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93화
23권
허공에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차원의 마도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검은 로브로 가려진 얼굴이나 모습에서조차 위압감을 느낀 페미니스트와 예비 창조신들의 얼굴이 급격하게 굳었다.
창조신계의 자료는 현실구현의 권능으로 만들어져서 극도로 정확하다.
상대가 어느 정도 힘을 가졌는지 유추할 정도였다.
문제는 하극상에 가까운 업무방해를 명령하기 전에는 이 정도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정도가 아닌 자신보다 약간 강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자신의 아버지인 최고위 창조신과 비교될만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자신의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주변의 예비창조신들의 표정도 딱딱하게 굳어져만 갔다.
허상을 보는데도 거의 전투 직전까지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엄청나게 강해졌다.
주신장이 된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럴 수가 있나?’
페미니스트와 예비창조신들이 입체영상으로 구현한 모습만으로 긴장하는 것을 본 관리주신은 이를 악물어야 했다.
‘으음-! 주신장과 예비 창조신들이 저런 놀란 반응이라니 역시 내 오판이 아니었군.
그러나 주신계와 연합하여 전쟁이 아닌 내 목을 가지고 사과를 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정되면 정말 나는 죽어야 한다.
그런 최고위 신으로까지 신격이 떨어지고 관리주신까지 내놓아야 하지.
내가 어떻게 관리주신까지 올랐는데 그것만은 안 된다.’
차원의 마도신의 위압에 자신까지 기가 질려서 말을 못하면 당연히 사과로 여론이 흘러갈 것이다.
그래서 나름 태연한 표정으로 그 옆에 추가된 세부내용을 보였다.
‘차원의 마도신이며 차원일족의 오리진.’
-카르마 속성 : 종합판정 극선이상(개인판정 극선/ 집단 판정 최고위 창조신계 주신 절대선)
-11써클 이상의 창조신 : 본신신력 280억 / 최대출력 5,600억
※ 최대 마도증폭 : 본신신력 280억 × 20배(10써클의 20중창)
-세부신력 : 차원의 권능 140억, 태양의 권능 20억, 마력 70억, 흑염의 권능 50억
-주요기술 : 9써클 4,000개 동시 사용. 10써클 400개 동시 사용. 11서클 40개 사용, 12써클 4개 사용.
-장 비 : 주신살의 창, 근원의 길잡이
-특수권능 : 흑염 창조대신 성멸(黑炎 創造代神 星滅), 절대 차원기동(絶代 次元起動), 열화 영원영창(劣化 永遠詠唱), 열화 흑염(劣化 黑炎), 사후영창(事後詠唱), 불가해의 팔시조 조건방어(不可解의 八時調 條件防禦)
-최종마도 : 영겁윤회(永劫輪回)
대상자를 지정하여 시공조작으로 승리를 할 때까지 반복도전을 하게 만드는 금단의 마도.
-특이사항 : 칭호 ‘근원’을 완전가동하면 모든 영역에서 창조신을 능가한다.
차원의 권능으로 휘하에 둔 존재에게 투지가 살아있는 한 무한의 생명력과 잠재력을 보장하며 광역으로 1써클 이상을 자기 수준까지 상승시킬 수 있음.
-특별고려 :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소유(본신신력부족으로 발동제한)
-판정결과 : 상급 창조신미만.
자료를 끝까지 읽던 페미니스트의 손이 영광의 자리의 손잡이를 내려쳤다.
분명 얼마 전에 확인을 했을 때믄 중급창조신 미만이었는데 지금은 상급 창조신 미만이라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급격한 능력 상승 때문이었다.
꽝-! 우르르르릉-!
그러나 단순히 분에 못 이겨 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주신전 뿐만 아니라 주신계가 울린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방출되는 신력은 주위의 예비 창조신들을 완전히 압도할 정도다.
이것은 단순하게 여성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권능으로 올라선 서열 2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아니 본인이 약했다면 반려나 후궁을 빼앗겨서 분노한 다른 주신장들에게 이미 죽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암살시도와 결투를 이기고 끝까지 살아남은 강자이고 했다.
‘주신장이 상급 창조신이라니?
그리고 차원일족의 오리진이라고?
이건 말도 안 된다.’
지금 보이는 차원의 마도신의 힘은 단순한 수치만으로도 주신계의 하극상 따위는 모두 힘으로 누르겠다고 나설 만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상급 창조신에게 주신장이 하극상이라니 웃기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비웃음의 대상이 당사자가 자신이 되니 이성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다.
하나 곧 냉정을 되찾고 관리주신에게 물었다.
상급 창조신으로 인정받는 차원의 마도신에게 하극상의 추궁을 받고 있으니 자칫하면 정말 자신과 관리하고 있는 주신계가 위기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종합평가가 상급 창조신미만이라고?
주신장의 자리를 건 전쟁이 끝났을 때 분명 중급 창조신 미만이었다.
종료가 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승급이 가능한가?
거기다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이라니?
주우주에 그런 일족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나?
설명하라.”
“고정하십시오.
바로 자세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은 관리주신이지만 머리는 맹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변경된 차원의 마도신에 관한 사항은 이미 관리주신들에게도 폭풍과 같은 놀람을 불러왔다.
그렇지 않아도 광역권능 ‘창조신의 군세’로 대규모 전쟁에서는 최고위 창조신의 힘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차원의 마도신이다.
그때도 중급 창조신이었는데 이제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까지 얻었다.
덕분에 상급 창조신으로 인정받은 차원의 마도신이 정말 토벌전으로 나오면 주신계는 커다란 위기였다.
하나 다른 주신계도 똑같은 위기이니 같이 동맹을 맺고 공동대응을 한다면 힘겹게 이길 수 있었다.
물론 관리주신 한 명의 목숨과 신격을 주신계의 안위와 바꿀 수는 없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어보니 이럴 수밖에 없었다.
죽음을 당해 최고위 신이 되어서 다시 주신의 신체를 만들려면 언제 지금의 힘을 되찾을지 모르는데 희생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일단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힘은 대부분 사용하지 못할 것입니다.
본신신력 280억 중 차원신력이 겨우 140억입니다.
마도로 증폭한다고 해도 오리진으로서는 너무나 약하기에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말에 어느 정도 긴장된 얼굴이 풀리는 페미니스트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아니 전능의 휘를 이기고 서열 1위를 차지한 차원의 마도신을 질투하여 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휴우-! 자격만 있다 하나 차원일족의 강력함은 기존의 모든 일족의 서열을 재편할 정도다.
기존의 광역권능도 무서운데 개인적인 능력조차 2써클 승급과 완전명중과 회피를 가지다니?
거기에 세계 창조에 따른 최고 수준의 결계능력과 창조력까지 포함하면 이건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진 일족이다.
차원의 마도신이 정상적인 오리진이 되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지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이지.
상급 창조신미만이란 평가도 아마도 대부분의 권능을 사용 못한다는 전제하에서의 최소한일 것이다.’
그렇다고 예상되는 최대한의 힘으로 보고하면 큰 피해를 볼 동맹전투를 포기하고 정말 자신의 목을 잘라서 사과를 할지도 모른다.
‘시킨 대로 했는데 또 나만 희생되겠지.
그것만은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이렇게 축소보고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이것이 차원의 마도신이 바라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최대한 약하게 보이도록 보고를 시작했다.
그런 상황은 다른 주신계도 같았다.
상급 창조신으로 판정된 차원의 마도신이 가진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은 본신신력부족으로 발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리고 마도로 증폭시킨 신력으로 과대평가가 되어 나온 판정으로 격하되었다.
정령계 전투에서도 전능의 휘의 힘으로 승리하였고 차원의 마도신은 운이 좋아서 올린 전공으로 판단된 것도 당연했다.
그렇게 최종 판단된 차원의 마도신의 전력은 중급 창조신 정도로서 주신장 2명 이상이면 제압이 가능하다는 보고가 주신장들에게 공통적으로 올라갔다.
그래서 9개 주신계 공동대응을 하면 전쟁은 벌이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엄포정도로만 치부되었다.
‘억지가 심하지만 우리 목이 달렸으니 어쩔 수가 없다.’
주신장들은 수련에만 힘쓰고 업무는 관리주신이 처리 후 보고하는 정리된 자료만 보아왔다.
어떻게든 전능의 휘를 주신장전으로 이긴 차원의 마도신에 대한 엄청나게 낮은 평가를 관리주신에게 보고받은 주신장들은 당연히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모든 자료의 관리는 관리주신이 하기에 정확하다고 인식했다.
무엇보다 갑자기 주신장 1위를 차지한 차원의 마도신이 약하고 운이 좋았다고 믿고 싶은 마음들이 너무 커서 이성을 흐리게 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관리주신들조차 그런 과정을 하나도 남김없이 지켜보고 있는 존재가 있는지는 상상도 못했다.
회색영역을 정상화하기 위해 바빠서 죽을 지경인데 차원의 마도신에게 갑자기 연락을 받자 마구 윽박질렀던 회색의 절대자였다.
“잘하는 짓이다.
자기에게 손해가 갈 보고를 정상적으로 할 리가 없는데 그걸 믿다니?
바보 아냐?”
차원의 마도신에게 화를 내기는 했지만 역시 불안했던 것이다.
그래서 전뇌신들이 사용을 하지 못하는 이데아의 심층 부분을 활용하여 무슨 일인지 조사를 했다.
바로 확인된 차원의 마도신에 대한 하극상과 대처, 주변 주신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휘하 정령주신들은 보고만 있어도 답답해서 마음이 터질 것 같은데 공들여서 하나하나 설득하고 다니는 것을 보니 정말 많이 변했다.’
과거라면 다짜고짜 모든 주신들을 주신전에 모아서 다른 주신계에 선전포고를 하고서 반대하는 주신들로 전쟁 전에 먼저 신계가 난리를 치렀을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 알려주고 하나씩 설득을 하는 것을 보니 이번에는 혼자서 날뛸 것 같지는 않았다.
정식 창조신들에 비해서 약한 주제에 주신장이 되고서도 그러면 정말 살아남기 힘들었다.
“이놈이 또 무슨 짓을 벌이고 사고를 치나 걱정했는데 이번에는 차근차근 잘하는군.
역시 직위가 올라가니 조금 좋아졌어.
현재는 이정도면 되었고 문제는 나인데 이걸 어쩐다.”
주우주를 비추던 화면을 보던 시선을 까마득히 높은 하늘 위로 향했다.
이곳은 회색영역의 전쟁터의 한가운데의 행성이었다.
우주공간에서는 거대한 은색의 표면을 가지고 신멸포를 쏘아대는 대신족들과 신들이 처절한 전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창조대신들은 절대계의 회색영역의 절반이상의 영역을 확보하여 거의 주신성급으로 몸집을 불리는데 성공했다.
권능도 강화한 창조대신들이 적들을 향해 신멸포를 쏘아대면서 미친 듯이 날뛰고 있었다.
그러나 상대를 하는 것은 절대계에서도 상급의 강자들이기에 만만치는 않다.
주우주라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해진 창조대신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창조대신의 수는 수백 개체에 불과하나 새로이 나타난 절대계의 강자들은 수천이 넘어가고 갈수록 늘어난다.
더구나 회색의 손에 죽은 지배층을 대신하면서 강해지고 있었다.
신체적인 크기가 너무 차이나자 아예 대신족과 동격으로 신체의 크기와 능력을 상승시키는 존재들조차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들은 대신족을 연구한 듯 유사하면서도 더욱 강력했다.
‘아예 대신족에게 밀려서 회색영역에서 쫓겨날 상황이니 숨겨진 힘이고 뭐고 전부 투입을 하고 있군.’
은빛 행성의 모습을 한 창조대신들과 행성을 능가하는 같은 크기의 거신들이 육탄전을 벌이는 소리가 전선 여기저기에 터져 나온다.
그리고 역시 강자의 수는 절대계가 우위였다.
꽈아아아앙-! 꽝-!
창조대신 한 명에게 수십 명의 절대계의 강자들이 붙어서 싸우니 아무리 신족보다 10배 이상의 생명력과 방어력을 가진 대신족의 창조대신이라도 고전이었다.
하나 강자의 수는 차이가 났으나 대신족에게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대신족의 주신들이 있었다.
주우주의 창조신으로서 진리에게 패배하여 감정을 제압당하고 신체조차 개조를 당하였으나 강함에 대한 진리의 가호는 확실하였다.
덕분에 과거의 약함을 벗고서 절대계의 강자들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강해진 대신족의 고위 주신들이다.
여기에 절대계의 정기를 흡입하여 크기까지 키워서 창조대신을 호위하고 전선을 압박하기 위해 몸을 던져서 달려들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대신족의 주신들이 마치 폭우가 내리듯 절대계의 강자들과 충돌하고 밀어붙여간다.
우우우우우우웅-!
‘밀어붙여라. 조금만 더하면 우리가 이긴다.’
우우우웅-!
‘어떻게든 영역의 6할 이상을 가져와야지 우세를 유지할 수 있다.’
우우웅-! 우우우우-!
‘싸우다 소멸되어도 최우선으로 복구시켜준다.
절대계에 입성할 이 기회를 놓치지 마라.’
이번에 회색영역의 지배층들을 전원 회색의 절대자가 하극상을 명분으로 잡아내지 않았으면 절반의 영역을 차지하는 것은 고사하고 들어오지도 못했다.
힘의 차이가 너무 커서 주우주의 일족이 절대계에 자리를 잡은 역사는 없었다.
그러니 거의 100배 이상의 정기의 농도를 보이는 절대계에 자리를 잡는 것은 모든 주우주 일족의 꿈과 같았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그래서 이제까지 모든 전투를 주신들에게 맡기고 거의 창조주만을 모시던 창조대신들도 마치 감정이 되살아난 것처럼 열성적으로 최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미 몇몇의 창조대신들이 절대계의 강자들의 집중공격에 죽었는데도 물러서지 않는다.
창조대신들이 산산조각이 나서 죽어가면서도 외치는 사기를 올리는 신언이 대신족의 주신들을 격려하고 전쟁터를 뒤흔들었다.
정기까지 충분히 흡수하자 이제 회색영역의 강자들과 우세한 전쟁을 보이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총 정기의 양으로 보아서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이후가 난리네.
이놈들이 설마 일족이 망할 위험까지 감수하고 직접 나설 줄이야.’
대신족은 이미 총력전이나 회색영역은 아직도 끝도 모를 저력이 남아있었다.
바로 일족의 오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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