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468화 (379/2,000)

제 468화

23권

약자로서 낙인이 찍혀 혼이 안 날려면 이쯤해서 뭔가를 보여야 했다.

진리에게 강자로서 인정을 받을 기회는 회색과의 결판과 비교할 수 없이 소중했다.

일시적으로 폭혈의 신체강화를 최대한 발휘를 했다.

“무음(無音).”

팍-!

짧은 뭔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차원의 마도신이 쥐고 있던 파멸유혼검이 사라지고 떨어져있던 흑염의 손에 들려졌다.

14써클의 창조신이라도 반응도 할 수 없는 초고속으로 뺏어온 것이다.

아무 반응을 하지 못하는 차원의 마도신을 보면서 혀를 찼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을 위협할 정도의 강자들이 허점투성이다.

‘살의도 없으니 마도신이나 창조신으로는 반응도 할 수 없지.

하지만 이놈들은 위기 감각이 정말 기막히단 말이야.

아니 위기상황에서 강해지나?’

약해 보이지만 막상 잡으려고 하면 기가 막힐 정도로 반응이 빨라지고 능력도 급상승한다.

이번에도 척 보아서는 약자라서 단숨에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상상도 못한 반격에 휘말려 구경거리가 되어버렸다.

‘약한 모습을 보여서 사냥꾼과 사냥감을 유인하는 교활한 여우같군.

안 말려드는 것이 제일 좋다.’

그래서 파멸유혼검을 아무낌새도 못 느끼고 빼앗기자 화들짝 놀란 회색의 삼위일체의 반응을 무시한다.

그리고 오른손의 약지손가락을 들어서 파멸유혼검의 검신의 빈 공간에 대고 손톱을 그었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엇인가 갈려나가는 소리가 울렸다.

파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엄청난 무리를 하면서 힘을 주었는지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팔의 근육과 더없이 시뻘게진 얼굴이지만 손톱은 확실하게 파멸유혼검의 표면에 이름을 새겨넣어갔다.

진리의 불멸성이 겨우 손톱에 훼손되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여기저기서 놀람의 음성이 터져 나왔다.

“호오-! 저게 가능한 일이었는가?”

“파멸유혼검에 서명을 순수한 육체의 힘만으로 가능하다니 정말 놀랍군.”

“과연 절대계 최강의 육체를 가진 흑염의 절대자다운 힘이다.”

“화아아아아-!”

흑염의 절대자는 주변을 보고 있던 모두의 탄성 속에서 힘겨웠지만 결국 서명을 마치고 파멸유혼검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손톱으로 써서 투박한 모양이지만 ‘루카 에일레스 2세’라는 이름이 확실히 검신에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10중심과 바람가의 오리진을 가리지 않고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짝짝짝-! 짝짝짝-!

서명을 하였던 손가락 끝은 부상을 입었는지 손톱이 깨지고 피가 흘렀지만, 다른 10중심이 절대기를 동원하여 한 일을 순수한 육체의 완력으로 성공한 흑염의 절대자의 위업에 아낌없이 찬사를 보내는 10중심들과 바람가의 오리진들이었다.

흑염의 절대자는 어깨를 으슥해 보이고 파멸유혼검을 그대로 회색의 절대자에게 던졌다.

마땅치 않은 기색으로 파멸유혼검을 받아든 회색의 절대자는 서명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었다.

‘흑염의 권능이 안 느껴진다.

정말 완력만으로 새겼군.’

진리의 불멸성이 담긴 파멸유혼검에 거칠지만 확실하게 힘으로 손톱으로 긁어내어 이름을 새겨 넣었다.

더구나 나무를 조각칼로 새긴 것처럼 음각처럼 속으로 어느 정도 파고들어서 뚜렷했다.

세계를 파괴하는 폭탄인 코아로 삼위일체의 마도를 발동하고도 겨우 표면을 그을린 정도인 회색의 자신의 서명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 정도면 누가 우위인지 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이것이 본인이 노력보다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 신체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두뇌라는 재능이 있는 신체 덕분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상에는 피가 거꾸로 돌 지경이었다.

더구나 처음에는 살기 위해서 지금은 흑염을 이기기 위해 죽도록 노력해온 자신은 받아본 적도 없는 동료들의 인정까지 쉽게 받고 있었다.

이 비정한 현실에 저절로 부들부들 손이 떨리고 진심이 반쯤 섞인 거친 욕설이 튀어나왔다.

“운 좋게 힘 있게 태어난 것이 자랑이냐?

이 힘만 센 흑염 자식아-!”

“잘나게 태어난 운이 가장 큰 실력이야.

현자면서 그것도 모르느냐?

그리고 내가 부럽냐?

너도 다시 태어나 보지 그래?

얼마 만에 성공하는지 봐주마.

겁 없이 미친 회색 새끼야-!”

절대계 최강의 힘을 가진 흑염과 연산력을 가진 회색이기에 직접 싸우기에는 서로 만만치 않음을 알았으니 이제 욕설을 서로에게 퍼붓기 시작했다.

미래인 회색과 흑염의 절대자가 옆에서 듣기에도 인상이 찌푸려지는 화려한 폭언과 인신공격이 시작되었지만 차원의 마도신은 그러든 말든 희색이 만연해서 회색의 절대자의 손에서 회수한 파멸유혼검을 쳐다보았다

검신에는 10중심 중 8명의 이름이 똑똑하게 새겨져 있었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의뢰가 이렇게 수월하게 해결된 것이다.

‘앞으로 2개다.

아니 황금의 서명만 받으면 유일용신제는 자동이니 1개인가?

너무 상위의 존재들의 서명이라서 불가능할지 알았는데 정말 수월하게 끝나간다.

역시 직접 시도를 해봐야 해.’

주변의 상황이야 어떻게 되든 일단 가장 난관이라고 생각하던 흑염의 절대자의 서명을 받아서 마냥 기쁘기만 했다.

그런데 과거의 목소리가 흑염과 회색의 욕설전(辱說戰)에 추가되었다.

“인간의 인생을 아무리 고위신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조정해서는 안 된다.

이건 비인도적이고 비도덕적이야.

간단하게 내 인생 물어내라. 이 자식아.”

“넌 아까부터 뭔 헛소리야?

그리고 강자 우선의 이 세상에 인도와 도덕은 도대체 뭐야?

인도는 사람이 걸어 다니는 길이냐?

길이 막히면 날아다니라고 그래.

그리고 도덕을 말로 설명하면 말꼬리 잡히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게다가 도덕을 강조하는 놈이 잘 지키는 것은 본 적도 없다.

결론적으로 약자의 싸구려 인생 따위를 되돌려 받아서 뭐 하게?

그 능력으로는 다시 살아보았자 똑같이 허름하니 지금이라도 잘 수선해서 써라.”

“커어어어-!”

‘진실의 침묵’ 시절의 말발이 살아나는지 1대 2의 설전으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있는 흑염의 절대자였다.

과거와 미래가 흑염의 절대자와 그러든 말든 차원의 마도신은 거의 완료된 의뢰에 기쁠 뿐이었다.

파멸유혼검에 적힌 이름들을 보면서 맹렬하게 생각을 한다.

‘유일용신제는 서열전을 끝내고 바로 받으면 된다.

문제는 황금의 절대자인데 이건 아예 상대도 안하려고 하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더구나 황금의 권능에는 차원의 권능이나 마도가 아예 무효화 될 확률조차 있어.’

황금의 절대자에게 회색의 절대자는 약자라고 완전히 무시를 당하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이러면 차라리 죽이려고 달려드는 흑염의 절대자가 의뢰완수에 편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가장 큰 문제는 흑염의 절대자가 ‘언제나 동전의 앞면’으로 현자계열의 원수라고 한다면 황금은 군주였다.

현자가 질서를 만들고 왜곡한다면 군주는 그 현실을 지배하고 통제한다.

결국 현실에 포함되는 현자는 현실을 지배하는 군주를 상대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황금족의 권능은 어떤 현실이라도 본인의 의지대로 조정하고 강화시키는 정신체의 진화라고 할 만했다.

마도로는 결코 상대할 수 없다.

‘황금의 절대자의 황금시대에는 어떤 마도든 권능이든 사용하기 전에 대부분 봉쇄된다.

상성 면에서 상극도 아닌 완전히 회색의 상위다.

이건 싸우지도 못한다.

아니 절대로 싸워서는 안 돼.’

여기에 신체능력은 흑염과 비등할 정도고 전투기술조차 바람가와 비등할 정도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기초능력이 모두 서열 2위이다.

여기서 무서운 점은 각 분야에서 정점인 10중심 외에는 비교할 대상조차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이다.

기초능력의 총합이 진리와 후계인 유일용신제의 본체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사실상의 최강자였다.

‘기본 능력이 모두 서열 2위이다.

여기에 10중심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될 가능성조차 가지고 있다.’

황금의 절대자의 과거 행적의 자료는 그야말로 강자란 어떤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화려의 극치였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재능과 완벽한 신체와 마음의 제어는 거의 불멸이다.

그 모든 것을 능가하는 더 강해지고 상위의 존재로 올라가고 싶어 하는 야망을 가졌다.

그래서 겨우 그런 권능으로 저렇게 될 수 있다니 무섭군.

정말 무서워.’

황금의 절대자가 처음에 받은 권능은 자신처럼 시간과 공간을 조정하여 세상을 창조하는 차원의 권능과 같은 초월권능이 아니었다.

별을 부수는 마도도 투지가 있는 한 무한한 생명력을 보장하는 근원의 칭호도 아닌 흔하고 하찮은 빙의였다.

다 죽어가는 신체에 본인의 영혼을 옮겨 살아갈 수 있는 어찌 보면 악령과 같아서 권능이라고도 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그러나 이런 초라한 빙의의 권능으로 스스로 창조신을 넘어서는 존재가 되었다.

여기에 황금의 절대자는 본래 황금족도 아니었는데 10중심의 부동의 서열 1위인 황금의 절대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진화까지 했다.

그리고 1대 황금의 절대자가 포기했던 황금일족의 부활까지 스스로 오리진이 되어서 이루어냈다.

그렇게 진리에게 선택받은 수많은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을 압도하는 업적을 세웠다.

진리에게 받은 권능이 아닌 순수한 본인의 능력과 의지만으로 그렇게 성공했기에 누구도 황금의 절대자의 위대함을 부정하지 않는다.

과거 절대계에서 신족조차 경외하던 황금족의 부활이라는 업적은 바람가의 오리진들조차 넘보지 못할 위엄과 같았다.

그러니 괴물과 같은 신체능력과 그보다 뛰어난 연산력이 필요한 흑염을 제외하고는 어떤 10중심도 될 수 있을만한 저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것도 지금의 10중심이상의 강자로서 말이다.

‘만약 회색의 절대자가 되기를 원했다면 이미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마도든 차원의 권능이든 뭐든 나 이상을 해낼 수 있는 능력자.

만약 한 번은 이길 수 있다고 해도 승리는 없다.

다음에는 회색의 권능들을 미래의 나 이상으로 익히고 올 수도 있다.

이걸 어떻게 상대하지?’

황금의 절대자는 다른 10중심의 권능조차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재능이 끝이 없다.

단지 10중심의 수장이자 절대계의 절대군주로서 다른 10중심들 배려하고 친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대의 관할영역에 관여하지 않을 뿐이었다.

만약 이런 황금의 절대자가 본심이 된다면 정말 무서운 결과가 나온다.

황금의 절대자와 각자의 10중심의 자리를 놓고 싸워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황금은 10중심 중 누구나 될 수 있지만 다른 10중심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이것이 절대계 최강인 황금의 권위인가?

이렇게 불공평하면서도 명확한 상하관계는 처음이군.

여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편법이 필요 없을 정도로 본인과 일족이 강하니 말 다했군.

이걸 어쩐다?

회색에게 부탁을 하게 했다가는 바로 죽을 것 같은데?

아니 10중심이 이런 일을 받아왔다고 탄핵당하고 자리조차 빼앗길 수 있어.

귀찮겠지만 본인이 하면 그만이니 말이야.

그래서 미래의 나도 황금의 절대자 쪽은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하잖아?’

처음부터 뭔가 이상했다.

미래의 자신이 전능의 휘에게 패배하고 정령계로 보내져서 저렇게 미래의 자신이 확 변했다는 것은 이해했다.

그러나 자신은 근원의 칭호가 있기에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투지가 있는 한 결국 부활하여 살아 갈 수 있는 반죽음의 상태인 것이다.

부활과 재전을 준비하면서 정령계로 강제 이송되는 중에 황금의 절대자의 심판으로 완전히 죽어서 소멸당하고 난입한 흑염의 절대자에 의해 말소처리 되었다.

결국 미래의 자신의 처분을 결정한 것은 황금이라는 뜻이다.

‘상식적으로는 본래는 황금의 절대자에 대한 복수가 먼저지.

흑염의 절대자는 뒤처리를 한 것에 지나지 않아.’

10중심이 되기를 선언한 존재가 겨우 주우주의 창조신에게 패배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서 할 말이 없고 원한도 없다고 하면 결코 자신이 아니다.

손해를 보았으니 흑염의 절대자에게 하는 것처럼 악착같이 물고 늘어져서 복수를 하려하는 것이 맞았다.

그런데 정작 먼저 복수를 해야 할 황금의 절대자는 넘어가고 흑염의 절대자만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하나였다.

흑염의 절대자에게 패배해도 회색의 절대자의 직위는 이상 없으니 상관이 없는데 황금의 절대자에게 졌다가는 직위까지 빼앗길 각오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말 황금의 절대자가 회색의 절대자의 임무까지 병행한다고 하면 미래의 자신으로는 다시는 회복을 할 수 없다.

‘저 미래도 회색의 절대자의 직위만은 잃기 싫어서 황금의 직접 상대는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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