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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의 진군이나 고위마신들은 잠시 동안 공황상태에 빠졌다.
신력 속에서 마력은 당연히 상충하게 되어 있다.
하나 이 차원공통요소라는 신의 권능은 그런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마치 마계의 마기처럼 신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더욱 무서운 점은 숨을 쉬는 것처럼 일부러 의식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눈치를 못 챌 정도로 은밀하면서 이해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완전했다.
아무 효과가 없어 보이니 이게 무슨 권능인지 잘 모를 정도였다.
‘정말 권능이 맞나?
마치 순수한 정기 같은데?
하나 확실하게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너무 권능의 수준이 높아서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최고의 마신으로 평가받던 자신조차 어떤 허점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벽이 느껴지는 권능이 존재하다니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누가 만들어서 주었는지 모르지만……, 괴물이로군.”
수많은 신족과 싸워 대부분의 권능을 경험했던 고위마신들도 다급하게 의견을 내놓았다.
비록 써클은 낮아서 분석시도조차 할 수 없지만 셀 수 없는 전투경험들이 최고 수준의 경고를 알려왔다.
“그렇습니다.
성마신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완전하게 신력과 마력을 융합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아니 이걸 신력과 마력으로 구분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 권능이 스며들은 신체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위대하신 전율의 진군께서도 파악이 힘드시다면 절대로……, 권능을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고위마신들은 쉽게 말을 하지 못했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극렬한 대립만 하던 양 일족의 종족권능을 융합하고 완성시켜 희망이 된 전율의 진군에게 무례한 말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나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 권능영역에서는 본인의 권능들이 어떻게 변화하여 발휘될지 몰랐다.
더구나 전율의 진군조차 무엇인지 파악을 못하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그 말은 전율의 진군정도의 마신조차 모든 마력과 권능이 봉쇄된다는 뜻과 동일했다.
여러 가지로 차원공통원소를 조사한 전율의 진군은 결국 손을 들고 깨끗하게 인정했다.
“나의 모든 권능으로 침투를 막으려 해도 안 되는군.
완전하지 않은 신체와 권능의 어쩔 수 없는 미세한 허점을 자연스럽게 파고들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니 신력도 마력도 아니야.
공격도 방어도 하지 않아.
효과와 실체가 없는데도 존재하는 권능이라?
그리고 무엇인가가 채워지고 있다.
이건 불완전한 권능을 완전하게 구성하려는 보조권능이라고 보여 진다.
그런데 보조 권능이 이런 수준이라니?
완전히 주객이 바뀌어있군.”
“……역시 불완전한 권능을 보완하는 권능이군요.
예상은 했었는데 역시로군요.”
완전한 창조주가 만든 세계는 불완전하다.
그래서 불완전한 권능밖에 없는데 이 차원공통원소라는 권능을 쓰면 완전하게 바꾸어 준다.
이걸 확인한 차원의 마도신과 전율의 진군의 얼굴은 각각 다름 의미로 딱딱하게 굳었다.
차원의 마도신은 이계에서 12써클인 전멸세계를 난사하고 14써클인 절대거리 코아까지 사용했는데 멀쩡했다.
신력과 정기는 고갈되었지만 겨우 12써클에 입문한 수준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권능이 신체와 써클의 부족함을 완벽하게 만들어 준 덕이지만 너무 효과가 좋았다.
만약 이게 불완전한 세상에 적용된다면 완전한 세계도 꿈이 아니었다.
‘진리가 영원한 행복을 위해 그렇게나 바라던 완전한 세계의 완성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최고위의 지배자들이라면 모를 리가 없었다.
완전한 세계가 완성되면 진리가 불완전한 세계를 가만히 둘 리가 없다.
그럼 절대계와 주우주에 위로부터의 강제적인 대변혁이 온다.
진리는 얼마의 희생이 생기든지 무시하고 전부 부수거나 개조할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이계에서 한 수백만의 신족 처분 따위는 아주 귀여운 수준일 것이다.
“큰일입니다.
준비를 아주 많이 해야겠군요.”
“그래야 할 것 같다.
이러면 신계나 창조신성 하나 둘이 문제가 아니야.”
이 변혁에 따르지 못하고 절대계와 주우주의 전 정신체와 지성체가 전부 죽어 나갈지라도 막거나 반대할 수도 없었다.
진리가 직접 주도하실 일이기 때문이었다.
‘완전한 세계의 완성이 코앞인가?
곧 엄청난 난리가 오겠군.
절대계의 회색영역조차 절대 안전하지 않아.
내 미래인 회색의 절대자는 진리의 명령이라면 희희낙락하면서 절대계와 주우주는 물론이고 나까지 죽이고도 남는다.
이계에 피난장소를 마련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이나 10중심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면 어느 정도의 파장이 일어날지 생각하니 몸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바람가의 오리진들을 제외하고도 10중심들의 일족 앞에서는 주우주의 창조신 정도야 벌레보다 조금 나은 참새정도였다.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제까지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것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으니 몽땅 싸들고 피난을 가야했다.
‘설마 이계까지 쓸어버리시는 것은 아니겠지?
이제까지 무시하셨고 10중심의 씨앗들도 있다니까 또 방치하실 거야.’
물론 정말 안전할지 의문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 고민을 할 일은 아니다.
신족의 시간관념은 1만 년을 1년 정도로 볼 정도로 지나치게 길다.
더구나 영원체이신 진리의 일이라면 1억 년을 1년으로 보아야 했다.
지성체의 감각으로 바로 벌어진다고 생각해도 아주 먼 미래의 일인 것이다.
지금 당장도 아슬아슬한데 먼 미래의 일을 걱정할 여유는 없었다.
“적어도 1만 년 이후의 일을 지금 걱정할 필요는 없지요.”
“최소 1만 년 정도로 보나?
너무 짧은데.”
역시 전율의 진군과 고위마신들은 정신체라서 걱정의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진리가 나선다고 하면 어떤 준비도 의미가 없으니 피난준비나 하면서 말이야.’
“일단 눈앞의 일부터 처리하지요.
그럼 다음 안건입니다.
이것도 보아주십시오.”
상의할 수 있는 자신과 동급의 마신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위안이 된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오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우우우웅-!
허공의 화면에 떠오른 것은 행성의 일부가 둥글게 뜯겨져 나온 것 같은 원통의 구조물이었다.
가운데에 박혀있는 거대한 검은 진주와 같은 포구와 주변에 도시와 같은 구조물을 보면서 의문을 표현하는 전율의 진군이었다.
보기만 했는데도 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느낌이 아주 익숙했던 것이다.
과거 신족과 악착같이 싸울 때 항상 마지막에 나왔던 거대 신력포대였다.
물론 보기만 하면 바로 신계와 같이 날려버렸지만 말이다.
“……정령계의 유격화산인가?
물질만으로 구성되었다니 굉장히 구식인 걸.
저런 고물을 왜?”
오랜 신족과의 전투 중에서 많이 보았다.
신족이 신계의 화력보강용으로 쓰다가 포격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강력한 적들이 늘어나면서 폐기 된 것이다.
처음에 만들었을 때는 진리 대항용도까지 가능하다고 의기양양하게 만들었다가 대신족의 주신은 물론 마신들에게조차 효과가 없었다.
거기에 조금의 공격만 받아도 자폭하여 신계까지 날려대니 저런 낭비도 없었다.
“이계에서는 아르카나 시스템이라고 부르더군요.
최종병기급이라고 합니다.”
“하아? 겨우 저게 최종병기?
진리 대항으로 만들었다가 대신족의 주신의 신멸포에도 밀려서 버려진 쓰레기 아냐?
고정된 포대로는 장거리 공간이동을 하는 대신족이나 생각이상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투신에게는 상대가 안 돼.
더구나 저 쓸모없이 크기만 했던 포가 연속발사로 과열되거나 약한 공격에도 충격을 받아 폭발하는 바람에 신계가 몇 개나 날아간 줄 알아?
덕분에 동맹이던 마신족까지 엄청나게 당했다고.
신계를 통째로 날릴만한 자폭탄을 내부에 만드는 멍청한 신족 놈들 같으니라고-!”
굉장히 흥분한 것을 보니 포대의 폭발에 당한 경험이 있는 모양이었다.
일단 조금 감정이 가라앉은 보고나서 다시 설명을 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고 이게 왜 이계에 있냐는 점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동일한 구조의 포대로 보여 지는데 이것이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네. 제작연도가 거의 500억 년 이상인가?
주우주의 역사보다 더 오래되었군.”
“그렇습니다.
이계 쪽이 원조입니까?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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