랄한 경우는 없었다.
이런 싸움은 이겨도 불명예였다.
“멈춰-! 이러고도 무사할지 아느냐?”
이런 추잡한 전투를 하면 이겨도 징계를 받을 확률이 크다.
그런데 차원의 마도신은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이래도 무사하니 이런다.
그러니 않다면 내가 미쳐서 지금 이러겠느냐?”
“창조신장님이 이런 전투를 용납할 것 같으냐?”
그 말에 차원의 마도신은 아주 기쁘게 웃었다.
위력 면에서 창조신장님보다 절대권능인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한참을 더 앞선다.
‘오류는 2만 5천분의 1의 확률로 거의 정확하다.
세상경험이 부족한 나보다도 훨씬 낫지.’
그리고 지금 자신의 힘과 적으로 상정된 이들을 판단하면 오류가 날 확률은 거의 없었다.
아니 생겨도 철저하게 이기면 상관없었다.
승자에게 영광을 부여하는 499주우주에서는 승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킬킬킬-! 이유는 모르지만 가만히 있으신단다.
이런 기회가 또 올 리가 없으니 당장 갚아주지.”
“뭐야? 멈추지 못해-!
이건 우리 모두의 수치다.”
이미 주변에 다른 창조신들도 모여들고 있다.
창조신들간의 결투야 언제나 있는 일이지만 중급 창조신이 무기가 되어서 다른 일반창조신들을 후려갈기는 구경거리를 놓칠 리가 없었다.
이건 명예로운 창조신의 결투도 아니고 시정잡배의 난투극이었다.
더구나 1대 10인데 형편없이 밀리다니 이런 수치가 없었다.
정문에서는 분명 자신들이 우위였는데 지금은 당해낼 수 없으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능력이 급상승했다.
도대체 그 짧은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커컥-! 또 막힌다.’
분명 공간이동으로 피했는데 이미 거기에는 중급 창조신의 휘둘러지는 머리가 있었다.
‘어떻게 내 회피 장소를 파악을 할 수 있지? 크어억-!’
다급하게 다시 이동을 해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따라오면서 이마 정 가운데로 강타해온다.
까아아아앙-!
머리와 머리가 충돌하는 소리가 아닌 종이 울리는 소리가 커다랗게 울린다.
중급 창조신의 신체강도가 일반 창조신보다 당연히 위였다.
그래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이마에서 피를 뿌리면서 날려지는 일반창조신들이었다.
“킬킬킬킬-! 이거 너무 쉬운데?
무기가 좋아서 그런가?
그리고 아주 잘 날아가는군.”
중급 창조신을 무기삼아 다른 창조신들을 몰아쳐간다.
때려서 여기저기로 날려대는 차원의 마도신의 시야에 다시 전투 외에 여러 가지 다른 선택지가 나왔지만 깔끔하게 무시했다.
‘너무 막나가는 면이 있는지 조금 손해를 보려는 결과가 나오는군.
여기까지인가?’
보여주는 결과에 최상급 창조신 중 한 명이 달려와서 자신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후려갈겨 날려버리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패배자를 편들려는 것은 아니고 소리치는 내용을 보니 단지 소요진압용이었다.
‘시끄럽다-!
결투장에서 결판을 내지 못할까?’
업무를 하다가 방해가 되니 못 참고 튀어나온 모양이었다.
그 일격에 피를 토하면서 멀리 날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인상이 찌그러졌다.
그리고 아주 공정하게 다른 일반 창조신들도 모두 발에 채여서 자신을 따라서 날려졌다.
바닥에 충돌한 것은 거대한 원형의 투기장 안이었다.
거기까지 화면을 보고 꺼버렸다.
‘아직 최상급 이상의 창조신은 이기지 못하는군.
하긴 신력의 차이가 엄청나기는 하지.’
자신의 본신신력은 이것저것 다 합쳐서 280억에 최대출력이 5,600억이다.
일시적으로 1조를 넘어설 수도 있지만 그 이후 신력이 급락하기에 피해야 했다.
그런데 499주우주 최상급 창조신 정도면 본신신력만 2,000억을 상회한다.
기본적으로 초월권능 이상을 가지고 있기에 어설픈 절대권능으로 덤빌 상대는 절대 아니었다.
‘이제 자제해야 한다.
지금 권능과 몸 상태가 이계에서 너무 무리해서 정상이 아니다.
이계에서 12써클을 난사하고 코아까지 사용했더니 지금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최대치의 절반정도다.’
이계에서 재빨리 스스로 물러난 이유다.
절대 권력의 명분도 중요했지만 너무 흥이 나서 마구 권능과 마도를 사용하여 떨어진 능력을 추스르는 것이 가장 급했다.
‘한계를 초과해서 사용한 후유증이라 정기술로도 보충이 안 돼.
더구나 정체모를 이계의 10중심을 상대를 하려면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분명히 초월자들에게도 10중심이 있겠지.
그래서 재빨리 이계에서 피해 왔지.’
절대권력은 최고 위원회를 협박하고 신족 전부를 위기에 몰아넣으면서 구슬리면 얼마든지 가능했지만 어디까지나 힘에 의한 지배였다.
이계 10중심에게 패배라도 하는 날이면 끝장이기에 결코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상급 창조신이 슬슬 움직일 모양인지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급하게 과정까지 구현하려 했지만 연산력에 무리가 생겨서 가로 막았다.
‘알았다. 조용하게 바로 끝낸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나는 흑염의 절대자와 다르다.
과정의 파악이나 완벽한 이익 따위는 관심도 없다.
별 손해 없이 이것들만 피를 토하게 해주고 박살내는 결과면 그걸로 대만족이다.
크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이러고도 나중 걱정을 안 해도 된다니?
속이 아주 편하다 못해 상쾌하구나.
너 정말 대단하구나.
멋져-!’
‘…….’
이 말에 보이는 화면이 조금 일그러졌지만 다시 예상되는 전투화면이 이상 없이 보이고 있다.
차원의 마도신이 계속 보여주는 전투화면에 맞추어 가볍게 움직이면 일반 창조신들이 어느새 우수수 쓰러져갔다.
신력만이 아니라 마력과 흑염의 권능까지 총동원하면 상급 창조신이상이란 평가다.
중급 창조신들이 몰려와도 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너무나 일방적인 결과다.
‘권능 하나만 수준이 거의 극한에 올라갔을 뿐인데 정문에서 그렇게 난감하던 강적들이 절대로 아니다.
목표를 정확하게 인식하거나 그 이후 연산 따위를 안 해도 된다.
거의 공격의 2단계를 단축해서 마도증폭에만 전념할 수 있다.
이거 정말 대단해.
역시 절대계 최강의 10중심들의 권능답다.’
아무것도 못하고 피를 토하면서 일반 창조신들이 쓰러진다.
이계에서 느꼈던 압도적인 강함에 대한 감정의 고양이 솟구쳐 올랐다.
“크하하하하하-! 별것도 아닌 것들이 감히 나의 앞길을 막아?
앞으로 입 조심하고 몸조심해라.
남의 앞길에 함부로 방해했다가는 이렇게 된다.”
이제 주변에 큰 원을 그리면서 둥그렇게 모여든 창조신들에게 들으라고 하는 큰 소리였다.
마침내 중급 창조신의 몸에 맞아서 모두 쓰러진 일반 창조신들을 한꺼번에 땅으로 때려 박아 넣으면서 신나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
이제까지 극도로 신중했던 흑염의 절대자와는 전혀 다른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차원의 마도신의 모습에 언제나 동전의 앞면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은 흑염의 절대자에 의해 절대 직감의 권능으로 완성되었다.
그러나 부족한 연산력으로 완벽하게 유리한 결과로 유도하지만 과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덕분에 창시자에게조차 지극히 경계를 당했다.
완벽하지 않은 2만 5천분의 1의 오류 때문에 극도의 경계까지 받아왔었다.
그런데 그걸 무시하고 절대적인 신뢰라고 할까 무모한 믿음까지 보여주니 생소하기 짝이 없었다.
‘…….’
그런데 처음 신뢰와 찬사를 받게 되자 뭔가 변하려는 느낌이었다.
아니 지금 자신을 발동하고 있는 이 이상한 흑염일족의 연산력이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개선을 시도해볼 여력이 있다.’
차원의 마도신은 갑자기 보이는 화면들이 변화되자 잠시 놀랐다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오? 이제 화면이 입체네?
실감나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은 나름대로 진화했다.
연산력이 충분하니 권능을 보완하기 아주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물론 그런 시도는 좋았다.
‘입체는 눈 아프고 머리 아프니 다시 바꿔.
연산력이 너무 들어가잖아?’
연산력만 더 들어가고 쓸데없다고 항의를 받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도전은 계속 되었다.
다시 변화된 화면에 차원의 마도신이 일반 창조신을 땅에 박아 넣으면서 소리쳤다.
입체 화면이 평면으로 바꾸니 휘어지는 것이다.
‘화면 구부리지 마-!
보기가 이상하잖아?
기본기 몰라?
들어가는 연산력을 줄이면서 화질은 더 좋게 하고 크기를 더 키우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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