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87화 (498/2,000)

28권 29권

자신도 같은 초월자 출신의 신이다.

하나 신계를 책임지는 신계주신이라서 편애를 할 수 없다.

그리고 입맛이 씁쓸하지만 신계 내부에서 전투를 발생하면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분하겠다고 신계주신으로 공약한 상태다.

‘다른 모든 것을 눈감아주는 대신 그어놓은 최후의 선이다.

그걸 넘는 상황이 발생하면 전부 처단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태를 사전에 예방을 하려면 남들에게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먹음직한 먹이를 던져주고 경쟁을 시키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조금 신계를 보강해야 하겠군.”

혼자서 이계의 신족을 강화하랴 차원신계를 보강하라 정신이 없지만 포기하는 순간 끝장이었다.

이미 초강경파에 과격한 방식으로 신계주신이 된 자신이다.

극단적인 유형의 지도자에게 세력이 쉽게 붙을 리가 없으니 어떻게든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능력과 성과를 내야했다.

이제까지 그렇게 하여 성공해 왔다.

부하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무엇인가가 또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계의 신족들이 제정신을 차리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니……, 그 동안 주신성이라도 만들어 볼까?”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데 익숙한 마력과 나름대로 강력한 마신들이 주신전에 들어오는 것이 느껴진다.

‘전율의 진군과 비슷한 유형의 마신족이라?

일족에서 불러온 정예마신족들인가?

그런데 마신은 없군.’

상급 마왕 정도로 쳐줄 정도의 힘밖에 안 된다.

마신이 아니라 조금 아쉬웠지만 저 정도 숫자의 고위마신이라면 신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혼잣말을 하는 것을 들었는지 문을 열면서 바로 말을 걸어왔다.

“한가롭게 주신성을 만들 때가 아니야.

내가 일족의 지배자로서 오래 살았지만 이런 신계는 처음이다.

외부세력이 이렇게 무분별하게 유입되어 서로 으르렁 거리는데 안 망하는 것이 이상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뭔가 불만이 많이 쌓인 듯 말이 거칠다.

하지만 주신성의 방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전율의 진군과 다툴 생각은 없었다.

존재만으로도 주신전 방어의 핵심이며 더구나 자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 위험성을 생각하면 반드시 있어야 했다.

어지간한 창조신은 아래로 볼만한 마신과의 계약이 흔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동감입니다.

앉으시지요.”

가볍게 말을 받으면서 대답하자 전율의 진군은 살짝 긴장했다.

뭔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여유까지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가 변해 있었다.

아니 신력이나 신체 자체가 굉장한 수준으로 발전되어 있다고 하는 말이 맞았다.

“……강해졌네.”

무슨 조화인지 이제까지 보였던 빈틈들이 남김없이 사라지고 위엄까지 보일 정도였다.

바로 왼쪽의 자리를 권하자 사양하지 않고 앉은 전율의 진군 뒤로 마신들이 도열을 했다.

상위자인 신계주신에게 아무런 예의를 표하지 않은 것은 큰 무례이지만 차원의 마도신은 지적을 하지 않았다.

단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무시한 마신들을 쭉 흩어보고 시선을 전율의 진군에게 향할 뿐입니다.

“익숙한 얼굴들도 있군요.

아직 일족에 대한 영향력이 건제하신 것 같아서 기쁩니다.”

진심이었다.

용병신이었던 자신을 고용했던 계약자들 중에서 존경할 만한 강자이자 본받을 만한 지배자는 얼마 없었다.

특히 너무 특출 나게 강하여 상급의 대신족의 주신과 단독전투라는 사지로 몰렸던 전율의 진군의 영광의 건재는 기쁜 일이었다.

그런 차원의 마도신의 말에 부하들이 무례를 범한 것을 깨달은 전율의 진군이 바로 지시했다.

“이런 실례했군.

인사드려라.

현재 나를 고용하신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시다.

정중하게 모시도록 해라.”

“…….”

하나 고위마신들은 인사를 하지 않았다.

고위 마신족으로서 신족의 창조신에게 순순히 고개를 숙일 수 없다는 의지가 전해지자 전율의 진군도 난처해졌다.

아무리 저들의 충성을 받는 자신이라지만 억지로 고개를 숙이라고 강요를 할 수 없는 것이다.

하나 의외의 장소에서 문제가 풀렸다.

“불필요한 예의는 강요하지 마십시오.”

“응?”

“충성을 바치는 부하도 좋지만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여 징계할 때 망설이게 됩니다.

지금처럼 무례한 쪽이 훨씬 편하게 처분할 수 있습니다.”

“!!!”

“!!!”

충성을 바치지만 무능한 부하보다 무례하지만 유능한 부하가 낫다는 말이다.

일정 부분 동의는 하나 신계주신이 저렇게 공개적으로 할 말이 아니었다.

그 말 속에 흐르는 냉정한 생각은 마신조차 떨게 할 정도다.

‘마음에 없는 예의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이유가 고작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처분할 수 있어서인가?’

너무나 무서운 말을 평안하게 말하는 차원의 마도신에게 전율의 진군은 차가운 냉수를 마신 기분이었다.

요즘은 빛의 창조신으로서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만을 보았기에 착각했지만 처음 만났던 차원의 마도신은 마신보다 더 잔혹하게 전장을 유린하던 전투신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고위마신들의 표정도 급변했다.

‘처음에는 고작 창조신이 위대한 일족의 희망에게 계약을 빌미로 붙잡고서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상상외다.’

경시하는 마음을 버리고 상대를 자세히 보았다.

그리고 실체를 보았다.

차원의 마도신 주변에 고요하게 일렁거리는 신력이 감춘 마력이 요동치는 무엇인가를 말이다.

‘잘 숨겨있지만 마신족의 정예인 우리조차 끔찍할 정도의 살기와 투기가 융합된 마력…….’

‘분명 신살(神殺)의 권능이다.’

‘도대체 얼마의 신족을 죽여 없앴기에 창조신이 저걸 가질 수 있지?’

신족과 죽고 죽이는 세력싸움을 벌이던 과거에도 드물었지만 신족과 동맹을 이룬 지금은 극히 일부만이 있다.

주우주의 역사와 같을 정도로 오랜 삶을 산 마신왕급의 마신만이 가졌다는 ‘살신(殺神)’의 권능이었다.

이건 충격이었다.

‘수만이 넘는 신족을 죽이고 소멸시키면 자연스럽게 부여되는 마신족의 최고의 종족권능을 창조신이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엄청난 수준이다.

전율의 진군님보다 더 강력하다.’

원수인 수만이 넘는 신족을 죽이고 소멸시킨 상대를 창조신이라고 무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신살의 권능이 붙을 정도로 원수인 신족들을 죽였다면 마신족으로서는 영웅이었다.

만에 하나 마신족으로 전직을 한다고 해서 권능이 하락한다고 해도 저 정도면 정말 강력한 마신이 될 것이다.

저 정도의 전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최전선에서 가장 용감하게 싸운 증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저 정도면 신족의 창조신이지만 우리들의 존경을 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아니 정말 창조신인지 의심부터 갔지만 말이다.

쿵-! 쿵-!

오른쪽 무릎을 일제히 땅에 끊고 고개를 숙인 고위마신들의 태도에 놀란 것은 전율의 진군이었다.

“어라? 뭐지?”

“……또 예상외로군요.”

죽인다고 해도 굴복할 고위마신들이 아니다.

신계의 성립에서 처음부터 싸워오면서 살아남은 태초의 투신들과 비교되는 일족의 역사와도 같은 투신들이 저들이다.

그 엄청난 자존심은 스스로 인정할만한 지배자가 아니면 복종하지 않는다.

그런 무례를 당하고도 역대의 일족의 지배자들이 전투력과 성향이 아까워서 못 죽이는 마신들이다.

그나마 자신정도만이 조건 없는 충성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고개도 아니고 무릎까지 끊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의문은 바로 풀렸다.

마치 군대의 상급자에게 올리는 경례처럼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는 음성이 울렸다.

“신살(神殺)의 권능을 가지신 위대한 마신왕을 뵈옵니다.”

“!”

“!”

굉장히 예의를 갖추었지만 창조신에게 올리는 인사치고는 내용이 지극히 문제여서 탈이었다.

황당한 것은 전율의 진군보다 차원의 마도신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신력과 마력을 같이 쓰는 마도신이지만 빛의 창조신이다.

그런데 이 고위마신들이 마신왕으로 착각하면서 칭송할 정도면 심각한 문제였다.

분명 카르마는 절대선인데도 점점 불안해졌다.

‘설마 이계에서도 카르마의 법칙과 비슷한 뭔가가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계에서 너무 많이 날뛴 탓인가?

뭔가 꼬이려고 한다.’

마신왕이라는 말에 충격을 먹은 전율의 진군이 다시 묻자 확신에 찬 대답이 들려왔다.

“너희들은 신살(神殺)의 권능을 가진 마신왕으로 보았다고?

설마 직감이냐?”

그러자 이동구성으로 동의의 의사를 표시한다.

“예! 틀림없습니다.”

“비록 신력에 의해 가려졌으나 처음 볼 정도로 엄청난 수준의 신살의 권능입니다.”

“수만이 아니라 수십만의 신족을 죽인 위대한 마신왕으로 느껴집니다.”

주신계 서열 1위 주신장이자 최고위 창조신계의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보고 위대한 마신왕이라고 확신한다.

갈수록 가관인 말에 잠시 당황한 전율의 진군이 차원의 마도신의 상태를 다시 자세히 확인해 보고서 잠시 후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하아. 골치야.

정말 그러네.

신력을 발휘하지 않고 마력만으로도 거의 나와 동급의 신살(神殺)의 권능을 가진 마신이잖아?

이계에서 뭘 했기에 이 정도의 신살(神殺)의 권능까지 붙었지?

너무 수준이 높아서 신력으로 감추어도 될 수준도 아닌데 이제 어쩔 것이야?”

“…….”

차원의 마도신도 할 말이 없었다.

창조신이 마신족을 많이 죽여서 ‘마신살(魔神殺)’의 권능을 가져도 전투만 아는 야만적인 신이라고 주변에서 난리를 쳐서 숨긴다.

그런데 동족인 신족을 죽여서 얻은 신살(神殺)이라니 어디 가서 자랑할 일은 못 되서 철저하게 숨겼다.

하지만 태초의 투신들과 같이 오래된 저 고위마신들은 신격은 정식 마신은 아니지만 엄청나게 쌓인 전투경험에 의하여 직감적인 판단이 좋아서 눈치를 챘다.

그래도 신력으로 숨긴 권능을 바로 눈치 채고 위대한 마신왕 어쩌고 할 정도이면 창조신으로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상위의 존재에게는 이 사실을 숨길 수도 없다는 뜻이다.

‘부하들은 주신살의 권능을 가졌고 신계주신은 신살의 권능이라?

다른 창조신들이 알면 탄핵인가?

자신들도 결백하지는 못하니 그러지는 못할 것이고 또 화제 거리는 되겠군.’

전투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는 마신보다 더 잔혹하게 날뛴다는 499주우주 창조신들이 신족이라고 예외 시켜서 죽였을 리가 없다.

오히려 권력에 도전받으면 마신족보다 더욱 냉혹하고 끈질기게 처리한다.

그런 와중에 패배하고 죽어나간 신족의 수는 영원의 삶의 시간과 비례했다.

‘물론 지금의 나 정도는 아니지만 다 똑같은 처지지.

만약 언급이라도 해봐라.

퍼스널 히스토리로 전부 까발려 주마.

그나저나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철저히 신력으로 감쌌는데 역시 안 되는군.’

‘퍼스날 히스토리(Personal History)’

- 마법계열 : 시공 및 차원마법, 기록계, 발현시

- 효 과

마도를 발동하는 순간 태어나 보고들은 모든 사실이 일기 형식으로 작성된다.

어떤 매개물을 기반으로 하여 특정 인물의 특정시점까지 모든 기록을 남김없이 자료화 및 문서화를 하는 마도이다.

그 구현방식은 어떤 가감 없이 본인의 시점으로 보여 지는 것을 자신의 인지로 강제적으로 기록하게 하는 것이다.

억지로 잊은 일도 무의식과 과거를 되돌려서 용서 없이 기록한다.

영상화도 할 수 있으나 너무나 막대한 정보량이 발생되어 본인의 인식하에서 서류화로 바꾸었다.

그래서 더욱 냉정하고 정확한 기록물이 되었다.

인사를 담당하는 모든 관리자들이 바라는 꿈의 마도이다.

그리고 피관리자들에게는 가장 처절한 악몽이 된다.

아무것도 속일 수 없이 자신의 일생이 숨겨놓은 일기처럼 공개되는 것이다.

- 제 한

시간과 공간의 통제가 과거에서 이루어지므로 차원의 권능이 필요하며 가감 없는 정보의 작성을 위해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이 정도 확인하면 믿을 수 있으려나?

부족하지 않나?

신살의 권능은 이계에서 카르마의 제약이 없어서 마음대로 날뛰고 얻은 대가였다.

배신자들의 전선돌파와 본성파괴로 수백만의 신들을 소멸시키면서 정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다.

대부분 이계의 신들을 죽이면서 얻은 권능이기에 탄핵은 못 하겠지만 상당히 시끄러운 일이 될 것은 자명하다.

“……자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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