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35화 (446/2,000)

26, 27권

가만 두면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궤변의 연속에 결국 참다못한 진리의 파멸유혼검이 떨리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부르르르-!

거기에는 긴장을 하는지 과장된 표현으로 손으로 입을 가렸다.

“합-! 귀여운 손자에게 말도 못하게 하시다니 너무하십니다.”

“가장 늙어서 누가 귀여워!

어린애들이 야망을 가지면 당연히 높은 자리로 기존의 상급자들을 치고 올라가려고 하는데 그걸 뻔히 아는 높은 놈들이 가만있을 것 같으냐?

거의 전부가 시도는 하기 전에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끝장이 난다.

그리고 힘 있는 젊은 시절에 고생하면 힘없는 노인시절에는 더 고생하는데 무슨 희망이 있어?

무엇보다 강해지기 위한 수련도 아닌데 뭐 하러 고생을 자처해?

쓸데없이 애들을 현혹해서 고생을 시킬 셈이냐?”

이번 추궁에는 정말 억울하다는 답변을 한다.

“어릴 때 고생해봤자 커서 능력만 떨어지는데 설마 제가 귀여운 후손들에게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이계에서 자신의 애가 아닌 남의 애들에게 하는 덕담이라고 합니다.

이런 허튼 소리가 덕담으로 통한다니 이계는 정말 재미있지요?

이계조차 섭렵한 이게 바로 저의 유모……, 유머입니다.”

“……그만 해라.”

끝까지 통하지도 않는 썰렁한 농담을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손자를 보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지려고 하는 진리였다.

자신을 구하고 절대계를 세운 과거의 공적과 바람가를 위해 치룬 희생 때문에 차마 때리지는 못하고 뭐라고 말을 하려는데 그 순간 차원의 마도신이 신음을 지르면서 일어서며 외쳤다.

“커어어어억-! 차원천라(次元天羅).”

기절 전에 하려던 영창이 신체의 회복을 완료하자마자 하려던 영창이 완료된 것이다.

완전히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덕분에 비명인지 영창인지 모를 괴음이 울려 퍼졌지만 확실히 차원의 권능은 발동되었다.

차원의 마도신의 등 뒤에서 하늘을 뒤덮을 기세로 빛의 날개가 펴지면서 방어막으로 몰려가는 것이다.

바람가의 가장 오래된 일원은 이계의 방어막에 공간의 개념을 무시하면서 거대하게 확대된 빛의 날개들이 충돌하려는 광경을 보았다.

그리고 아직 제정신이 아닌데도 저 정도의 권능을 발동시킨 차원의 마도신을 번갈아 보면서 감탄했다.

“거참-! 처절하구나-!

혼이 났으면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작하지 그대로 이어서 하다니?

2대 흑염이 된 아이가 자랑하던 영원영창(永遠詠唱)인가?

들은 대로라면 신체가 죽거나 소멸되어도 신령이 존재하는 한 권능과 마도의 발현을 멈추지 않는다는 절대급의 현자의 권능중 하나인데 왜 저렇게 허접하지?”

주우주의 창조신치고는 대단한 위력이지만 아무리 보아도 절대급은 고사하고 초월정도였다.

여기다 분명 의식이 완전하지 않았는데도 부지런히 입을 놀리면서 추가 영창을 계속하는 차원의 마도신을 보면서 결론을 내렸다.

“의식이 온전하지 않은데도 영창을 계속하다니 정말 신기한 녀석이군요.

굶어 죽거나 잡혀죽을지라도 입만은 살아서 자기 마음대로 울부짖어야 속이 후련하다는 촉새의 화신 같습니다.”

“……촉새가 아니라 이계 어디의 어리석은 국민이겠지.

비유가 잘못되었다.”

“동물이나 곤충에 대한 비유는 이계 유머의 기본입니다.

……농담이었습니다.”

진리의 머리 위로 치켜 올려진 파멸유혼검을 보면서 황급하게 말을 마무리하자 진리도 목검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래도 아무 공적도 없이 마구 날뛰려는 다른 이들처럼 팰 수는 없었다.

“나도 농담이었다.”

“농담 반에 진담 반을 섞으면 그게 바로 진리(眞理)이고 본심(本心)이죠.”

“…….”

단 둘이지만 중요한 진리의 신성까지 제멋대로 판단하는 상당히 위험한 발언을 하는 손자를 어떻게 해야 다시 과거처럼 철이 들게 할지 고민이 되는 진리였다.

그렇다고 본인의 감정과 입장을 도외시하고 자신과 가문을 위해 희생만 하는 모습을 다시 보기는 싫었다.

‘그래서 넘겨왔지.

앞으로도 넘기자.’

그 동안의 공로를 생각해보면 정말 작은 것을 누리고 사는 것 일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인연을 가진 손자와 하는 의미가 없는 대화도 나쁘지는 않지만 지금은 일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방어막과 충돌한 차원천라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진리였다.

이계의 방어막과 절대계와 주우주의 존재들의 권능이 접촉한다면 엄청난 반탄력으로 다시 튕겨진다.

그것은 자신을 제외한 바람가의 후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가진 힘이 클수록 반탄력은 더욱 커지기에 오히려 더 위험했다.

그렇다고 당장 처리해야할 문제도 아니었다.

‘힘으로 못 부술 정도는 아니지만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지.

내부정리도 아직 마무리가 안 되었는데 이계와 싸울 필요도 없다.’

무조건 부수어버리자니 마음에 걸린다.

이계가 저렇게 나온 이유가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절대계의 통합과 평탄을 최후까지 저항해온 근원과 도망자들은 이계로 도주했다.

재구현에 따른 제한이나 이계의 어떤 권능도 1대 10중심과 홀로 사투를 거듭하면서 마침내 능가한 자신에게 통하지 않았다.

아니 1대 10중심인 수장들을 잃고 분노하여 끝까지 저항을 선택한 근원과 다른 동조자들조차 막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을 추격하는 자신에게 한번 초토화된 이계였다.

이 공포는 500억 년이 지났는데도 이계의 신들에게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이계가 괴멸적인 피해를 입고서 모든 권능과 힘을 집결하여 만들어낸 것이 저 봉쇄결계였다.

이 모든 것이 끝까지 저항한 근원(根源)의 덕이었다.

‘근원(根源). 끝까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볐지.’

겨우 10중심의 휘하에 있던 절대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 골치가 아파질지는 생각도 못했다.

근원은 1대 10중심이란 수장을 잃었으나 고스란히 남은 세력을 규합하여 승리를 한 대가로 만신창이가 된 자신에게 덤벼들었다.

잠시 위험했으나 손자가 이끌고 온 바람가 후손들의 도움으로 겨우 안정을 찾고 회복할 수 있었다.

그 후 철저하게 반란자들을 말소시키고 칭호를 추출하여 절대계의 기초로 삼아갔다.

반란자들을 오랜 저항 끝에 궤멸되어 절대계에서 모든 영역과 세력을 잃었고 이계에서 힘을 다시 쌓기 위한 전략적 후퇴를 했다.

잔류 저항세력의 지배층들이 이계로 전부 도주했으니 자신은 승리하여 온전하게 절대계를 손에 넣은 것이다.

‘하나 후환을 남겨둘 수 없었지.’

모이면 영원체를 능가하는 1대 10중심들의 권능을 이계로 유출할 수 없었다.

오직 2대 10중심에게 전부 이어져야만 했다.

그 휘하의 권능 또한 마찬가지였다.

최후의 마무리를 위해 말리는 후손들을 뿌리치고 재구현의 신력하락 위험까지 감수하며 이계에 완전히 구현하였다.

온전한 신체를 재구현하여 이계까지 쫓아온 자신에게 너무나 놀란 그들의 필사적인 도주와 추격전은 이계를 진동시켰다.

그 뒤를 쫓는 나의 음성이 도망자와 이계 전부를 공포에 빠뜨렸다.

‘나는 이제 너희들의 창조주-!

이계 어디에 있더라도 알 수 있다.

절대계의 모든 것은 최후의 하나까지 회수한다.’

‘누가 인정한단 말인가!

이계까지 쫓아오다니?

이제는 오기로라도 도망쳐 보이겠다.’

근원과 도주자들은 모두 절대계의 존재이기에 창조주가 된 자신의 검색을 피할 수 없다.

하나 근원은 끝까지 추격하는 자신을 떨어뜨리기 위해 산개하여 각자의 희생을 감수하여 추격을 늦추었다.

그리고 이계의 지성체나 정신체에게 신령상태로 숨어들어가서 정체를 숨겼다.

신령이 이계 존재의 몸속으로 숨어 들어가면 바로 구별을 할 수 없으니 시간을 벌자는 생각인 것이다.

하나 다시는 소수의 저항세력과 지루한 숨바꼭질을 할 생각이 없기에 의심이 가는 모두를 박살내었다.

다른 존재의 몸속으로 숨어들어가서 검색이 안 된다면 사라진 지점 주변의 모든 것을 말살시킨 것이다.

설마 이계에서 전부를 말소하는 수단으로 나올 줄 몰랐던 근원은 신체를 잃고 다시 도주하면서 절규했다.

절대계의 창조주인 자신이 이계에서 이렇게 나올 리가 없다는 오판에 모든 동료를 순식간에 잃고 혼자 남아버린 것이다.

‘진리여-!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절대계의 창조주가 이계에서 학살이라니?

이계와 완전히 결별할 생각인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과거를 끝낸다.

이제 미래로 간다.’

‘이런 미친 반영원체-! 이래서 내가 반대한 것이다.’

근원은 자신과 오랜 항전으로 특별하게 진화하고 발전했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그 생명력은 끊어지지 않았다.

어떤 권능과 타격으로도 투지가 살아있는 한 결국 부활하여 싸울 수 있다.

이 진화된 권능이 신체특성에 적용되어서 신체를 아무리 죽여도 잘 잡을 수 없는 신령상태로 도주가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존재들은 전부 제압을 하여 칭호를 추출했는데 혼자서 몇 백 번을 빠져나갔다.

신령상태로 도주하면 추격하고 권능유지를 위한 정기를 얻기 위해 지성체의 몸에 숨어들면 다시 주변을 모두 말살하고 반드시 찾아내서 다시 죽인다.

그렇게 이계 전부를 횡단하는 추격전과 섬멸전에 주변세력까지 초토화가 되니 엄청난 피해에 경악한 이계의 모든 세력의 지배자들이 단결해서 막으려고 왔다.

물론 점점 약해지는 정기에 권능까지 유지가 힘들어진 근원의 최후의 발악과도 같은 계략도 있었다.

‘진리는 영원체 중의 영원체이며 홀로 절대계를 제압한 강자 중의 강자이다.

진리가 이계에서 온전하게 권능을 발휘하는 순간 이계는 모두 무릎을 꿇을 것이다.

진리를 제압할 수 있는 기회는 이계에서 재구현으로 능력이 제한되어 있는 지금밖에 없다.’

영원체를 능가하던 1대 10중심들을 단독으로 제압하고 절대계의 창조주가 된 자신은 평화와 권력을 즐기던 이계의 지배층들과는 격이 달랐다.

그래서 이계에서 필연적으로 가지는 재구현의 제약을 내가 완전히 푸는 순간 이계의 모든 것이 절대계로 통합된다는 진실이 아닌 사실을 알린 것이다.

당연히 신체도 없이 권능만을 발휘하는데도 감당할 수 없는 절대계의 존재들의 힘에 떨던 이계로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구성요소가 전혀 다른 절대계와 이계의 통합은 그들에게는 세계멸망과 같은 사태였다.

그렇게 이계의 영원체라고 할 수 있는 지배층들을 전부 설득한 근원은 그들을 이끌고 덤볐다.

‘진리여! 이게 내 최후의 도전이다-!’

‘최후라? 결국 포기했나?

그럼 이제 끝이로군. 근원.’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