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07화 (418/2,000)

제 507화

24, 25권

그것만이 아니라 이마에 박혀있는 신령연옥에 갇힌 모든 신들도 똑같은 경험을 하는지 보석처럼 은은하던 권능의 빛이 태양처럼 터져 나왔다.

지금 모든 권능과 재능이 일순간에 바람가의 오리진의 수준까지 거의 올라선 것이다.

그렇게나 부러워하던 영웅신 전능의 휘를 능가하는 재능의 경지였다.

창조신 중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넘쳐났다.

아니 실제로 그럴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바보와 같았다.

그런데 뭔가 들뜬 차원의 오리진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계속 외치세요.

‘99초의 영웅신’-!

발동자는 ‘안주하지 않는 폭주’ 차원창세신 코아.

신령연옥의 빛이 다하여 죽게 되는 제한시간은 단지 99초!

하나 그 안에 모든 세상의 운명을 결정짓겠다.

모든 것은 진리의 뜻대로-!”

“‘99초의 영웅신’-!

발동자는 안주하지 않는 폭주…….”

끝없이 증가되어가는 힘과 감각에 취해서 자신도 모르게 영창을 따라하려던 차원의 마도신의 입이 다물어졌다.

뭔가 아주 이상했던 것이다.

거기다 어느새 생겼는지 이마에 박힌 신령연옥의 표면에 ‘99’에서 시작한 빛의 숫자가 아래로 빠르게 깎여나가고 있었다.

숫자가 줄어들수록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더욱 올라갔지만 심각한 위기감이 몰려왔다.

‘효과는 더없이 좋고 계속 증가하는 것 같은데 정말 99초 후에 죽어?

뭐야? 이거?

설마 나 아직도 일회용 소모품이야?

절대 아니야-!

진리대리로 이계에 파견을 가야하는데 그럴 리가 없잖아?’

물론 어차피 죽을 바에는 적과 같이 죽자는 자폭과 같은 권능은 많고 자신도 많이 안다.

전쟁에서 겁에 질려 방해만 되는 신병에게 마약이나 술을 먹여서 돌격시키는 것과 같은 일이니 용병신으로 모를 리가 없다.

하나 많고 많은 하급 용병신도 아니고 주신장까지 된 자신에게 그럴 리가 없었다.

‘그러나 영창도 극히 수상하고 결과가 황당할 정도로 좋다.

정상적인 권능이 아니야.’

무엇보다 바람가의 오리진이 하위의 오리진에게 내려주는 권능이 이렇게 허점이 많을 리가 없는 것이다.

속에서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힘껏 누르고 애써 물었다.

“발동가능한 시간이 99초입니까?

그 이후는 신령연옥과 몸이 박살나면서 죽게 됩니까?”

심각한 어조로 물었는데 드디어 시작했다는 것처럼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권능의 이름은 ‘99초의 영웅신’-!

가슴에서 빛나는 붉은 보석은 찬란한 용기의 상징이자 생멸(生滅)의 빛-!

붉은 보석이 타오르듯 찬란하게 빛나면 강해지지만 그것은 생명과 의지를 태워 나오는 힘-!

모두를 위해 생명을 힘으로 바꾸었기에 삶의 종언을 알리며 감소하는 제한시간이 가까울수록 힘은 끝없이 커져간다.

인류를 위협하는 강적들과의 힘겨운 승리를 거두지만 결국 최후의 적과 싸우면서 제한시간을 넘겨 보석의 빛은 꺼진다.

도저히 이기지 못할 강적이지만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얻은 힘으로 결국 승리하고 장렬하게 산화한 감동적인 최후-!”

“…….”

희생이라는 도입부터 마음에 안 들지만 결국 적과 함께 장렬한 최후라는 결말에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인류의 적은 또 뭡니까?

전 창조신인데 왜 고작 인류를 위해 죽어야 합니까?

우주를 유지하고 있는 창조신을 위해 인류가 희생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말 이상한데…….’

하나 함부로 따지기에는 상대가 너무 높고 행동의 예측도 불가능했다.

맹렬하게 방금 말씀하신 내용과 관계된 자료를 찾았다.

그리고 이계에서 얻은 자료 중에서 정체를 확인했다.

‘대중을 지키고 세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산화하는 영웅의 이야기.

나의 경우는 승리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것인가?

그거 어쩔 수 없이 직접 많이 해보았는데 나중에 후회만 남던데?

만신창이가 되어 겨우 살아서 돌아가니 기억하는 놈은 하나도 없고 전공은 다른 놈들이 나누어가지고 있던데?

그리고 이거 어디서 많이 들었던 내용인데?

이계의 소설이었던가?

이계의 영웅들의 이야기였던가?

참 비슷한 내용이 많기도 했지.’

뭔가 엄청나게 이상하다고 했는데 결국 감을 잡았다.

‘아아-! 젠장-! 이계의 판타지 소설이잖아?

가족이나 자신의 어린 시절의 원수를 갚겠다고 황당하게 얻은 능력을 가지고 여기저기 주변에 민폐를 끼치면서 복수하는 이야기.

결말에 하도 사고를 쳐서 상황수습이 안 되니 폐인이 되어 죽거나 몰래 하렘 차리고 끝나는 대리만족을 위한 복제 소설.

그걸 읽으시고 나보고 직접 해보라고 이렇게 해놓으신 것인가?

진리대리로 파견을 가는 내가 왜 이계에서 그런 미친 짓을 왜 해?

아아-! 또 머리가 쑤시려고 한다.’

하지만 성질대로 덤빌 수는 없다.

워낙 신계에 기반이 없다보니 의뢰를 통해 겨우 만난 그나마 우호적인 상급자다.

그래서 괴짜에다 감당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마음대로 행동하는데 반항을 할 수 없었다.

‘위로 올라 갈수록 말 안 듣는 부하들은 이미 문제도 아니다.

상급자 모시기가 더 힘들어.’

부하들이야 힘이 생기면 나중에 가만 안두겠다는 희망이라도 있지 이건 아예 가망이 없다.

덕분에 마음에 쌓여만 가는 고민과 불만으로 생긴 고통이 아예 지병이 될 지경이었다.

지끈거리는 이마를 오른손바닥으로 누른 차원의 마도신의 귀에 계속 차원의 오리진의 말이 들려왔다.

“자기가 정의이면 주변의 도움을 받지 왜 거대 조직과 혼자서 숨어 싸우는지도 모르겠어요.

더구나 상황이 불리하면 물러나면 되는데 왜 바보같이 바로 덤빌까요?

왜 저러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으니 이 권능으로 이계에서 직접 해보세요.

아무것도 없는 지배영역의 대리임무야 대충하면 되니 실제로 시험해보는 거예요.

고난을 극복하고 성장하여 마침내 가족의 원수를 갚고 화려하게 사라지는 영웅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랍니다.”

“…….”

또 나온 진리대리를 대충하라는 말과 얼굴도 모르는 대중을 위해 영웅으로 힘겹게 살다가 마지막에 화려하게 사라지라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지만 바로 답변은 나왔다.

다행히 자신도 힘들 때 많이 읽은 종류의 책들이라 할 말은 많았다.

나중에 직접 겪어보니 황당해서 찾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전 가족도 원수도 없습니다.

그만한 힘을 가지고 멍청하게 반드시 복수를 해야 할 상황을 만들 생각도 없고요.

더구나 자기 가족이나 애인에게 약간의 해를 주었다고 아무나 전부 죽이거나 병신으로 만들고 다니는 놈들이 제정신입니까?

마치 어린애들처럼 제멋대로이고 사회성, 형평성, 공정성은 전혀 없더군요.

거기에 복수는 당사자 개인에게 하지 왜 주변까지 다 박살내고 당당할 수 있는지도 전혀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원수와 똑같이 당하면 본인이 복수를 당한다면 납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성향이 착하든지 악하든지 한 명 때문에 자기 영역이 난장판이 되어 가는데 가만두는 것은 담당 주신들의 직무유기입니다.

제 관리영역에서 그런 짓을 하는 것들이 있으면 당장 말소시킬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비록 주우주이나 주신장에 신계주신입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고 조직에 들어가 힘들게 일하기는 싫어서 주변의 것을 힘으로 강탈하면서 자신이 정의라고 외치는 그 미친 어린놈들과 입장과 생각이 전혀 다르다고요.”

“훌륭한 영웅이 아니고 미친 어린놈들이라고요?”

“보석이 박혀있는 것도 가슴이 아니고 이마입니다.

제 목숨에 저의 신생이지만 여기서 장렬하게 산화하면 이계로 파견을 못 갑니다.

무엇보다 말단으로 파견을 가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대리입니다.

진리에게는 아무 도움도 안 되면서 도와달라고 귀찮게 매달리는 이계의 신들에게 가서 다신 그딴 소리 못하게 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가서도 도움 받는 주제에 이것저것 요구만 많은 약자의 편을 들어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같은 신들도 그렇게 할 것인데 겨우 인류라고요?

그것도 이계의 인류는 생명체로서 갈수록 약해져서 정기 생산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행성까지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정기소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신들의 강림과 간섭을 막았더니 요즘 잘 안 보인다고 신은 죽었다고 까지 말하는 것들을 왜 보호해야 합니까?

쓸모없고 약한 주제에 싸가지도 없는 이계 인류는 처분이 정답입니다.”

“…….”

확실하게 반대하는 자신을 차원의 오리진이 물끄러미 바라보자 또 소름이 오싹 밀려왔지만 절대로 물러설 수가 없었다.

입장 차이는 문제가 아니다.

차원의 오리진님의 이계의 영웅들에 대한 관심도 어차피 개인적인 흥미에 불과하다.

‘어차피 진리의 혈족이신 바람가의 오리진님이나 칭호를 받은 나나 진리의 지침을 벗어날 수 없다.

영원한 행복을 위해 끝없는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서 강자만이 우선되고 약자는 무시된다.

약자를 위한 영웅놀이를 할 여유 따위는 없어.

그보다 이 권능을 어떻게든 수정을 받아야 해.

의뢰 보상으로 주셨으니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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