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28화 (539/2,000)

30권 31권

막 그 당시의 생각을 하려고 할 때 흑염의 절대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럼 진리. 저희들이 1대를 능가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정상적인 1대들이 이 정도의 힘을 가졌다면 저희들은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뭔가 엄청 불만이 서린 목소리지만 넘어갈 수 없는 말이었다.

진리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서 이들을 키우고 가르쳤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정말 가만히 안 있을 것이다.’

아주 귀찮지만 설명을 해야 했다.

“물론 그 당시의 1대 10중심들은 모두 흑염의 몰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전성기인 그들의 힘과 권능은 현재 너희들이 만든 기준대로라면 영원권능이겠지.

나에게 죽기 직전까지 모두 영원권능을 완성시키려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점점 정신에 이상이 생긴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쳐가는 원인과 간단하게 해결할 방법도 모두 알고 있었다.

창조주의 권위를 반납하고 영원체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그러나 10중심을 반납하지 못하겠다면 영원체로 진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사이안님이 수없이 주장하고 떠들었으니 무시할 수도 없었고 말이야.”

천신만고 끝에 위로 올라선 존재가 자의로 내려올 수는 없다.

절대계를 마음대로 재창조할 수 있는 창조주의 권리는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위험을 알고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아니 힘으로 이긴 영원체에게 스스로 무너져서 고개를 숙인다니 용납할 수 없는 사태였다.

그래서 전부 자신들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영원체를 능가하는 상위의 권능 완성에 매달린 것이다.

영원권능이라면 영원체를 능가한 신체와 정신체인 정신의 불균형을 해결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늦었지.

영원체로의 진화는 불완전한 정신과 부담을 가지고는 성취할 수 없어.

시도하려면 10중심이 아닐 때 해야 했어.’

계속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회색의 절대자는 본인의 정보행성 이데아에 강제 연금되었다.

1대 10중심들의 치부와 절대계에 치명적인 위협과도 다름없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떠들었으니 아무리 같은 위치고 동료라고해도 용납될 수 없었다.

단지 명목상의 조치였는데 회색의 현자는 정말 그대로 스스로를 가두었다.

외부와 모든 접촉을 끊고 본인에게 영원봉인 ‘이그드라실’을 걸어버린 것이다.

‘혼자서 창조주의 권리를 반납을 하거나 포기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해결이 안 된다.

전원의 동의가 필요해.’

영원의 축복은 저주와도 같기에 완전한 창조주의 조치가 없으면 무용지물이었다.

하나 최고의 현자로서의 자존심으로 다른 동료들에게 머리를 숙이지 못했다.

그렇게 자신과의 마지막 결전과 최후를 최고의 힘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를 멈추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 알았지.

10중심들이 이미 미쳐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최고의 현자의 조언을 무시하고 오히려 핍박한다.

그것도 오랜 기간 자신과 같이 싸워온 동등한 강자인 같은 10중심을 여럿이 심판하고 가두다니 정상적인 사고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다른 자살행위이니까 말이야.’

1대 10중심들은 결코 서로 싸우려 하지 않았다.

능력의 차이는 물론 있지만 서로 끝장을 낼 수 있는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원히 사는데 그런 강자를 적으로 돌리는 선택을 한다는 것부터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했다.

그것도 최고의 현자로서 모든 관리신의 지지를 받으면서 절대계 전부의 이상과 업무를 관장하고 유지하던 사이안을 말이다.’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상념은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바로 깨어졌다.

“영원체를 능가하는 권능마저 완성직전이었다니?

그럼 영원권능을 알지도 쓰지도 못하는 저희들은 1대보다 약하지 않습니까?”

뭔가 떼를 쓰는 아이와 같은 어조였다.

그리운 과거를 추억하고 있는데 자꾸 방해가 들어오니 슬슬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대답은 충실하게 해주었다.

‘현재의 절대계를 지탱하고 있는 진리가 화를 낼만한 일은 피해야 한다.’

아직 힘이 모자라니 도전하지 말라는 지침을 따르지 않고 1대 10중심의 신체들과 싸워보겠다고 마음대로 봉인을 해제했던 아들이었다.

창조주의 아들이라고 자신만은 특별하다고 믿은 어리석은 아들 때문에 절대계와 같이 바람가의 역사가 끝장날 위기가 온 것이다.

그런 잘못을 범한 유일용신제를 결코 용서하지 않고 같이 봉인에 가두어버린 진리였다.

그리고 분노는 호응했던 후손들에게까지 처벌을 내리려 했다.

영원체는 감정보다 이성, 이성보다 필요를 우선시한다.

영원체가 창조주인 이유였다.

‘영원체에게 부정이나 모정 같은 감정 따위가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리가 혈족만은 특별하게 대해서 나조차 오산을 했었다.

1대 10중심들의 신체 부활이라는 극단적인 위기상황이 발생하자 정말 전부 처분하겠다고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지.’

무력 면에서 10중심과 일족들이 있으니 바람가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주우주의 관리나 제작도 다른 영원체들을 총동원하면 미력하나마 가능했다.

영원체의 관점에서 이렇게 대체가능한 세력이 이런 큰 실수를 한다면 바로 지우고 교체하는 것이 맞았다.

‘또한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했다.’

대부분의 주도권을 넘기는 필사적인 설득이 통하지 않았다면 그때 정말 바람가는 멸문될 뻔했다.

하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이 1대 10중심들의 신체는 신령이 없어도 건재하다.

더구나 개인으로 싸울 때보다 숫자가 많아질수록 강해진다.

각자의 신체나 권능이 자동적으로 철저하게 서로를 보완하고 비약적으로 강해지는 것이다.

하나나 둘의 봉인해제면 상관없지만 전원은 지금의 진리라고 해도 부담이었다.

‘1대 10중심들은 혼자서 싸울 때 보다 인원이 많아질수록 강해진다.

더구나 10명 전부가 모이면 도저히 무너트릴 수 없는 벽이 된다.

사이안이 전력으로 만들어낸 연합 편성답게 끝까지 힘겹게 했지.

그런 그들을 하나나 둘도 아니고 동시에 모두 풀어주었다.

만약 초반에 제압을 하지 못하고 본래 상태를 회복했다면 진리와 2대 10중심들도 절대계의 절반이상을 날릴 각오를 해야 했다.

그 와중에 아직 협동능력이 미숙한 2대 10중심도 대부분 사멸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하는 주우주까지 전부 박살날 수 있었다.

‘그나마 아들 녀석이 용신족답게 몸으로 발목을 붙잡고 있을 수는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어리석은 아들이 그런 위험을 아무 생각 없이 불러들인 것을 생각하면 비록 화신체이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는 것도 정말 큰 자비였다.

그 이후로 다른 후손들도 모두 불러들여 본가에 수련을 명목으로 강제로 봉문을 시켰다.

바람가의 가주로서 인정받을 정도면 8륜 봉인을 또 해제 할 가능성이 있다.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게 하는 감시라고 보아도 좋았다.

‘만약 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번이야말로 용서는 없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말이야.’

나쁜 것만도 아니다.

대충 집안 분위기가 아주 험악하게 돌아가는 사정을 눈치를 챈 후손들이 필사적으로 수련하고 강해지고 있다.

진리는 아들이 치명적인 실수를 하자 신체가 봉인되고 봉문까지 해버렸다.

덕분에 창조주의 혈족이라는 자만심과 느슨함이 완전함이 싹 사라진 것이다.

‘바람가가 2대 10중심보다 약해지거나 다른 영원체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면 입장이 지극히 불안해진다는 사실은 순수한 영원체인 후손들이 더 잘 알지.’

그래서 각자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지금의 성세를 이룬 가문이었다.

영원체인 진리도 두 번 다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해 가르치고 만들어낸 이 영원체의 가문은 너무나 눈부시게 빛났다.

500만 명 이상의 10중심급의 영원체들이 한 세력에 모여 있는 것이다.

덕분에 1대 10중심에게는 끝까지 시비를 걸던 3천 명의 기존의 영원체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따르고 있었다.

‘지금의 바람가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다.

하나 방심은 금물이다.

긴장이 풀리면 또 쓸데없는 짓을 하려는 후손이 나타날 것이다.

10중심은 바람가를 위협할 정도로 강대한 적수로 계속 남아야 한다.’

10중심들이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혈족보다 더욱 정성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런 10중심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진리가 또 난리를 낼 것이다.

초월자인 자신은 그 대상으로 끝나지만 창조주인 진리는 구조 자체를 조정을 하기에 피해 규모자체가 달랐다.

“너희들이 1대보다 강하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1,000조를 넘는 신력, 종족권능으로 까지 정립되고 발전된 권능, 거기에 오리진인 너희들을 지원하는 10중심의 종족까지 있는 너희들이다.

어디에도 패배할 요소가 없다.”

진리의 입장에서 말은 하지만 양심은 조금 찔렸다.

‘거짓은 아니다.

그러나 1대 1로는 이기겠지만 2대 2가 되면 반드시 진다.

2대인 너희들은 일족이 있기에 아쉬운 것이 없다.

서로 협력하고 힘을 합할 줄을 전혀 몰라.

그래서는 수없는 전장을 같이 싸워온 1대들을 이길 수 없다.’

그렇다고 기세를 꺾을 수는 없었다.

저 경지에 도달했으면서도 강해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다.

그것은 일족의 오리진으로서 권리도 있지만 과거 절대계를 재패했던 1대를 능가했다는 의지와 자부심이 컸다.

“또한 이미 그 당시의 절대계와 지금의 너희들이 만든 절대계는 개인의 힘으로는 메울 수 없을 정도의 격차로 벌어져 있는 것이다.

만약 완벽한 상태인 1대들과 너희들이 싸운다면 초반에는 고전할지 모르나 반드시 승리한다.

그러니 너희들의 강함과 자격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흑염의 절대자는 차마 그 다음 말을 하지 못했다.

진리의 말을 못 믿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록 어설픈 구현이었으나 멀쩡한 이성과 의지를 가진 살아있는 1대 흑염의 절대자를 직접 본 감상은 충격이었다.

미쳐 날뛰는 1대 흑염의 절대자의 신체와의 전투 때 고양된 감각과는 전혀 달랐다.

그것은 마치 지금처럼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었다.

‘지지는 않겠으나 이긴다는 자신도 없었다.’

신령만으로도 저렇게 강한데 완벽한 전성기의 그들과 싸운다면 어찌 될지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자 정말 답답하다는 듯 짜증을 내는 목소리가 울렸다.

“쯧-! 말귀를 못 알아듣는구나.

10중심의 권능을 가진 일족의 오리진이기도 한 너희들은 영원체의 영원불멸에 한없이 가깝다.

절대권능을 가진 1억의 일족이 오리진인 너희를 보좌한다.

지금 당장의 힘이 모자란다고 할지라도 너희들은 반드시 따라잡는다.

그것이 2대 10중심의 진정한 권능이다.

바로 1대를 능가했고 이름을 계승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런데 너 흑염의 절대자치고는 정말 말과 잡념이 많구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완전해지지 않고 틈을 보이는 이유를 알겠다.”

한진안이 그렇게 말을 하면서 가볍게 손목을 돌리면서 휘두르자 세상 전부가 빛의 검에 가두어진다.

휘이이이잉-! 후우우우우웅-! 후웅-!

그리고 흑염의 절대자의 고민은 이어지지 않았다.

진리의 손에 들려서 자신의 몸조차 두부처럼 토막을 낼 정도로 위력이 상승한 태극천검이 마치 당장이라도 난도질할 기세로 몸 주변을 스치고 간 것이다.

직감적으로 회피는 해냈으나 완전하지는 않았다.

파사사사삭-!

검에 잘려진 옷자락이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진다.

순식간에 바지만 남고 모든 옷을 잃어버렸다.

절대계의 최고봉인 10중심인 자신이 이렇게 쉽게 옷을 모두 베이는 우스운 꼴을 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어떻게 검을 움직였는지 몰라서 직접 반응은 못했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아니었다면 피투성이가 되었을 것이다.’

수련을 위해 움직이기 거추장스러운 장식과 부위를 전부 떼어낸 한진안은 태극천검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조금 깊게 했는데도 역시 전부 피했나?

역시 재능은 아주 좋구나.

만약 1대였다면 피를 보았을 것이다.

그럼 흑염의 몰아의 수련방법을 설명하지.”

그 말을 듣자 또 어떤 가혹한 수련을 시키려고 하는지 몰라 어떻게든 피하려고 안 돌아가는 머리를 억지로 쓰던 흑염의 절대자가 반색했다.

흑염의 권능은 몸으로 익히는 것이 최선이라고 계속 두들겨 패기만 했던 진리와는 달리 설명을 한다고 한다.

‘흑염의 수련방법을 설명도 가능한 모양이다니 과연 1대 회색의 절대자의 능력까지 얻은 모양이다.’

역시 정식 전수자는 뭔가 다르기는 달랐다.

“10중심 중에서도 최고의 육체와 재능을 가졌던 1대 흑염의 절대자다.

그런 그조차 흑염의 몰아를 완성하지 못한 이유를 나중에 분석해 보니 이유는 단 하나였다.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패배와 공포, 절망을 느낄 정도의 상대나 위기를 겪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패배를 거듭할수록 마음속에 고통과 죽음의 공포가 새겨진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노력을 부추긴다.

그러나 노력을 아무리 해도 패배를 겪으면 절망한다.

이런 절망 속에서 희망은 생겨난다.

다음에는 반드시 이긴다는 오기 말이지.

이러한 끝없는 오기, 노력, 희망이야말로 최고의 육체와 투기, 살기만으로 천하무적이라서 정체했던 흑염의 권능을 진화시킬 열쇠였던 것이다.

1대 흑염의 절대자는 너무 강해 그런 걸 겪기가 쉽지 않으니 실패한 것이다.

정리하자면 2대 10중심인 너를 목숨과 존재가 동시에 위태로울 정로의 시련을 반복하고 이겨내야지만 얻을 수 있다.

역시 흑염 답지 않느냐?

기본적으로 목숨을 건 전투만큼 발전할 수 있는 수련방법은 없지.

이렇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전장의 시련을 극복해야지만 진정한 강자인 것이다.

자아-! 이제 와라-!”

“…….”

‘결국 몸으로 배우란 소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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