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473화 (384/2,000)

제 473화

23권

진리가 직접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더없는 영광이다.

비록 이계만으로 한정이 된다고 해도 칭호를 받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관심의 표현이었다.

주변의 10중심들이 놀라고 차원의 마도신을 이계로 보내기 위해 칭찬을 하고 있던 회색의 절대자조차 놀랄 지경이었다.

더구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창세신(創世神)이라니 창조주(創造主)인 영원체의 바로 밑의 직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회색의 절대자의 머리로 경고음이 울렸다.

창세신은 이계에서 진리의 대리로서 합당한 직위이기는 하나 문제는 이름이었다.

‘차원 창세신도 능력에 비해 너무 무겁다.

거기에 세계이자 폭탄이기도 한 코아가 이름이라니 이건 안 돼.

잘못하면 정말 모든 것이 끝장이 날지도 모른다.’

회색의 절대자인 자신의 주권능이기도 한 세계폭탄 코아의 이름은 결코 창세신에 비해 가볍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신이 권능과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그것과 동일한 성향까지 얻게 된다는 뜻이다.

‘코아는 세계를 창조하고 동시에 파괴하는 극단의 양면성이다.’

즉 기존의 세계를 전부 파괴하고 다시 창조하는 급격한 혁명과 변화를 의미한다.

아무리 나약한 이계라고 해도 그렇게 했다가는 반발이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자신이 버틸지 의문이다.

‘이계에서 창세신과 코아의 진정한 의미인 혁명을 현재의 나는 감당할 수 없다.

뭘 보고 진리가 무슨 의도로 창세신의 직위와 코아라는 이름까지 직접 내려주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다.

도움은 안 되고 도와 달라고만 하여 귀찮게만 하는 이계를 송두리째 갈아엎으실 생각인가?

그나저나 이 자신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또 보상에 눈이 뒤집혔네.

주신장도 나와 마도신의 오리진님의 의뢰와 도움으로 겨우 된 네 놈이 무슨 창세신 코아냐?

자기 앞가림도 힘든 놈이 신분상승 욕구만 강해서 어쩌자는 거냐?

능력에 걸맞지 않는 직위는 감당하기 힘들다고 당장 거절하지 못해.

으이그-! 저 놈이 나지.

손에 들어온 이익을 포기할 리가 없지.

정말 속이 터진다! 터져!’

척 보니 당사자인 차원의 마도신은 더없이 영광이라고 감격의 눈물을 흘릴 지경이다.

포기하라는 말을 해보았자 들을 리도 없고 이미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그래서 자신의 입에서 나온 항의에 입을 또 딱 벌리고 있었다.

“이놈에게 그렇게까지 해주실 필요는 없는데요?

어차피 정식 임명도 아닌 진리의 대리로서 파견이니 가서 적당히 박살내고 다시 만들면 됩니다.

이 녀석은 딱 그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거창한 이름을 내려주신다면 너무 과하게 밀어주신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정말 이계를 정복하실 생각이 없으신지요?

말씀만 하시면 제가 1년 안에 이계의 모든 것을 진리께 바치겠나이다.”

그 말에 차원의 마도신은 뒤통수를 몇 번이나 맞은 표정이 되었다.

과거에 어쩔 수 없이 버린 이름대신 차원 창세신이라는 영광된 이름을 비록 이계로 한정되지만 진리가 직접 내려주었는데 미래의 자신이 재를 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너 내 미래의 원수가 아냐?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진리에게 창세신의 이름을 받으면 나의 창조신의 권능은 더없이 상승한다.

세계폭탄인 코아가 나의 이름이 되면 차원의 권능과 창조력은 창조신장조차 능가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방해해?’

차원의 마도신이 다급하게 회색의 절대자에게 의지를 보냈지만 자신의 말을 수정할 의사는 없는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리고 유쾌한 듯 가볍게 웃는 진리의 말이 전해져온다.

“후훗-! 그 정도의 직위와 경지이면서 주제파악하고 안주하기보다 오직 위만을 바라보는 폭주라니 정말 재미있구나.

그리고 회색이여, 나는 남이 가진 것보다 자신의 것을 아끼고 키우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약자도 약한 세계도 관심 없다.

쓸데없이 신경과 노력만 들어가니 의미가 없지.

그러나 가끔 이런 재미도 있어야 하겠지.

잘해보아라. 회색 그리고 차원 창세신 코아.

그리고 10중심의 서열 10위로서 다른 보고는?”

이미 확정된 일이라는 진리의 의사에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회색의 절대자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진리의 입에서 재미라는 말이 나온 순간부터 반드시 하게 되어있다.

아니 진리가 반드시 재미가 있게 노력을 해야 했다.

“없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즐겁구나.

이계에서의 진행을 기대하겠다.

쿠쿡쿡쿡-!

진리의 웃음소리와 함께 차원의 마도신이 이계에서 차원 창세신 코아로 결정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회색의 절대자와의 연결을 끊은 진리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변에 보이는 것은 우주공간과 같은 검은 어둠과 별처럼 점멸을 반복하는 빛들, 그리고 그 사이를 달리는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의 질주였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장대한 북소리가 울린다.

쿠우우우웅-!

그것은 거대한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검은 우주공간을 하늘과 땅이 갈라지면서 생긴 빛의 문을 열고 걸어 나간 진리의 앞에는 갑자기 도시가 나타났다.

끝없이 높이 솟아오른 검은 비석과 같은 건물들이 주위를 둘러서 솟아있고, 그 바닥면에서는 휘황찬란한 빛의 강들이 건물들 사이를 연결하듯이 흐르고 있다.

건물들을 수호하듯이 허공과 바닥에 서 있는 검정색 무복을 입고 목검을 쥔 수많은 남성들이 진리가 시야에 들어오자 고개를 깊숙이 숙이면서 일제히 인사를 올린다.

“만수무강을 하시옵소서. 한진안(韓眞眼) 할아버님.”

“오냐. 너희들도 건강들 하여라.”

의례적이고 항상 반복되어온 인사지만 따스한 진심이 넘치는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검은 빌딩들을 올려보았다.

검은 진주처럼 반들거리는 벽면과 그리고 빛의 강의 흐름이 위로 번개처럼 위로 치닫는다.

그리고 그 중 무엇보다 높이 솟아오른 검은 빌딩 앞으로 걸어서 도착을 했다.

“1,001번째 주우주의 완공도 거의 바로 앞이구나.”

“정말 오래간만에 외출이시옵니다.

1세대 정도가 지나면 완성되리라 보옵니다.”

역시 남성의 음성이 벽안에서 들리면서 마치 출구처럼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작은 선이 그어지고 다시 북소리가 울린다.

쿠웅-!

그 빛의 선에서 역시 검은 무복에 목검을 쥔 바람가의 일원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인사를 올린다.

그것을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받은 진리의 질문은 계속되었다.

“그래야지. 499주우주에서 얻은 성과의 적용은 어느 정도인가?”

“새롭게 해석된 차원의 권능과 회색의 절대자의 코아까지 모든 것이 정식운용이 가능하고 그 이상이 가능하도록 조치 완료하였습니다.”

“아직도 발전의 여지는 남아있으니 추가 확장을 준비하도록 해라.

이번 발전의 공로자들을 여기로 불러올 생각이다.

상으로 도약의 기회를 주겠다.”

“호오? 견딜 수 있겠사옵니까?

겨우 창조신으로는 부담이 너무 크옵니다.

더구나 인간출신이라고 들었는데 나약한 감정이 약간이라도 살아있다면 진실을 알자마자 자멸을 할 것입니다.”

못 버틸 것이 당연하다는 전제에서 말하는 바람가의 말에 진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겠지. 하나 나는 강자에게 기회를 주지만 보살피지는 않는다.

시련을 통과하게 도와준다면 결국 약자가 될 것이니 강해지는 기회를 주는 의미가 없어지지 않느냐?

10중심을 바라면서 이것도 견디지 못하면 지원한 모든 것을 회수하여 가능성 있는 자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 좋다.

이제까지 몇 번이나 그래왔지 않느냐?”

“과연 모두 자신의 의지문제이지요.

현재보다 강해지려는 의지가 감정보다 견고하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옵니다.”

바람가의 일원도 납득을 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했다.

본인 스스로가 지독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면 강자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지원한 칭호나 권능을 회수하는 것이 당연했다.

기회라는 것은 제한되어 있어 소중하니 가망 없는 자들에게 낭비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바람가인 자신도 영원체들 중 하나라서 한정된 자원의 소중함은 무엇보다 잘 알았다.

“회색의 절대자의 현재인 차원의 마도신에게 여기의 대리임무를 맡기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이쪽에 통보와 설정을 어떻게 할까요?

한진안 할아버님이 못 오신다면 10중심이라도 파견해달라고 재촉이 심해지는 것을 보니 상당히 다급한 모양입니다.

솔직히 소손이 보아도 이곳은 망하기 직전입니다.”

“흐음-!”

그 말에 이제까지 거침이 없던 진리의 판단과 결정이 늦추어졌다.

절대계와 주우주는 무슨 일이 생겨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으니 상관없지만 여기는 상당히 제한이 된다.

최악의 경우 이계와 전면전쟁이라도 벌어지면 재복구가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긴 생각에 들어가는 진리를 보면서 바람가의 일원이 조언을 하듯이 말한다.

“오래간만에 외출이시니 변경된 사항을 추가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고민을 하시는 대로 절대계와 주우주는 기존 영원체와 저희들의 통제력으로 이상이 없어 바로 결정하시면 되지만, 여기는 저쪽과 협상을 해야 합니다.

또 이곳의 정신체들이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위를 풀지 않고 필사적으로 이곳에 제한을 걸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구현의 제약이 완전 해소된 바람가가 수호하는 저희 영역에는 들어오지 못하나, 저희들도 함부로 외부에 나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것을 무시하려면 더 많은 주우주가 필요합니다.

현재 수준으로는 적어도 주우주 1만개 이상이 완공되지 않으면 1만분의 1의 제약을 가지게 되는 재구현의 강제성을 해소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직도 열세입니다.

아직은 조금 더 이계와 시간과 상호 조율이 필요하다는 소손의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

주우주가 현재 완공된 것은 1,000개였다.

그런데 1만분의 1로 신력을 제한하는 재구현의 제약을 풀기위해서는 10배 이상인 1만개가 필요하다는 말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하나 이것도 굉장한 발전이었다.

차원의 권능을 사용하여 여기까지 도망을 쳤던 과거 지배세력들을 쫓아서 왔을 때는 자신 외에는 이곳 상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자신이 지키고 있지 않으면 바로 무너질 정도였다.

그래서 절대계를 보강하면서 바람가를 여기로 옮기고 주우주를 만들면서 영역을 넓혀가면서 거의 100배 이상을 발전시켰다.

덕분에 여기서도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후손인 바람가라면 거의 대부분 힘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물론 이계를 완전히 해석하여 차원의 권능으로 주우주의 결계를 발동시킨 자신의 영역 내에서 만이다.

그 외의 지역에서는 개인적으로 차원의 권능을 익힌 존재만이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서 문제는 방어는 가능하나 공격이 불가능하다면 언제인가는 외부의 위협에 무너진다는 점이다.

방어보다 공격이 더 예측이 불가능하여 주도권이 공격 쪽에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바람가가 사라지면 이곳은 무너지고 절대계와 주우주는 사라진다.’

이것이 지금 진리에게 가장 큰 문제였다.

완전히 통제가 가능한 절대계와 주우주를 10중심과 영원체들에게 넘겨주고 오로지 주우주의 발전에만 매달린 이유도 이것이다.

이계에서 주우주를 활용한 차원의 결계로 완벽한 방어태세를 구축해야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하나 곤란할 필요는 없었다.

‘방위는 바람가의 아이들에게 맡기고 나 혼자서 공격을 해도 되지만 그럴 의미도 필요도 없지.

내가 여기 있는 한 이계도 덤비지 못한다.’

신도를 잃고 관리영역도 축소되면서 존재의 필요성이 사라져서 거의 망해가는 이계의 정신체들에게 바라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여기의 영원체들과 권력을 다툴 생각도 없었다.

‘자신의 것도 다 사용하지 못하면서 남의 것을 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지.’

모든 것이 절대계와 주우주의 방어를 위해 자신과 바람가가 여기 묶여있는 것이 귀찮아서 벌이고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성과도 많이 보았다.

“처음에 100만개가 필요한 것보다는 좋아졌다.

이번에 잘되면 필요한 수량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물론이옵니다. 차원의 권능을 기본 탑재한 1,001주우주의 존재의미는 굉장히 크옵니다.

여기에 차원의 권능을 완벽하게 적용시켜 내부 가동도 된다면 앞으로 1,001주우주의 존재들은 재구현의 제약이 완전히 풀리게 되옵니다.

그렇게 된다면 최소한 저희들이 없어도 방어는 이상이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하겠지.

좋아-! 결정했다.

이렇게 저들에게 통보하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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