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25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강제로 숙여진 턱을 노리고 바닥에서 그림자처럼 솟아오른 손날에 맺힌 마력의 손톱이 턱을 꿰뚫듯이 솟아올랐다.
당연히 막아낸 차원방어막을 관통할 기세로 충돌한 마력의 손톱에서 섬뜩한 굉음이 울린다.
카카카카카칵-! 파지지지직-!
차원방어막과 마력손톱이 충돌한 순간 신의 권능을 분쇄하는 마력의 불꽃과 검은 번개가 모든 것을 분쇄할 기세로 터지듯이 솟구쳐 나왔다.
그리고 주우주에서 무적이라 자신하던 차원 방어막이 일부가 소멸했다.
멸신흑마족의 오리진이 이를 악물고 공격한 마력손톱을 더욱 밀어붙이는 것이 보였다.
“오리진 2명이 동시에 기습이라고? 컥-?!”
차원방어막은 이상이 없는데 비상상황이 벌어졌다.
공격으로 본래의 자리에서 안으로 밀려난 차원 방어막이 머리를 위와 아래에서 압박을 하는 것이다.
더구나 위에서 내려 꽃은 시빌 라이츠의 주먹과 아래에서 턱으로 쳐 올린 멸신흑뢰마신족의 오리진의 마력의 손톱이 머리를 완벽하게 보호하던 차원방어막의 일부를 손상 시키고 안으로 밀어 넣으며 본체까지 위협한다.
차원방어막이 압축되어 머리를 압박하는 힘도 심상치가 않다.
마치 모루에 올린 금속을 망치로 내려치는 상황이라 차원방어막이 좁혀지고 그 사이에 끼어서 머리가 압살을 당할 상황인 것이다.
차원방어막의 연속방어를 뚫을 수 없으니 설마 기습적인 합동공격으로 간격을 강제로 좁혀서 압살시키는 수단을 선택할지는 상상도 못한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리고 지극히 효과적이었다.
자신의 차원방어막이 두개골을 압박하여 엄청난 통증이 밀려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하면 파열될 위기였다.
‘당한다-!’
파아아악-! 퍼어어어억-!
하나 반사적으로 바닥을 발로 차자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로 몸이 날려졌다.
위와 아래에서 정확하게 내려쳐져 차원 방어막을 압축하던 힘이 목표물이 요동쳐서 흐트러지자 차원의 마도신의 몸이 마치 대포처럼 뒤로 튕겨진 것이다.
그대로 주신전의 벽에 구멍을 내고 저 멀리 날려진 차원의 마도신을 바라보는 오리진들의 눈은 사냥감을 놓친 사냥꾼의 안타까움이 떠올랐다.
회심의 기습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음-! 튕겨나갔군.
타격점이 너무 좁았다.”
“이런 제기랄-! 절호의 기회였는데-!
잡아-! 윽-!”
그대로 날려진 차원의 마도신의 뒤를 쫓아서 몸을 날리려던 오리진들이었는데 순간적으로 방어태세로 전환했다.
꽈아아아아앙-!
튕겨졌던 차원의 마도신이 열을 받았는지 날려진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것들아-! 차원의 오리진님께 보고하고 있는데 감히 오리진들이 비겁하게 기습을 걸어?
그러고도 오리진들이냐?”
예상 못한 기습을 받아서 한순간에 머리가 박살이 날 위기였고 더구나 누구보다 잘 보여야 할 차원의 오리진님 앞에서 보인 추태였다.
거의 머리가 돌아버릴 정도로 분노한 차원의 마도신이지만 방금 위기는 잊지 않고서 다시 수십 겹의 차원방어막을 두른 채로 충돌을 걸었다.
그런데 오리진들의 코웃음을 치면서 하는 대응은 놀라왔다.
“승리가 전부다.”
“당한 놈이 병신이지.”
가볍게 항의를 비웃으며 자신들의 오리진으로서 권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방어막을 만들었다.
그리고 돌진해오는 차원 방어막들에게 충돌시켜간다.
엄청난 굉음과 충돌여파가 발생하면서 주신전을 뒤흔들어갔다.
파가가가가가가가각-!
차원방어막은 이상이 없었지만 오리진들이 생성한 방어막이 충돌하면서 거대한 여파를 발생시키자 차원의 마도신의 돌진이 멈추어지고 그대로 몇 걸음이나 정신없이 뒤로 밀려났다.
오리진들도 여파에 밀려났으나 한걸음 정도였다.
서로의 우위가 명확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역시 권능에 휘둘리고 있군.
차원방어막을 제외하면 주신장 이하가 맞다.
넌 차원권능이 아깝다.”
“킬킬-! 부여받은 권능만 믿는 전형적인 수련부족의 신족이로군.
너 정말 용병신 출신이 맞아?
왜 이렇게 허약하고 틈이 많아?”
“이이이이……, 이것들이-!”
주우주에서 무적의 방어력으로 승리를 자신하게 하던 차원 방어막이 완전히 막혔다.
덕분에 오리진들에게 기습과 도발에 비웃음까지 당했지만 아무것도 못하게 되어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로 흥분한 차원의 마도신의 귀로 차원의 오리진의 음성이 들려왔다.
“축하해요.”
“예?”
전혀 의외의 말과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차원의 오리진님의 말씀이었다.
마치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이성이 돌아온 차원의 마도신에게 정말 이해가 안가는 말을 들었다.
“강자로 인정받은 것을 축하해요.”
“?!”
멍해진 느낌이었는데 오리진들의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보니 의미가 있는 말인 것 같았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자신을 쳐다본 차원의 오리진님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워낙 없이 혼자 살아서 세상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없어요.
이러면 정말 어쩔 수가 없네요.
잘 들으세요.”
스으윽-!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양팔을 벌리면서 말하신다.
마치 수많은 인원을 모아놓고 연설을 하는 것 같다.
목소리조차 낮게 깔리는 위엄이 넘치는 중저음이었다.
“진리 할아버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군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싶다면 적대하는 상대에게 물어라.
적이 가장 두려워하고 욕하는 자가 바로 가장 쓸모 있는 자이다.”
“?”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의문이 생기는데 오리진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긍정의 표현을 한다.
지극히 동의한다는 표현인데 자신은 왜 아군의 평가를 적이 하는 것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말씀은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자신이 강자인지 약자인지 알고 싶다면 적대하는 상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라.
정정당당하게 덤빈다면 이렇게 해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얕보는 것이다.
그러나 적이 비겁하게 약점을 노리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차원의 오리진님은 오리진들을 잠시 쳐다보고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기뻐하라-!
너는 정면승부로는 결코 이기지 못할 강자인 것이다.
적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
무엇인가 속에서 울컥거리면서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분노가 아닌 어떤 감정이 눈시울조차 붉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가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용병신으로서 너무나 힘겨운 임무완수를 위해 발버둥을 치던 순간들이었다.
아니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던 시절이었다.
처음에 용병신으로 임무를 받았을 때는 당연히 세상에 대한 희망과 승리를 통해 얻을 영광스런 미래로 마음이 부풀었다.
당연히 자신도 정정당당하고 명예로운 전투를 원했다.
그러나 모두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기에 처음으로 세상에 나선 자신에게는 누구도 만만한 상대는 없었다.
자신보다 강했고 세력조차 너무나 컸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길 방법이 아예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런 현실이란 높다란 벽에 찌부러지지 않기 위해서 발악을 해야 했다.
‘아아-! 그랬지.
나도 처음부터 기습하고 뒤에서 악착같이 물고 늘어진 것이 아니었어.
상대가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많고 강하니까 수단방법을 가릴 여유가 없었어.
그런 식으로만 이길 수밖에 없었지.
그럼 오리진들이 기습을 걸어야 할 정도로 이제 나는 강자인 것인가?
정말 네가…….’
하나 감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 마음이 흩어져서 경계가 약화되는 것을 적들은 용납하지 않았다.
차원방어막을 압착하는 공격을 또 오리진들이 건 것이다.
꽈아아아아아앙-!
이번에는 타격 범위를 넓혀서 튕겨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뜻인지 머리가 아닌 가슴과 등을 동시에 노렸다.
정면에서 시빌 라이츠가 전력으로 차원방어막을 가격하고 뒤에서 멸신흑뢰마신족의 오리진의 마력손톱이 등뼈를 절단할 듯 내려쳐지자 정신이 확 돌아왔다.
‘차원 방어막이 내부로 또 밀려들어오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설마 파괴되려고?’
특히 타격당한 차원방어막의 중심부가 관통의 기미마저 보이고 있었다.
차원 권능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 않는다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이들이 벌써 여기까지 최고의 방어력을 자랑하는 차원 방어막의 해법을 여기까지 파악해낸 것이다.
‘과연 499주우주 최고위의 투신들-!
방심하고 얕보면 죽는다.’
위기감을 숨기기 위해 험악한 말투를 내뱉으면서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이 비겁한 것들아-!
오리진들이 계속 기습에 합공이라니?
떨어져라.”
차원방어막의 압착과 관통을 막기 위해서 내부에서 양손을 휘둘러서 오리진들의 공격을 튕겨내었다.
거기에 반격까지 추가로 하려고 했는데 바로 거리를 벌리고 아까처럼 자신들의 권능으로 방어막을 만들어서 차원방어막에 충돌시킨다.
꽈꽈꽈꽈꽝-!
“꺽-! 또-!”
권능충돌여파에 압박을 받아서 이들에 비해 신력이 부족한 자신만 신체가 튕겨지려 한다.
마도는 안정된 상태가 아니면 발동이 힘들었다.
발동하기도 전에 충돌여파에 몸이 뒤로 날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바닥에 발을 박아 넣은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 이가 갈리는 소리가 울렸다.
상대방의 공격을 전무 무효화시키는 차원 방어막 안에서 완전영창한 마도로 완전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였다.
“으드드드드득-! 이런 제길-!
절대 이럴 리가 없는데-!”
마도를 발동시키려고 해도 자신의 의사와는 별개로 여기저기 날려져서 할 수가 없었다.
차원권능의 방어력은 이상 없으나 공격하는 힘에 밀려서 본체와 간격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차원방어막이 무너지는 순간 끝장이기에 전력을 다해 막아내느라 다른 수단을 강구할 여력도 없었다.
아주 낮게 보았던 오리진들은 전혀 빈틈과 방심도 없이 기습과 합공으로 몰아붙여 온다.
그리고 너무나 당당했다.
“바람가 오리진님의 말씀대로 기뻐하라.
넌 이렇게 할 가치가 있다-!”
“더럽게 권능만 강한 빌어먹을 자식아-!
죽으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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