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18화 (429/2,000)

24, 25권

다만 문제는 직계들의 사랑싸움을 중재하고 행복한 결혼식을 시킨다고 부모인 오리진들이 2명 끌려와서 땅바닥에 처박힌 것이지만 자신과는 상관이 없었다.

하도 상위자들에게 당하다보니 결말이야 예상하고 있었다.

오리진들이 만약 상대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엄청난 상위자와 생명의 위기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함부로 행동하면 바로 처분을 당할 것이다.

‘결과는 보나마나 둘 다 죽겠군.’

주우주의 오리진이 존귀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주우주 한정이다.

499주우주의 오리진이라고 해도 절대계에 가면 수많은 중급 전사에 불과하다.

절대계 최강의 10중심과 비견되는 강함을 자랑하는 바람가의 오리진들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영원체이시니 정신체인 우리와 삶의 개념 자체가 다르시지.

더구나 감당도 얼마든지 가능한 능력이시니 오리진이고 뭐고 방해물이라고 생각되면 바로 처분하신다.’

하나 자신이 겪은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은 주우주에서는 최고의 대접과 보호를 받아서 위기감은 거의 없고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입만 살았다.

전능신족의 오리진인 전능의 휘는 대신 나설 주신이 아예 없어서 직접 싸워야 하니 완전히 다른 경우였지만 대부분 무능하고 말만 많았다.

바람가의 오리진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상대였다.

‘오리진들은 대부분 직접 나서서 해결을 하지 않고 뒤에서 평가만 하려는 전형적인 뒷방 늙은이지.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에게 그렇게 했다가는 바로 처분된다.’

아무리 대신족과 종족결전을 앞두고 최전선이 된 499주우주라도 오리진으로서 대접을 받으면서 편하게 살았다면 결코 이렇게 되는 것을 벗어날 수 없었다.

바람가의 오리진이 구현하기 원하는 절대계와 모든 주우주의 영원한 행복이란 목표가 워낙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크니 무능한 존재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거기에 반 영원체인 창조신장 정도면 모를까 오리진은 예외가 없었다.

대충 결말을 예상한 차원의 마도신은 아공간에서 새로 끄집어낸 담뱃대에 불을 붙이고 길게 연기를 들어 마시고 가늘게 내뱉으면서 그 자리에 앉았다.

“휴우우우우우-! 지들 목숨은 알아서 챙기겠지.

나도 말려들어서 죽기는 싫다.”

전투의 여파로 파괴되었던 원탁과 주신전은 이미 복구되었다.

창조력에서도 최고수준으로 여겨지는 차원의 권능덕분에 파편 하나도 없이 복구되었지만 감히 차원의 오리진님의 바로 앞인 영광의 자리로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굴복의 표시로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주신장들의 앞에 의자를 하나 끌고 와서 앉았다.

의아스런 표정을 하는 주신장들을 돌아보면서 한 마디만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조용히 있어라.

그게 너희들이 사는 길이다.”

마치 감당할 수 없는 맹수의 관심을 끌지 말라고 말하는 차원의 마도신에 의해 더욱 의혹이 증폭되었다.

전쟁이 끝났으니 복구를 위해서 바로 돌아가야 하는데 복귀명령을 내리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신계를 박살낸 예비창조신들과 주신들도 주신전에 복귀시키지 않고 각자의 개인 신전으로 바로 보내버렸다.

전쟁의 승리에 대한 기쁨이나 노고에 대한 치하도 없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했다.

도저히 기본상식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나직한 차원의 마도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휴우우우우-! 하긴 너희들은 아직 저런 최상위 지배자들의 행동방식에 대해서 모르겠지.

의심도 할 수 있겠지.

하나 지금은 조용하게 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너희들이 사는 길이다.

왜냐하면 나는 서열 1위 주신장이기 때문이다.

주신계 전부를 대표한다.

그래서 더 이상의 주신계의 전력감소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로 저분의 관심을 끌 행동이나 말도 하지 말이다.”

다시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은 차원의 마도신은 이제 강제 차원이동을 당한 충격을 수습하고 분노로 얼굴이 시뻘게진 두 오리진이 일어서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다정하게 서있는 리아스나와 페미니스틀 확인하고 길길이 날뛰려는 멸신흑뢰마신족의 오리진과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입이 딱 벌어진 시빌 라이츠가 보였다.

대충 상황을 알게 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순간 엄청난 투기와 살기가 치솟았다.

신족의 오리진과 마신족의 오리진은 본래 원수이고 적인데다가 직계들과 얽힌 문제로 더없는 원한관계였다.

자랑하던 직계가 미남계로 신족에게 빼앗겨서 웃음거리가 되어 일족의 직위까지 강등된 마신족의 오리진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후계가 결혼 사기꾼이란 오명을 달아서 정식 창조신으로 인정받는 길이 막힌 이상신족(理想神族)의 오리진인 시빌 라이츠의 분노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 이후로 서로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라고 했지.

집안들이 이 꼴인데 상황 잘 돌아간다.’

그런 원한을 가진 오리진들이 갑자기 대면하였고 당사자들도 다 있으니 이성을 잃지 않으면 이상했다.

자신들을 강제 소환할 정도로 강력한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있는 것조차 잊고 서로 소리를 높여서 욕하기 바빴다.

‘척보아도 행복한 결혼식이고 뭐고 당장 집안싸움에 결투직전인가?

역시 이런 식이군.

이제 어떻게 되려나?

얼마나 걸릴까?’

그 순간 머리에서 무슨 스위치가 켜지는 소리와 느낌이 든다.

딱-!

극도의 긴장과 더없이 날카로워진 감각이 차원의 권능이 예지하는 미래를 확실히 보였다.

원해서 보인 미래를 다시 흩어보고 담배를 물고서 깊게 빨아들이고 연기만을 내뱉었다.

“휴우우우-!”

차원의 마도신은 담뱃대를 문채 물끄러미 자신의 발밑을 바라보았다.

차원의 권능으로 가까운 미래를 보고 있는 광경이지만 너무나 현실감 있게 거기에는 동그란 물체 2개가 굴러오고 있었다.

귀에 수박이 바닥에 굴러오는 소리 같은 것이 작게 울렸다.

툭 툭-! 툭-! 툭-!

그것은 방금 서로를 비난하느라 마구 소리를 치던 두 오리진의 목이었다.

화난 얼굴의 표정조차 바뀌지 않은 것을 보니 어떻게 당했는지도 모르고 잘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차원의 오리진님을 쳐다보니 오른손의 손가락 2개가 까닥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리진들이 계속 시끄럽게 하자 마치 모기를 잡듯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겨서 목을 날려버리신 것이다.

아버지이자 일족의 오리진들이 갑자기 죽어나가자 당연히 리아스나와 페미니스트는 거의 넋을 잃은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도 주우주에서 최고 지배층인 오리진의 처분을 너무나 가볍고 신속하게 하신 조치에 같은 주우주의 오리진의 입장으로서 심장이 떨렸다.

‘침……, 침착하자.

지금 흥분해서 실수하면 나도 저 꼴이 된다.

모든 것이 예측한 대로이고 남의 일이다.’

리아스나는 자신의 부하였지만 명령한 전투를 거부하고 옛 애인을 찾아갔으니 더 이상 상관없었다.

아버지에 오리진이 눈앞에서 자신 때문에 죽게 되었으니 조금 불쌍하지만 잘못하면 자신의 목숨조차 위험하니 이렇게 외면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었다.

다만 예상대로의 결과이지만 너무나 허무하게 오리진들이 죽어간 미래에 이제 헛웃음이 나왔다.

‘허허-! 역시 최고의 영원체답게 정신체는 주우주의 오리진이고 뭐고 마음에 안 들면 역시 바로 처분이신가?

그래도 오리진인데 겨우 3분이라?

결정이 빠르기도 하셔라.

휴우우우우우-!’

바로 다가올 미래를 인정하고 현실을 쳐다보자 저절로 한탄이 연기에 섞여 나왔다.

이건 앞으로 벌어질 일이고 자신과 상관도 없지만 완전히 남의 일도 아니었다.

같은 주우주의 오리진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까 자신도 차원의 오리진님의 명령에 대들 뻔했다.

그때는 차원의 오리지님이 내부의 일이고 하위 직속 오리진이기에 경고를 해주셨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주신장들과 싸우기 전에 먼저 끝장날 수 있었던 것을 절감했다.

‘결국 영원체에게는 아무리 오리진이라고 해도 결국 신이 생명체를 보는 것 정도의 가치밖에 없다.

하급자가 상급자를 거슬리면서 힘이 없다면 이렇게 바로 죽는 것이다.

누구라도 무능하고 필요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려진다.

이것이 최상위 지배층의 세계지.

직접 보니 심하긴 심하군.’

단 한 번의 무례로 주우주의 오리진들이라는 고위층이 끝장이 났으나 반항심이나 너무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자신도 차원의 오리진님과 똑같이 반대하고 덤비는 모든 것들과 싸워 이겨 이 자리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배교한 하이엘프 일족 5억을 죽이라고 명령했으며 같은 주신장이 하극상을 벌였다고 전쟁을 일으켰다.

용병신 시절까지 치면 이제까지 수십억이 넘는 적을 죽이고 승리하여 살아남은 것이 바로 나다.

그런데 차원의 오리진님이 겨우 오리진 2명을 죽인 것을 가지고 감정을 가지고 비난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

내게 동급이지만 그분에게는 그저 하급자의 하나에 불과하니까 말이야.’

이런 과정에서 망설이거나 물러섰다면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을 이제 안다.

하위자에게 패배하거나 밀렸다면 당연히 끝장이다.

반대파 5억을 죽인 나머지 5억의 하이엘프 일족이 자신을 엘프의 신으로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최고위 신으로서 있을 수 없었다.

주신장들의 하극상을 감수하고 인내하고 넘어갔다면 서열 1위의 주신장으로서 직위를 유지를 못하니 끝없는 추락뿐이었다.

결국 필연적으로 생기는 반대파의 끝없는 처분을 통한 정리과정을 반복하여 지금 자신은 주신장으로서 여기 서있다.

그 과정에서 직접 죽인 생명도 가볍게 1백억을 능가할 것이다.

누구가의 주장처럼 생명의 가치가 동등하다면 자신은 용서할 수 없는 대죄인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끝없는 호의를 베푼 부하들은 계속 도전하고 철저히 징계하고 마지막에 자그마한 자비를 베푼 부하들은 감사하고 충성한다.

정말 웃기는 일이야.’

상위자는 자신에게 반대하는 존재에게 단호해야 한다는 사실도 절감했다.

자신도 곧 죽어나갈 어리석은 오리진들처럼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강자의 지배라는 것은 약자에 대한 호의와 배려보다 덤비는 약자의 처분부터 시작해서 구축해야 더욱 확고히 유지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쓰게 느껴질 뿐이다.

삐이이익-!

그런데 갑자기 창조신계로부터 은밀한 연락이 도착했다.

아니 창조신장님으로부터의 오리진간에 작동하는 직통연락이었다.

‘차원의 마도신. 상황은 파악하고 있겠지?’

이런 긴박한 연락은 처음의 미래에서 감당 못할 차원일족의 오리진을 반납하라고 했던 상황과 유사하기에 긴장을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주신장 서열 1위 차원의 마도신이 창조신장님을 뵙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말씀하신지?’

‘긴 말 하지 않겠다.

시빌 라이츠를 살려라.

신계 전력의 주축인 이상신족(理想神族)의 오리진을 이런 일로 잃을 수는 없다.’

‘…….’

주신장전도 잘 끝나서 모든 위험이 끝나고 안전해졌는데 맹수의 아가리로 들어가라는 말이다.

이제 2분 정도만 지나면 차원의 오리진님에게 목이 날아갈 시빌 라이츠를 구할 방법은 상식적으로 없었다.

지금도 상황파악을 못하고 감정적으로 오리진들이 싸우는 목소리에 차원의 오리진님의 손가락이 계속 움찔거리는 것을 보니 어차피 날아갈 목숨이었다.

미소가 가시지 않던 얼굴도 서서히 굳어지는 것을 보니 단단히 화가 나신 모양이었다.

화가 나서 하위자를 처분하려는 상위자의 행동을 다른 하위자가 막으면 같이 분노를 산다.

같이 죽고 싶어서 환장하지 않으면 절대로 하지 말아야할 행동이다.

‘저 중간에 끼어들었다가는 같이 죽을 뿐이다.’

무엇보다 자신은 이미 경고를 받았다.

명령을 따르지 않는 부하는 당연히 죽인다고 말하신 것이다.

지금 하시는 행동을 보니 하위 오리진으로서 받은 더없는 호의였지만 2번 따위는 기대할 수 없었다.

‘이건 경고를 주신 상황과는 달라.

차원일족의 내부가 아닌 외부의 일이다.

외부에서 직속 상위자의 행동을 막아선다면 그 분노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비슷한 성향인 자신도 신계 내부의 일이면 거의 참았지만 외부의 일에서 방해하면 무조건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잘 알았다.

‘저의 차원신족(次元神族)은 아직 없으나 반드시 이상신족(理想神族)에게 뒤지지 않는 주우주의 전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그런데 저보고 차원의 오리진님의 결정을 막고 같이 죽으라는 말씀이신지?

그리고 제가 그렇게 되어서 분노를 사면 499주우주에서 차원일족의 오리진은 공석이 될 확률이 큽니다.

다시 생각해 주십시오.’

온건한 거절이었지만 창조신장님의 지시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차원의 오리진님이 499주우주에서 가급적 다른 주우주로 떠나시게 해라.’

‘…….’

오리진의 처분을 귀찮은 모기 잡는 것처럼 여기는 차원의 오리진님에게 딴 데로 가시라고 말하란다.

상위자에게 하위자가 오가라고 하는 것은 하극상 정도가 아니라 반역과 같았다.

더구나 같은 정신체도 아니고 상대가 영원체라면 징계 수위가 다르다.

이건 맹수의 입이 아니라 직접 뱃속으로 걸어 들어가라는 말이다.

지시하는 승가람마도 민망하고 무리라는 것을 아는지 ‘가급적’이란 말을 쓰고 있었다.

‘창조신장님이 하셔도 죽을 짓입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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