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97화
23권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미 늦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 딱-!
화면이 떨리면서 바로 차원의 오리진님이 그대로 499주우주로 차원 이동해버린 것이다.
화면에서 바로 솟아오르듯 나타나서 주신전에 발을 디딘 차원의 오리진님이 쾌활하게 말을 한다.
“자아-! 바로 용건을 말하고 모든 주신들을 모으세요.
아저씨에게 허락도 받았으니 제가 이계파견에 걸림돌이 될 만한 모든 것을 처리해드리죠.
상위 오리진의 가호를 느껴보세요.”
자신을 돕기 위해 왔다지만 하나도 고맙지가 않았다.
바람가의 오리진의 주우주 개입이 어느 정도의 파장을 낳는지 모를 리가 없다.
대신족 오리진의 직접 개입은 498개 주우주의 대부분의 지배종족 교체라는 신족입장에서는 너무나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거기다 세계 창조라는 차원의 오리진의 권능 성격상 현재 지배종족인 신족에게는 절대로 좋은 결과는 안 나온다.
새로운 세계는 기존의 모든 질서의 교체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도 신족의 주신장이니 반드시 그런 변화는 피해야만 했다.
‘이렇게 직접 안 도와주셔도 됩니다.
그냥 진리께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말씀만 해주시면 충분하니 이대로 돌아가 주십시오.
저 때문에 바람가 오리진님의 직접개입을 창조주님께 허락받은 것을 위에서 알면 정말 큰일 납니다.’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499주우주에 직접 개입을 왜 결정했는지 상위의 창조신이 사정을 알면 정말 가만히 있지 않는다.
차원의 마도신이 잘못했든 잘했든 전혀 예상도 못한 엄청난 상위자가 튀어나와 개입을 해오는 것이다.
그것도 창조주조차 막지 못할 정도면 정말 창조신들조차 재앙이다.
‘약간의 조치도 밑에서는 끝장이란 결과가 될 수 있어.
바람가의 오리진님의 발언 하나로도 신계 전체가 뒤흔들린다.
그러면 나라도 원인이 된 놈을 가만 안 둔다.
어떻게든 물려야 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잘 아는 자신의 입장에서 제발 그냥 절대계로 복귀하시라는 말이 나오려는 순간, 시선이 저절로 어딘가로 향한다.
휭-! 휭-!
빨리 소집하라는 듯이 손아귀에서 원을 그리며 휘둘려 지고 있는 파멸유혼검이었다.
당장이라도 자신의 이마를 내려칠 것 같았고 과거에 실제로 그러했다.
오랜 경험에 따라서 그것을 피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했다.
반사적으로 주신전을 통해 전 신계에 크게 소리를 친 것이다.
“차원신계 주신들은 주신전으로 집결하라-!
나를 모독한 다른 주신계와 전쟁 준비를 한다.
단 한 명의 열외도 용서하지 않겠다.”
“좋아요. 강자는 그렇게 당당하게 지시를 하는 것이랍니다.
카하하하하하-! 하면 잘하잖아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차원의 오리진님이었다.
그리고 손에 쥔 파멸유혼검은 아직도 크게 원을 그리면서 자신의 주변을 돌고 있었다.
그러니 등에서 오싹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제발 이것 좀 치우십시오!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단 말입니다.’
마도신의 오리진님과 흑염의 절대자를 낚기 위한 미끼가 되기 위한 3만 년의 수련기간 동안, 멍청하고 둔하다고 파멸유혼검으로 두들겨 맞은 횟수가 억을 넘어서 세기를 포기한 차원의 마도신으로서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그 끔찍한 파멸유혼검이 마치 장난감처럼 눈앞에서 교차하고 있으니 미칠 노릇이었다.
처음에는 손아귀 안에서만 회전하던 목검이 이제 차원의 오리진의 주변을 빙빙 돌면서 회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지독한 투기가 풍겨 나왔다.
위험한 느낌을 받는 것과 동시에 몸은 이미 회피동작에 들어갔다.
팟-! 꽝-!
바로 주신전의 영광의 자리를 박차고 천장에 달라붙은 것이다.
천장에 두 발로 달라붙어서 아래로 내려다본 차원의 마도신의 눈은 찢어질듯 부릅떠졌다.
“헉-!”
주신전 전체를 파멸유혼검이 움직이는 궤적이 덮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문양을 그리고 있었는데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일하게 안전한 곳은 자신이 위치한 천장 밖에 없었다.
내려가는 순간 무수한 파멸유혼검의 공격에 난타를 당하는 것은 당연했다.
끄덕끄덕-!
천장에 달라붙은 차원의 마도신을 보면서 차원의 오리진이 감탄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했다.
“지금 반응 아주 좋아요.
일부러 안전구역을 만들어 놓은 천장으로 반사적으로 도망을 치다니 정말 대단해요.
불가해의 팔시조를 본능에 각인을 시켜놓았다고 하시기에 농담인 줄 알았는데 이런 일도 있군요.”
“왜……, 왜 이러시는지?”
“카하하하하하-! 가벼운 교육 및 장난이에요.”
“!”
어떤 위력의 공격이라도 상대에게 죽음을 주지 않는 파멸유혼검이지만 고통과 피해는 그대로다.
마도신의 오리진님과의 경험에 의하면 10중심급이라는 바람가의 공격이면 자신은 단 한 방에 온 몸의 뼈가 작살이 나고 근육이 다져진다.
그런 공격을 단지 장난이란 말에 발끈했지만 감히 화를 낼 용기는 없었다.
마도신의 오리진님과 3만 년이란 수련기간 동안 발끈해서 달려들 때마다 아직 힘이 남아있으니 더욱 수련에 박차를 가한다고 외치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차원의 오리진님은 가벼운 장난이라지만 저는 죽을 맛이란 말입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곤란을 할 때 또 그 섬뜩한 느낌이 몰려왔다.
파사사사삭-! 팟-!
손가락으로 가볍게 목검의 회전을 비틀자 시야 전부를 가리는 수만 개의 검이 되어 천장을 노리고 휘몰아친다.
한 대만 맞아도 사지가 부서질 공격이 무수하게 밀려오니 저절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왁-!”
목검의 공격방향이 변했지만 아직도 주신전을 가득 채운 목검의 파도는 여전했다.
여기에 천장을 가를 기세로 추가된 목검의 공격들에 기겁을 하면서 가장 믿을만한 방어수단인 차원결계를 중첩해서 막아낸다.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권능으로서 순식간에 만들어진 수십 개의 차원결계가 수만 개의 목검의 공격과 마주치는 순간 딱하다는 어조의 차원의 오리진님의 말이 울린다.
“아아-! 역시 도망칠 수 없는 마지막에는 발악하듯 저러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상위자의 공격은 막으면 안 돼요.
무조건 회피를 해야 해요.”
“커……, 억-!”
‘누가 그걸 몰라서…….’
뭐라고 답을 하기 전에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격통이 몸을 덮쳤다.
필사적으로 만들어낸 차원결계들이 마치 환상처럼 관통되면서 수만 발의 목검의 공격이 몸에 쏟아진 것이다.
꽈꽈꽈꽈꽈꽝-!
온 신계를 울릴만한 굉음이 차원의 마도신을 두드리는 공격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온 몸의 뼈가 부서지고 근육이 충격에 파열된다.
파멸유혼검의 공격은 어떤 경우에도 죽음을 내리지 않기에 온전하게 피해와 충격으로 교환된 것이다.
그리고 10중심급의 공격은 일격도 견딜 수 없는 차원의 마도신의 정신이 온전할 리가 없었다.
당연히 완전히 의식을 잃은 차원의 마도신의 몸에서 검은 불꽃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발동된 흑염의 권능에 박살이 난 뼈와 찢어진 근육이 단숨에 회복되면서 분노에 찬 괴성이 입에서 터져 나왔다.
우두두두둑-!
“크아아아아-!”
“하하-! 이제 나왔네요.
흑염권능.”
차원의 마도신이 의식을 잃자 본능에 살고 있던 흑염 권능이 절대계 최강의 육체권능을 드러내면서 포효했다.
그 모습은 주우주의 창조신으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광폭하고 강력했다.
끝없이 농도를 더해가는 투기와 살기의 대상은 당연히 자신을 공격한 차원의 오리진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즐겁다는 미소를 띠면서 목검을 쥔 손을 원을 그리면서 서 있는 차원의 오리진이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쥐지 않은 왼손의 손가락을 까딱거리면서 도발을 하고 있었다.
“블랙 화이어-! 웰컴-! 컴온-! 카하하하하하-!”
그 웃음소리와 함께 막 덤벼들려던 흑염의 권능에 쌓인 차원의 마도신의 몸이 움찔거리면서 멈추었다.
흑염권능이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보았자 과거의 경험처럼 죽도록 두들겨 맞을 것이라는 것을 기억한 것이다.
잠시 망설이는 것과 동시에 몸을 주신전의 출구로 필사적으로 날렸다.
파파파파파팟-!
얼마나 힘을 주어 도망을 치는지 주신전의 바닥이 박살이 난다.
절대계 최고의 투기와 살기의 집합체인 흑염의 권능을 발동하고도 도망치는 차원의 마도신을 보면서 잠시 멍해지는 차원의 오리진이었다.
흑염의 일족이 권능에 완전히 먹히면 어떤 강한 적을 만나도 죽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는데 바로 도망을 치는 것이다.
“어라? 이것도 정말이네요?
흑염의 절대자도 아닌데 투기와 살기의 정화인 흑염의 권능에 완전히 잠식을 당해 광전사가 되고서도 도망을 치네요.
하하-! 정말 특이하네요.”
가볍게 오른손의 손가락을 튕기자 파멸유혼검이 그대로 빛살로 변해 날아가서 도망치는 차원의 마도신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퉁-! 슛-!
“어라? 현실부정의 마도권능?
흑염상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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