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권 31권
차원창세신 코아가 완벽한 절대 권력을 요구하면서 선택을 최고위원회의 만장일치에 넘긴 사실은 이미 모든 초월자들이 알고 있다.
창조주에게 충성을 바치나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인 신족들이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안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계의 10중심의 시각은 달랐다.
‘신족의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자신에게는 가급적 평화로운 수단만 생각하던 신족들이 갑자기 겪은 천재지변과 같은 격변을 기회로 삼아 최후의 도전을 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최고위 창조신들이 전원 전선에 섰다.
위원회의 주신들도 평화를 주장하던 세력을 실각시키거나 제거하고 있다.
협력세력도 모두 침묵하고 있는데 왜 이들은 이렇게 여유롭나?
현재의 평화가 쉽게 무너질 리가 없다고 생각하나?
진리님의 결정만 있다면 언제든지 제압될 수준인데?
지배세력이 되어 권력을 누린 기간이 너무나 길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폭탄에 불을 붙여버린 것 같은 지금 사태는 지극히 위험했다.
그런데도 권력과 안정이 주는 행복에 젖어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동지들에게 허탈할 심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계의 10중심이었다.
'전뇌계가 알려준 차원창세신 코아의 성향과 능력, 그리고 과거의 행적을 분석하면 반드시 돌아온다.
진리대리로서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반드시 다가올 전쟁과 파국을 외면할 수는 없어 목소리를 높여서 다시 주장을 반복하고 있었다.
과거에 전부를 걸고 성공시켰던 지성체 혁명이 무너지는 것만은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신족이 변화하고 있다.
거기에 길도 활짝 열렸다.
그런데 우리는 진리님의 거부 때문에 군세로 직접 진격할 방법이 없다.
방어만 할 수 있지 공격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러다 다시 차원창세신 코아가 진리대리로 신족을 이끌고 공격에 나서는 날이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그리고 만에 하나 자신들과 동맹한 신족의 세력이 본래의 신족과 합쳐지는 날이면 끔찍한 사태가 벌어진다.
지금이라도 저 검은 길을 끊고 다시 절대 방어선을 짜야 한다.”
차원창세신 코아만이 위협이 아니다.
이들은 이미 잊었겠지만 신족의 저력은 만만치가 않다.
마지막 결전의 순간 때 최후로 동원된 신족의 군세가 창조신 50명에 100만의 투신들이었다.
신족의 힘은 세력이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이 정도의 대규모 군세라면 전력을 다해야 했다.
일시적인 전력은 초월자들이 훨씬 강하나 장기전에 강한 신족의 권능이 문제였다.
‘신족의 원정군보다 우리가 수가 10배 이상 많았으나 최종분석은 공멸 혹은 패배였다.
겨우 달래서 원정군의 지휘부와 동맹하고 회군을 시켰는데 이미 그 사실을 무시하는가?’
더구나 신격이 높은 창조신이 이끌수록 그 종족권능은 더욱 강해진다.
지금 잘못하면 권능과 신격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끄는 신족의 군대와 싸우게 된다.
그것도 전의 배가 넘는 150명의 창조신과 200만에 가까운 신족의 군세를 다시 대면할 수 있었다.
‘일반 창조신들이 이끄는 전쟁조차 서로 전면전을 벌여도 숫자가 줄을 기미가 없다.
신족은 방어력과 회복력이 높고 신격이 높지 않으면 부활조차 거의 문제가 없다.
이 특성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우려하여 결국 신족 일부를 회유하여 내분을 일으키게 했지.
그런데 만에 하나 차원창세신 코아가 신족을 통합하는 날이면 정말 위험하다.
우리 전력도 상승했지만 이미 과거처럼 혁명을 위한 하나의 세력이 아니야.
권력을 위해 서로 분열된 경쟁자이다.’
총 전력은 혁명시절보다 분명히 몇 배나 올라가 있다.
진리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전력을 경쟁적으로 증강시킨 덕이다.
그런데 그 확장된 세력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묶여있어서 집중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신족의 총지휘관으로 절대계 주우주에서 상승불패의 전투신으로 이름 높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맡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생각만 해도 두려웠다.
더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혼자서 반나절도 안 되는 시간에 20만이 넘는 투신들과 최종병기 아르카나시스템이 있는 본성 피오리나를 파괴했다.
거기에 살고 있던 수백만이 넘는 일반신족까지 모두 소멸시킨 끔찍한 성향과 광역파괴권능을 생각하면 이건 정말 혼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저 정도면 단독으로 현세계를 뒤집을 수 있는 엄청난 기동력과 공격범위를 가진 창조신이다.
그리고 절대거리 코아는 나의 모든 권능을 동원해도 파괴가 불가능하기에 맞상대할 자신이 없다.
힘을 합칠만한 다른 동료가 필요해.’
일반적인 초월자는 전멸세계(全滅世界)라는 초광역 파괴권능으로 접근조차 할 수 없다.
‘차원창세신 코아를 잡으러면 적어도 창조신 이상의 강자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족의 창조신보다 강한 존재가 현재 지배세력인 초월자들이라고 많은 것이 아니다.
과거에 동료인 다른 초월자들에게 이미 제안을 했으나 그들은 이미 지배자였다.
위험한 직접 전투를 거부했고 부하를 대신 보내려 했다.
그들은 수준미달로 쓸모가 없었다.
지배자급이 아니면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더 강한 동료들이 필요하다.
차원창세신 코아를 막지 못하면 정말 다시 신족에게 지배세력을 넘길 수도 있다.
그것만은 안 된다.’
그러나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아무리 설명하고 주장해도 말이 통하지 않았다.
초월자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를 허계의 존재이고 결국 개인이라고 우습게 본다.
이들에게는 신족은 현세계의 지배를 포기한 창조주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다가 거의 멸종되어가는 약소종족일 뿐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모를 진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멸종시켰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팽배했다.
‘하나 진리에게 수시로 교육과 지도를 받은 자신은 알고 있다.
더없이 강력한 개인이 조직의 절대 권력을 잡았을 때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말이다.’
그것은 바로 천지가 뒤바뀌는 개벽이고 주변에게는 더없는 재앙이었다.
거기에 그 대상이 신족이라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전에 어떻게든 싹을 뽑아야 했다.
“늦을수록 위험이 커진다.
조치가 빠를수록 좋다.
어서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란다.”
“…….”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내어줄 대가는 크고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은 신족의 내전 문제였을 뿐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결코 돌아올 수 없다.
혁명도 아닌 절대 독재를 지배층의 만장일치로 인정하라니 말도 안 되는 조건이다.
그걸 무시하고 돌아온다고 해도 결국 내부에 분란을 일으켜 막을 수 있었다.
어차피 지지 세력도 없는 혼자가 아닌가?’
그런 예상을 받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의 창조신의 임명식이지만 어떻게든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설명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영 못마땅한 얼굴이던 창조신장 승가람마의 표정이 점점 풀어지는 것을 보고 더욱 열을 올려서 예상 이익까지 현장에서 만들어 강연하고 있었다.
최고위 창조신들조차 점점 흥미를 보이는 와중에 결국 허락이 떨어졌다.
“알았다. 모두가 이익인가?
그리고 나도 너도 투자할 것이 없군.
그렇다면 망할 수가 없는 사업이다.
원하는 대로 해주지.”
“감사합니다―!”
넙죽 허리를 깊이 숙이는 차원의 마도신을 본 창조신장의 눈은 조금 풀려 있었다.
차원의 마도신에게 주신성을 주지 않아도 되니 여유가 조금 생겼다.
거기에 제안한 사업이 실제로 운영이 된다면 실제로 큰 이익을 보게 된다.
주우주에서는 필요 없는 것을 주고 가치 있는 것으로 받게 되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내주라고 지시는 해놓겠다.
언제 시작할 것이냐?”
“이계의 신족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저를 필요로 할 때 시작하겠습니다.”
그 말에 창조신장의 얼굴이 확 굳었다.
차원의 마도신은 이계에 진리대리로 파견되었다가 하루 만에 돌아왔다.
그리고 너무 이계가 약하고 상대도 허약해서 이미 기본적인 조치는 끝났다고 한다.
‘광역권능에 특화되어 500주우주의 오리진들까지 거의 쓸어버린 강함은 알고 있다.’
하나 적의 본성을 단 하루 만에 점령하고 최고위 창조신들을 전부 죽여서 신령을 포로로 끌고 왔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 신격만 이상하게 높은 이계의 최고위 창조신들이 있으니 안 믿을 수도 없군.
아니 진리가 가만히 있는 것도 증거로군.
그러나 저러나 주신보다 못한 최고위 창조신이라니 이계는 어처구니가 없다.’
상급 창조신 하나를 못 이기고 전체가 무너지다니 상상도 할 수 없이 약한 신족들이었다.
적을 섬멸하고 난 이후에 다음 과정은 만장일치로 절대지배권을 일정하지 않으면 진행도 복귀도 하지 않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기고 유리하게 협상한다.
그 대상을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으니 역시 용병신에 마도신이었다.
“그게 가능하겠느냐?
사업을 시작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정말 쓸 만하겠는가?”
당연한 의문이다.
창조주의 지시에 철저히 복종하는 대신에 개인의 자유와 기회를 철저히 보장하는 신족의 성향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더구나 그런 덜 떨어진 신족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창조신장의 입장으로서는 용납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제까지 사근사근하게 말하던 차원의 마도신의 말투가 바뀌었다.
그리고 굳은 얼굴로 진언을 한다.
“위대한 창조신장이신 저희들의 승가람마이시여.
이계의 신족들은 분명 약하옵니다.
같은 신족의 입장으로서 보기에 참으로 비참할 정도로 약하옵니다.
만약 1만분의 1로 힘을 제약하는 재구현의 문제가 없다면 여기 계신 창조신님들 중 아무나 가셔도 전 지역의 진압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499주우주의 창조신들의 수준은 비록 절대계에 떨어지나 주우주에서는 최고수준이다.
다른 주우주와는 거의 1써클의 우위였고 이계와 비교하면 2써클 이상의 격차다.
이계의 최고위 창조신들이 주우주의 주신에게 밀릴 지경인 것이다.
‘지금은 없는 이계의 창조신장이 499주우주의 일반 창조신을 못 이길 정도인가?
어처구니가 없군.’
이러니 무시를 당하고 불신을 당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마도신인 자신이 이끌면 달라진다.
약자로서 이를 악물고 살았던 자신이다.
위로 올라가기 위해 어떤 위험과 수난도 감수했다.
약자가 성공할 기회를 얻으면 어떻게 변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깊이 숙였던 허리를 펴고 차원의 마도신이 나직하게 진언했다.
“그러나 약한 힘은 비웃어도 약자들의 모인 의지까지는 우습게는 보지 마옵소서.
세력을 이끄는 것은 강자이나 결국 번영을 이루는 것은 따르는 약자들이옵니다.
또한 너무나 약하기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실패해도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는 사실도 장점이 되는 법입니다.
이계에서는 저는 신족의 창조신이자 진리대리로서 그들에게 절대적인 힘의 차이와 번영된 미래를 보여주었나이다.
저를 따르면 분명 과거의 지배종족으로서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고 확신까지 심어주었나이다.
그래서 이계의 신족들은 기회를 부여할 저를 반드시 선택한다고 믿습니다.”
“…….”
창조신장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나름대로 열정에 찬 설명에 이여 사업의 확신을 주기위한 말이겠으나 영 못 미더운 말이다.
‘약자가 의지를 모아봤자 결국 약자다.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
결국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없어.
더구나 저 화급한 성질을 가진 차원의 마도신이 절대독재로서 이끈다?
그걸 이계의 신족이 받아들일까?
아무리 약해도 신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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