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68화 (479/2,000)

26, 27권

단 1명의 창조신이 순간적으로 했다고는 믿기지는 않는 피해였다.

그것도 단 한 번의 권능발휘로 자신들에 뒤지지 않는 해방군의 방어체계가 무너지고 본성과 신계가 있는 수도까지 통째로 사라졌다.

얼마나 잔혹하고 냉정한지 창조신이나 투신들은 물론이고 일반신들까지 전부 소멸되었다.

거기에 살고 있던 신들이 소멸하면서 외쳤던 단발마는 지금도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자신들도 이미 절반이상은 정신체와 같았기에 그런 비명을 안 느낄 수가 없었다.

이런 짓을 벌인 존재인데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오로지 진리대리라는 직함만을 알 뿐이다.

“도대체 저 놈은 뭐야?

왜 오자마자 적응은 하지 않고 바로 전부를 부수는 거지?

정보가 정말 없나?”

새로 나타난 적에 대한 정보가 급했다.

그러나 허계에 대한 세부정보는 최고위원회의 철저한 통제로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그러니 자신들 중 유일하게 전뇌계와 연결이 허가된 한 명의 동지 외에는 얻을 방법이 없었다.

유일한 정보 통로자인 동지에게 대표자격인 동지가 끝없이 질문을 쏟아내었다.

속으로는 왜 가장 강한 세력을 가지고 최고라고 인정받는 자신이 아닌 혼자 떠도는 저 외골수에게 전뇌계의 접속 권리를 부여하여 이런 불편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가졌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강함만을 생각하는 진리의 평가기준을 생각하면 저 외톨이가 자신보다 강하다고 인정받았다는 뜻이겠지만 결코 납득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질문방법도 험악하고 명령조가 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가 이게 뭐냐?

아르카나 시스템의 공격조차 밀어붙이고 본성까지 파괴하다니 이해가 안갈 정도의 위력이다.

더구나 이 사정거리는 또 뭐야?

어디까지 관통된 거지?

그리고 왜 이건 안 사라져?

접근조차 할 수 없잖아?”

위성 크기로 그어진 검은 선은 접근조차 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흉험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권능의 잔류흔적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허계에서 누군가 진리대리가 온다는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비상을 걸고 촌구석에 처박혀서 수련만 하던 이 동지를 강제로 끌어올렸다.

혹시라도 10중심이 오면 1만분의 1로 능력이 감소되는 신체 재구현의 제약이 있어도 정말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인데 아니라는 대답을 듣고 안심하고 있었다.

1만분의 1로 능력을 감소되는 재구현의 제약으로 그들이 아니라면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완전히 날벼락을 맞고 말았다.

질문을 받은 동지는 잠깐 눈을 감더니 전뇌계와 접촉하고 바로 대답을 쏟아내었다.

“권능명은 절대거리(絶代距離) 코아.

10중심 회색의 권능으로 확인되었다.

10중심 중 최강의 육체를 가진 흑염의 절대자까지 튕겨내는 위력에 무한대의 사거리를 가졌다고 하는군.

회색의 절대자가 사용했을 때 1천개의 주우주의 영역을 관통했다고 한다.

그걸 근거로 하면 현세계 전부가 관통되었다고 유추된다.

파괴흔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마도로 현실 왜곡한 현상 같다는 추정 정보다.”

“10중심이 새로 생겨나고 전투를 벌인 현황이 허풍이 아니었어?”

10중심 중 단 2명의 결투여파에 주우주와 절대계가 전부 파괴될 뻔했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정보를 믿을 수 있을 리가 없다.

하나 바로 날선 비판이 날아왔다.

“어리석은 소리-! 진리님의 전뇌계는 결코 거짓 정보를 주지 않는다.

거짓말은 약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진위를 의심할거면 부르지도 마라.

너희들이 과거에 같은 길을 걸었던 동지에 대한 의리가 아니라면 상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물어보지 않은 질문은 대답하지 않겠으니 똑바로 질문해라.”

“이-!”

전뇌계에 대한 정보에 의문을 약간이라도 표시하면 당장 이런 식으로 쏘아 붙인다.

아무리 진리에게 강함을 인정받고 전뇌계를 통한 정보와 지원을 혼자 독점한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거침이 없는 언행이었다.

하나 진리의 인정이고 뭐고 이 동지는 자신들과 같이 착취 받던 지성체의 혁명을 핵심적으로 주도했기에 정신체와 영원체의 반역자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허계의 창조주인 진리에게 꼬박꼬박 극도의 존경심을 보이면서 존댓말을 하는 꼴을 보면 속이 뒤틀릴 지경이다.

마치 자신이 창조주를 직접 모시는 고위 창조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오래였다.

‘저 자식이 누구 편인지 의문이 갈 정도다.

당장 숙청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허계에 대한 정보와 지원이 완전 끊기니 그럴 수도 없다.

현세계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신체를 추방하고 지배권을 강제 위임받아서 창조주조차 포기하게 했지만 진리만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지금도 진리를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진리가 허계의 배신자들을 쫓아서 현세계를 뒤집어엎었을 때는 극도의 혼란이 왔다.

혁명을 원하던 자신들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창조신들을 이간질시켜서 내전을 일으켰고 그 싸움에서 자신들은 모든 생명체와 지성체를 정신체와 창조주의 지배에서 해방시켰다.

지성체의 자립을 실현시킨 자신들은 창조주나 신족들의 입장에서는 반역자였다.

하나 반역자들이 완전한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배세력의 제거가 필수다.

신족 자체를 멸망시켜야 했는데 신족의 핵심세력이 도망간 곳이 하필이면 진리가 있는 최외곽의 행성지역이었다.

그래도 끝장을 내기 위해서 전력을 전부 모아서 전진을 하려하는데 그때 진리를 처음 보았다.

목검만 한 자루 들고서 대군세의 앞에 선 소년의 입에서 호기심이 넘치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호오? 너희들이 반역자 역할을 맡았느냐?

초월자들만으로 이루어진 군세라?

이계의 영원체도 무척 고심을 하고 있군.

하나 너희들 같은 약자들과 어울려줄 생각은 없다.

절대계에 접근은 금지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그 이후로 벌어진 일은 악몽이었다.

진리에게 현세계에서 정신체 세력을 전부 몰아낸 자신들의 세력이 전부 쓰러진 것이다.

진리가 장난처럼 휘두르는 목검에 버틸 수 있는 초월자가 없었다.

어떤 공격도 소용이 없고 막을 수가 없으니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수 없어서 마지막까지 발버둥을 쳤으나 이상한 일격에 전신의 뼈가 박살나서 무너진 자신들에게는 진리는 말했다.

“오기는 현재 이계의 신족보다 나은가?

잘 키우면 그런대로 쓸 만하겠군.

앞으로 잘해봐라.”

창조주에게 반기를 들고 정신체를 거의 멸종시킨 자신들인데 허계의 창조주는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고 영역에서 추방만 했다.

당장 쓸어버릴 수 있으면서도 자신들을 현세계를 대표하는 강자 중 일부라고 인정하고 생존을 용납한 것이다.

그러나 모두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부상을 입은 채로 방치되었다.

여기서 모두가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

진리가 마지막에 쓰러졌던 이 동지를 직접 치료해주고 전뇌계의 지원까지 붙여준 것이다.

난생 처음 들을 정도로 온화하고 따스한 목소리가 갑자기 진리에게서 흘러나왔다.

“호오? 너는 아주 뛰어나구나.

무척 강해질 수 있겠어.

그러니 이런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전뇌신(電腦神)을 하나 붙여 줄 것이니 오로지 강해지는데 집중하도록 해라.”

진리의 공격을 최후까지 버티었던 동지는 전쟁에 참여한 수십억의 초월자 중에서 유일하게 강자로서 인정받고 선택받았다.

하나 하필 그 때가 혁명군 전부가 마지막 마무리에서 진리에게 무참하게 패배하고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상황이었다.

모두가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데 단 한 명만을 선택하여 치료하고 배려했다.

이러면 배려를 받은 본인이 무사할 리가 없는 것이다.

이 후폭풍은 선택받은 동지를 혁명군에서 결국 추방시키고 혁명의 결속까지 흔들일 정도였다.

그렇게 진리는 강자를 우대했지만 보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선택받지 못한 약자들의 마음에는 너무나 무관심했다.

‘정신체와 대립하는 우리에게 허게의 창조주가 같은 수준의 지원과 정보제공을 무상으로 해주다니 말도 안 된다.’

‘허계의 전뇌계로부터 얻은 정보는 모두 공개하라.’

진리에게 선택받은 동지는 너무나 주변의 험악한 반응에 당황하여 모든 정보를 공개했지만 역효과만 커졌다.

100억만 넘어도 최고의 강자로 간주하는 현세계에서 절대계의 기본신력수치는 너무나 허황되어서 믿지 못할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신력 1조가 넘어야만 절대계에 들어설 수 있다고?”

“신력 1천조가 넘는 절대자?

이것이 가능한 수치인가?”

“이건 거짓 정보다.

너는 진리와 허계에 붙을 생각이냐?”

그때 혁명군 모두가 너무나 순조롭게 승리했다가 처음 당한 패배에 모두 정신이 거의 나가있었다.

처음부터 같이 혁명을 해온 자신들조차 의심할 정도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억압자들의 협력자가 넘겨준 정보와 대조하여 확인을 해보니 일치했다.

정말 단 1번도 왜곡된 정보나 잘못된 권능을 알려준 적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해명을 하고 가능한 권능까지 전부 알려주었지만 주변의 끝없는 질투와 의심 앞에서 혁명의 동지는 결국 분노했다.

“집단과 세력으로 개인을 핍박하고 없는 죄를 만들어내는가?

네놈들도 결국 부패하고 오만한 정신체들과 똑같다.

결국 진리가 옳았다.

혁명은 지배층을 교체하는 것뿐이지 결국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억압받던 지성체를 위한 나의 투쟁은 전부 쓸데없는 일이었어.”

혁명에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던 동지는 진리와 강함의 숭배자가 되어버렸다.

전뇌계를 준 것은 속임수이니 이제 포기하고 권력을 같이 누리자면서 말리는 자신들을 뿌리치고 홀로 고행의 길을 갔다.

“이제 다른 존재는 믿을 수 없지만 진리님이라면 믿을 수 있다.

진리님께서는 오직 강한 세계와 강자를 원한다.

절대적인 강자가 모두를 자신과 같은 경지로 이끄는 세계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집단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유지되는 권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혁명조차 부정하고 강자만을 우대하는 진리의 길을 친양하며 혼자서 지성체의 세상이 된 우주를 떠돌았다.

그와 접촉한 전향한 창조신들도 점점 저 말에 찬성하면서 세력화가 되어 갔다.

그리고 전뇌계가 넘겨준 정보와 권능의 도움을 최대한 받으려고 했다.

이런 혁명의 배신자는 처형을 해야 했지만 그럴 수조차 없었다.

약자라는 이유로 마치 길에 난 잡초를 쳐내듯이 자신들을 박살낸 다시 진리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진리에게 선택받은 동지는 혼자서만 자유롭게 살아갔다.

자신의 기준과 감정에 충실하면서 말이다.

“내가 보기에도 이 권능의 이름은 회색의 절대권능 절대거리 코아가 맞다.

무한대의 사거리를 가지고 모든 권능과 물질을 흡수하는 권능은 절대계에서도 따로 없다.

그리고 코아가 아니라면 저렇게 뚜렷한 특수한 파괴흔적을 남길 수 있을 리가 없다.

도대체가 권능이 발동되어 효과가 적용된 이후가 더 위력적이라니 이해가 안갈 정도다.”

정말 무슨 용도인지 모르지만 정말 기이한 검은 선은 주변의 정기와 물질을 빨아들이면서 갈수록 실체화되고 있었다.

이미 권능을 발동한 본인이 사라졌는데도 이런 위력이 보이다니 적인데도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물론 저것이 무엇인지 조사를 해야 했다.

하나 우주에 자연적으로 생긴 왜곡지점처럼 주변의 물질과 정기가 흡수되어 사라지는 것을 보니 접근을 시도해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럼 이게 10중심들의 절대권능의 위력인가?

기가 막히는군.”

이제 상황은 간단했다.

해방군의 전선의 일부가 붕괴되고 본성 ‘피오리나’가 함락의 위기에 몰리자 최종병기 아르카나 시스템이 발동되었다.

혹시라도 진리나 잠든 현세계의 창조주를 자극할까봐 저 멀리서 감시만 하던 자신들이 기겁을 해서 쫓아왔지만 결국 발사되었다.

‘서로 최종병기를 난사하면 끝장이다.

여기서 신족의 역사는 전면전으로 끝나야 했다.’

그런데 이후에 본 광경은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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