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502화 (413/2,000)

제 502화

24, 25권

그 말을 듣고 차원의 마도신과 휘하 주신들의 얼굴들이 완전히 창백하게 질렸다.

창조신장님께 신계가 싸가지가 없다고 창조주와 거의 동격인 바람가의 오리진이 말하면 당연히 그 신계는 해체다.

무엇보다 창조신장님을 아이라고 부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기강까지 언급을 하시는데 정말 창조신장님이 자신들 때문에 그 꼴을 당하면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부하 때문에 날벼락을 맞아서 분노한 창조신장님에게 정말 모두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른다.’

아마도 신체는 죽음을 당하고 신령은 정령계로 보내지는 것이 자비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당장 뭐든 하라는 주변의 주신들에게서 뜨겁게 타오르는 분노의 눈빛을 느꼈는지 다급하게 지식의 주신이 감사의 인사를 하려는데 추가적인 말이 들려왔다.

“아니 먼저 여기부터 직접 손을 좀 보아 볼까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

아니 지금은 차원의 마도신이지요?

잠깐 우리 다시 교육 좀 할까요?”

차원의 오리진님의 추궁의 화살이 자신에게 바로 돌아오자 당황을 넘어서 살기가 치솟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바람가의 교육이 무엇인지 방금 소집 전에 확실히 체험하여 알고 있는 이상 그런 상황을 만든 존재에게 분노를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죽을 장소로 몰려서 분노로 달아오른 눈빛이 지식의 주신을 향했다.

빠아아악-! 털썩-!

커다란 타격음과 거의 동시에 쓰러지는 소리가 울렸다.

지식의 주신이 뭔가에 맞았는지 서서 보고하던 자세에서 그대로 원탁에 머리를 처박고 쓰러지는 소리였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느끼지도 못한 원탁에 앉아있던 주신들이 당황하는데 천연덕스러운 차원의 마도신의 말이 울렸다.

“이제 보니 반항이 아니라 너무 과다한 칭찬에 감동해서 기절을 했군요.

지식의 주신은 주신이 된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몸이 약해서 그러니 제가 이해를 하겠습니다.”

“…….”

이 말은 지식의 주신을 저렇게 만든 것이 차원의 마도신이라는 뜻이었다.

하나 여신혈맹의 여주신들과 이면주신 로키나의 표정이 완전히 굳었다.

마도나 권능이 결코 아니었다.

같은 마도신인 로키나도 아무런 마력의 유동을 느끼지 못했고 초월권능을 가진 여신혈맹의 여주신들조차 신력을 조금도 감지하지 못했다.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주신들조차 감지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무엇인가가 지식의 주신을 가격했다.

주변에 아무 영향도 없으니 아주 간단한 일반 공격일 것이다.

그런데 주신의 신체가 그런 가벼운 일격조차 감당 못하고 바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리다니?

하위신도 아니고 주신이 가능한가?’

단순한 물리공격으로 주신의 신체로도 감당 못할 충격을 받은 것 같았는데 아무런 부상도 없고 단지 정신만을 잃었다.

그렇다고 무슨 권능이 발휘한 것도 아닌 이제까지 보았던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과는 전혀 다른 정체불명의 공격이었다.

짝작짝-!

그런데 차원의 오리진의 박수와 칭찬소리가 울렸다.

“방금 아주 좋아요.

‘10중심의 서명’의 사용에 드디어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모양이군요.

정말 잘했어요.”

“와하하하하-! 모두 차원의 오리진님의 배려 덕분입니다.

이제 주신이나 주신장 정도는 저의 적이 아니었는데 이런 절대기까지 주셨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계의 업무도 완벽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모든 것을 저를 믿고 맡겨만 주십시오.”

칭찬에 대한 원인을 상급자에게 돌리는 아주 정석적인 하급자의 응답을 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속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살이 떨리는 위기감을 아주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제발 이제 그만 창조주님께 놀러가 주십시오.

신계에 자랑스럽게 보여 드릴 것도 없고요 오히려 창조신계에 소문나면 부끄러운 일투성입니다.

들통날까봐서 정말 아슬아슬해서 못 살겠습니다.’

차원의 오리진의 말 한마디에 정말 목숨이 오락가락을 한다는 것을 저 기가 센 여주신들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긴장을 하는 것을 보고 확실히 깨달았다.

만약 신계에 잘못된 것을 하나라도 창조주님이나 창조신장님께 직접 언급을 하시면 끝장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이다.

무엇보다 다른 신계에 비해 주신들이 강하고 수가 많은 것을 제외하고는 칭찬받을 것이 전혀 없는 신계라서 정말 시간이 갈수록 위험했다.

그런데도 이제 신계의 일반 자료들까지 다 흩어보시는데 아예 죽을 맛이었다.

‘이건 무슨 창조주님의 불시 검열도 아닌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전쟁도 급한데 불시 비상검열을 받는 상황이니 아예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 그만 가주시면 정말 고마운데 차원의 오리진의 다음 말에 아예 절망했다.

“아주 바닥이던 자신감도 아주 많이 올라갔군요.

조금만 더 교육 받으면 되겠어요.

그리고 여기 정말 재미있네요.

카하하하하하-! 여신부가 도대체 뭐예요?”

“!!!”

“!!!”

여신부에 대해 언급을 하니 원탁의 주신들과 차원의 마도신의 얼굴이 완전하게 흑색이 되었다.

‘저렇게 웃으시는 것을 보니 대충 자료를 통해 여신부에 대해서 알고 있으신 것이 확실하다.

단지 이해가 안가서 물어보시는 것뿐이다.’

상위자가 사실을 거의 알고 있는데 어설프게 대답하면 정말 큰일이 난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차원의 오리진님은 강함을 모든 세상의 기준으로 삼는 진리의 혈족인 바람가란 점이다.

거기에서도 힘을 인정받아 오리진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차원의 오리진께 여신부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감히 엄두가 안 나는 것이다.

‘여신전용이니 뭐니 주장하는데 솔직히 꼴도 보기 싫어서 관심조차 두지 않았지.’

그래서 아는 것이 적어 다급하게 담당자인 여신부의 수장을 찾은 차원의 마도신의 표정이 암담해졌다.

여신부의 책임자는 주신급의 여신이다.

그런데 창조주와 동격인 차원의 오리진께 직접 지적을 받자 이미 거의 기절직전인 것이다.

잘 알만한 여신혈맹의 여주신들도 모두 고개를 숙이고 원탁만을 바라보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자신의 시선을 외면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여신부에 대해 신계주신인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설명을 해야 할 판이다.

‘이런 빌어먹을-! 여신부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란 말이다.

여신부는 나도 마음에 안 들지만 없애자니 반발이 커서 결국 못했단 말이야!

그런데 내가 왜 여신부를 옹호해야해?’

자신이 할 일도 아닌 것으로 추궁을 당하는 꼴이 억울해서 죽을 지경이었으나 거의 본능적인 감각이 아우성치고 있었다.

‘여기서 말 한마디만 잘못하면 정말 신계운영이 샅샅이 파헤쳐진다.

그럼 끝장이다.’

드러나서 좋을 것이 전혀 없는 신계를 가진 신계주신이 어떤 입장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여신부 덕분에 주신장들의 하극상 처리보다 더욱 심각한 창조주와 동격이라는 차원의 오리진의 신계검열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은 여신부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단지 여신전용으로 신계를 도배하여서 남신들이 마음 놓고 큰 길도 다니지 못하게 한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주신전에 오는 출근길까지 여신전용이기에 그건 다 박살을 냈는데 그 이후로는 신경을 안 썼지.’

신계에 전쟁의 신으로 들어온 초반부에 시비를 거는 여신부와 여신들을 아예 박살을 냈더니 자신만은 건들지 않았다.

신계주신이 되고 나서야 어떻게든 확고한 기반을 만들어서 잘 살기 위해서 정신없이 여기저기 자청해서 용병으로 뛰어다니느라 여력이 없었다.

큰 문제가 있다고 보고가 없으니 초반부라 은근슬쩍 넘어갔다.

어차피 기존의 남신들도 어느 정도 적응해서 살고 있는데 신계주신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바꾸면 논란거리가 된다.

여신혈맹의 여주신들과 분란을 일으킬만한 일은 피한 것이다.

‘그런데 설마 차원의 오리진님이 이걸 확인을 하실 줄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해체를 시킬 것을 잘못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었고 지금 이 사태를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 신계주신인 자신이 아무리 생각해도 여신부가 뭐하는 처부인지 잘 모르겠다.

정기는 많이 잡아먹는데 정확한 결과보고를 받은 적이 없었다.

넌지시 실무자를 불러서 물어보려면 지금처럼 다들 울기직전에 아무 말을 하지 않으니 짜증이 나서 정기만 감축하고 그만두었다.

황급히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을 머릿속에서 자료로 불러들였지만 바로 후회막급이었다.

절박한 최상위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니 이렇게 한심한 부서도 없다.

‘여신부의 기본 취지가 남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여신의 권익을 보호한다고 하는데 왜 여신들의 권리를 남신들이 손해를 보면서 보호를 해주어야 하지?

여신이 남신의 보호가 없이는 혼자서 살지 못하는 약자라서?

그런데 당당하게 외치는 것을 보니 동정을 원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약자로서의 권리요구인가?

약자가 강자에게 무슨 권리를 요구해?

약자이면서 강해질 생각은 안하고 양보와 배려를 요구해?

그리고 이제 보니 이게 도대체 뭐하는 처부야?

정기를 사용한 결과보고서가 거의 없잖아?

그럴듯한 통계와 계획만 있지 근거와 사용결과는 고사하고 성과보고조차 없어?

뭐야 이거?

이딴 것을 어떻게 옹호해서 보고해?’

여신부에 대한 악감정만 더해졌다.

신계주신인 자신도 못 마땅한 내용을 진리의 혈족인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에게 했다가는 그대로 죽는 수가 있다.

강자를 최우선으로 모든 세계의 질서를 재편한 진리이다.

그가 다스리는 질서 속에서 혼자 살지 못하고 도움을 구걸하는 약자의 옹호는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모든 약한 것들은 진리에게 용서되지 않는다.

그런데 진리께서 공동 창조주로 있는 499주우주 최고위 창조신급의 신계에 약자를 양산하는 처부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용납될 리가 없다.

이제 보니 여신부는 다른 창조신계의 외부로 들어나면 비웃음 정도가 아니라 큰일이 날 처부잖아?

먼 변방의 독립신계라서 이제까지 무사했군.’

자신처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모를까 발전우선의 원칙에 철저한 상위자를 만나면 당장 탄핵당할 사항이었다.

이런 사실은 신계에 갓 들어온 자신도 아는데 휘하 주신들이 혹시라도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책임을 다 뒤집어쓰게 된 자신과 혹시 눈이라도 마주칠까봐서 모두 고개를 땅으로 숙이고 있는 것이다.

‘너희들이 만들고 운영을 했잖아?

납득하시도록 뭐라고 설명을 해봐!

이렇게 말도 못할 것을 왜 만들었어?’

휘하 주신들이 외면하는 것을 보자 속에서 천불이 나는 것을 참으면서 부지런히 여신부를 옹호할 부분을 찾는데 당연히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신계에서 가장 못 마땅하게 여긴 것이 자신인데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해두었을 리가 없다.

“여신부가 뭐예요?

왜 이렇게 결과는 없는데 정기소모가 많아요?”

차원의 오리진님이 2번째로 물어보는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사라지고 소름끼치는 살기가 또 물씬 흘러나왔다.

감히 돌아보기가 두렵고 할 말이 없어서 자신의 고개도 땅으로 저절로 숙여진다.

그런데 갑자기 속에서 울컥거리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여신부는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신계주신이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왜 전부 책임을 져야 해?

난 여신부에 대해 책임이 없어!

모두 무책임한 전 신계주신 탓이야-!’

말도 안 되는 책임회피라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이 수밖에 없었다.

자꾸 숙여지는 고개를 억지로 들고서 말을 꺼낸다.

“여신부는 전임자가 만들…….”

무조건 전임 신계주신의 책임으로 미루려고 말을 하려는 순간 뒤통수에서 정말 별들이 튀었다.

그리고 몸이 날려지면서 뭔가에 처박히는 느낌과 연속되는 굉음이 들렸다.

퍼어어어어어억-! 꽈꽈꽈꽈꽈꽈꽝-! 꽈꽝-!

원탁이 몸으로 충돌한 차원의 마도신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고 파편들이 비산을 한다.

원탁은 신계주신이 불멸의 권능으로 만들어내어 저렇게 박살이 날 리가 없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최고위 창조신계급이라서 수백 명의 주신들이 앉아 있을 수 있게 만들어진 거대한 원탁이 그대로 반 토막이 나면서 박살이 났다.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주신전의 벽까지 아주 깔끔한 구멍을 뚫고서 차원의 마도신의 몸이 저 멀리로 사라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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