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권 29권
보아하니 끝없이 침투하려는 다른 창조신계의 수작에 열이 받은 모양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전율의 진군을 보고 다급하게 대답을 했다.
“차원의 마도신이 돌아와 있다.”
“뭐?”
그 대답에 전율의 진군의 시선이 주신전으로 향했다.
하나 아무런 신력의 파동이나 막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신전에 신계주신이 와있다면 당연히 본인의 신력파동이 주신전 주변에 막처럼 퍼져야 한다.
또한 이 주신전에서 자연 발생하는 막은 본인의 권능으로 완벽하게 통제하는 범위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주신들은 백 킬로미터를 영향으로 하지만 실제로 완전히 장악이 가능한 것은 백 미터 정도다.
창조신은 열배인 천 미터를 완전한 권능영역으로 삼지만 역시 열배 이상 차이 나는 주신전의 크기 차이로 보면 결국 주신전을 둘러쌀 정도다.
신계주신은 신계의 핵이기도 하기에 영광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면 당연히 발생하는 일이기에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하나 주신전은 아무런 변동이 없고 평상시와 같았다.
“아닌데?
그래도 같은 편이 될 것 같은 오리진들이라 폭력은 자제하려고 했더니 어디서 거짓말을 해-!
이것들은 모두 잡아서 똑같이 그곳에 처넣어-!
심문은 내가 직접 하겠다.”
뒤에 서있던 고위마신들이 움직이려 하자 다급해진 것은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이었다.
저 고위마신들은 정상적인 신체가 있어도 힘든 상대들로 보이는데 막 부활해서 이런 강적들과 싸울 힘은 없었다.
무엇보다 이계의 창조신들을 군기 잡으라고 풀어주었는데, 이대로 끌려가서 아무것도 못했다가는 어떤 꼴을 차원의 마도신에게 당할지 몰랐다.
약자와 임무를 수행하는 못하는 무능한 존재에게 얼마나 잔혹하게 했는지 이미 철저하게 알고 있었다.
“잠……, 잠깐-! 정말 안 느껴지나?”
“무슨 헛소리야-!
주신전 주변에 아무런 변화도…….”
역시 마신이라서 감각이 무딘 모양이다.
신계 전체가 돌아온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으로 한층 강화되어 가고 있는데 그걸 모르고 있었다.
“위-! 위를 쳐다봐-!”
오리진들의 손가락이 일제히 위로 향하자 그제야 위를 쳐다본 전율의 진군은 입을 딱 벌렸다.
주신전 주변이 아닌 신계 전체에 차원의 권능을 나타내는 막이 또 하나의 방어막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지금 차원신계가 거의 일반 주신성급으로 방대해진 것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완전 권능영역이었다.
그리고 신계주신이 복귀했는데도 눈치를 못 챈 이유도 알았다.
신계 전체를 자연스럽게 완전권능영역으로 덮었으니 단지 신계의 권능이 강화되었다고 생각했지 돌아왔다고는 생각 못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계로 진리대리로 간다고 떠난 지가 겨우 하루도 안 지났는데 복귀하다니 상식 밖이었다.
“무슨 완전권능영역이 이렇게 방대해?
이러니 아무도 몰랐지.
또 무슨 의뢰를 받고 대가를 챙겼기에 이렇게 강력해졌지?
이계로 명목상의 진리대리로 간 것이 아니었나?”
전율의 진군은 발동시켰던 전투태세를 보고 주신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왜 일족까지 데려와서 개인세력화해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한지를 전혀 몰랐는데 단 하루 만에 깨달았다.
차원신계는 신흥세력이라고 하지만 정말 뭐가 튀어나올지가 모를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아니 각각의 주신들의 세력도 급증하고 있었다.
‘전지의 성(全知의 聖).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휘하를 전부 데려오고 있지?
여기를 아예 전능일족 여신들의 근거지를 삼을 생각인가?
그리고 다른 주신들의 동향도 심상치가 않다.
어디서 저런 전력들을 끌고 오는 것이지?’
각 주신들이 마음대로 세력을 만들어도 좋다.
단 신계 내에서의 전투는 금지한다.
이건 신계관리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 허락한 일이다.
막을 명분이 없으니 내버려두었더니 차원의 마도신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마치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다.
오죽하면 신계관리주신이 된 과거 500주우주의 오리진들도 슬슬 눈치를 보더니 여기저기 연락을 하고 있었다.
정기에 여력도 있고 혼자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계 전력이 강화되어서 좋기는 한데 아주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새로 유입되는 전력은 주신들의 것이지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의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다 세력균형이 무너지면 내전이 일어난다.
그렇지 않아도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 불을 지르고 있어.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불만과 의문을 한가득 품고 직접 따지려고 오리진들을 지나쳐서 가려는데 신령상태인 주신들을 쳐다보았다.
신격은 높은데 신력은 아주 낮아서 마치 잔뜩 부풀린 풍선과 같았다.
하루 만에 이상한 고위신들은 잔뜩 보았는데 아주 특이했다.
“그리고 이놈들은 도대체 뭐야?
신격만 이상하게 높은데?
아-! 머리 아파-!
신계주신인 본인이 왔으니 직접 물어보면 되겠지.
주변 경계를 풀고 신계주신님이 복귀하신 것을 신계에 알려라.
주신들은 각자 와서 직접 이야기 하라고 해-!
단 하루지만 이런 난리가 없었어.”
주신전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자신의 뒤로 그림자처럼 오십이 넘는 고위마신들이 따른다.
과거 자신을 목숨을 걸고 따르던 진정한 충신들이다.
처음에는 단지 자신이 다스렸다가 물려주었던 일족의 새로운 지배자에게 적응하지 못할 정도로 고지식한 충신들에게 자리를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하나 전지의 성도 그렇고 다른 주신들이 자신조차 무시하지 못할 고위신들을 마구 늘리기 시작하자 이들로는 슬슬 불안해지고 있었다.
‘나도 이 난장판에 동참해야 하나?’
아직 일족에 대한 영향력은 많이 남아있었다.
아니 새로운 지배자가 된 아이가 두 일족을 동시에 관리하기에는 힘이 부족하다고 다시 복귀를 요청하고 있는 지경이다.
하나 일족의 지배자로 돌아가면 개인수련시간은 감소한다.
주신전의 경비만 하면 되는 지금이 최대한 강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
‘최고위 창조신계 주신전의 수문장 노릇도 나쁘지는 않지.
멈출 생각이 전혀 없는 전지의 성 때문이라도 일단 세력을 더 끌어 모아야 하겠군.’
그리고 신계주신이 돌아왔다는 통보를 받은 주신들이 급하게 하나둘 길을 따라서 이동해 오고 있었다.
주신들도 선의의 경쟁이 아닌 전쟁을 위해 필사적으로 과거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처음에는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경쟁 심리로 동참했는데 폭증한 전력들을 보니 무서울 정도였다.
갈수록 살벌해지는 신계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신계주신이 뭔가를 제어를 걸어야 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차원의 마도신을 만나서 지침의 변경을 건의를 하려고 모두 출발했는데 상상도 못할 정도로 주신전의 앞마당이 넓어져 있었다.
모두의 앞에 서서 걸어가던 토리나가 당황해서 뒤로 물러설 지경이었다.
“이건 앞마당이 아니라 대륙크기의 거대한 밀림이잖아?”
“…….”
“거기에 행성결계?
공간이동 막혀있지?
설마 저 길 따라서 걸어오란 소리야?”
“…….”
주신전을 둘러싼 우주수로 만들어진 행성결계는 다행히 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신계관리주신으로서 길을 호위하고 있을 오리진들의 개인 신전이 막고 있는 덕분이다.
하지만 공간이동이나 차원이동은 신계주신의 차원권능으로 신계 전체가 아예 원천 봉쇄되어 있는 상황이다.
결국 길을 따라서 직접 뛰거나 날아가야 했는데 여기도 제한이 있었다.
길을 벗어나서 날았다가는 신계 공중에서 뭐가 튀어나와서 공격당할지를 모르니 오로지 뛰어가야 하는 것이다.
하나 그마나 안전한 길에도 함정이 있었다.
권능을 발동할 정도의 신력을 사용했을 경우 유격화산(遊擊火山)이 발동하여 정기와 신력을 빨아들이게 되어 있는 악랄하기 그지없는 구조였다.
‘공간이동과 차원이동은 봉쇄되어 있다.
날아 가려하다가는 공격당해 땅에 떨어지고 뛰면 신력과 정기를 강제로 흡수당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모두 길을 따라 걸어서 이동하고 있는데 이건 뭐라고 말할 기력도 없었다.
거대한 주신전이 지평선 너머로 겨우 보일 정도로 끝도 없는 길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도 꼭 만나야 하니 처음에는 기운차게 출발했다가 점점 지쳐서 천천히 걷고 있는데 옆에서 토리나가 기가 막혀서 한탄을 계속하고 있었다.
주신들이 걷는 속도는 새들이 나는 속도와 맞먹는데 이건 끝이 안보였다.
“이야-! 여기 더 넓어졌다.
이젠 완전 행성 넓이일까?
하아? 이러면 주신전으로 가는 출근길이 아니라 완전 장기여행이네.
그런데 뭐 이렇게 불편해?
분명 아예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 뜻 맞지?”
“…….”
다른 여주신들은 토리나가 언제나처럼 굉장히 핵심적인 말을 무의식적으로 내뱉는데 대답할 기력도 없었다.
주신의 입장으로도 걸어서는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황당한 아주 만만치 않은 여행길이 주신전으로 가는 출근길이 되어버린 탓이다.
따라오던 고위신들은 걸음에 맞추지 못해서 모두 돌려보내서 주신들만 가고 있는지 오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기하면 바로 되돌아 갈수 있는 구조가 있어서 다행이지, 그것마저 없었으면 정말 길가에서 정기고갈로 말라비틀어질 수준이었다.
자신들만 남으니 화가 나기도 하지만 불법적으로 공간이동을 했다가는 어디로 처박힐지는 누구도 예측을 못한다.
최소한 차원의 마도신 이상의 공간이동의 권능이 없다면 자살행위였다.
모두가 공정하게 길을 따라서 걸어가게 만든 덕분에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주 불편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처음 휴식 장소에 도착했는데 먼저 출발한 정령주신들이 쉬고 있었던 탓이다.
로키나를 대표로 하는 정령주신들의 대표들이다.
이들도 주신들이 다들 몰려왔다가 체력이 떨어진 일부인원은 모두 돌려보내고 남은 정예들이다.
서로 보자마자 모두 황당하다는 얼굴을 하고 바로 고개를 돌렸지만 일단은 쉬어야 했다.
물론 한마디 말도 없었다.
“…….”
“…….”
일직선으로 가는 길이고 겨우 중간에 도착해서야 신계관리주신들이 거주하는 신전이 있어서 쉴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그대로 강행돌파하자니 체력과 신력소모가 만만치가 않았다.
여기서 쉬면서 보충해야 하는데 덕분에 꼴도 보기 싫은 경쟁자나 과거의 원수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기분 나쁘다고 바로 떠나기에는 모두 너무나 지쳐있었다.
그나마 신계주신이 각자의 세력을 만들어도 좋다고 허락한 대신 전투를 금지시켰기에 안심하고 쉴 수 있었다.
체력을 보충하자마자 바로 떠나서 거리를 벌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어둠이 다가왔다.
“해가 떨어집니다. 로키나…….”
“우리 아침에 출발했지 않았나?
아직 절반도 못 갔지? 응?”
“이거 아무래도 정령계로 들어가는 유격화산을 더 가혹하게 재현해놓은 것 같은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몰랐지만 걸어가기만 해도 심각하게 체력과 정기가 소모되고 있어.”
“우리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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