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69화 (480/2,000)

26, 27권

현세계의 어떤 힘도 막을 수 없다는 아르카나 시스템을 겨우 한 명의 창조신이 무참하게 뭉개고 본성과 수도, 거기다 끝도 없는 지역을 관통시켜 소멸시킨 것이다.

검은 우주공간에 그어진 검게 빛나는 선은 위성크기의 굵기를 가지고 막아서는 모든 행성과 방어막을 집어 삼키면서 끝없이 이어져 있다.

피해영역이 위성크기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래도 해방군의 잔존 전력은 9할 이상은 남아있다.”

“해방군들의 본성이 저 꼴이 되었는데 무슨 의미가 있어?”

“신계를 잃어서 부활을 할 수 없겠지만 1회의 전투에는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대체 신계를 지원하면 힘들겠지만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영원체인 진리는 신족은 집단의 접근을 용인했다.

진리가 왜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초월자들의 군세가 가까이 오면 모두 두들겨 패고 쫓아내니 혁명군이 직접 나설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신족의 배신자들로 구성된 해방군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했다.

하나 이놈들도 문제였다.

같은 동맹이기는 하지만 결국 신족과 초월자의 관계라서 이질적이다.

능력을 넘는 대규모 군대를 유지할 정기가 없어서 자신들의 지원을 받아 처먹는 주제에 끝까지 고개를 쳐들고 감사지도 않았다.

계속 신족이 지배종족으로서 있던 아주 먼 과거의 사실을 꼬박꼬박 내세우면서 상전노릇을 하려했다.

물론 그런 싸가지가 없는 지배층들은 방금 저 창조신이 전부 소멸시켰지만 휘하들의 태도도 똑같았다.

“받아들이겠어?

우리 덕에 먹고사는 주제에 자존심은 살아서 절대 고개는 숙이지 않던 놈들이잖아?”

“복수를 원하지 않겠나?

우리가 지금처럼 대가없이 적극 지원하겠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 말에 다른 창조신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해방군의 본성 ‘피오리나’에 살고 있는 신들의 수는 2백만 이상인데 소멸되었다.

영원히 사는 신족이지만 그들도 결국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들이다.

창조신과 주신은 물론 일반신까지 전부 소멸되었으니 관계가 있는 다른 투신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복수심을 자극하고 무상지원을 약속하면 지금이상으로 압박이 가능할 것이다.

“전선을 뒤흔들고 억압자들의 본성에서 우리들의 동조자에게 전쟁반대를 유도하면 저자도 결국 실각할 것이다.

저런 잔혹한 독재와 파격이 계속 통할 리가 없다.”

직접 전쟁에서 상대하기 힘들면 본국의 입지를 흔드는 것이 현명한 대처다.

하나 대표 격으로 대화를 주제하던 창조신은 의견이 달랐다.

그런 압박전술이나 내분을 일으키는 잔꾀가 통할 상대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세력을 다 죽여 버릴 명분이 생겼다고 좋아할 것 같았다.

혼자서 그럴 힘도 충분히 있어 보였다.

“그러다 저 미친놈이 아군이고 뭐고 반대하는 자는 전부 죽이고 소멸시키면?

그나마 힘들게 유지하던 내부세력까지 전부 날리는 것 아니야?

그 이후에 혼자 다 처리하겠다고 날뛰면?

그걸 막을 방법이 있어?”

“…….”

바로 눈앞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초토화된 해방군의 본성 ‘피오리나’가 있다.

자신들도 혁명군 세력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데 혼자서 해치운 참상을 보면 당연히 있을 수가 없다.

이러면 본인의 자비나 인정이나 자제심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적이지만 일반신과 신계를 소멸시켰다.

거기에 검은 선이 남아서 주변의 물질과 정기를 빨아들이는데 신경도 쓰고 가는 꼴을 보니 무리였다.

그러나 다른 좋은 방법이 없었다.

“해방군은 이 꼴이 되었지만 다른 제어수단이 없다.

내부 동조자도 어차피 완전히 우리편이 아니라 자기들 이익을 최우선으로 움직이던 것들이니 버린다 생각하고 일단 내부에서 분란을 시도해 보자.

해방군에게는 임시 신계를 지원한다고 해서 더욱 압박을 유도하지.

이제 또 할 말이 있는 동지가 있어?”

그런데 진리의 선택을 받은 동지가 침중하게 말을 했다.

“방금 발동된 공격에 소모된 행성이 1천개 이상이다.

그리고 권능영역이 지역우주 이상이다.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하는 힘과 연산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이 이상 접근하면 발각될 것이다.

그럼 지극히 높은 확률로 죽는다.

접근하지 마라.”

“…….”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지만 모두 이해했다.

이런 짓을 자연스럽게 하는 창조신이 자신의 영역에 정체 모를 초월자들이 배회하는데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아마도 이유 불문하고 죽이거나 소멸시키려고 달려들 것이 뻔했다.

그걸 막을만한 힘이 자신들에게 있다고는 할 수 없으니 무조건 피해야 했다.

게다가 보나마나 본성에 돌아가면 대규모 숙청을 실시할 것이 당연하니 잠복하고 있던 모든 아군을 철수시키거나 잠수를 명령해야 했다.

겨우 허계의 창조신 하나가 진리대리로 넘어왔는데 이제까지 유효하게 써먹던 제어수단이 대부분 무력화된 것이다.

‘진리대리 회색현재 차원창세신 코아(眞理代理 灰色現在 次元創世神 Core).’

이제부터 지극히 안 좋은 상황에서 지겹게 들을 것 같은 끔찍한 예감이 모두의 머릿속에서 스쳤다.

그리고 자신들 쪽을 쳐다보던 시선도 마음에 너무나 걸렸다.

단 한 점의 흔들림도 없이 살기와 투기만이 섞여서 검게 불타는 투신의 눈동자였다.

일반신과 투신을 구부하지 않고 무참하게 파괴한 지역을 살피고 다른 적을 찾는 모습은 너무나 냉혹한 전신의 모습이었다.

그러니 수백만의 신들을 소멸시키는데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적이지만 같은 신족에게 저렇게 하는데 반역한 지성체들을 어떻게 할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마지막에 자신들 쪽으로 보낸 아무 가치가 없는 존재를 보는 것 같은 시선에 오싹해지지 않았으면 거짓이다.

자신들을 약자라고 박살내고 무시하던 진리까지 생각나게 하는 것이다.

대표가 이를 갈면서 욕을 하고 있는 이유였다.

“저 미친놈은 자신 외에는 모두 적인가?

왜 뒤를 생각도 하지 않지?”

“과연 억압자들에게 침투시킨 혁명군과 해방군이 견딜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모두 부정했다.

진리대리로 온지 하루도 안 되어서 해방군의 본성과 군세의 1할이 날아갔다.

본격적으로 날뛰기 시작하면 둘 다 전멸은 시간문제였다.

더구나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재구현의 제약조차 없어 보였다.

본 실력을 내는 허계의 강자는 정말 무시무시했다.

“해방군들이 전멸되고 억압자들이 뛰쳐나오는 최악의 상황도 감안해야 하겠군.”

“그 전에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진리가 뒤흔든 현세계에서 천운과 노력으로 창조주만을 신봉하고 지성체를 착취하던 신족의 시대를 끝냈다.

혁명을 완성한 이후에도 여기까지 오기 위해 치룬 희생은 한도 없고 겨우 자립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겨우 허계의 존재 하나 때문에 그 혼란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다른 초월자들의 단결이 필요하다.”

“하나 대책이 없다.

여기 상황을 알려주어도 얼마나 모일지…….”

이것이 자신들의 문제였다.

과거 500억 년 전에는 지성체들의 자유와 해방을 위하여 전부가 똘똘 뭉쳐서 결국 창조주의 세력을 전부 구석에 처박기까지 했다.

진리가 있는 행성에는 한번 당하고 나서 두려워서 가까이 가지 못했지만 동조한 신족의 세력을 이용하여 목줄까지 채웠으니 만족한 성과였다.

그 후 각자의 세력을 키우면서 번영하여 기존 신족의 세력을 능가할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각자가 가진 세력은 너무 팽창하여서 결국 다른 동지들이 이끄는 주변과 대립을 불렀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어 버렸으니 협력은 힘든 일이다.

더구나 가장 두려워하던 진리나 10중심은 고사하고 잘 모르던 주우주의 창조에게 총력으로 대응하자는 주장이 먹힐 리가 없다.

500억 년 동안의 억제방법이 전부 와해가 우려되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이를 갈 뿐이다.

그렇다고 직접 자신들이 나서서 제재를 하려 하자니 힘도 무섭지만 진리대리(眞理代理)라는 이상한 직함이 굉장히 마음에 걸렸다.

진리대리가 당하면 진리가 혹시 뛰쳐나와서 다시 자신들을 멸망시키려할지 몰라서 두려운 것이다.

“혼자서는 날뛸 수 있어도 점령은 못한다.

일단 지금처럼 내부를 흔들어서 힘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킨다.”

“해방군에게 아무 조건 없이 임시 신계를 대여하고 복수하라고 부추기겠다.”

“같은 신족까지 싸우게 해서 정신체들의 전력을 감소시켜야 한다.”

결국 내부에서 지금처럼 혼란을 일으키기로 결정하고 바로 해산을 하는 초월자들이었다.

그리고 단숨에 본성 서우리나에 돌아온 차원창세신 코아는 진리 친위군으로 강제 전환시킨 허계 봉쇄군을 포위한 제 3군 방위군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런데 외곽이 아닌 바로 참모부였다.

완전무장을 한 채 이런저런 지시를 하고 있는 약간 통통한 체형의 사령관과 참모들을 보면서 못마땅하여 혀를 찼다.

이건 투신인지 관리신인지 모를 정도로 지극히 못마땅한 신체단련 수준이었다.

“쯧-! 눈 버렸다.

이건 최악이군.”

사령부에 공간이동으로 갑자기 나타난 창조신을 보고서 3군 사령관과 참모들은 바로 대응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멍해져버렸다.

군단의 지휘부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공간이동의 방어막으로 방호되고 있다.

대규모 공간이동을 통한 기습전을 전문으로 하는 특작부대의 기습을 막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한데 공간이동 방어를 완전히 무시하고 차원의 문을 열고 갑자기 나타난 강력한 창조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강대한 권능이 발동되는데 전혀 이상을 못 느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였다.

‘방어결계가 무력화되었는데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

적이었으면 모두 죽었다.’

“누……, 누구십니까?”

자신을 보면서 기분이 나쁜 기색이 역력하자 감히 덤비지는 못하고 한발 물러서면서 공손하게 물었다.

척 보아도 자신보다 상위의 창조신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허계 봉쇄군이 진리의 깃발을 들고 본성을 포위한 상황이다.

본성의 상태도 정상이 아닌지 위원회의 어떤 지시도 없었다.

지금처럼 갑자기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 아차하면 끝장이 난다는 위기의식이 신중함을 더한 것이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전혀 의외였다.

“진리대리 회색현재 차원창세신 코아(眞理代理 灰色現在 次元創世神 Core).

이계 서열 1위다.

나의 명령에 따르라.”

“진리대리-!

서열 1위?”

3군 사령관의 태도가 어떻든 코아의 관심 밖이었다.

이미 적과 아군을 모두 철저하게 시험했다.

이제 본인보다 더 이상의 강자가 없다는 확신이 선 이상 서열 1위로 자처하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는 것이다.

모든 강행수단을 동원하여 이계를 최대한 빠르게 정리하고 복귀로 마음을 정한지 오래였다.

이계는 너무 정기가 희박하고 자극을 줄 강자가 없었다.

‘여긴 정기가 너무 약하고 투신들 수준이 낮아서 나까지 허약해지는 기분이야.

정식절차를 밟아서 절대계에 자리를 잡고 최대한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미래 놈이 그래도 같은 존재이니 기본자격만 갖추면 회색영역에 자리를 내주겠지.

빨리 이계의 정리를 끝내고 주우주로 돌아간다.’

상대도 안 되는 약자와 싸우면서 만족하면 힘의 상승을 고사하고 퇴보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이계 전부와 비슷한 최고위급 창조신계를 가지고 있는 신계주신으로서 수십 배가 넘는 신력지원까지 받을 수 있으니 장기간 머물 이유가 없었다.

‘차원의 마도신인 내가 서열 1위의 강자라는 사실은 나 혼자서 전부 이계를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그런 자신감으로 박력이 넘치는 명령에 3군 사령관인 창조신이나 참모인 주신들은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진리대리가 허계에서 지원하러 온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위원회의 통제를 받는 자신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할 권한은 절대로 없었다.

방어군을 움직이려면 최소한 위원회와 최고 위원회가 공동서명한 정식 명령서가 있어야 했다.

“그게…….”

어떤 명령인지도 모르기에 당장 반발하지는 못하고 식은땀만 흘렀다.

이계 서열 1위라는 직위도 처음 들었지만 앞의 창조신의 분위기가 정말 심상치가 않았다.

자신은 창조신이지만 전투력보다 운영 쪽에 권능이 치중된 문제로 최전선에 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직감만은 정말 좋았다.

출세에 지대한 기여를 한 직감이 지금 최고수준의 경보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망설임과 곤혹스러움을 무시하고 바로 세부 명령이 떨어졌다.

“1군이 담당하는 전선을 붕괴시키고 적의 영역을 점령시켰다.

3군은 전부 1군 지역으로 이동하여서 주둔하고 1군을 지원하라.”

“!!!”

3군의 주 임무는 전선을 담당한 1군과 3군의 예비대와 본성수비다.

그걸 감안하면 당연한 임무이기는 하나 방어군을 전부 움직이려면 적어도 위원회의 거의 만장일치의 요청과 최고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본성 방어군은 결코 외부로 보내지 않았다.

배신자들이 총 전력의 절반이 넘는 군세를 가지고 반역자들을 응징하는 원정을 나섰다가 오히려 회유당해 치명타를 당한 이후로 생긴 철칙이다.

군신과 투신에 대한 감시와 군대이동의 감시에 철저한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했다.

그런데 3군을 전부 이동시켜 점령지원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상황을 모르니 그럴 수도 있지만 명령은 갈수록 위험도와 확실성을 더해갔다.

“진군로(進軍路)는 내가 열어놓았다.

1군과 힘을 합쳐서 내가 점령한 지역에서 단 한걸음도 물러서지 말고 전진하라.

잠시 전력 보강을 위해서 멈추는 것은 상관하지 않겠다.

하나 만약 영역수복을 포기하거나 내가 점령한 영역을 빼앗기는 용서할 수 없는 추태를 보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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