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486화 (397/2,000)

제 486화

23권

전쟁터가 아니라면 자신이 파견을 갈 리가 없다고 확신을 하는 어투다.

그런데 마땅히 부정을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이것들이 누구를 파괴신에 전쟁광으로 아나?

전투와 창조력 보조 외에는 도움도 안 되는 주제에 주신장인 나한테 할 소리냐?

이번에는 전쟁으로 끌려가는 것 아니거든?

진리대리로서 확실한 지배층이자 관리자로서 가는데 너희들이 무슨 필요야?

하지만 곤란하네.

나도 전쟁으로 해결할 생각만 하니 문제이기는 하지.’

자신이 이계에 진리대신 파견을 간다는 사실조차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자신의 역할을 미래의 자신인 회색의 절대자는 방관이라고 하니 아직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주신장전은 방어는 고위신들에게 맡기고 자신과 예비 창조신들이 차근차근 하나씩 박살을 내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들로 인해 진리대신 이계로 파견을 가야하는 현실을 깨닫자 걱정이 밀려왔다.

‘차라리 진리대신 이계를 박살내라고 했다면 좋다고 날뛸 것인데 나보고 뭘 하라는 거야?

발전을 시키는 것인가?

다 망해가는 이계를 어떻게?

무엇보다 이계가 진리에게 준 영역에는 신은 고사하고 지성체조차 하나도 없어.

영역의 경계선은 철저히 봉쇄하고 있으니 유입도 거의 불가능해.’

이계에서 행동방침으로 고민에 빠지자 나름대로 자신들을 데려가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판단을 했는지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필요하다면 이계의 전쟁에서 우리가 선봉장이 되겠다.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우리를 여기로 추방시킨 신계의 신들을 처리하는 권한과 신계를 만들 수 있는 행성 하나씩이다.

지금의 계약자에게는 이 정도는 별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 대신 계약자에게 덤벼드는 이계의 신들은 전부 죽여주겠노라.”

“…….”

‘전쟁파견이 아니라니까-!

그리고 말 잘한다.

결국 다 죽이겠다는 선언이냐?

그런데 그런 경우가 안 생긴다고 확답을 할 수도 없으니 문제로군.’

이계와의 전쟁을 아예 기정사실화하고 적은 모두 죽인다는 과격한 말이 나오자 배신선택(背信選擇) 메데이아와 이대신황(二代神皇) 여와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사정은 다르지만 각자 이계로 돌아가서 할 일들이 있었다.

본래 정령신계에서 탈주해서 바로 도망칠 생각이었겠지만 자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신계로 이들을 데리고 온 후에도 모여서 몇 번 이계로 돌아가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제 완전히 포기를 한 모양이다.

누구나 나갈 수 있던 엉성한 출입문만 있던 과거와 지금은 사정이 너무 다르다.

이계로 가는 문은 바람가의 본가에 있다.

그것도 상상도 못할만할 전력들이 지키고 있다.

‘이계로 가는 문은 바람가의 본가의 수련장에 있었지.

잠그지도 지키지도 않아서 자유롭게 통행을 할 수 있지만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문 앞에서 항상 수련을 하고 있어서 철통처럼 막혀 있다는 표현이 맞겠군.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을 상대로 이들로는 절대 강행통과는 무리지.

설사 운 좋게 통과를 한다고 해도 이계의 투신들이 주변을 방어막으로 막고 있다.

이 문과 이계의 투신들이 만든 방어선을 통과하지 않고 가는 방법은 차원의 권능뿐이다.

다른 방법은 시도조차 불가능하다.’

바람가의 수련장은 10중심급인 500만 이상의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각자 수련을 하느라 모인 곳이다.

이들을 힘으로 통과할 수 없는 이상 남은 길은 진리에게 정식으로 허락을 받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정령신계에서 이계의 정령신들이 벌인 탈주극은 결국 헛짓이었다.

‘강행돌파는 10중심들이 힘을 합쳐도 불가능하다.

아니 이계라는 특성상 절대계와 주우주가 전부 힘을 합쳐도 모두 격퇴되겠지.

문 안에서 쳐다보다가 포기한 모양이군.’

이계의 정령신들은 강하지만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에게는 비교할 가치도 없다.

이들이 아무리 독종이라고 해도 덤빌 상대를 구분조차 못했다면 지금까지 살아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완전히 포기했다가 내가 이계로 파견을 간다는 말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달라붙는다.

저번에 엉덩이를 쳐서 계약자에게 덤빈 벌을 준 뒤에 무조건 피하기만 하더니 다른 주신까지 설득해서 오다니 단단히 결심을 한 모양이다.

이계의 정령신들은 이계에 남겨놓은 일을 도저히 넘길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일이라는 것이 대부분 복수거나 분풀이니 문제지.

원래대로라면 완전히 무시를 하겠지만 혼자 가기에는 나의 상황이 안 좋다.’

주신장이 되고 차원의 오리진까지 된 자부심이 충만했던 처음의 상태라면 당연히 콧방귀를 뀌고 무시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계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으니 이계출신인 이들을 완전히 무시를 할 수 만은 없다.

하지만 이들이 바라는 기존 신계에 대한 대규모 복수와 전쟁만은 절대 안 된다.

그런 분탕질은 이계에서도 지배의 큰 축이신 진리에게 반기를 드는 것과 같다.

‘이계는 완전히 망하기 직전이라서 점령할 가치도 없다.

그래서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진리 대신 지배자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도우러가는 것인데 너희들을 어디다 써?

무엇보다 진리의 대리인 나를 제외하고는 바람가의 본가영역을 넘어가기만 하면 이계의 신들이 아귀처럼 달려들 것인데 그들과 바로 싸우려고?

당연히 지지는 않겠지만 진리의 눈앞에서 지배하고 관리를 해야 할 이계의 신들과 바로 전투를 벌이라고?

무능력하다고 진리에게 처분당할 일이 있나?

그렇다고 혼자 가자니 나도 대책이 없네.

이들은 이계출신이며 신왕이고 최고위 신들이었으니 도움은 되겠지.

하지만 믿을 수가 있나?’

당연히 사고뭉치인 이들을 데려가는 것을 이성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본능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랜 용병신생활에서도 가장 믿을 만하던 승리를 위한 희생감수가 경고하고 있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승리를 이끈 권능이 이런 반응이니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감각대로라면 이들만이 아니라 이계에서 최대한 나를 도울 신들과 정기를 준비해야지 내가 살 수 있어.

영역에 아무것도 없고 이계의 지배층들의 방식도 아예 모르기에 지배에 도움이 절실해.

무엇보다 전쟁과 싸움이 아니면 이제 창조신으로서 내 판단을 온전히 믿을 수가 없어.’

이미 경솔하게 하위 주신계들과 전쟁을 하기로 결정한 자신의 문제점을 여러 가지를 발견했다.

지금도 느끼고 있는데 자신의 사회경험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용병신으로만 살다보니 이들의 말대로 전투 외에는 쓸모도 없고 다른 해결방법도 모른다.

하위 주신계와의 마찰의 해결방법도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것인데 바로 전쟁을 결정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전쟁의 명분을 얻고 이기기 위해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

전쟁 외의 해결방법은 아예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까지 이기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던 용병신이 아닌 창조신이면서 오리진이기에 부작용은 심각할 것이다.

그 원인은 자신이 그렇게나 바라던 창조신과 오리진의 특권 때문이었다.

‘창조신은 죽어도 주신으로는 신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패배해도 직위는 인정되고 회복되면 다시 복귀한다.

거기에 오리진이면 독립영역까지 부여된다.’

이러니 기본적으로 창조신들은 서로 싸우면 거의 손해다.

용병신과 계약주처럼 다시는 안 볼 사이면 상관이 없지만 이기든 지든 계속 상대는 창조신의 직위를 유지하고 언제인가는 또 마주친다.

죽여도 타격을 받겠지만 언제인가는 주신장으로 복귀를 할 것이고 주신계 영역조차 연관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계속 같이 일을 해야 했다.

이런 피할 수 없이 같이 일해야 하는 상대에게 마음에 안 든다고 마구 전쟁을 벌인 안 좋은 결과는 이미 직접 보기까지 했다.

‘내 미래인 회색의 절대자가 10중심의 일만이 아니라 회색의 영역에서 벌인 전쟁을 보면 알지.

지금의 나처럼 부하들의 하극상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쟁을 벌였지.

그러나 그것이 결국 자기 영역이고 책임이니 진리에게 혼이 나기 전에 정상화하기 위해 후속조치가 끝도 없이 들어가고 있어.

분풀이를 한 대상이 결국 자신의 책임이기에 상위 지배층이 된 이상 전쟁만으로는 안 돼.

그런데 전쟁 외에는 지금 내가 기껏 가능한 것이 과다한 보상으로 호감을 사는 것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군.

이번 주신전도 위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유추하면 끔찍하군.

이걸 어쩐다.’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을 가진 서열 1위의 주신장으로서 주신전을 하겠다는 순간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이계에서 진리의 대리라는 측면으로 생각해보니 자신이 얼마나 성급하고 부족한지 절실히 깨닫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지배층의 시선으로 자신의 행위를 보니 못 말리는 골칫덩어리 그 이상이 아니었다.

그나마 창조신들이 흑염과 회색의 절대자의 결투로 인한 피해 복구에 파견을 간 상황이 아니라면 벌써 불리한 조치가 떨어질 확률조차 있었다.

‘창조신계도 창조신장님이 부재중인 지금은 관망이나 허락은 해줄 것이지만 고위 창조신들이 모두 돌아오면 분명 나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다.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다시 파악해야 한다.’

이계의 정령신들이 와서 이계로 진리 대리로 파견을 가는 일을 떠든 덕에 전쟁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고 생각하던 극단적인 사회경험 부족의 이성이 다른 방안을 찾기 시작한다.

아직도 자신의 앞에서 이계의 자신들의 유용성을 강조하는 천조대신 아마테라스는 잠시 무시하고 차원의 권능을 활용하여 다시 검토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금처럼 앞만 보고 대충 조치했다가는 두고두고 후환거리가 생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적당한 차원권능도 있었다.

‘일단 이대로 진행할 경우를 가정한다.

시작한다.

차원권능 올지도 모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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