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94화 (505/2,000)

28권 29권

신계기록을 보니 차원의 마도신으로 신계주신이 교체되는 격변기에서도 여신들 중 최고의 위치를 유지했다.

원래 신계주신이 권력을 잃으면 반려도 같이 추락하거나 추방하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드문 일이다.

가이아나가 굉장히 둔하고 순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정적인 때를 놓치지 않았다.

아주 멍해 보이는 데 이런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바른 선택을 한다.

아니 위기상황을 자신에게 아주 유리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것도 누구의 불만도 사지 않고 자연스럽게는 거의 불가능하지.

하긴 과거 일족의 창조신 중에서 진리와 싸우고도 혼자서 살아 돌아올 정도였으니 멍청하거나 약할 리는 없지.

평소에 고민을 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가장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

누구의 미움도 받지 않는 처신 덕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재능이려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빨리 가자고 자신을 쳐다보는 가이아나를 보면서 평가를 조금 고친 전지의 성이었다.

모처럼 안락했던 시간을 포기하고 움직일 시간이었다.

가볍게 소파에서 일어나 성마신의 검은 전신갑옷을 불러들였다.

좌라라라라라-!

전지의 성이 신체를 빈틈없이 감싸는 갑옷을 겉에서 시중을 들던 다른 전능일족의 여주신들도 곧장 같은 전투복장을 취한다.

그녀들이 황금빛의 전신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모습을 보면서 전지의 성은 주의를 주었다.

“여기의 신계관리주신들을 강력하다.

잘못하면 망신을 당할 수 있으니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들 4명은 부족한 정기 속에서도 먼저 봉인을 풀만큼 특히 아끼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과거 창조신을 무수히 배출했던 명문 중의 명문이 바로 전능일족이다.

신체와 신격이 허용한다면 모든 권능을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함은 동급의 주신이 견딜 수 없을 정도이나 여기의 신계관리주신들도 만만치가 않았다.

‘동급의 경지라면 결코 승패를 장담하지 못할 정도의 강력하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의 대표의 장단점을 의지로 보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전능일족 중에서도 특히 뛰어나서 동급의 주신은 4명까지 상대가 가능한 이 아이들과도 그들은 막상막하였다.

‘오리진인 내가 빠지면 밀리겠는데?

어디서 저렇게 강력한 주신들만 모아놓았는지 재주도 좋아.’

성격과 상황만 좋았다면 이미 어딘가의 독립신계주신이나 창조신의 반려로도 손색이 없다.

전능일족의 남주신의 반려로 추천을 할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차원의 마도신이 모두 임시 후궁으로 임명하고 여주신들이 신계에서 하는 행동을 보고 바로 포기했다.

어지간한 남주신은 감당할 수 없는 실력과 성향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전능일족의 도움이 되면 상관없는데 오히려 감당이 될지 의문이었다.

공간의 문을 열고 주신전에 도달하자 상황은 이미 난장판이었다.

쿠쿠쿠쿠쿵-!

차원의 마도신이 냉소어린 미소를 지으며 앉아있는 영광의 자리를 중심으로 신력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거의 300명이 넘는 주신들과 수천의 고위신들이 뿜어내는 신력의 충돌이었다.

어지간한 주신이라면 말려드는 순간 분쇄되어 버릴만한 그 신력의 소용돌이의 중심 속에서도 차원의 마도신은 평온했다.

아니 오히려 나직한 만족감을 드러내었다.

“좋군……, 아주 좋아.

충분해.”

차원공통원소의 장악력이 아니었다면 창조신에 도달한 자신조차 피해를 입을 정도의 강력한 권능들이 다양하게 보이고 있었다.

정령주신들까지 불러들여서 정기와 신력을 아낌없이 퍼부은 가치가 있었다.

‘아니 그 동안의 고생과 인내를 생각하면 당연하지.’

이를 악물고 참아가면서 길러낸 차원신계다.

최고위 창조신계의 지원으로 과거의 강력함을 되찾은 그녀들은 실로 만족스러웠다.

지금 집결되어 파악된 신계관리주신의 수만도 과거 500주우주의 오리진 200명, 중급 주신으로 9명, 상급 정령주신으로 5명이다.

그리고 주신이 다스리는 신계였다면 원탁에 앉을 정도의 고위신이 정령신황 10명, 정령주신 45명, 주신 25명, 주신급 30명, 정령주신급 65명이었다.

여기에 조그만 더 수련을 쌓는다면 주신급의 신이 될 수 있는 수백 명의 최고위 신들과 수천의 고위신까지 있다.

이것은 일반 창조신계와 자신을 제외하고도 단독으로 싸워볼만한 전력이었다.

거기에 각자가 가진 뛰어난 잠재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여기에 자신의 직속세력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숫자도 많지만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에게 밀리지 않을만한 힘을 어느새 되찾고 있었다.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은 부활한지 얼마 안 되어서 장기전은 무리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비록 수준이 낮아도 오리진은 오리진이었다.

저들이 신계관리주신으로 있는 한 최고위 창조신계의 신력지원은 유지된다.

‘그렇지 않다면 몸값도 받지 않고 순순히 부활시켜서 신계관리주신의 자리까지 내려줄 이유가 없지.’

하나 아직도 신계관리주신의 자리는 절반이상 비어있었다.

최고위 창조신계의 혜택을 완전히 받으려면 어떻게든 저 자리를 채워야 했다.

‘그것이 반역자든지 배신자든지 말이다.’

“…….”

차원의 마도신이 물끄러미 몸값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전향조차 하지 않고 버티는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갑자기 자신들이 감당하기 힘든 강력한 주신들과 세력들이 살벌한 투기를 뿜어내면서 신력을 뿜어내자 다급하게 구석으로 피해있었다.

‘50명이니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배신자들도 신격만은 쓸 만하고……, 안 움직이나?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은 포로 신세로 괜히 499주우주의 신계의 내전에 말려들어서 다시 죽음을 경험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자신들을 말없이 쳐다보는 차원의 마도신의 시선을 받았다.

검은 로브에 가려진 얼굴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의 눈동자가 그대로 신령을 강타한다.

“…….”

“!!!”

오리진인 자신들의 신격자체가 뒤흔들리고 모처럼 부활한 신체가 그대로 붕괴되는 느낌에 저절로 식은땀이 폭포처럼 흘러나왔다.

그리고 저항의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자신들 전부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완전히 납득을 한 것이다.

이미 강한 줄은 알고 있지만 직접 보니 너무나 차이가 컸다.

‘이 무슨?

오리진인 우리가 신격으로 압도를 당한다고?

창조신장님도 이렇게 느낌이 강렬하지가 않았는데?’

하도 극심한 차이를 보이니 아예 저항이 포기할 정도다.

이게 일 년도 안 되는 발전이라니 갈수록 놀랄 일투성이였다.

그리고 이런 내전반발 직전의 상황에서 저 시선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중립이나 외면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자신의 편이 되든가 아니면 차원의 마도신의 시선의 이동에 따라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는 저 강력한 주신들의 편이 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란 뜻이었다.

그리고 이미 승패는 자신들이 보았을 때 정해져 있었다.

선택을 거부하고 중립을 선택하면 차원의 마도신이 어떻게 흉악하게 나올지는 이미 신령연옥에서 몇 번이나 보았다.

아군은 그래도 봐주는데 적이라면 일반신과 투신을 가리지 않고 학살은 기본이었다.

절대로 적이 되면 안 될 상대였다.

그리고 평화로운 시기면 모를까 이렇게 세력다툼이 치열한데 중립을 선택했다가는 가장 먼저 양쪽에서 공격당할 우려까지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꿀꺽-!”

결국 크게 침을 삼키고 차원의 마도신의 영광의 자리의 뒤로 이동하는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이었다.

포로인 자신들이 왜 499주우주의 신계의 내전에 이런 식으로 목숨을 걸고 강제개입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이미 물러날 곳 따위는 없었다.

아니 차원의 마도신이 용납할 리가 없다.

저 끝없이 꼬장꼬장하고 뒤끝이 있는 성격에 곱게 처분해줄 리도 없었다.

‘오리진의 체면에 방금 고위신들처럼 공개적으로 구타를 당하는 것만은 사양이지.’

그런데 문제는 아직 손에 쥐고 있던 군기를 잡은 이계의 배신자들의 창조신들이었다.

갑자기 신체를 소멸당하고 주우주에 끌려와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 무참하게 상위의 신에게 두들겨 맞아서 일단 머리는 숙였지만 아직 이성은 있었다.

과거 최고위 지배층인 자신들이라서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일인지 모를 리가 없다.

갑자기 본성인 피오리나와 자신들을 통째로 소멸시킨 차원의 마도신을 위해 싸울 이유 따위는 절대로 없었다.

“잠……, 잠시만 저희들은 현세계의 창조신으로서 허계의 일과는 전혀 상관……, 컥-!”

퍼억-! 퍽-! 퍽-!

바로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의 신경질적인 상위의 신격이 담긴 일격들이 신령을 강타하자 비명조차 못 지를 고통에 결국 말도 못하고 끌려갔다.

포로인 자신들 입장으로는 당연한 항의인데 용서가 없었다.

하나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의 입장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몸값도 안 오고 정기만 소모하고 있는 쓸모없는 포로 신세인 자신들이다.

밥값으로 군기를 잡으라고 신체까지 부활시켜 주었는데 교육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바로 죽음을 당할 확률이 컸다.

결국 차원의 마도신 뒤로 모두 도열해서 입장을 분명히 하자 이미 결정한 과거의 동료들이 딱하듯이 한마디를 했다.

“그냥 오지.

뭐 하러 이렇게 돌아오나?”

“……동료가 아쉬운 처지가 될 것 같으니 친하게 지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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