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06화 (517/2,000)

28권 29권

자신의 피가 아주 신기하듯이 쳐다보는 1대 흑염의 절대자를 보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무시하고 가기에 천만다행이라고 긴장을 푼 것이 원인이었다.

아주 약간의 여유를 찾자마자 마치 때려달라는 듯이 커다란 허점이 보였다고 인식한 몸이 반사적으로 공격을 해버렸다.

‘아와아아아아아-! 또 미친 짓을 했다.

적에게 공격할 기회만 보이면 자동으로 공격하는 버릇이 나와 버렸어.

그런데 내가 반사적으로 쏜 것이지만 그래도 세계폭탄 코아인데 겨우 저 정도밖에 피해가 안 생겨?’

비록 서열 10위지만 2대 회색의 절대자를 상징하는 절대권능이 바로 세계폭탄 코아였다.

그 위력은 2대 흑염의 절대자의 신체조차 파괴했고 세계 전부조차 위협한다.

방금 공격은 비록 순간적으로 발동시켜 제 위력은 아니지만 직격당하면 창조신장도 무사할 수 없었다.

그런데 분명 무방비한 허점에 직격을 시켰는데도 피부가 까진 정도밖에 피해를 못 주는 것이다.

‘코아가 2대 흑염의 절대자에게는 꽤 효과가 있었는데 1대에게 저 정도면 육체의 강도는 훨씬 위라는 뜻이다.

이러면 내 마도고 신체능력이고 뭐든 안 통해.’

절대계의 신족 학살자로 1대 10중심 중 가장 악명이 놓았던 흑염의 절대자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도 반사적으로 벌인 사태를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지를 몰랐다.

손가락에 묻은 자신의 피를 다른 손가락으로 문질러서 지워버린 1대 흑염의 절대자는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바로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보았다.

“이거 너지?”

약간 망설이는 것 같지만 이미 확신을 하는 1대 흑염의 절대자의 말투에 부정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의심을 받고 있고 주변에 책임을 떠넘길 대상도 없으니 여기서 변명을 하면 지극히 위험했다.

이럴 때는 솔직히 사실을 고백하고 용서를 받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잘못을 인정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입니다.

그러나 실수입니다.

긴장한 상태에서 하도 기회가 좋아보여서 그만 쏘고 말았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중하게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자 1대 흑염의 절대자의 시야가 조금 부드러워졌다.

‘통한다.

역시 정직하게 살아야해.’

이계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던 사과나무를 실수로 부러뜨렸지만 정직하게 고백을 하니 용서받았다는 가슴이 훈훈해지는 위인의 이야기 말이다.

과연 용서를 할 생각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아주 정직하구나.

그리고 실수라고?

하긴 긴장하면 반사적으로 그럴 수도 있지.

나도 그런 경우가 많아서 잘 안다.”

잘 넘어갈 분위기라서 아주 기쁘게 맞장구를 쳤다.

“그렇죠. 이해하시는군요.

역시 1대 흑염의 절대자님답게 화끈하십니다.

진짜 남자십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 1대 흑염이 뭔지 잘 모르지만 내가 남자답고 호탕하다는 소리는 많이 듣지.”

이렇게 정직하게 고백하니 서로 웃으면서 좋은 분위기가 된다.

정직히 살면 언제인가는 복이 된다는 교훈이 통한 것이다.

이계의 창조신들은 또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도망칠 각오까지 하고 있었는데 전투에 안 말려들어서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차원의 마도신과 같이 웃고 있던 흑염의 절대자의 모습이 갑자기 흐릿해졌다.

그리고 마치 커다란 파리체로 벽을 힘껏 때리는 소리와 뭔가가 뭉개지는 괴기스런 소리가 들렸다.

철얼썩-! 푸가각-!

흑염의 절대자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 곳은 차원의 마도신이 서 있던 장소의 바로 뒤였다.

오른손바닥으로 뭔가를 바닥에 내려친 자세였다.

소름이 끼치는 괴음의 정체는 손바닥 공격으로 신체를 뭉개버린 소리였다.

초고속으로 이동하여 그대로 차원의 마도신의 머리를 위에서 아래로 손바닥으로 내려쳐버린 것이다.

자신의 손바닥 밑에서 한줌의 핏물과 고깃덩어리로 변한 차원의 마도신의 잔해를 느끼면서 나직하게 말하는 흑염의 절대자였다.

“왜냐하면 받은 것은 반드시 몇 배로 돌려준다고 말이다.

멋진 남자의 필수조건이지.”

아주 개운한 표정으로 손을 탈탈 흔들면서 묻은 피와 육체조각을 털어낸 1대 흑염의 절대자였다.

“쯧-!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지.

순순히 인정하니 찾을 수고를 덜어서 좋군.

그런데 손이 더러워졌잖아?

응?”

탁탁-!

그런데 갑자기 느낌이 안 좋았다.

감히 자신을 몰래 공격하고 상처까지 입힌 존재를 쉽게 찾아서 처단해서 좋아진 표정이 확 굳어졌다.

노리던 사냥감이 꼬리만 자르고 도망간 것 같은 더러운 느낌이었다.

“어어?”

직감이 알려주었다.

감히 자신을 공격해서 방금 처단한 창조신이 살아있음을 말이다.

“어라? 신체는 여기 있잖아?”

방금 자신이 납작한 살덩어리로 만든 신체는 분명 그 이상한 창조신의 것이었다.

거기에 분명 급소가 분명한 이마를 손바닥으로 내려치기 직전까지 확인했다.

하지만 직감이 틀릴 리가 없으니 쭈그려 앉은 채로 차원의 마도신의 잔해를 손가락으로 뒤집으면서 확인을 해보았다.

뒤적뒤적-!

시체와 갑옷파편을 뒤집으면서 전부가 있는지 확인을 한다.

죽인 상대의 시체를 헤집는 모습에 이계의 창조신들의 신령이 기겁을 해서 슬금슬금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무시를 했다.

어차피 신령상태로는 전력을 발휘했다가는 자멸을 하기 때문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음? 그런데 내 공격을 받고도 가루가 안 되나?

이정도로 형태를 유지하다니 아주 튼튼한데?

그나저나 어디보자.

갑옷부스러기, 옷, 몸통, 심장과 내장들. 여기에 팔과 다리의 파편까지 다 있군.

그런데…….”

손에 피가 묻는 말든 전혀 상관없이 사냥감을 해체하는 능숙한 사냥꾼처럼 잔해의 여기저기를 뒤집던 1대 흑염의 절대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반드시 있어야할 부위가 없었다.

“머리카락, 뇌와 머리부위가 없다.

공격당한 순간 머리만 분리해서 공간이동으로 도망가고 신체만 남겼군.

이러니 착각하지.

어라? 뭐 하러 머리만 공간이동을 해?”

직감을 기반으로 거기까지 생각이 도달하자 순간 기가 막혔다.

공간이동이나 차원이동은 몸 전체로 하나 머리만 하나 속도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살기 위해서 일부러 몸을 남기고 목만 공간이동을 했다는 뜻이었다.

“나를 속이기 위해서 일부러 신체는 남겨두고 목만 공간이동을 시켰다는 뜻인데?

이거 사실이냐?

창조신이 아니고 도마뱀이냐?”

살기 위해서 신체를 포기한다.

명예와 위신을 생명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신족의 지배자들인 창조신으로는 믿지 못할 일이다.

하지만 그 말 그대로였다.

하늘 위로 치솟은 성벽 위에 목만 허공에서 나타난 차원의 마도신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휴우-! 살았다.”

차원의 마도신은 흑염의 절대자가 의심을 가지자마자 시야가 닺지 않는 성벽 위로 이동시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몸 전체를 빼면 걸릴 것이 당연하니 목만 말이다.

공격도 예측하기 힘드니 흑염의 절대자가 그 자리에서 자신을 향해 이동하는 순간 신체만을 남겨서 속일 계책을 만든 것이다.

역시 예상대로 끝장날 위기를 벗어나자 안도의 한숨을 속으로 내쉬면서 잘 준비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수로 상처 좀 입혔다고 바로 죽이려고 덤벼드네.

하긴 잘못했다고 죄를 인정하면 벌을 받지.

현실에서 정직하면 용서를 받기는 고사하고 바로 감옥이지.

그런 순진함이 현실에서 통할 리가 있나?”

정직하게 살려고 하되 실리를 우선적으로 챙긴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대신 빠져나갈 방법은 반드시 마련해 논다.

현실부정을 기본권능으로 사용하는 마도신으로서는 당연한 조치였다.

흑염의 절대자답게 권능에 대해서는 아예 파악을 못하는 것을 전제로 한 준비였는데 천만다행으로 통했다.

신체는 거의 박살이 나고 잃었지만 생생하게 살아남은 목만으로 가쁘게 숨을 쉬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다행히 쫓아오는 기미는 없어서 목에서 흐르는 피를 지혈까지 할 수 있었다.

“헥헥헥-! 아차 했으면 곤죽이 될 뻔했다.

저 덩치로 뭐가 저렇게 빨라?

그리고 정직하면 복이 온다고 책에 쓰여 있더니 뭐가 이래?

오히려 사태만 더 키운 꼴이잖아?”

1대 흑염의 절대자의 몸동작은 너무나 빠르고 은밀해서 감각에서 완전히 놓쳤다.

그 자리에서 전진을 하면 바로 목만 이동하는 사전대비를 했기에 망정이지 잘못했으면 파리채에 납작해진 파리 꼴이 될 뻔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정직하게 고백해서 용서받은 그 아이는 귀중하기 짝이 없는 후계자였다.

사과나무보다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한 존재이니 용서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만약 노예나 부하가 그랬다면 정말 치도곤을 당했을 것이다.

약자에게 더없이 냉혹한 세상의 진리를 다시 깨달은 차원의 마도신은 목의 잘려진 단면에서 출혈을 멈추고 이후 계획을 점검했다.

“약자가 정직하면 항상 손해지.

일단 살았으니 틈을 봐서 육체를 되찾고 뒤를 치고 빠지면서 시간을 끌자.

방금 전처럼 힘의 소모를 강요하면 금방 사라질 것이다.

차근차근 도발해서 창조신계 반대쪽으로 유인하고 시간을 끌자.”

목 아래의 신체도 지금 복구하면 되지만 저 육체는 포기할 수 없었다.

무려 5만년이 넘는 기간 동안 차원의 마도신님께 혹독한 수련을 받아서 만든 신체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차원의 권능까지 저 몸에 먼저 부여되었기에 잃으면 아주 심각한 전력의 손실이 생긴다.

물론 새로 만든 신체도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복구하면 원상으로 회복 못할 것은 아니나 한가하게 다시 수련을 쌓을 여력은 물론 없었다.

‘기회를 보아서 반드시 회수한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는 진동이 성벽 전체에 느껴졌다.

우드드드드드드득-!

성벽 아래에서 뭔가가 다가오는 것 같은 슬쩍 성벽 밑을 보니 시커먼 불길이 살기를 풍기면서 성벽을 발로 부수면서 달려오고 있었다.

“!!!”

당연히 1대 흑염의 절대자였다.

성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차원의 마도신의 목을 확인한 1대 흑염의 절대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오호라? 역시 여기에 살아있군.

정말 목만 공간이동으로 날아갔냐?

그나저나 독하구나.

요즘 창조신들은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살아남나?

한 번 망하더니 꽤 정신을 차렸나 본데?”

“어떻게?”

찾았다는 득의의 살기어린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오는 흑염의 절대자를 보는 순간 이해할 수가 없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시체도 남겨놓았고 절대로 흑염의 절대자가 파악할만한 수준의 공간이동이 아니었다.

발동한 흔적과 여기에 있다는 존재조차 흘리지 않았으니 이렇게 정확한 위치까지 확인하고 추격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마도신인 자신에게 별 소용이 없어서 방치하고 있던 흑염의 절대자를 상징하는 또 다른 절대권능이 생각났다.

“히이이이익-! 절대 직감 ‘언제나 동전의 앞면’을 깜박했다.”

어떤 경우에도 올바른 판단을 하게 해주고 적을 절대로 놓치지 않게 해주는 흑염의 종족권능이었다.

그래서 흑염의 절대자는 자신과 같은 현실부정의 권능을 주로 사용하는 마도신에게는 천적과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온 단어에 1대 흑염의 절대자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아까부터 이 창조신이 자신의 앞에서 언급하는 처음 듣는 단어들이 이상하게 낯설지가 않았다.

아니 듣고 있으면 뭔가가 속에서 꿈틀거리면서 요동치고 있다는 표현이 맞았다.

“그건 또 뭐야?

일단 너 거기 그대로 가만히 있어라.

그러면 조금은 봐주마.”

“…….”

저 말에는 대답할 가치도 없었다.

다행히 관심을 끈 것 같으니 바로 도망을 쳐야했다.

‘공격을 받아서 조금 피났다고 바로 쳐 죽이려 한 주제에 뭘 봐줘?’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