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15화 (526/2,000)

28권 29권

그리고 회색의 절대자와 이제 잘 지낸다고 하지만 과거의 말소시킨 잘못을 사과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잘 지낸다고 하지만 결국 사정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는 정치적인 언어다.

결국 본인의 사정과 마음으로 얼마든지 바꾸고 변명할 수 있다.

‘앞으로 회색의 절대자의 자리를 노리지 않겠다는 소리도 절대로 안하지.

이 무슨 속 보이는 말장난이냐?

영원등급의 대가 제시가 참 저렴하네.’

공정은 지배자의 것이 아니라 본래 현자의 것이다.

모든 물질에 합당한 가치를 매기고 상황에 따라 조율하는 것이 바로 현자의 기본 중의 기본인 것이다.

그런데 과거 절대계 최고의 현자라더니 아주 낯 뜨거운 수준 낮은 제시를 잘도 한다.

말도 아주 약간 더듬거리는 것이 자신도 이런 저질의 거래는 용납할 수 없는 모양이다.

하나 흑염만의 영원권능은 회색의 절대자의 자리는 물론이고 자존심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이다.

더 큰 이익을 위해서라면 최고의 현자로 돌아간다는 오랜 염원 따위는 뭉갤 수 있는 이성은 남아있을 것이다.

다만 화를 풀 대상이 없으니 양 주먹을 말아주고 근육에 힘을 주는지 의지의 연락에도 뼈와 근육이 몸부림치는 굉음이 들려왔다.

우드드드득-! 우르릉-!

하나 분노하여 흑염의 권능이 날뛰게 할수록 통제가 힘들다.

그렇지 않아도 아슬아슬한 연산력인데 이런 협상이나 거래가 가능할 리가 없다.

흑염의 힘에 겁을 집어먹는 일반적인 상대라면 모를까 이렇게 나오면 무리였다.

‘으득-! 제길-! 왜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

내가 이 정도밖에 말을 못 해?

흑염의 절대자는 정말 못해먹겠네.

좋아-! 흑염답게 직설적으로 하자.

상황은 방금 바뀌었다.

내가 직접 나서는 순간 나에게 호승심을 보일 1대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

전력으로 결판을 내야하는데 그러면 권능에 대해서 파악할 여유가 없다.

나조차 쳐다보고 있으면 자꾸 싸우고 싶어지니 대화와 협상 자체가 안 돼.

그러니 부하로 삼겠다고 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투지를 보일 가치도 없는 약한 네가 해라.

다른 놈은 안 된다고 하니 네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알아내!

실패하면 용서는 없다.’

‘아하? 그러셨군요?

본인도 싸우고 싶으셔서 안달이셨어요.

저뿐이라고요?

그런데 협박이라?’

본심을 이야기하면서 살기가 풀풀 날리지만 이미 익숙하다.

위험한 일을 강제로 시키면서도 네가 아니면 안 된다고 교묘하게 등을 민다.

주겠다는 보상도 뭔가 주관적이고 모호하다.

아니 조건 없는 도움권도 줄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래서 성질 급하고 머리는 없는데 잔머리만 발달한 욕심 많은 상급자가 가장 무섭다.

아니 짜증난다.

‘부하를 무엇보다 아끼는 1대를 본받으실 생각은 전혀 없으십니까?’

‘하? 네가 먼저 해라.

그럼 생각해 보마.’

자기의 이익과 관련된 이익이라면 역시 과거 절대계 최고의 현자답게 바늘 끝도 안 들어간다.

연산력이 부족해서 머리가 안 돌아가도 반사적으로 내뱉는 입만은 날카롭다.

‘방금 말 취소하죠.

도움권 10회로 받겠습니다.

최후의 제안입니다.

그리고 대가로 주는 것도 제 마음대로 할 것이니 반드시 지불해 주시죠.

‘뭐 10회! 거기다 뭐든 주겠다고?’

‘뭘 줘도 흑염 영원권능의 대가로서는 정말 쌉니다.

싸요.’

‘으으……, 좋다-!

영원권능의 기초라도 알 수 있다면 그럴 가치는 있다.’

납득은 했다.

그리고 정말 필요한지 조언까지 아끼지 않는다.

‘혹시 해서 말하겠는데 지금처럼 철저하게 거래해라.

마도신이자 현자인 너는 어설프게 의리, 충성과 같은 불안정한 감정에 따르면 엉망이 된다.

이성의 길이 무척이나 힘겹더라도 원래 성향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괜히 다른 길이 겉으로는 좋아 보인다고 어설프게 따라하면 반드시 망한다.

1대 흑염의 절대자에게도 거짓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명심해라.’

‘이미 경험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교섭에 들어가니 잠시 대화를 끊겠습니다.’

다시 1대 흑염의 절대자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어떻게 하면 저런 일이 가능할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뿜어내고 있는 몰아 파호톤을 다시 사라지게 한다.

슈하하하하하하학-!

그리고 간단하게 물어왔다.

“너에게 아까부터 간섭하면서 잔소리하던 상급자와는 이야기는 끝났냐?

거참 뒤에서 말과 요구도 참 많구나.

이러면 너에게 이야기해도 되는 것이냐?

본인이 와야 하지 않겠나?

하나 못 오는 모양이구나.”

철저한 계획과 준비를 하는 회색의 절대자를 제치고 본능적으로 핵심만을 찔러서 먼저 좋은 것은 다 챙겼다는 흑염의 절대자답게 정확했다.

그러나 흑염의 절대자의 무조건 도움권 10회와 잘하면 영원권능의 전수까지 받을 수 있는 거래에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아하하하하하. 걱정 마십시오.

방금 전권을 받았습니다.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누가 전권을 줘?

영원권능의 정상적인 전수 대가를 내가 어떻게 지불해?

적당히 구슬려서 요령만 받아내란 말이야.’

역시 과거 현자인 2대 흑염의 절대자답게 도와주지는 않고 무식하게 방해만 하고 있지만 싹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자기의 생각대로라면 전권을 받은 것이 맞았다.

약간 미심쩍은 눈빛으로 쏘아보는 1대 흑염의 절대자를 정면으로서 쳐다보면서 바로 본론을 꺼냈다.

어차피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고 있는 흑염의 절대자가 바랄만한 사항은 하나였다.

‘부하들의 부활.’

본인의 부활을 원할 수도 있지만 부하를 무엇보다 우선한 1대라면 당연한 요구였다.

자신의 죽음은 별 상관없이 받아들였지만 부하들이 칭호로 변한 것을 보고 분노했다.

그럼 당연히 칭호에서 신령을 복구하고 바로 되살려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과거의 직위도 복구해주기를 바라겠지.’

이계에 도주하면서까지 끝까지 항전을 해서 결국 진리까지 직접 나서게 한 이상 이건 아주 힘들지만 일단 시작을 한다.

“원하시는 것은 아마도 부하들의 사면입니까?”

바로 얼굴이 밝아지면서 인정한다.

“맞다-! 가능한가?

아니 가능하구나.”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가능하다는 결과를 흑염의 본능이 알려준 모양이다.

상대가 이미 모든 것을 거의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니 이익보기가 아주 어렵다.

‘이래서 흑염과 거래하기가 힘들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등한 협상은 자신 수준으로는 무리였다.

적어도 10중심이 나서야 했다.

하나 칭호로 바뀐 과거 반역세력을 위해서 누구도 나설 리가 없으니 이럴 때는 어떻게든 조율해야 했다.

‘전혀 다른 해결방법을 제안해서 말이지.’

다행히 칭호를 받은 존재들은 주우주에만 있다.

주우주 창조신이하와 관련된 사항이라서 자신의 처리범위 내였다.

비록 등을 떠밀렸지만 대가는 받았다.

그래서 이미 나름대로의 해결방법을 세웠으나 정론을 이야기한다.

“제 상급자가 직접 나서면 가능합니다.

지금 저에게 전권을 맡기신 분은 누구보다도 진리에게 기대를 받아 절대계의 가장 큰 보물이자 자랑이라고 일컬어지는 2대 10중심입니다.

그것도 상위서열인 4위이니 진리에게 부탁하면 합당한 대가는 치르겠지만 반드시 통과될 것입니다.

그 정도 수고는 영원권능이 대가라면 감당하실 것입니다.”

역시 2대 흑염의 절대자가 버럭 내는 의지가 전해진다.

‘뭐야? 진리의 도움에 대한 대가가 그 정도 수고라고?

네가 진리에게 부탁할 것 같으냐?’

결과만 받으면 되었지 과정 하나하나까지 간섭하려는 정말 도움이 안 되는 상급자에 의뢰자였다.

그렇게 못 믿겠으면 직접 하라고 던지고 싶을 정도다.

‘제발 가만 계십시오.

방해됩니다.’

‘너 또 미쳤냐?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너도 같이 끌고 갈 줄 알아.’

귀청이 떠나갈 정도로 협박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서 확 소리도 줄여버렸다.

2대 흑염의 절대자라면 진리에게 과거 1대 흑염의 절대자의 반란세력을 풀어주고 활용하자는 제안을 할 수 있다.

과거 흑염에 관련된 모든 영역과 세력을 2대가 계승했기 때문이다.

‘물론 평소 관리도 안 되고 개발할 능력도 없어서 거의 황무지 수준이지.’

하나 진리는 최후까지 버티고 덤빈 그들을 굉장히 높게 평가해서 중요한 직책을 맡겼다.

칭호의 가장 중요한 본류 108칭호로 삼아서 주우주에 뿌린 모든 칭호를 나누어서 분류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사면하자고 한다면 당연히 대안을 제시하고 실시해야했다.

지금 흑염의 절대자는 자신의 영역관리도 아슬아슬한데 주우주의 칭호를 받은 자들까지 관리영역에 넣으면 정말 죽어라 일만 해야 할 것이다.

‘억 단위로 넘쳐나는 흑염 일족의 몇 명만 동원해도 충분히 관리되겠지만 문제는 그들의 도저히 못 말리는 성질이다.

순순히 일만 하면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개인이 혼자 산다면 착함을 유지할지 몰라도 조직에 속하면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

상급자의 신뢰를 얻고 하급자를 통제하기 위해서이다.

순수한 힘만을 추구하던 흑염도 일족이 되면서 이 변화를 벗어날 수 없었다.

여기에 무식하고 겁이 없는 흑염답게 본성에서 흑염의 절대자가 직접 관리하는데도 배신하고 날뛸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덕분에 영원의 심판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도저히 신뢰할 수는 없었다.

‘강력한 힘만이 정의다.

그렇게 살아온 존재가 통제를 벗어나서 주우주에 와서 자유롭게 되면 당연히 고삐가 풀린 미친 소가 된다.

조그마한 일에도 열을 받아서 어떻게 날뛸지는 상상이 간다.’

당연히 하위 칭호의 관리보다 흑염 일족이 사고를 친 뒤의 수습이 더 힘들다.

2대 흑염의 절대자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대가였다.

그러니 여기서 다시 조율을 해야 했다.

“하나 1대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님의 힘이나 권능은 전수가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영원등급인 몰아 파호톤이라면 단지 요령이나 일부의 조언만 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대가는 영원권능의 전수가 아니라 익히는데 아주 약간의 도움만이 됩니다.

이 표현에 동의하십니까?”

“그렇다.

나와 대등한 육체능력이 없다면 전수는 불가능하다.

결국 조언 정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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