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62화 (473/2,000)

26, 27권

눈앞에서 2천 5백만의 신력을 올린 기회가 사라지자 허무의 베인은 분노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너무 고농도의 정기가 농축된 술이라서 창조신인 자신조차 이렇게 부담이 되는데 겨우 주신인 저들이 제대로 제정신을 유지하고 소화할 리가 없다.

바로 올챙이처럼 부푼 배를 잡고 죽겠다고 땅을 굴러다니면서 한심한 모습에 지금이라도 배를 가르고 술을 뺏을까 생각까지 들었다.

만약 흥미진진하게 쳐다보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없었다면 실제로 벌어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만-! 서열 1위로서 하위 서열의 것은 탐내지 마라.

이리 와서 한 잔 받아라.”

탁자 위에 그렇게나 바라는 신력을 올려주는 술병을 꺼내놓고 부르자 저절로 발길이 향했다.

발걸음이 휘청거리고 눈앞이 빙빙 돌았지만 더 먹어서 신력을 올릴 기회는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다가온 허무의 베인에게 술을 채운 큰 잔을 오른손으로 넘겨주었다.

반사적으로 내민 양손을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냥 두지 않는다.

“쯧-! 경계를 놓지 마라.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도 마라.

그래서 진리께서는 이렇게 마시더라.”

왼손으로 쳐서 손바닥이 아니라 오른 손등으로 받게 한 것이다.

이미 만취한 상태처럼 덜덜 떠는 손등에 위태롭게 놓인 술잔이 멀쩡할 리가 없다.

지금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술잔을 필사적으로 통제하면서 입에 대었다.

가까스로 흘리지 않고 입에 술잔을 댄 허무의 베인에게 말을 걸었다.

“진리의 세계에 온 것을 나 차원창세신 코아가 환영한다.

허무의 베인.”

“하……, 하.”

꿀꺽-!

가까스로 가늘게 웃으면서 술잔을 흘리지 않고 비운 허무의 베인은 그대로 의식이 끊겨서 쓰러졌다.

너무나 강한 정기의 과다흡입으로 의식을 유지할 여력이 없어진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고주망태가 된 주정뱅이처럼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자 또 혼자가 된 차원창세신 코아는 혀를 찼다.

“큭-! 역시 이놈도 한 병 이상은 무리로군.

이 방식도 틀렸어.”

조금 강해지라고 아끼던 보약을 먹이려고 해도 너무 허약해서 오히려 독약이 될 지경이다.

이래서는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지극히 난감해 하면서도 마저 술잔을 비운 차원창세신 코아는 술병을 모두 회수했다.

꼴들을 보아하니 깨어나면 술병 안에 든 것까지 빨아먹을 기세였기 때문이다.

모든 술병을 회수하여 아공간에 집어넣고 다시 공간이동을 했다.

‘이번에는 배신자들의 영역을 확인해야 했다.’

현재의 상태를 보아하니 제대로 된 자료가 있을 리가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 전쟁을 하자면 직접 눈으로 보면서 확인하는 것이 제일 빨랐다.

오자마자 취임식조차 하지 않고 여기저기 뒤집고 있지만 자리에 앉게 되면 이런저런 이익관계에 얽혀서 못하게 될 확률이 컸다.

그 전에 어지간한 것은 모두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믿을만한 부하가 없어서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해야할지라도 말이다.

“또 주위를 못 믿고 혼자 날뛰는 이 꼴이냐?

나만 바빠 죽을 지경이로군.”

파파파파파파파-!

전혀 개선되지 않는 한심한 상황에 투덜거리면서도 끝없이 초장거리 공간이동을 반복했다.

거의 지역우주 단위의 이계 공간을 순식간에 횡단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앞에 배신자들과 대치하고 있는 군세의 모습이 보였다.

어지간한 투신들이라면 위험한 태양들과 공간왜곡지역이 즐비한 위험지역을 양옆으로 두고 거기에 일정간격의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대비한 전선이었다.

양측 모두 대형 항성계 규모로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수백 개의 위성과 행성을 기지로 연결하여 설치한 방어막으로 보이는 2겹의 막이 있었다.

“다수의 위성과 행성을 활용한 방어막인가?”

하지만 일반적인 투신이라면 약간의 힘의 투사로 관통이 가능한 방어막이기에 경계막 정도로 판단했다.

그래서 각각의 위성기지에 신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상황이 발생하면 출동하는 구조로 보였다.

하지만 이 방식은 몇몇의 침투라면 모를까 대규모 군세의 침공은 막을 방법이 없었다.

“쯧-! 방어선이 아니라 시간 끌기에 보여주기 용도로군.

병력낭비다.”

그대로 쓸모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경계막을 공간이동으로 돌파했다.

쩌어어어어어어어엉-!

마치 거울이 깨지는 소리가 울리면서 모든 위성기지에서 무장한 투신들이 뛰쳐나왔다.

경계막을 일부러 강하게 뒤흔들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근처에 있던 위성에서 달려오는 수백 명의 투신들을 무시하고 그대로 배신자들의 영역으로 이동했다.

쫓아오는 투신들의 대응보다 배신자들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동작은 당연히 빨랐다.

이상발생지역에 도착했으나 흔적만 확인할 정도였다.

저 멀리서 이동하는 궤적을 확인한 투신들은 다급하게 소리를 쳤다.

“어어?”

“원거리 사격을 해-!

탈영자다-!”

그런데 적 진영으로 이동하는 경계막을 부순 것으로 예측되는 투신의 등에서 13의 빛의 날개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니 투신들이 뒤에서 사격을 하려다가 멈추었다.

13겹의 빛의 날개를 가지면 당연히 주신이다.

방위군에서도 겨우 10명 정도의 최고층의 간부이기에 바로 사격을 멈추었다.

“모두 사격중지-!”

“장난쳐?

주신님이 무슨 탈영?”

전선 방위군의 사령관이 창조신이고 휘하의 1만의 군세를 이끄는 대장이 주신이다.

출세가 보장되어 있는 방위군의 대장들이 탈영했다는 소리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무슨 군사훈련인가?

아님 불시점검?”

“훈련과 경계태세 점검을 적 진영까지 가서 하나?”

“아무리 강한 주신님이라도 위험해.”

적들의 군세는 적어도 자신들보다 3배 이상이다.

저런 대군 속으로는 창조신이라도 혼자 뛰어들어서는 위험했다.

그리고 적에게도 창조신이 있는데 그럴 리가 없었다.

적들도 접근을 눈치를 챘는지 몰려들고 있었다.

“뭐-! 뭐야-!”

“주신이 아닌 창조신?”

하나 갑자기 나타난 창조신의 대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단숨에 적군의 가운데로 파고든 주신의 등 뒤로 13겹의 빛의 날개에 추가해서 13겹의 암흑의 날개 펼쳐졌다.

보이는 공간 전부를 압도적인 신력과 마력을 가진 권능의 날개가 적의 진영을 덮쳐간다.

그제야 일반적인 탈영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한 적군의 군세에 난리가 났다.

특히 주신을 능가하는 신력과 신격을 파악한 적의 창조신과 주신들이 다급하게 몰려왔다.

연락망이 파열될 정도로 의지들이 전달되면서 주신이상의 존재들이 공간이동을 실시한다.

‘최소 신력 250억 이상의 창조신이 기습을 했다고?’

‘강력한 창조신을 활용한 전선 강습이다-!’

‘뭐야-! 진리에게 빌붙어 살던 억압자에 비겁자들이 왜 갑자기 이러는 거냐?’

전력은 해방군인 자신들이 우세하다.

그러니 도발은 자신들이 먼저 할 수 있지 저 비겁자들이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워낙 대규모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보니 도발도 아주 소규모만 할 수 있었다.

잘못하면 존망을 건 대 전쟁이 벌어지니 정치적인 활용이 전부였다.

그런데 다짜고짜 전략수단인 창조신을 활용한 방어선 돌파를 해온다.

이념전쟁에서나 벌어졌던 일이 벌어지니 정신이 없었다.

하나 이미 500억 년이란 기간을 서로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벌인 자신들이기에 조치는 비할 수 없이 신속했다.

해방 방어군 사령관의 지시가 모든 의지를 억누르고 전파했다.

‘일반 투신들은 물러서라-!

저 정도의 신력을 가진 창조신이다.

혼자서 쳐들어올 정도로 전투에 자신이 있다면 하위신은 아무 도움도 안 된다.

주신이상의 전력만을 집결시켜라.

다른 방위군의 사령관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해.

나도 바로 나가겠다.’

상대가 창조신이면 창조신이 상대해야 했다.

그래서 전선 방위군의 사령관까지 나서야 했다.

그렇게 담당방위 사령관만이 아니라 급하게 연락을 받은 다른 방위군의 사령관까지 기겁을 하여 달려왔다.

만약 옆의 방위선이 무너지면 잘못하면 측면을 공격당하는 수가 있었다.

동등한 군세에 앞과 옆에서 공격을 당하고 전선을 유지할 방법 따위는 없었다.

완전히 비상이 걸려서 새까맣게 몰려오는 배신자들의 군세를 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키득거리면서 웃었다.

“크크크크크크-! 정말 즐겁군.”

승리의 확신을 가지고 적진에 홀로 서서 몰려오는 적군을 보는 것은 지극히 만족스러웠다.

강함과 승리만을 추구하는 마도신으로서 진정 보람이 넘치는 순간이었다.

“자아-! 적들의 수준도 보자꾸나.

주신이든 창조신이든 모두 나와라.

비밀병기든 최종병기이든 아니면 결전병기이든 뭐든 다 끄집어내라.

이걸 대응을 못하면 전부 사라질 것이다.

전멸세계(全滅世界) 영창개시.”

우우우우우우우웅-! 위이이이이이잉-!

배신자들 모두가 들리도록 선전포고를 하면서 영창을 시작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한계까지 발휘된 차원의 권능이 담긴 빛의 날개가 눈부시게 빛나면서 항성계 전부를 권능영역으로 포함시킨다.

여기에 더없이 높아진 마력의 영향으로 더욱 검은 빛을 더하는 암흑의 날개가 전부를 집어삼키는 것 같은 현상까지 보여주었다.

그리고 환상처럼 반투명하게 나타나는 거대한 행성과 항성들의 모습에 무슨 일이 발생하려는지 눈치를 챈 해방군의 창조신들과 주신들이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상대는 몸으로 싸우는 투신이 아니라 권능을 주로 사용하는 창조신이다.’

‘어떻게든 영창을 막아-!’

‘저런 신력을 가진 창조신이 영창으로 권능을 사용하면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방대한 연산력을 현실을 마음대로 조작하는 창조신에게 영창의 시간을 주었다가는 상상도 못할 대규모 파괴와 사상자가 생긴다.

그 피해규모는 신체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투신이 벌일 수 있는 일반적인 수치를 아득히 넘어선다.

비겁자들을 쫓아낸 이념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저렇게 권능을 주로 사용하는 창조신들에게 당했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

하나 저런 영창이 필요한 권능은 위력이 강대하나 중간에 방해받으면 아무쓸모가 없다.

그래서 반드시 호위병력을 대동해야 하는데 혼자 왔으니 오히려 기회였다.

‘어떻게든 여기서 끝장을 내야한다.’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창조신이냐?

전쟁터에서 군세까지 이끌고 오면 상대할 방법이 없겠어.’

창조신들도 적에게 느껴지는 신력과 권능이 끔찍하다고 생각할 정도인데 만약 저기에 대군을 이끌고 왔다면 막을 방법이 없었다.

지원하러온 창조신과 의지를 교환하고 바로 앞뒤 가리지 않고 돌파를 시도했다.

그런데 주신들이 모인 진영은 아수라장이었다.

“영창을 막아라-!”

“공간? 마력? 시간? 중력? 방어막?”

“도대체 이게 뭐야-! 공간이동을 할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밀리고 있다-!”

공간이동으로 빨리 접근을 하려는데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

반투명하게 보이는 행성들이 다른 차원에서 자신들을 지나치면서 배치되고 있었다.

그 영향으로 강제로 공간이동을 하면 오히려 뒤로 튕겨나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원거리 공격을 시도하자마자 무엇인가에 빨려 들어가고 점점 위기감만 커져갔다.

그리고 최악의 위기를 느낀 것은 주변 지역의 전부가 반투명한 행성으로 덮인 모습을 본 순간이었다.

“이……, 이게?”

“설마 이거 공격영역인가?”

“설마? 항성계 전부를 집어삼키고 있는데?”

어떤 창조신도 1천km를 넘는 영역은 권능에 포함시킬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저 창조신은 항성계 전부를 행성의 그림자로 뒤덮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현실로 나타났다.

반투명한 행성들이 일제히 폭발을 시작한 것이다.

꽈꽈꽈꽈꽈-! 꽈꽈꽈꽈-!

차원 저 너머의 행성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강렬한 충격과 폭발음을 자신들에게조차 전달한다.

그렇게 항성계 영역 전부가 별들의 폭발로 뒤덮여간다.

그러나 마치 다른 세계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화면으로 보는 것 같았다.

하나 유일하게 공간이동이 가능했던 창조신들은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단지 구경거리로 저렇게 보여줄 리가 없다.

여기와 겹친 다른 차원이나 아공간에서 벌어지고 장면인데 만약 저런 것들이 여기서 터지면 자신들을 제외하고는 전멸이었다.

행성의 폭발을 주신이라면 견딜 수 있으나 저런 대규모의 연쇄폭발은 창조신도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었다.

후퇴명령을 내릴 필요는 없었다.

이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주신들은 이미 필사적으로 도망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장거리 공간이동이 봉쇄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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