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06화 (417/2,000)

제 506화

24, 25권

영광의 자리에 앉은 차원의 마도신의 등 뒤로 창조신의 증거인 찬란한 26쌍의 빛의 날개와 반투명한 암흑의 날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나직하게 영창이 울린다.

“창조신의 군세(Troop of creation god).”

그 말과 동시에 원탁에 앉아있던 모든 주신들의 등에서 26쌍의 빛의 날개가 찬란한 신력의 빛을 뿌린다.

권능영역 내의 모든 주신들을 온전하게 1써클을 상승시켜 창조신의 힘을 부여하는 주우주 최강의 광역권능이 드디어 온전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휘하 주신들이 순식간에 강력한 창조신의 신격을 갖추는 것과 대조적으로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는 순간적으로 작은 비명이 흘러나왔다.

“큭-! 역시-!”

파직-! 파팟-!

26쌍의 빛의 날개가 위태롭게 점멸하면서 비상상황임을 알린다.

발동된 창조신의 군세가 요구하는 신력과 권능의 수준이 아슬아슬하게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온 몸에서 뼈와 근육이 충돌하는 것 같은 굉음이 울렸다.

우두두두둑-! 둑-!

마치 고정된 인형처럼 영광의 자리에 완전히 굳어버린 차원의 마도신은 이를 부득 갈았다.

으득-!

주신들을 온전한 창조신으로 만드는 ‘창조신의 군세’는 자신에게 있어 가장 큰 가치이고 힘이다.

차원의 권능을 가진 오리진으로서 권위이자 다른 일족들이 따를 수 없어 자신의 자리를 공고하게 하는 핵심적인 권능이었다.

그런데 예상대로 완전히 발동시키자 연산력 부족으로 몸이 아예 안 움직였다.

‘창조신의 신격과 신체만으로는 안 되나?

차원의 오리진의 자격으로도 이 제한을 어쩔 수 없나?

이 꼴로는 또 표적지 신세다.

아니 이러다 반란이라도 일어나면 끝장이다.”

창조신의 군세를 이렇게 완전히 발휘한 것은 처음이다.

승급시킨 주신들의 수가 수 백 명이 넘다보니 정령계 전투에서 ‘전율의 진군’에개 사용할 때와는 격이 다른 부담이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창조신이 된 신체가 신령의 통제력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더 이상 무리하면 몸이 터진다.

그런데 내 근원의 칭호나 마도로도 막을 수 없다.

효과가 너무 떨어졌어.’

신체는 499창조신계의 모든 창조신들의 조력으로 승급한 덕에 더 없이 강대해졌다.

하나 그 대가로 신령이 신체를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창조신의 완벽한 신체라는 것은 다른 의미로는 어떠한 융통성이나 예외성도 없다는 뜻도 된다.

과거처럼 주신의 경지를 능가하는 근원의 칭호나 현실부정의 마도로 신체의 부상과 죽음을 극복할 정도로 만만하지가 않는 것이다.

창조신의 신체가 과다한 권능의 사용으로 위기에 처하자 파열을 막기 위해 돌처럼 딱딱해지고 어떤 통제도 거부하는 것이 그 증거였다.

‘몸이 더 이상의 부하를 피하기 위해 아예 추가 권능의 발동을 막고 있다.

신체강화고 뭐고 아무것도 안 돼.

큰일 났다.’

정령계 전투에는 그래도 제자리에 고정만 되고 전투는 할 수 있었다.

하나 지금은 보호할 권능은 고사하고 손가락조차 단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부하들이 더 없이 강해진 대신에 완전히 무방비가 되는 것이다.

차원의 마도신이 추가적인 연산력의 확보에 목을 매는 이유였다.

그런데 천진난만한 아이가 말하는 것 같은 어조의 차원의 오리진의 말이 뒤에서 들려왔다.

“어라? 겨우 주우주 창조신의 광역권능에 들어가는 연산력이 절대계 권능 중에서도 최상급이네요?

그런데 어떻게 살아있어요?

일반적으로는 바로 팡하고 터져야 하는데?

하긴 주우주의 예비 창조신이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권능을 받고도 무사한 것이 이상하기는 했어요.”

한계이상의 힘을 발휘하고도 왜 안 죽느냐는 날이 바짝 선 물음이지만 차원의 오리진님의 악의는 절대 없었다.

단지 정말 궁금해서 물으신다는 것을 알고 최대한 성의 있게 대답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대충하면 뭐든지 버틸 수 있습니다.”

마도신이라서 입만은 자유로웠다.

전력을 다하다가 쓰러지면 다시 일어날 수 없지만 대충하다 패배하면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서 튀어나온 어찌 보면 굉장히 불경한 말이지만 그래도 가장 진실에 가까웠다.

재능부족으로 완벽하게 익히지 못 하니 발휘되는 힘이 약하다.

대신 위력이 떨어지는 만큼 부담도 적다는 뜻이 된다.

그 덕에 흑염의 권능에 잠식하고도 광전사가 되지 않으면서 마도를 발동한다.

불가해의 팔시조의 방어도 자유자재로 사용은 못하지만 반사 신경처럼 신체에 각인 시켜서 추가적인 부담 없이 위기에는 작동된다.

창조신의 군세도 분명 주우주의 창조신이 가질 수 없는 권능이지만 신체의 자유를 제약을 받는 대가로 그럭저럭 해내고 있다.

‘대충이지만 전부를 포기하지 않기에 최선’이라는 말은 자신의 지금 상태를 가장 잘 말해주는 단어였다.

“아하-! 대충-!

아아-! 이게 차원의 마도신이 가진 힘의 비밀이었군요.

이것만은 정말 흉내도 못 내겠군요.

어떻게 다른 존재가 완성시킨 권능을 완전히 익히지 못하고 어중간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지 이해가 전혀 안가요.

그런데 아무리 여러 가지를 익혀도 대충이면 하나를 완벽하게 익힌 상대를 이기지 못해요.

노력과 재능의 낭비 같은데 무슨 다른 생각이 있나요?”

뭔가 깨달은 것 같은 어조의 차원의 오리진의 물음에 차원의 마도신의 속에서 울컥거리고 올라왔다.

‘누군 이렇게 하고 싶어서 하나?

재능부족으로 아무리 해도 완벽하게 익혀지지 않는데 어떻게 합니까?’

마도신으로서 길을 걸으면서 영창시간의 한계로 접근전에 취약점을 보이게 되는 경우는 어디까지나 하위 경지의 경우다.

주신이상의 경지에서는 극히 드물다.

극치에 도달한 현실부정의 마도가 접근조차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 자신에게는 그런 극치에 도달할만한 재능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흑염권능과 같은 것들을 짜깁기를 해서 버티고 있으나 결코 본의는 아니었다.

자신도 완벽하게 하나만 익혀서 온전한 강자로 인정을 받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치솟는 울화를 억누르고 겨우 대답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치명적인 약점을 보이는 아직 일족도 만들지 못하는 차원일족의 오리진은 창조신의 기준으로는 전력으로 너무나 부족하다.

여기에 지지 세력도 없으니 잘못하면 창조신장님이 직접 나서서 권능을 회수를 할지 모를 정도로 취약했다.

그러니 어떻게든 차원의 오리진의 지지를 유지해야만 했다.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공손하게 대답하는 이유였다.

“카하하하하하하-! 하긴 여기 자료를 보니 멀리 생각하면서 살았던 삶은 아니더군요.

그런데 왜 그러고 있어요?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는데?”

이미 주신전에 있던 휘하주신들과 주신계의 예비 창조신들은 창조신으로 승격은 완료되었다.

지금은 창조신의 신체에 적응을 하고 있다.

갑작스런 힘의 상승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결코 주신계들이 감당할 수 없는 전력이다.

하나 가장 중요한 자신이 이 꼴이니 역시 비상수단을 동원해서 전쟁을 추진해야했다.

‘다행히 차원의 오리진님이 보고 계시니 반역의 위험은 없다.

주신계로 갈 길만 열어주면 된다.’

차원일족의 오리진이다 보니 창조신의 군세의 유지에 추가적인 신력이 소모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미 개전의 보고는 창조신장에게 올라갔을 것이다.

창조신들이 개입을 하기 전에 끝을 내야 했다.

‘1시간 정도밖에 없었지.’

그러니 이 사태를 빨리 설명하고 전쟁에 집중해야 했다.

“연산력이 부족해서 움직일 수가…….”

“제가 의뢰 성공대가로 주겠다는 개인전용의 차원권능을 잊었나요?”

“아-!”

그제야 생각이 났다.

10중심의 서명의 의뢰대가로 받은 것은 ‘499주우주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이었다.

거기에 차원의 오리진님이 의뢰내용에 비해 너무 부족하다고 추가해주신 것이 자신에게 딱 맞춘 차원의 개인권능이었다.

그런데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을 부여하셨지만 그것만은 아무런 징후나 언급도 없어서 완전히 잊었다.

‘하지만 주셨다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넘겨받은 적이 없고 흔적도 없는데?

정말 주셨나?’

끼이이이이익-!

완전히 굳어서 안 돌아가는 목을 억지로 뒤로 돌려서 얼굴을 보면서 무슨 말을 하려는 차원의 오리진을 쳐다보자 상황을 파악한 차원의 오리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정말 대충이네요.

몸이 가진 권능의 발동방법도 모르고 있는 것조차 모른다?

이게 말이 되나요?”

욕도 추궁도 아니지만 뭔가 자신이 엄청나게 잘못한 느낌이 들어서 저절로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정말 개인권능을 추가로 부여하셨다면 정말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몸에 부여된 권능을 발동은 고사하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부끄러운 상황이었다.

‘아마 나라면 돼지 목에 진주라고 두들겨 패고 다시 빼앗았겠지.

그런데 정말 모르겠다.’

“그런데 멀쩡하게 가동이 되고 있다니 신기하네요.

정말 마도신의 오리진 할아버지의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이해가 안가는 일투성이라니까요?

효과는 너무 좋아서 흉내는 내보았는데 재현이 불가능하니 이것 참 웃기죠?

아무리 과거 과정을 그대로 반복해도 같은 결과가 안 나와요.

그래서 다들 포기했는데 정말 대단한 교육능력이라니까요.”

“그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답하기 곤란하여 얼버무렸지만 마도신의 오리진의 교육은 3만 년이나 직접 겪은 당사자로서 한마디하고 싶었다.

‘시범 보이고 할 때까지 끝없이 여기저기 두들겨 패는 수련방식이 무슨 교육입니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끈기만 있으면 아무나 하겠더군요.’

어떤 경우에도 죽음을 허락하지 않는 파멸유혼검과 지금 당장 도달할 수 있는 한계점을 절묘하게 파악하여 밀어붙여서 가능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결과인 자신은 결국 이런 꼴이었다.

물론 자신의 문제가 크다는 것은 알지만 그 고생을 하고도 아직도 이런 문제투성이니 한숨만 나올 지경이었다.

“음-! 뭐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상관없지요.

불가해의 팔시조의 작동이 무작위라서 이상해서 혹시나 하고 발동영창도 확실히 만들어놓았으니까요.

저의 영창을 따라하세요.

마력과 신력 극대-!”

“마력과 신력 극대-! 억-!”

영창과 함께 굳어진 몸속에서 신력과 마력이 폭발하듯이 터져 나왔다.

쿠우우우웅-! 파아아아아아-!

검은 마력의 빛이 미친 듯이 이마에서 뿜어져 나오고 등의 빛의 날개가 차원의 권능을 발산한다.

그리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꼼짝을 하지 않던 몸의 통제권이 완벽하게 되돌아왔다.

‘자유를 되찾은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힘과 권능이 넘치고 있다.

뭐지 이 고양된 감각과 인지확장은?

마치 세상이 전부 바뀐 것 같아!’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던 상위의 마도가 이해되려 하고 있다.

그리고 너무 신체조작이 난이해서 발동조건과 운용방법이 감조차 잡히지 않던 불가해의 팔시조조차 어렴풋이 윤곽을 드러냈다.

자신을 무시하고 본능 속에서만 활개를 치던 흑염의 권능이 바로 손을 내밀면 그대로 따를 것 같았다.

거기에 부담을 주다 못해 신체 붕괴직전까지 몰아넣었던 ‘창조신의 군세’조차 숨을 쉬는 것처럼 발현되고 있었다.

처음 겪어보는 모든 것이 자신의 통제 하에 들어오는 고양된 감각과 확장된 인식에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오오-! 이것이 진정한 차원의 오리진의 권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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