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92화 (503/2,000)

28권 29권

조직의 수장된 입장으로서 권력에 집착하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갑자기 쥐게 된 커다란 권력과 이권은 족쇄가 되어 사고를 제한하고 있다.

더구나 너무나 큰 영역을 받았다.

현재 차원신계는 최고위 창조신급의 규모를 가지고 여기에 또 확장되고 있다.

이계에 의뢰대가로 받은 차원공통원소와 개인 차원권능에 감응한 신계가 거기에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겨우 왕국 수준의 신계를 다스렸던 그녀들로서는 통제력에 문제가 생기고도 남았다.

‘본래 그녀들이라면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었겠지.’

마도신인 자신이 보면 지극히 자연스런 발전과정에 생기는 부작용이다.

개인의 능력이 강화되어 조직의 역량을 뛰어넘는 순간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이었다.

강대한 신계가 주는 지원에 의해 극도로 강화되고 있는 신들의 개인주장이었다.

그러나 여주신과 정령주신들은 과거 소규모 왕국정도의 신계를 가지고 있을 때는 전혀 몰랐던 처음 보는 현상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한심한 느낌도 들었지만 이걸 우려해서 권력을 전부 나누어서 주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했다.

압도적인 힘으로는 눌러 버릴 수도 있지만 그러면 다양성은 말살되고 발전은 멈추고 퇴보가 시작할 것이다.

‘확장된 규모에 익숙해진다면 나보다는 나을 것이니 이번만은 도와주지.

어차피 사는 세계와 관념의 차이 문제이니까.’

덤으로 악명은 또 얻겠지만 이런 일을 가지고 지지부진하게 길게 끌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얻은 힘을 분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수련할 시간도 부족했다.

이런 귀찮은 일을 불러들인 고위신들에게 차원의 마도신의 은은한 투기와 살기가 퍼진다.

‘피해자라고 자칭한 것들을 곱게 놓아줄 생각은 전혀 없다.’

그리고 소환된 피해자인 고위신들은 주변을 둘러보고 주신전에 익숙히 아는 신계관리주신들이 자신들을 쳐다보자 황급하게 무릎을 꿇었다.

자신들의 세력의 주신뿐 아니라 대놓고 원수라고 적대하는 상대편의 주신들까지 있으니 경거망동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신계에서 처음 보는 창조신이 하나 있었다.

신계주신의 영광의 자리에 앉아있는 13쌍의 빛의 날개와 13쌍의 암흑의 날개를 가지고 얼굴을 가리는 로브를 쓰는 특이한 마도신이니 정체를 모를 리가 없다.

‘차원신계 신계주신 차원의 마도신-!’

‘전능의 휘를 상대하고 주신장 서열 1위를 이어받은 상승불패의 전투신.’

‘그리고 최악최흉의 마도신이라고 하던가?’

요즘 아주 굉장히 명성과 악명이 높은 창조신이었다.

여러 신계의 임시직을 전진하다가 최고위 창조신계의 중관관리직이라는 엄청난 이익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신계주신의 너무나 지독한 악명이 선택을 망설였으나 오랜 과거에 신계주신으로 모셨던 분들의 끈질긴 권유가 없었으면 오지 않았을 정도였다.

‘이계로 파견을 갔다고 들었는데 어느새 돌아와 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우리들을 소환했지?

여기 차원신계는 신계주신 외에는 공간이동이 금지되어있으니 분명히 직접 소환을 했을 것인데?’

열심히 일을 하는 도중에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 강제 소환되었으니 당연히 좋은 일일 리가 없다.

그래서 굉장히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과거에 모셨던 주신들의 소개로 비교적 쉽게 신계에 들어와서 고위직을 얻었지만 아직 불안한 신분이라서 더욱 그러했다.

능력을 인정받고 문제가 안 발생하게 하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하로 받은 기존 신족들의 반발은 만만치가 않았다.

거기다 너무나 명확한 과거의 원한을 가진 반대세력들이 있으니 행동에 더욱 조심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신계주신과 신계관리주신들이 심각하게 열 받은 얼굴로 쳐다보는데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이 그들을 쳐다보면서 아주 짧게 말했다.

“내 놔.”

“예?”

“무엇을…….”

도대체 무슨 일로 소환되었는지 모르는데 갑자기 이런 식으로 나오니 당황할 수밖에 없다.

씨이이이이잇-!

그런데 차원이 마도신의 로브에 가려진 얼굴에서 유일하게 드러난 입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목검을 손에 꽉 쥐었다.

짜증이 몰아친다는 기세를 풍기면서 영광의 자리에서 일어섰다.

쿵-! 쿵-! 쿵-!

큰 발소리를 내면서 고위신들에게 다가가는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 은은한 분노가 어린 목소리가 울렸다.

“부하들에게 받아둔 확인서와 증거를 전부 내놓으란 말이다.”

“헉-!”

“!!!”

갑자기 튀어나온 경악할만한 단어에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정말 별이 보이면서 의식이 날아가려 했다.

다짜고짜 차원의 마도신이 소리를 치면서 꺼내든 파멸유혼검으로 전부 패버린 것이다.

자신의 출세를 위한 신계발전을 위해서 할 것이 산더미인 상황인데 신계 내부의 한심한 상황에 짜증이 날대로 난 차원의 마도신이 결국 폭발한 것이다.

“이 짜증나는 것들-!

이런 편법을 부리기 전에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 노력을 하란 말이다!

하나 성공이 쉽나?

물론 힘들고 더럽겠지.

대부분 실패할 거야.

그러니 남의 일에 쉽게 말하기는 정말 좋은 자신의 노력부족 몰라?

잔머리를 쓸 시간에 노오오오오력하란 말이야-!”

그런 고함과 동시에 백 명의 고위신들이 대응조차 못하고 수없이 쏟아지는 목검의 난타에 쓰러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순간적으로 저항능력을 상실하고 쓰러진 고위신들의 몸 위로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목검의 세려는 끝없이 이어졌다.

퍼퍼퍼퍼퍼퍼퍼퍼-!

주신전에 요란한 굉음이 울린다.

자신들이 힘들게 끌어들인 고위신들이 무참하게 두들겨 맞고 있는데 신계관리주신들은 입만 딱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갑자기 피해자를 불러서 뭔가를 내놓으라고 패고 있는데 기세가 워낙 흉흉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를 못하니 끼어들기가 힘들고 무엇보다 지금 맞고 있는 고위신들은 결코 저렇게 순순히 당할 정도로 약하지가 않았다.

아니면 신계가 망해도 살아남고 다른 신계에 임시직을 전진하면서 저 정도의 강함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신계주신이라고 순순히 당해줄 만큼 순종적인 성향도 아닌데 꼼짝 못하고 맞고만 있다.

‘우리들조차 제압하려면 굉장히 번거로울 정도인데 저렇게 쉽게 포기를 해?’

‘뭔가 이상하게 강해져 있다.’

‘이계에 파견간지가 단 하루인데 그렇게 강해질 수 있다고?’

‘말도 안 돼!’

하나 현실은 비록 주신은 아니지만 강력한 고위신들이 대응은 고사하고 피할 엄두조차 못 내고 속수무책으로 맞고만 있었다.

겉에서 보기에는 단순한 목검의 연속공격인 것 같은데 당하는 입장에서는 전혀 아닌 모양이다.

‘뭐지? 이제 보니 굉장히 강해져있는 것 같아.’

‘이계에서 또 뭔가 있었나?

분위기도 바뀌어 있어.’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이 서로 의지를 교환하면서 자신들이 측정한 차원의 마도신의 힘에 대해서 확인을 했다.

하나 주신들인 자신들조차 잘 모를 정도로 발전해 있다는 점만 알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한참을 두들겨 맞던 고위신들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드……, 드리겠습니다-!”

“흐어어어-! 여기 있습니다.”

신기도 아닌 겨우 목검의 공격인데 맞으니 정말 신령 자체가 뒤흔들리며 신체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더구나 차원의 마도신의 흉흉한 살기와 투기는 멈출 기미가 없었다.

아니 목검을 휘두를수록 점점 강해지는 것이 정말 이대로 때려죽이고도 남을 지경이었던 것이다.

얻어맞으면서 다급하게 아공간에서 꺼낸 서류철과 종이뭉치가 쌓여나갔다.

슬쩍 내용의 일부를 확인한 차원의 마도신은 인상이 더욱 구겨졌다.

‘나쁜 예상은 빗나가지도 않네.

내가 한번 대청소한지 일 년도 안 된 그 짧은 기간 동안 정말 많이도 사고를 쳤구나.’

뭔가를 기록하고 서명한 문서가 엄청나게 쌓이자 신계관리주신들이 슬금슬금 손을 뻗치려 하고 있었다.

이 문서가 사태의 원인이라는 것을 안 것이다.

하나 차원의 마도신은 전혀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에이이이익-! 뭐 하러 이딴 것을 알려고 하나?

신계의 수치다.

코아-!”

간단한 시동어와 함께 등장한 검은 구체 코아는 그대로 서류철을 남김없이 집어삼켰다.

물론 몰래 슬쩍하려던 다른 신계관리주신들의 권능을 완전히 무효화하면서 말이다.

수십 명의 주신들의 권능이 코아에 먹혀 사라지자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을 지은 신계관리주신이었다.

뭐가 작용했는지도 모르게 흡수하고 더욱 강한 검은 빛을 뿌렸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

주신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위력을 보인 코아 안에 놓인 서류철을 보면서 혀를 차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일 년도 안 된 기간에 정말 많이도 해 처먹었다.’

기존의 고위신들은 자신이 무서운 줄 알아서 적당히 몸을 사린 모양인데 신규로 임용된 고위신들은 아예 겁이 없었다.

하나 완전히 근절을 할 수 없다.

공짜에 마음이 끌리는 것은 신이나 인간이나 마찬가지였고 억제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차라리 눈앞의 작은 이익에 한눈을 팔 게 하는것이 더욱 큰 문제를 막는 길이었다.

‘다만 지금처럼 너무 훔쳐 먹는 것이 커지면 잡기는 해야지.’

“쯧-! 정말 어느 신계나 도둑놈들이 많기는 하다.

그런데 이 정도면 부하 녀석들도…….”

생각이 거기까지 가자 파멸유혼검에 신체가 작살이 나서 숨만 붙어있는 고위신들을 쳐다보았다.

둑-!

그리고 가장 서류철을 많이 가지고 있던 고위신의 목을 목검으로 들어 올리고 내려다보았다.

덕분에 강제로 시선이 검은 로브 안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차원의 마도신의 눈과 마주치자 저절로 몸이 떨려오는 고위신이었다.

황금빛의 눈동자 안에는 순수한 투기와 살기가 이성이라는 울타리에서 끝없이 타오르는 검은 불길만이 있었다.

주신들조차 수없이 죽어나가는 몇 번의 전투를 직접 보았지만 이렇게 강력한 창조신에게 직접 주시를 당하니 신력조차 불타는 느낌이었다.

이런 창조신에게 끝까지 견디고 세력을 유지하고 계신 여주신님에 대한 존경심이 새삼스럽게 생길 정도였다.

‘어……, 어떻게 여주신님들은 이런 살기와 투기를 견딜 수가 있는 것이지?’

하나 지금은 보호해줄 여주신은 쳐다보고만 있다.

그리고 이미 증거물까지 전부 바친 마당에 도움을 바랄 상황도 결코 아니었다.

혼자서 이 사태를 감당해야 해서 두려움에 떠는 고위신에게 차원의 마도신은 아주 나직하게 물었다.

“협박당했냐?”

“…….”

역시 앞뒤 다 자르고 나온 이상한 질문이지만 무슨 뜻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질문을 받은 고위신은 이미 대항은 포기했다.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의 이상할 정도로 높은 연산력은 관리신으로서는 경외였다.

처음에 신계주신이 되었을 때도 단숨에 숨겨져 있던 모든 비리를 적발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예.”

“…….”

순순한 수긍에 차원의 마도신은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곧 가볍게 손을 휘저어서 자신이 박살낸 신체들의 부상을 모두 회복시켰다.

순식간에 복구된 신체에 놀라기도 전에 차원의 마도신의 명령이 떨어졌다.

“알았다.

이건 모두 지금 전부 처분한다.

각자 배정한 위치로 가라.”

정령주신과 여주신들의 세력이 각자 마주보고 배치된 자리 한참 뒤로 각각의 이름이 떠오른다.

그리고 코아 안에 들어있던 모든 서류철이 분해되어서 사라지는 것도 보았다.

증거와 구명줄을 겸한 수단은 사라졌으나 신계주신에게 전부 다 까발려졌으니 더 이상 멍청하게 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할지를 몰랐다.

그래서 고위신들은 다급하게 자신의 이름이 떠오른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심장이 떨어질 정도로 놀랐다.

“?!”

“?”

자신들이 앉은 자리가 아주 먼 과거에 주신전쟁을 벌여서 서로 원수가 된 세력의 주신들이 앉아있는 바로 옆이었던 것이다.

여주신들의 고위신은 정령주신의 옆 자리로 가 있었고 정령주신들의 고위신은 여주신들의 옆이었다.

적진으로 앉는 위치가 바뀐 것이다.

당연히 살기어린 적대세력의 주신들의 시선에 완전히 머리가 하얗게 변한 고위신들의 귀로 천둥과 같은 목소리가 울렸다.

“이걸로 너희들의 징계를 끝내주겠다.

강등도 감봉도 아니고 하다못해 근신도 없다.

더구나 직위도 그대로라니?

신계주신으로서 참으로 관대하고 자비로운 조치가 아니더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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