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권 29권
창조신계로 갈 우려가 있으니 멀리 도망을 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신체를 잃어서 지역우주이상의 장거리 공간이동은 무리였다.
더구나 이 주변은 창조신계라서 공간이동이나 차원이동은 막혀있다.
하지만 목만 남아도 자신은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창조신장이 권능이 공간이동을 막는 권능영역이지만 약한 외곽이라면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했다.
슈가가가가각-!
차원의 마도신이 또 목만 공간이동으로 멀리 도망치려하자 다급하게 성벽을 박차고 위로 뛰어오른 흑염의 절대자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역시 일반적인 탐색으로는 추적이 불가능했다.
근거리 공간이동이라서 천만다행이지 만약 행성단위였으면 정말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
“또 목으로만 도망을 가네.
정말 신기한 놈일세.
이건 마치 리치나 언데드같은 죽음의 일족 같잖아?
그러면 신족의 권능은 사용이 불가능할 텐데 어떻게 이렇게 공간이동을 잘 사용하지?
도마뱀이나 단세포의 창조신인가?”
이제 정상적인 창조신인지조차 의심스러웠다.
마력에 의해 죽어도 다시 움직이는 죽은 종족들처럼 목만 남아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
하나 그런데도 공간이동이나 회복능력과 같은 신족의 주요권능을 사용한다.
게다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잘 도망을 가는지 일반적인 흔적추적이나 감각으로는 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아무 흔적도 없이 공간이동을 하면서 도주한다면 자신이라도 꽤 장기간 추적을 해야 했다.
또 본능에 의지해서 여기저기 찔러보아야 하는 상황이니 결국 욕설이 나왔다.
“뭐 이런 비겁하고 괴이한 놈이 다 있어?
그러나 이런다고 내 손에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으냐?
넌 반드시 말살시켜 주마.”
우드드드드드드득-!
정확하게 특정할 수 없어서 여기저기 확인을 하자 직감이 위치를 어렴풋이 알려준다.
어이없게도 다시 성벽 밑이었다.
다시 성벽 밑으로 몸을 날려 벽을 따라 추적하는 흑염의 절대자는 이를 갈았다.
“으득-! 오랫동안 많은 경험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나를 놀리는 적은 처음이다.
그리고 이렇게 극단적인 행동도 처음 본다.
게다가 내게 기습을 성공시키고 내 몸에 상처를 내?
아니 목만으로 파악도 할 수 없이 공간이동을 반복해?
이게 신족의 창조신에게 가능한 일이었던가?
처음 볼 때부터 꺼림직 했어.”
처음에는 자신을 멋대로 소환한 사이안으로 오해하고 공격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위험요소를 먼저 배제하려고 본능적으로 움직인 것이었다.
반드시 처리를 하겠다고 마음을 굳혔지만 아주 귀찮게 되었다.
아슬아슬하게 계속 놓치니 치밀었지만 이런 위험한 창조신을 용납할 수 없었다.
과거 창조주를 맹신하는 신족은 권한을 위임받은 자신들에게는 반드시 처리해야할 대상이었다.
‘피를 본 것도 열이 받았지만 지금 쓰는 권능들을 보니 가만히 두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조금 더 써클이 상승하면 무슨 짓을 할 줄 모르니 반드시 지금 처단해야한다.’
뎌구나 분명 강력한 신족의 창조신이 분명한데도 불리하다고 판단하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렇게 도망을 친다.
자신들 중에서도 과연 저렇게까지 행동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지 의심이 갈 정도로 극단적으로 조심스럽다.
저런 성향에 분명 중급 창조신 정도의 신격으로 보이는데도 추격이 곤란할 정도의 공간이동 권능이다.
더 강해지면 앞으로 얼마나 귀찮게 할지 모르는 것이다.
본래 잘 안 쓰는 머리지만 뜻밖의 사태에 모처럼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이거 웬만해서는 못 잡아.
장차 우리를 두고두고 귀찮게 할 가능성이 크니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사냥꾼 시절에 어린 마수라고 봐주었다 성체가 되어 덤비는 바람에 목숨을 위협당한 적이 있었다.
결국 잡기는 했지만 큰 부상을 입어서 동정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그런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 괴상한 창조신은 그 이상의 위험요소였다.
더 강해지기 전에 반드시 지금 처분해야할 적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리고 사이안이 소환자리에 없는 모든 의혹이 풀렸다.
“저놈 때문에 나를 불렀군.
보아하니 정말 나 아니면 잡기 힘들겠어.
소환한 사이안은 다른 곳에서 추적하면서 오는 중인가?
어차피 신족은 신계가 없으면 절반의 힘도 못 내니 신계를 같이 부수라는 뜻이겠지.”
사냥감을 정확하게 인지한 1대 흑염의 절대자의 몸에서 검붉은 투기가 일렁거리면서 일어나더니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초고속으로 성벽 밑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래 넌 내가 반드시 잡아서 신계와 같이 말살시켜 주마.”
물리공격 무효가 걸린 성벽조차 발걸음으로 박살을 내면서 말이다.
꽈꽈꽈꽈꾀꽈-!
그렇게 차원의 마도신과 흑염의 절대자가 그렇게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고 있을 때 그 광경을 남김없이 쳐다보는 존재들이 있었다.
이 창조신계의 신계주신인 승가람마와 최고위 창조신들이었다.
그들은 과거에 1대 흑염의 절대자를 직접 대면한 적이 있었기에 바로 정체를 알아챘다.
‘어떻게 구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1대 흑염의 절대자가 맞다.’
14써클을 바라보는 자신들이 잘못 볼 리는 없다.
무엇보다 저 육체를 보면 이런 느낌만 온다.
‘오로지 크고 강하다.’
그렇게만 표현되던 1대 흑염의 절대자를 착각할 수도 없었다.
지금 창조신계에 도래한 위기를 깨닫고 잔뜩 긴장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침묵에 빠졌다.
“…….”
“…….”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1대 10중심, 그것도 흑염의 절대자는 신족이나 정신체가 상대할 수 있는 대상이 결코 아니었다.
‘또 다시 보니 이건 악몽이로군.
신족 학살자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흑염의 절대자는 반신(半神)이다.
과거 절대계 아주 먼 변경 신계의 ‘에일레스’란 이름을 가진 전쟁의 남신과 마수의 밀림에서 살던 야만족의 여초월자인 ‘루카’사이에서 태어났다.
반신(半神)이니 당연히 순수 신족보다 능력이 낮아야 정상이다.
대부분의 반신(半神)들처럼 절반의 신혈을 가졌으니 권능도 신체능력도 절반이하여야 했다.
그런데 무슨 돌연변이를 일으켰는지 의지에 따라 마음대로 진화하는 신족과 수련에 따라 발달하는 초월자의 장점만을 가진 기적과 같은 신체를 가지고 태어났다.
아기부터 발휘한 절대적인 힘은 전쟁신인 아버지와 초월자인 어머니를 기가 질리게 하고 신계와 부족을 두려움에 질리게 할 정도였다.
결국 주변의 강권으로 정상적으로는 기를 수가 없어서 마수들의 밀림에 버려야만 했다.
죽으라고 권능을 발휘할 계기가 될 수 있는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고서 말이다.
‘덕분에 1대 흑염의 절대자는 이름이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을 합쳐서 ‘루카 에일레스’라고 불렀지.’
권능도 없는 갓난아기인 상태로 버렸지만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신체는 죽음을 거부했다.
투신도 위험할 정도로 강력한 마수들이 우글거리는 숲에서 직접 사냥을 해서 살아가게 할 정도였다.
그렇게 무수한 마수를 잡아먹으며 진화와 발전만을 거듭한 신체는 성인이 되었을 때 도저히 측정할 수 없는 괴력과 형용할 수 없이 강력한 신체를 부여했다.
여기에 마력을 가진 마수를 주식량으로 삼은 영향이 나타났다.
전쟁의 신에게 물려받은 빛의 권능과 신력 오로지 살기와 투기로 변질되고 신체와 융합하여 형용할 수 없는 파괴력을 뿜어내 버린 것이다.
그 위력은 그 당시의 모든 신족의 위에 있었다.
여기서 신족의 악몽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의 자세한 상황을 알게 되자 창조신장의 입장으로서는 장탄식만 나왔다.
‘권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빛의 신족이다.
더구나 가진 신격이 누구보다 높다.
절대적인 힘으로 신족계열에서 최고의 정점 중의 하나가 되었지.
신체능력은 비교할 상대가 없고 권능을 통한 공격은 아예 통하지 않는다.
정신체의 천적과 마찬가지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러면 어떻게든 신족으로 끌어들었어야 하는데 망설이는 와중에 1대 황금의 절대자가 가로채버렸지.
그 후 10중심이 되어서 특별한 권능도 없이 육체의 힘과 신격의 힘으로 무수한 창조신들과 정신체들을 신령조차 남기지 않고 말살해온 상태인 것이다.’
천적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적에게 넘기다니 망하는 것이 당연한 그 당시의 신족이었다.
아무리 자신들이 그때의 창조신들을 초월해서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권능도 안 통하는 절대적인 육체와 신격 앞에서 승리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더구나 대부분 근접전인 특기인 고위 창조신들과 창조신장이다.
1대 흑염의 절대자의 순수한 육탄전을 해서 이길 수 있는 상대는 2대 흑염의 절대자 외에는 없었다.
그러니 한꺼번에 직접 나서서 싸운다고 해도 시간조차 끌지 못했다.
“승가람마님. 어떻게 할까요?”
“…….”
“진리ㄴ……진리에게 부탁할까요?’
논의는 이미 중지였다.
창조신계의 전력으로도 어쩔 수 없으니 결국 기댈 곳은 진리뿐이었다.
나중에 진리에게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창조신계만은 무너져서는 안 되었다.
다급한 상황이라 마음이 급해서 존댓말이 튀어나오지 않게 극히 조심하면서 물었다.
“……진리는 어디 있나?”
대답을 하는 창조신장도 더욱 신중하게 물었다.
진리가 499주우주 창조주님과 공동경영을 하고 있기에 존댓말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무심결에 어겼다가 어떤 꼴을 당했는지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창조신장은 어느 정도 봐주지만 역시 용서는 없었다.
“이계의 본가에서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을 수련시키고 있습니다.
오라고 연락을 해볼까요?”
오면 바로 해결된다.
왜 저런지 모르지만 1대 10중심이 절대계를 통치하던 당시와 비교해서 상당히 약해져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래도 진리를 수없이 패배시킨 전적이 있는 1대 10중심의 일원이다.
진리와 싸운다고 순순히 제압당할 리도 없고 그 와중에 주변이 무사할 리가 없다.
“1대 흑염의 절대자와 진리가 여기서 싸울 경우 창조신계는 어떻게 되나?
예상피해는?”
“…….”
2대 10중심 중 2명이 결투를 벌인 여파도 지독했다.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이 나섰는데도 못 막아서 전 주우주의 창조신들이 소집을 당해서 겨우 수습했다.
그런데 진리가 직접 싸운다면 당연히 완전 멸망이었다.
‘물론 1대 흑염의 절대자가 과거에는 진리의 스승 중 하나였으니 안 싸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1대 10중심과 진리는 마지막에는 절대계 창조주의 자리를 놓고 사투를 거듭했다.
거기서 패배한 1대 10중심들은 신령은 소멸을 당하고 영원체를 능가한 진화를 이룩한 신체는 진리조차 어쩔 수 없어서 8륜 봉인을 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결국 둘 다 투신이라서 보자마자 일단 전투를 하려고 할 것이다.
이래저래 안 싸울 리가 없다.
“…….”
모든 고위 창조신들이 더 이상 말을 못하고 고개를 숙이자 다시 지시를 하는 창조신장 승가람마였다.
“다른 해결방법을 찾아라.
아니면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이라도 찾도록 하라.”
하나 창조신장도 방법이 없는데 최고위 창조신들이라고 뾰족한 해답이 있을 리가 없었다.
더구나 2대 10중심들의 결투여파로 절대계와 주우주의 경계막이 무너질 위기라서 전 주우주의 가용한 창조신이 총동원되어서 혹사당하다 겨우 복귀한 순간이었다.
정기와 신력도 거의 고갈된 최악의 상태에서 1대 흑염의 절대자를 막으라니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창조신계의 자아가 보여주는 화면은 창조신계의 성벽 위와 아래를 어지럽게 왕복하는 검붉은 화염을 내뿜는 1대 흑염의 절대자를 비추고 있었다.
팟-! 꽈꽈꽈꽈꽈-! 팟-! 꽈꽈꽈꽈꽈-!
1대 흑염의 절대자가 초고속으로 추적하는 앞에는 목만으로 공간이동을 반복하는 차원의 마도신이 있었다.
모든 것이 저 놈의 탓이라서 아주 괘심하지만 의외로 잘 도망 다니고 있었다.
아니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금방 잡힐 줄 알았는데 잘 버티는군.”
“도주실력만은 최고위 창조신이상이다.”
자신들이 기억하는 1대 흑염의 절대자의 특징을 기억할 때 신족이나 정신체로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장기간을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금방 잡힐듯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계속 놓치게 되자 거의 눈이 뒤집힐 듯이 흥분을 한 1대 흑염의 절대자였다.
정말 진심으로 추격을 하고 있는데도 마지막에 놓치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무리 속력을 높여서 은밀하게 습격을 해도 바로 명중직전에 사라진다.
어떤 권능의 일종인 것 같은데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사태였다.
공간이동의 발동속도가 기가 막힐 정도로 빨랐다.
“이 공간이동은 도대체 정체가 뭐냐?
왜 이렇게 빠르고 흔적도 없어-!
정말 잡히면 가만 안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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