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31화 (442/2,000)

26, 27권

당연히 저 인증전의 결과를 자신이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하극상의 일로 벌어진 주신전의 일도 끝났다.

더 이상 늦출 핑계는 없지만 신계의 불안한 상황을 생각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주신계의 주신장이 없으면 대신족을 방어할 수 없고 차원신계도 다른 신계와 마신족의 침입이 있을 수 있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서 방어를 보강해야 했다.

“주신계의 대신족(代神族) 방어를 위한 보강문제가 있어서 조금 더 시간을…….”

“대신족은 걱정하지 마세요.

회색영역을 차지하기 위해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주우주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요.

보세요.”

그리고 가볍게 차원의 문을 열고서 회색영역을 멀리서 비춘다.

우우우우웅-! 파아아아앗-!

주우주 100배 규모의 절대계의 10분의 1인 회색의 영역은 광대했다.

하나 정확히 절반인 구역을 가로지르는 빛나는 강처럼 보이는 빛들은 너무나 뚜렷하고 아름답게 빛났다.

그러나 저 빛들은 최후의 순간 적과 같이 죽기위한 대신족의 자폭들이었다.

가까이 화면을 당기자 자폭의 빛들 속에서 거대행성 크기의 대신족들이 겨우 인간크기의 존재들과 필사적으로 싸우는 모습은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처절했다.

주변에 널려있는 모든 잔해가 전부 대신족들의 행성장갑의 파면들이었다.

물론 크기는 작지만 절대계의 강자들의 시체도 엄청났다.

정신체들이 신령이 무사하고 정기만 있으면 원상회복이 되지만 보기에도 끔찍할 정도로 피해가 발생했다.

‘도대체 얼마의 피해를 짧은 시간에 주고받았기에 전장 거의 전부에 시체와 잔해가 널려있나?

절대계의 무한에 가까운 정기가 아니라면 감당조차 안 될 정기 소모로군.

이거 수습이 되려나?’

부상을 입고서 대치하고 있는 창조대신들과 절대계의 오리진들이 얼마나 서로 살기를 뿜어내는지 화면 너머인 자신조차 짜릿해질 정도였다.

이렇게 최전선에서 전장을 주관하고 있는 창조대신들과 오리진들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비춘 차원의 오리진이 확답했다.

“대신족은 주우주의 지배권을 유지하던 모든 창조대신(倉曹代神)과 고위 주신들을 회색영역의 영역확보에 전부 투입한 이상 영역방어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신족의 오리진인 제 아들에게 여기는 목표에서 열외 시키라고 말해놓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대신족의 오리진님이 아드님-! 알……, 알겠습니다.”

모든 주우주와 정신체와 지배권을 놓고 종족전쟁을 치르고 있는 대신족의 오리진이 차원의 오리진님의 아들이란 사실을 처음 안 차원의 마도신은 기겁을 하면서 수긍했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상위 오리진의 명령을 하위 오리진이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상위 오리진이 직위나 능력이 비교할 수 없이 높으면 하위 오리진은 당연히 절대 복종을 해야 한다.

더구나 현재의 하위 오리진이 마음에 안 든다면 상위 오리진은 다른 후보자를 새로 교육시켜 임명할 수도 있었다.

‘그럼 그 하위 오리진은 존재 자체와 일족 전부를 걸고 후보자와 승부를 내야만 한다.’

그러니 비록 직접 개입이 금지되어 있다지만 바람가 오리진들의 명령이 아닌 지나가는 말 한마디라도 무시할 수 있는 하위 오리진은 없었다.

그렇다고 바로 가기에는 자신의 주신장이나 신계주신으로서 입장이 지극히 불안했다.

신계에 올라 온지 얼마 안 되어서 기반을 다지기는 고사하고 확장만 하느라 거의 모래 탑이었다.

항상 반란을 걱정하여 주신전 주변을 인공 행성결계로 만들기까지 했다.

“하오나 차원신계의 마신족 방어태세가 불안…….”

“마신족은 이 지역에 인증전 금지를 걸어줄 것이니 빨리 가라.”

마신족과의 전쟁여부가 나오자 바로 말을 끊고 선을 그어버리는 마신황제였다.

‘이제 분위기 파악을 확실하게 했다.

차원의 마도신 때문에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님이 왔다는 것을 깨달은 이상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계로 빨리 보내야 한다.

그래야 여기에 흥미가 없어지시지.’

주변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서 창조신장도 한마디 했다.

“그대가 이계에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차원신계와의 주신전도 금지시키겠다.

여기는 아무 걱정할 필요도 없다.

홀가분하게 이계로 가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라.”

다들 뭔가 도와주는 것 같은데 기분이 묘하게 더러웠다.

마치 골칫덩어리에 사고뭉치를 빨리 치우기 위해서 억지로 챙겨주는 형국이었다.

이대로 떠밀려나가는 것이 억울한 차원의 마도신이 뭔가 핑계를 찾으려고 했다.

“아직 대리자가…….”

창조신계에서 상급 주신인 가이아나가 너무 신격이 낮다고 중급 창조신계의 신계주신대리의 자격문제를 들먹였었다.

그래서 자신이 이계에 왕복하면서 전부 처리한다고 틀어막은 사항이었다.

자신의 사정으로는 도저히 중급 창조신의 대리를 할 만한 창조신을 구할 수 없어서 한 궁여지책인데 이렇게라도 써먹어야 했다.

이계에 대한 상황파악도 완벽하지 않았다.

그런데 의외의 사태가 발생했다.

신격이 높아서 차원의 오리진님의 존재감에 가장 괴로워하던 진멸이 결국 참다못해 차원의 마도신을 발로 후려갈긴 것이다.

“으으-! 더 이상 못 참겠다.

내가 문제가 생기면 보아줄 것이니 현재 신계주신대리에게 맡기고 당장 이계로 가-!”

뻐어어어억-! 퍼어억-!

일시적으로 10중심급으로 강해졌다고 하나 어디까지나 차원의 오리진님에게 받은 권능의 도움이 없이는 주우주의 중급 창조신에 불과했다.

주우주에서 1만 위도 아슬아슬한 수준으로는 절대계에서도 상위의 상급전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진멸과의 격차는 너무나 컸다.

“커…….”

그대로 기습과 같은 발차기에 엉덩이를 맞은 차원의 마도신이 비명도 제대로 못 지르고 그대로 이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으로 떨어져서 사라진다.

그리고 진멸은 대화할 상대가 갑작스럽게 사라진 차원의 오리진님의 시선과 관심이 자신에게 향하자 이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아서 완전히 얼어붙었다.

상급자가 대화하던 상대를 강제로 추방시켰으니 이런 무례도 없었다.

일반적인 창조주와 창조신의 관계라면 이 일을 빌미삼아서 소멸시켜 정기를 회수한다고 해도 누구도 할 말이 없는 중죄였다.

영원체가 정신체가 무례했다고 말소시켰는데 따질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저……, 저…….”

적당히 강한 것이 죄라고 차원의 오리진의 무섭도록 커다란 영원체의 존재감과 압박감이 너무나 확실하게 다가왔다.

하나 말도 못하고 굳어있는 진멸에게 웃으면서 칭찬하는 차원의 오리진이었다.

“굿-! 신속한 일처리!

아주 좋아요-!”

“…….”

“…….”

“…….”

예상을 불허하는 차원의 오리진의 장난꾸러기와 같은 행동에 할 말을 잊어버린 3명이었다.

하나 그 다음 말에 더욱 기가 막혔다.

“마도신 할아버님은 너무 세심하다니까요.

보나마나 혼자서는 힘들 것이니 도와줘서 잘 하게 하라니요?

하급자는 강하게 키워야지 너무 과보호가 아닌가요?

일단 다 정리하고 보냈으니 아주 좋아요.

아-! 그런데 이계 좌표가 내 것……, 뭐 상관없겠지요.

캬하하하하하.”

겨우 주신장의 주변 정리를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오신 것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그 와중에 상급 오리진들이 2명이나 죽어나갈 위기였던 것이다.

더구나 마지막의 웃음소리도 너무나 불길했다.

그리고 이계로 보내진 차원의 마도신은 포위당해 있었다.

차원의 오리진이 문을 열어준 곳은 과거에 바람가의 본가의 대문을 부수고 이계로 강행 돌파한 지점이었다.

다른 말로는 바람가를 포위하고 있는 이계의 방어막의 한복판이란 뜻이었다.

우주공간에 포진하고 있는 수많은 이계의 신들에게 둘러싸인 차원의 마도신의 목에는 핏대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반복되는 대화 탓이다.

“이계로의 불법침입도 절대계의 탈주도 아니다-!

나는 499주우주의 주신장 서열 1위 차원의 마도신이다.

진리의 명령에 의해 이계에서의 대리임무를 받았다.

이계의 이름은 차원창세신 코아-!

나에게 통행증 따위는 필요 없으니까 당장 상부에 확인하지 못할까?”

최고위 신은 신력파동과 권능으로 증명은 충분하다.

다른 존재가 흉내를 낼 정도면 이미 하위신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은 특이한 차원의 권능을 가진 마도신이기에 위조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 이계의 진리대리로 파견을 가는 자신을 위조하다니 목숨이 몇 개가 있어도 부족하니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없었다.

‘이미 진리대리로 통보가 가있을 것이니 확인만 하면 끝나는 일이다.’

그런데 이계의 신들은 코웃음을 치면서 강압적으로 원하는 서류만 제출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주신도 아니 하위신들 주제에 말이다.

“최고 위원회에서 발부한 통행 증명서-!

없으면 통과할 수 없다.”

“아니면 진리에게 받은 임명장이라도 제출하라.”

“바람가에서 책임을 보증하지 않은 존재는 결코 통과시킬 수 없다.”

상대방도 계속 반복되는 대화에 지쳐 가는지 서서히 짜증을 내고 있었다.

“으드드득-! 또 원점이냐?

네놈들은 장님이냐?

아니면 감각이 완전히 망가졌느냐?

너희들은 주신이하라서 아예 저 힘들을 못 느끼는 것이냐?

바람가가 어떤 곳인지 몰라?

그런데 저 곳에 가서 증명서를 띄어오라고?

거기에 진리에게 임명장을 받아와?

서류 몇 장 때문에 바람가로 가라니 미쳤느냐?

겨우 그런 사유로 나보고 저길 가라고?”

“규정이 그러하다.”

점점 대답이 짧아지고 있었다.

이계의 신들도 인내의 한계가 온 것 같으나 내가 상대할 수 없는 고위신이라는 것을 알기에 함부로 덤비지는 못한다.

‘규정대로 통과서류를 가져오라는 말은 바르다.

하나 상황이 이런데 이것들이 나를 죽이려고 하나?

위에 확인만 하면 끝날 일을 일부러 이렇게 해?’

아무리 상대의 말이 올바르다고 하나 바람가에 가서 진리의 증명을 받아오라는 요청을 들어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박살내면서 통과하기에는 이계에서 맡을 ‘진리대리’라는 신분이 걸린다.

최고위 지배층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책에서 배웠던 것이다.

‘최고위 지배층이 될 내가 법과 규정을 무시할 수 없지.

원하는 대로 서류를 받아다 주어야 하나?

하나……, 으득-!’

이를 부득 갈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바로 뒤의 우주공간 너머로 바람가의 본가가 있는 바람성이 보인다.

엄청난 신격과 신력을 가진 영원체들이 수백만이 몰려있으니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는데도 오한이 아니라 아예 공포감에 정신이 돌아버릴 것 같았다.

하위신이면 아예 모르니 다행인데 어중간한 창조신이라서 똑똑히 느껴졌다.

‘바람성이 아닌 일반 행성과 같아 보이지만 무시무시한 신력과 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겨우 증명서류를 얻자고 흑염의 바람성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위기감이 드는 저기로 갈 수는 없다.’

바람가가 겨우 보일 정도인 여기서 쳐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두려운데 직접 가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더구나 진리를 직접 찾아보아야 한다니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상과 벌을 같이 주는 진리와의 대면은 10중심조차 감당이 힘든 두려움이다.

차라리 이것들을 모두…….’

시선을 다시 돌려서 앞에 막아서고 있는 이계의 투신들을 쳐다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허수아비들이 없었다.

전력을 다해서 만든 것 같은 방어막이 성벽은 고사하고 마치 갈대밭 같았다.

‘바람가에 대비한 방어선이면 이계 투신에서는 최고 수준일 것인데 수만 많고 한심할 정도로 수준이 낮다.

최고 대표자인 이놈들조차 잘되어야 최고위 신 정도라니?

이게 어디의 최하급 신계냐?

그럼 이걸 어쩐다?

역시 이놈들을 돌파하는 것이 낫겠군.’

우우우우웅-!

답은 바로 나왔다.

바람가로 찾아가서 진리를 찾는 위험을 감수하느니 허약하기 그지없는 이계의 신들을 박살을 내고 통과하는 것이 백번 나았다.

그렇게 마음이 서서히 강행돌파를 내는 것으로 돌아서니 투기가 바로 뿜어져 나왔다.

그래도 정면충돌은 자제하기 위해서 위엄 있게 경고를 먼저 했다.

“내가 난민이나 망명자인줄 아느냐?

나는 진리대리로서, 너희들의 지배자로서 왔다.

통과서류 따위는 나중에 너희들이 만들고 당장 비키기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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