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97화 (508/2,000)

28권 29권

박수소리에 넋을 놓고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만 보던 신계관리주신들과 여주신들이 놀라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급히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차원의 마도신의 신격과 권능이 높아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지금 보인 모습은 충격이었다.

다급하게 고개를 숙인 신계관리주신들과 고위신들을 보면서 전지의 성은 전율의 진군에게 물었다.

“신체만은 13써클 이상……, 일까나?

어때 보여?”

“거의 마신황제님과 동격으로 보인다.”

마신황제님도 거의 13써클의 끝에 도달한 존재라서 너무나 아름다운 존재이다.

하나 주변 반응이 기분 나쁘다고 거의 보이기 싫어하신다.

대부분 마력과 투기의 파동으로 가려져있어서 진실의 모습을 본 존재도 드물었다.

단지 마신족의 오리진이나 지배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가끔 이런 식으로 진면목을 보이는 정도였다.

그러니 막 마신왕이 된 전지의 성은 본적이 없으나 오랜 기간 명문마신족을 이끈 전율의 진군이 그렇게 말한다면 정확한 것이다.

“어떻게 신체만 13써클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잘 모르겠네.”

직접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전투태세에 들어가려는 순간 직감이 위기경고를 보았다.

최대한의 신격을 발휘하여 차원의 마도신을 살펴보면 결과는 놀라웠다.

‘지극히 불안정하면서 강력한 무엇인가가 내부에서 끝없이 유동하고 있다.’

몇 개의 권능들이 몸 내부에서 충돌 중이다.

아니 서로 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았다.

이런 현상에 대해 성마신인 전지의 성이 가장 뛰어났기에 정확한 분석은 바로 나왔다.

‘마력과 신력의 조화나 융합이 아닌 상쇄?

서로 촉매로 삼아서 증식하고 있군.

놀라워. 마도신은 이런 것도 가능한가?’

이런 권능의 충돌이 상식을 초월하여 폭발적인 위력과 신체의 향상을 불러오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반응에 짜증이 났는지 차원의 마도신이 검은 색 로브를 꺼내서 얼굴을 가리자 분석도 막혔다.

이제 보니 저 검은 로브가 얼굴만이 아니라 다른 존재의 탐색이나 분석을 가로막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하긴 상대가 권능파악을 못하게 하는 것이 관리신의 기본이기는 하지.

그러나 아쉬워라.

조금만 더 조사하면 나에게도 도움이 될 지도 몰랐는데 말이야.

가이아나가 신계주신대리인 이상 기회는 많으니까 상관은 없겠지.’

차원의 마도신이 얼굴을 가린 덕분에 주신전의 분위기도 겨우 수습이 되었다.

“설명이 필요 없으면 이제 가보겠습니다.”

그 말에 헛기침을 한 전지의 성이 쾌활하게 말했다.

“흠흠-! 왜 그렇게 민감할까나?

신계주신의 설명을 경건하게 들을 준비를 하느라고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느라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이해를 해주면 되지 않을까나?”

전지의 성 특유의 물음을 반복하는 어투에 잠시 말을 멈춘 차원의 마도신은 고개를 흔들면서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똑똑히 들어라.

대규모의 조직에서 상위자가 직접 나서서 하위자의 일을 해결하거나 관리해주면 오히려 독이 된다.

소규모면 상관없지만 대규모의 경우는 기존에 유지되던 질서를 송두리째 무너트리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최악이 일벌백계(一罰百戒)라는 식으로 처음의 한 명을 가혹하게 처벌하여 다른 존재들이 감히 죄를 범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

신계관리주신들 당연히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기강을 세우고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 잘 사용했고 현재처럼 위기상황에서는 더없이 유용했던 방법이다.

지금도 문제를 일으켰다고 고발되는 고위신들이나 실수를 한 하위신들에게 적용하여 아주 잘 운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방식이 최악이라니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런 의아한 얼굴을 하는 신계관리주신들을 보는 차원의 마도신의 얼굴을 확 구겨졌다.

정말 자신들의 그런 행동이 하나도 잘못이 없다고 믿는 모양이다.

조치만 해서 효과만 보았지 직접 대상이 되어보지 못한 부작용이다.

‘이런 하여간 태어날 때부터 높으셨던 분들이란…….’

신계관리주신들이 비록 신계를 잃고 정령계에 끌려가서 고생을 하다 겨우 여기까지 복귀했지만 기본적으로 상류층들이다.

그런 이들이 하류층들이 어떻게 사는지 이해를 할 리가 없다.

그리고 그 하류층들이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힘을 얻으면 상류층에게 어떻게 나오는지도 말이다.

물론 신계 전부를 장악할 수 있는 소규모 왕국수준이면 바로 깨닫고 조치할 수 있다.

하나 현재 수준의 최고위 창조신계는 자신조차 완벽하게 파악하기가 벅찬데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태어나서부터 고위층인 이들이 이렇게 말을 해준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래서 안 하려고 했는데 정말 어쩔 수가 없군.’

이미 시작한 설명을 담담하게 이어간다.

“특히 하위자들이 제일 기분 나쁜 방식이 조직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아끼는 부하를 희생시킨다는 말이지.

정말 웃기더군.

결국 그렇게 희생되는 대상은 자신의 친족도 아니고 고위층과도 연관도 없어서 처리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상대만을 골라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인데도 말이야.”

인간의 역사 소설 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고 하여 제갈량(諸葛亮)이란 상위자가 마속(馬謖)이란 아끼는 인재를 울면서 목을 베어 죽였다는 뜻이다.

자신의 후계자로 기르고 있던 마속이란 인재가 자만심으로 명령을 어기고 멋대로 행동하여 전쟁 패배의 주원인이 되었다.

그래서 스스로 몸을 묶고 죄를 청하자 군령을 세우기 위해서 목을 베라고 명령하고 나중에 울었다는 이야기였다.

조직을 위해 아끼는 부하를 울면서 처단했다는 그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하나 자신은 목을 배인 인재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이를 박박 갈면서 외쳤다.

‘빌어먹을 자식아-! 부하가 한 번 잘못해서 패배하는 위태로운 전쟁을 왜 해?

필승을 자신하지 못하는 전쟁은 원래 안 하는 것이 정상이잖아?

그리고 아끼던 인재라면서?

겨우 한 번 실수이고 저렇게 용서를 비는데 진짜 목을 치는 놈이 어디 있어?

너는 한 번도 안 졌냐?

몇 번이나 져서 구석에 몰린 주제에 자기 목은 왜 스스로 안 자르고 붙여 놓았는데?

결국 명령을 안 들어서 열 받았고 패배책임을 부하에게 돌리기 위해서 죽인 주제에 울기는 왜 울어?

전부 남이 보라는 연기지?

이 짜증나는 잔대가리 소갈머리야-!

매사가 이딴 식이니 나라도 망하게 하고 본인도 속병으로 죽지.”

무엇보다 전쟁터에서 유능한 동료만큼 승리 확률을 높여주는 존재는 없다.

강자라면 무슨 짓을 해도 끌어안고 있어야 했다.

그런 입장에선 자신에게 울면서 아끼는 인재의 목을 친다는 말은 가증스런 책임전가에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자신도 전쟁터에서 안전한 신계에 틀어박힌 상급자 자식들이 전장상황도 모르면서 이래라 저래라 하고 간섭하는 통에 미칠 노릇이었다.

명령대로 하면 바로 죽을 것을 알면서 뻔히 따를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무시하고 가장 효율적인 방식만을 선택하고 살아남았다.

그런데 다행히 전부 승리했기에 망정이지 나중에 논공행사에서 정말 마속과 똑같이 목이 날아갈 위기가 여러 번이었다.

거기다가 자기 명령을 안 따랐다고 하극상 어쩌고 협박하며 공을 넘기라는 놈들 때문에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일벌백계에 읍참마속을 하는 상위자에게 누가 정상적으로 보고하고 따르겠는가?

결국 거짓보고를 하거나 피할 뿐이다.’

더구나 현재 수준으로 발전된 신계라면 그런 소문은 정보가 되어 순식간에 퍼지고 하위자들은 돌아선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결코 보고하지 않고 자체처리하거나 묻어버린다.

보고해보았자 해결은 고사하고 가혹한 징계만 떨어지니 보고할 이유가 없다.

만약 중간관리자가 눈치를 채면 어떻게 하는가?

간단하다.

약점이 없거나 부정이 없는 존재는 없다.

중간관리자의 약점을 잡고 협박하면 된다.

그리고 만약 약점을 파악하기 힘들면 몰래 해코지하거나 근거 없는 투서를 반복해서 실각시킨다.

상위자가 워낙 살벌하니 그 정도만으로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제 중간관리자와 하위자간에 고발과 투서, 음해가 난무하는 것이다.

“그렇게 분위기가 흐르면 하위자들은 모든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정보가 고립되는 것이지요.

중간 관리자들도 점점 그들과 동화되어 갑니다.

왜냐하면 상위자들에게 보고하면 자신조차 그 처분대상이 될 수 있으니 결국 숨깁니다.

중간관리자도 당하고만 있지 않습니다.

투서를 하면 같이 죽자는 식으로 하위자들의 범죄증거나 확인서를 챙깁니다.

그리고 그 사실로 하위자들을 투서를 못하게 협박합니다.

위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렇게 중간과 아래는 내부에서 썩어 들어가지요.

이것이 이번 경범죄가 증가된 이유와 결과입니다.”

“…….”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얼굴을 한 신계관리주신들이 이제 반대쪽에 있는 고위신들을 쳐다보았다.

하나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인 모습을 보고 신음이 저절로 나왔다.

외부의 적대세력 때문에 강력하게 통재했더니 나온 내부의 부작용인 것을 겨우 깨달은 것이다.

이건 불만을 산 자신들이 나서면 나설수록 큰 문제가 발생되는 일이라 직접 할 수 있는 대책도 거의 없었다.

난감해하는 그들에게 차원의 마도신의 음성이 계속 울렸다.

“지금 차원신계의 하위신들과 고위신들은 이미 과거에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하게 따르며 살던 하위신들이 아닙니다.

과거의 신계라면 이미 고위신 수준의 권능과 정보를 손에 넣은 강자들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존중하십시오.

그런 그들은 함부로 대하면 이런 사태는 끝없이 일어날 것이니 부디 자중하기를 바랍니다.”

창조신계로 가는 길을 막았던 마력의 손톱들은 이미 치워졌다.

그리고 이들 정도로 신계운영에 경험이 많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가 없었다.

그러면 더 이상 신계에서 할 일은 없었다.

아니 많았지만 이런 시궁창 같은 현실에 관여하여 발버둥치는 것은 이제 사양이었다.

앞으로 걸어 나아가기에도 너무 벅찼다.

차원의 마도신이 영광의 자리에서 일어나서 걷자 발걸음 소리가 크게 울린다.

쿵-! 쿵-!

주신장의 전신갑옷이 걸음의 무게를 더한다.

그런데 그 뒤로 강제로 끌려가는 모양인지 이계의 창조신들의 신령들이 발버둥 치면서 떠올랐다.

‘뭐야-!’

‘왜 또 우리는 끌고 가는데?’

‘저항할 수가 없다-!’

‘뭐가 이렇게 통제력이 강력해?’

그렇게 이계의 창조신들 전부를 끌고서 막 창조신계로 들어서기 전 말을 마무리 했다.

“앞으로는 문제가 발생하면 상위자가 나서지 말고 법대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벌은 상위자들이 결정 합니다.

그러니 벌을 만든 상위자들이 받아도 납득할 수 있게 잘 조율하기 바랍니다.

하위자에게만 가혹한 벌을 내린다면 언젠가 그 대가는 상위자들이 전부 치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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