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66화 (477/2,000)

26, 27권

이미 본성까지 확인해본 모양이니 이 이상은 시간낭비였다.

지금까지 벌린 일로도 목이 붙어 있을까 의심스러운데 남의 공적까지 신경을 써줄 여력은 없었다.

뚝-!

그대로 연락을 끊어버리고 바로 최고위원회에 연결했다.

이유가 어떻든 그렇게나 고대하던 승리이자 전진이었다.

모든 투신과 전신들이 신이 나서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자 방어막도 더없이 견고해지고 있다.

방어가 저 정도면 일단 문제가 없으니 이제 자신도 살 방법을 여러 가지로 강구해야 했다.

‘최고위원회가 진리대리라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정중히 모시라고 명령했으니 모른 척하지는 않겠지.

그래야만 하는데……, 워낙 일이 크니 어쩐다?’

그런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한 간단한 점령보고에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의 넋이 나간 표정을 처음 보게 되었다.

“점……, 점령했다고?”

“배신자들의 영역을?”

“……예.”

이건 전선을 유지하고 벌이는 신경전과 같은 작은 도발이 아니다.

군대가 전진해 적의 영역을 빼앗았다면 그건 바로 전면전의 시작이었다.

이러면 2차 이념전쟁이 바로 코앞이었다.

투신이나 신기의 질이 높다고 하지만 3배 이상의 전력 차이는 쉽게 뒤집을 수 없다.

그런 큰일이 이렇게 쉽게 벌어지다니 믿어지지 않지만 화면 너머에서 새로 방어선을 만들고 있으니 부정할 수 없었다.

“코……, 코아께서는 어디로 가셨느냐?”

이런 위기를 만든 원흉이자 가장 기댈 수 있는 전력인 차원창세신 코아를 찾았다.

1군 방어군 사령관은 최고위원회의 상당히 망설이는 존댓말이 이상했지만 바로 대답했다.

“차원창세신 코아께서는 적의 본성을 한번 점령해 보신다고 전진하셨습니다.

막는 적의 군대를 모두 소멸시키면서 이동 중이십니다.”

“콜록-!”

“쿨룩-!”

“컥-!”

여기저기서 놀란 기침소리가 나오면서 더 이상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500억 년 동안 서로 이를 갈면서 어떻게든 처리하려던 본성의 점령이 마치 아이들의 장난감을 어른이 나서서 뺏는 것 같았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는 본성으로 다가갈수록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덤벼드는 배신자의 군세를 기쁘게 처분하고 있었다.

일직선으로 본성을 향해 군세와 행성들을 무차별적으로 소멸시키면서 전진하고 있으니 자신의 의도를 모를 리가 없었다.

투신들의 부활과 치유를 담당하는 본성의 신계가 무너지면 대부분의 전쟁은 패배다.

저들은 어떻게든 막아야하는 상황이었다.

그것이 비록 화산에 뛰어드는 나방신세라도 말이다.

“킬킬킬-! 그래 덤벼라. 덤벼.

전쟁은 이래야지.

12써클 전멸세계(全滅世界)-!”

배신자들의 수준은 정말 이계의 투신들의 아래였다.

이제 정식영창으로 위력을 증가시킬 필요도 없었다.

꽈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별들이 폭발하여 우주를 진동시키는 폭음과 충격파가 또 다시 전면을 뒤덮었다.

저 폭염 속에서 살 수 있는 신은 최소한 이계에는 없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사라지는 허약한 군대를 처리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폭발의 소용돌이 속을 관통하여 배신자들의 본성을 향하여 전진하고 있었다.

‘피오리나’라고 말하는 배신자들의 본성은 발칵 뒤집혔다.

거대한 붉은 행성 한가운데 검은 진주와 같은 모양의 도시가 세워진 도시의 지휘부는 이미 폭주하는 패배보고에 거의 공황상태였다.

‘억압자들의 어떤 창조신이 전선을 붕괴시켰다.’

‘주신이하는 접근조차 못하고 창조신도 광역권능에 소멸되고 있습니다.’

‘헌재 피해는 10개 방어군 이상입니다.’

전선을 창조신이 나서서 붕괴시킨 폭거는 이미 제 2차 이념전쟁이 발생해도 충분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본성을 향해 전진하며 대규모 항성계 규모로 신과 행성을 구분하지 않고 통째로 소멸시키니 어처구니가 없는 위기였다.

강력한 창조신이 이끄는 군세로 수십 겹으로 쳐둔 방어선이지만 저런 식으로 힘으로 돌파당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막기 위해 긴급히 추가 투입한 창조신들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계속 소멸당하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너무 힘의 격차가 크니 창조신들을 모아서 한꺼번에 공격해야 했지만 그러기에는 적의 창조신의 진격속도가 너무나 빨랐다.

“11해방군-! 전원소멸-!”

“이 속도로는 10분 이내로 본성에 도착합니다.

“…….”

또 다시 창조신이 이끄는 1만의 군대가 전진을 막기는 고사하고 지체도 시키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런 보고가 벌써 몇 번이나 반복되는 끔찍한 사태에 해방군의 창조신들은 할 말을 잃었다.

대충 최악의 전황이라고 파악은 하고 있는 지휘부에는 이미 죽음과 같은 침묵만이 흘렀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참모들의 발언만이 시끄럽게 울릴 뿐이다.

“도대체 뭐냐?”

“전설 속의 진리라도 직접 뛰어나오지 않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창조신님들의 집결은?”

“앞으로 1시간이상 걸립니다.”

“늦어-!

어떻게든 방어선을 복구해야 한다.”

창조신조차 소멸시키는 위력과 항성계를 통째로 삼키는 공격영역도 문제지만 더욱 끔찍한 것은 이동속도였다.

전선에서 본성까지는 지역우주 이상으로 떨어져있었다.

창조신이라도 본인의 공간이동 능력으로는 1달 이상이 걸리는 초장거리였다.

그런데 전선붕괴라는 초유의 사태를 보고 받은 지 1시간도 안되어서 거의 돌파당하고 이미 적은 지척이었다.

정체도 모르고 막을 수도 없으니 이대로는 본성까지 파괴당할 것이 당연했다.

결단을 재촉하는 시간이 왔다.

최고지배층을 알리는 연단 위의 가장 최상위에 올라서 있는 창조신이 일어섰다.

총수라고 불리는 절대 권력자로 숭배를 받는 그의 입에서 명령이 떨어졌다.

“받은 대로 돌려준다.

이제 억압자들의 지역 점령은 포기한다.

접근하는 창조신과 서우리나까지 한꺼번에 처리하라.”

“하-!”

명령을 받은 창조신들의 우렁찬 대답과 동시에 피오리나의 행성이 진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변은 계속 흥겹게 군세와 항성계를 소멸시키면서 나아가던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도 일어났다.

전멸세계로 모두를 쓸어버리고 전진하는 자신을 막아내는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단지 아군인 것이 문제였다.

“코아님-! 더 이상 전진하시면 안 됩니다.”

아직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한 정기술의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허무의 베인이 필사적으로 쫓아온 것이다.

전뇌계의 지원까지 받아서 공간이동까지 해온 것을 보니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다.

그보다 독한 정기 술을 아주 빠른 기간에 소화하고 정신을 차린 점은 칭찬할 만했다.

물론 칭호가 아니라면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신체가 감당한다는 사실은 강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호오? 벌써 술이 깼나?

과연 칭호를 포함하면 쓸 만하구나.”

그런데 허무의 베인의 등 뒤에는 아까 똑같이 술을 마셨지만 인사불성인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매달려 있었다.

다만 자신과 똑같이 목들을 쇠줄로 연결하고 끌고 온 것은 아주 특이했다.

풀어주지 않고 저 꼴로 끌고 온 것을 보니 정기 술을 못 뺏어먹어서 화가 머리끝까지 난 모양이었다.

그리고 다급하게 보고를 하는데 자신이 원하던 배신자의 최종병기의 이름이었다.

“배신자들에게는 아르카나 시스템(Arcana System)이 있습니다.

더 이상 자극을 하면 정말 위험합니다.”

“아르카나 시스템(Arcana System)?”

생소한 이름이다.

권능명도 아니고 그렇다고 칭호도 아니었다.

이름만으로는 신계의 종합권능으로 유추되지만 주우주에서도 창조신의 영역에 든 허무의 베인이 이렇게 당황할 만한 거의 없었다.

“예. 그것은 별의 정기를 모아서 권능과 융합하여 쏘아대는 초대형의 신력포입니다.

강탈당한 창조주님의 권능과 연동되어 거리에 상관없이 본성의 방위까지 무력화하고 막아낼 수 없는 절대적인 위력이기에 결판을 낼 수 없었습니다.”

허무의 베인은 너무나 당황했다.

배신자들의 머릿수가 많지만 질적인 면은 분명 자신들이 우위였다.

더구나 칭호를 받은 존재들까지 총동원한다면 적의 본성 ‘피오리나’를 점령할 수도 있었다.

하나 배신자들이 공멸을 각오하고 아르카나 시스템을 자신들의 본성 ‘서우리나’를 향해 쏘면 막아낼 방법 따위는 없었다.

그래서 500억 년간 대치만을 해야 했던 것이다.

하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태연했다.

‘결국 이계수준이겠지.

아군의 최종방어병기 수준을 보면 보나마나겠군.’

이미 적의 본성은 지척이다.

그래서 바로 화면으로 본성을 비추었다.

그러자 붉은 거대행성이 뭔가를 발사하기 위해 변화를 하는 모습까지 상세하게 확인을 할 수 있었다.

붉은 행성중앙에 위치한 검은 진주와 같은 신계를 중심으로 조개처럼 행성이 벌어지고 있었다.

“호? 행성을 통째로 개조했나?

저것이 맞겠지?”

“헉-! 발동되고 있다.”

허무의 베인이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거대행성의 절반이 완전히 갈라지고 붉게 빛나는 행성의 내핵이 들어나 있었다.

그리고 그 내핵에서 뿜어지는 정기를 검은 진주모양의 도시가 흡수하면서 약동하고 있는 것이다.

저것이 아르카나 시스템의 정체였다.

거대행성의 정기를 신계의 종합권능으로 증폭하여 발동시킨 신력포였다.

느껴지는 위력은 창조신인 자신조차 두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갸웃거렸다.

발사 직전인 것 같은데 위기감은 고사라고 굉장히 친숙한 느낌마저 들었다.

“호오? 저게 배신자들의 최종비밀병기인가?

권능구조가 뭔가 익숙한데?

정말 위험한 것 맞느냐?”

“그렇습니다.

이미 여기 상황은 본성에 알렸습니다.

빨리 저희도 대피를 해야…….”

허무의 베인은 황급히 전뇌계를 통해서 본성의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에게 상황을 통보했다.

이미 비상사태였는지 바로 연락을 받았는데 아르카나 시스템이 발사 직전이란 말에 놀라기는 했지만 신기하게도 별 반응이 없었다.

본성과 공격궤도상의 전부가 파괴될 위기인데 다만 몇 가지만 확인할 뿐이었다.

‘코아는 옆에 계시는가?

사태는 확인하고 있으시고?’

‘그……, 그런데?’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의 뭔가 미묘한 존댓말에 어색하게 응답하는 허무의 베인이었다.

사정을 전혀 몰랐지만 이미 뭔가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과 코아 사이에서 결판이 났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챌 수 있었다.

아니면 허계의 존재가 이렇게 설치고 다닐 수가 없는 것이다.

‘설마 전부 당한 것은 아니겠지?’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은 자신보다 떨어졌지만 2명만 모여도 만만치가 않은 강자였다.

창조주님께 지배권을 위임받은 창조신의 강함은 거짓이 아닌 것이다.

‘그럼 됐다.

일단 혹시 모르니 대비와 철수는 시키겠다.’

바로 포기한 말투로 바로 공간이동으로 전원 철수준비를 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미 공격범위에 들어 있지만 고위신이라면 피할 수 있었다.

물론 일반신들은 무리겠지만 전멸은 면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안심한 허무의 베인은 치솟는 살기를 숨기지 못했다.

‘얼마나 살릴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서 구해야 한다.

그리고 저걸 정말 사용한 저놈들을 모두 죽여 버리겠다.’

신을 권능을 제약하는 행성의 정기를 이용하여 행성을 파괴하는 신력포이기에 공격궤도 상의 모든 행성과 신족은 소멸된다.

더구나 본성까지 날아가면 얼마나 많은 신족과 생명체들이 죽어갈지 상상도 안 갔다.

저런 대량살상병기를 정말 사용하다니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런데 본성이 날아가는 계기를 제공한 차원창세신 코아가 혀를 차면서 말했다.

적의 최종병기 아르카나 시스템의 분석이 끝난 것이다.

용병신 시절에 워낙 많이 당했던 권능이다 보니 너무 쉬웠다.

그리고 딱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쯧-! 뭔가 했더니 너무나 흔한 행성 파괴급의 신멸포(神滅砲)가 아니냐?

그런데 멍청한 놈들이로다.

저렇게 발사한다고 행성의 내핵을 드러내면 어떻게 하자는 거냐?

발사 전에 저기에 타격을 받으면 행성과 신계가 전부 끝장이 나지 않나?

아니 그보다 신계내부에 저런 위험한 무기를 장착하면, 소수의 적이 내부로 들어와서 폭발시키려 하면 어떻게 막을 건데?

주신급 1명의 침투와 파괴로도 신계가 끝장나겠다.

정말 이계는 아무 생각이 없구나.”

“예? 예?”

자신이라도 당장 공격궤도 상에서 도망을 쳐야하는데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긴 한숨을 쉬었다.

“하아아아-! 됐다.

겨우 대신족(代神族) 주신급의 신멸포가지고 호들갑을 벌이지 마라.

물론 저 정도면 이계에서는 최종비밀병기겠지.

주우주에서도 골치 아픈 수준이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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