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6화
23권
지금도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이 약간의 자극만으로도 또 다시 그 위험천만한 결투를 할 기세였다.
진리는 10중심간의 우열을 가리는 전투에 개입을 하지 않고 바람가의 오리진들을 보내 피해를 막는다.
그리고 나중에 패배자에게 피해 복구를 시킨다.
물론 그걸로 안 되면 다른 10중심들에게도 할당이 되기 때문에 자제를 시켜야 했다.
중제는 하기 싫지만 서열 1위와 2위가 저러고 있으니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는 자신에게 대부분 일이 떨어질 것이 확실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이 일의 발단이 된 아까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가 가져온 바람가의 오리진의 파멸유혼검의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저기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군.
일단 문제가 된 일부터 해결하지.
회색은 아까 파멸유혼검을 흑염에게 넘겨주게.
흑염은 여기에 서명을 하고 원하는 대가를 말하게.
우리들은 회색의 절대자에게 부탁을 하나 하는 것으로 해주었으니 참고를 하면 좋겠군.
이것으로 이번 일을 마무리를 짓도록 하지.”
“파멸유혼검의 서명? 바람가의 것인가?
그런데 왜 갑자기 회색의 절대자가 나섰지?
뭐 일단 받고서 천천히 사정을 들어보지.”
흑염의 절대자의 눈이 빛났다.
회색의 절대자가 아공간에서 꺼낸 파멸유혼검은 10중심의 서열 순대로 서명을 완료하고 원래대로 회복하려는 것을 회색의 절대자가 차원의 삼위일체로써 고정시켜 놓은 것이다.
보아하니 자신이 회색의 절대자에 의해 1,000주우주로 날려지고 나서 벌어진 일 같았다.
서명 따위는 별 것 아니지만 절대로 쉽게 해줄 생각은 없었다.
“무슨 일이진 모르지만 대가는 꽤 비쌀 것이다.
일단 내게 하는 부탁인 모양이니 공손하게 고개부터 숙여라. 회색.”
이데아로 ‘이계와 허계’까지 사용을 했는데 끝장을 내지 못하고 방금 흑염의 절대자의 말이 당연히 못 마땅한 회색의 절대자였다.
그래도 대신의 말에 따라 아공간에서 꺼낸 파멸유혼검을 흑염의 절대자에게 던졌다.
그런데 파멸유혼검을 던지는 폼과 말이 조금 이상하다.
“먹이니 물어라. 흑염-!”
뼈다귀를 개에게 던지는 방식이었다.
당연히 분노한 흑염의 절대자의 주먹이 다가온 파멸유혼검을 후려쳤다.
“이 겁 없는 미친 새끼가-!”
꽈꽈꽝-! 기기기긱-!
무혈의 단계는 풀었지만 심장에 박혀있던 근원의 길잡이를 제거하여 심장도 어느 정도 회복을 하고 뇌음 정도는 유지하고 있었기에 엄청난 위력을 뿜어내었다.
흑염의 주먹에 맞은 파멸유혼검에서 불똥이 튀면서 바로 튕겨나서 회색의 절대자에게 되돌려졌다.
파가가가가-! 스각-!
마치 탄환처럼 쏘아진 파멸유혼검이 그대로 회색의 절대자가 슬쩍 고개를 젖혀 피한 공간을 지나서 저 멀리 사라졌다.
그리고 평생 처음으로 개 취급을 받아서 거의 눈이 뒤집힌 흑염의 절대자가 파호톤도 빼들지 않은 맨손으로 하는 살벌한 공격이 뒤를 이었다.
주변에서 다른 10중심들과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도끼눈을 하면서 경계를 하고 있어서 파호톤을 꺼내기가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만약 파호톤을 꺼내면 모두가 벌떼같이 달려들어서 자신을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회색의 절대자도 흑염의 최고위 일족의 힘을 발휘해서 다시 맞상대를 해갔다.
꽈꽈꽈꽈-!
서로의 육체가 충돌하면서 내는 소리가 서열전의 장소를 울렸다.
그래도 나름대로 중재를 해보려했다가 완전히 무시를 당한 대신의 장탄성이 터져 나왔다.
“허어어어어-!”
자신이 나서서 이렇게 된 적이 없었다.
처음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최상위의 존재로서 대접받고 10중심에 올랐다.
그리고 서열 3위의 대신(大神)이 되고나서도 서열 1위인 황금조차 결코 이렇게 나오지 않았다.
광활한 절대계의 가장 큰 힘은 바로 세력과 조직력에서 나오기 때문에 최대의 세력을 가지고 운영하는 자신은 언제나 존중을 받아왔는데 이들은 완전히 관심 밖이다.
오로지 자신의 힘만을 믿고서 거리낌 없이 날뛰는데 질릴 지경이다.
‘정말 이렇게 무시당하는 꼴도 이들 정도가 아니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
그나마 다행인 것이 어느 정도 자제할 자각은 생겼는지 절대계가 무너질만한 마도나 공격을 자제를 하고 육탄전만 하고 있으니 이 정도에서 물러나야 했다.
‘서로 말소가 되어도 진리님이 계시니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니 상관은 없기는 하지.
절대계나 주우주에 자체회복이 불가능한 피해만 없으면 되니 그만 해야 하겠군.
이만 물러나세.’
다른 10중심에게 의지를 보내고 전투영역을 벗어나서 다시 구경을 하는 것으로 하였다.
바람가의 오리진들도 아까의 이데아와 폭혈의 무음만 아니라면 상관을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물러서서 결계만 보강할 뿐이다.
또 다시 시작된 싸움에 차원의 마도신이 질려버려서 소리를 쳤다.
“아-! 끝장도 내지도 못하고 아무 보상도 없는 흑염의 절대자와는 그만 좀 싸우란 말이야!
대신의 중재를 받으면 흑염의 서명을 쉽게 받을 좋을 기회잖아?
그런데 왜 다짜고짜 도발이야?
내 완전부정의 생명만 1개 날렸잖아.”
“카하하하하하-! 세상 일이 다 그렇지.”
“으득-! 이렇게 된 이상 강제로라도 받아낸다.”
일단 흑염의 절대자부터 잡는다!”
근원의 칭호를 가동하여 회복을 하였는지 신력과 마력을 거의 회복한 차원의 마도신이 성질을 부리면서 회수한 근원의 길잡이를 지팡이 형태로 바꾸어서 영창을 시작한다.
그리고 8써클의 상태로 과거에서 불려온 회색의 과거도 정신을 차렸는지 살기와 투기를 험악하게 뿌리면서 흑염의 절대자의 뒤를 향해 달려든다.
또다시 단숨에 1대 3이 되자 흑염의 최고위 일족의 힘을 발휘한 회색의 절대자를 몰아붙이던 흑염의 절대자도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회색은 흑염의 최고위 일족이라서 일반공격으로는 제대로 공격이 먹히지 않았다.
적어도 뇌음 파호톤이 필요한데 꺼내는 순간 주변에서 몽땅 몰려와서 제압당하는 모습만 보이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윽-! 이것들이 또-!’
전면에서는 회색의 절대자가 대부분의 공격을 막아내고 뒤에서는 8써클의 과거가 급소를 노린다.
여기에 외곽에서 차원의 마도신이 전력으로 보조를 하면 수세에 몰릴 지경이었다.
상위의 권사를 암살자와 권사, 마도사가 합공하는 형세이니 정말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약한 주제에 모두 치명적인 일격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는 흑염의 육체를 가르는 마력의 칼을 발산할 수 있고 현재는 근원의 길잡이라는 암기로 심장을 관통한다.
회색의 절대자는 코아로서 육체 자체를 지우거나 1,000주우주 저편으로 날려버린다.
이런 자들의 합공이면 아차하면 낭패를 피할 수 없기에 저절로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 치사한 것들이-!
10중심답게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란 말이다.
이런 편법 따위는 그만두란 말이다.”
“차원의 삼위일체로 우린 하나다.
부러우면 너도 해보든가?
킬킬-! 머리가 나쁜 흑염일족에게 너무 과한 주문이기는 하지.”
“크아아아아-!”
종족권능을 발동한 상태라면 차원의 마도신과 8써클의 과거도 같은 14써클이 된다.
흑염에게도 치명적인 권능을 가진 자들과 1대 3의 전투에서도 패색을 보이지 않는 흑염의 절대자지만 쉽게 이길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허점을 만들어야한다.’
방금 무혈을 발휘하려했다가 회색의 절대자가 보여준 이데아는 결코 파괴해서는 안 되는 권능이라는 점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절대계의 안정을 위해서는 만들어서는 안 되는 권능이었다.
“이계를 현세에 구현한다고?
아주 규칙이라는 것은 모두 어기는구나!
질서를 만들고 유지하는 현자로서 자부심은 어디로 팔아먹었는가?
그러고도 최고의 현자라는 회색인가?”
“10중심에게 금지된 것은 다른 영역의 침범과 패배 밖에 없다-!
그것이 진리가 준 최고의 보상이자 권리다.
그리고 현자가 질서를 만들고 유지해?
킬킬-! 강자의 질서와 권리를 대변하겠지.
현재에 말도 안 되는 이상적인 소리는 그만하고 이거나 처먹어라.
절대거리 코아-!”
파가가가가가가가가각-!
또다시 지근거리에 이마에서 갑자기 발출되는 코아의 맹공에 간담이 서늘해진 흑염의 절대자의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피했다.
그리고 뒤에서 양손을 모아 마력의 칼날을 만들어 자신에게 내려치려는 회색의 과거를 보았다.
자세가 무너진 것을 놓치지 않는 회심의 일격이었다.
흑염의 시야로도 흐릿한 초고속으로 이동을 하면서 틈을 노리다가 결국 파고들면서 외친다.
“잡았다. 내 인생의 원수자식-!”
“이놈은 또 무슨 헛소리야?”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저 마력의 칼날은 그대로 받으면 위험했다.
파호톤이 파괴력으로 적을 두 조각으로 나누어 으깬다면 저것은 엄청난 속도를 기반으로 하는 절삭력 그 자체였다.
어지간한 절대기의 공격 따위는 무시하는 흑염의 신체조차 베어버릴 정도였다.
‘그러나 너무 날에 편중되어 있지.
유리칼이다.
그리고 드디어 틈이 보였다.’
흑염의 절대자는 이를 악물면서 그대로 회전하면서 발을 날렸다.
퍼어어어어-!
“컥-!”
절대거리 코아를 방출하여 경직된 허점에 불의의 일격이었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 지면서 반원을 그린 흑염의 절대자의 오른발이 회색의 절대자의 턱을 가격하여 그대로 허공에 띄워 올렸다.
그리고 오른발은 그대로 뒤로 휘둘러져서 회색의 과거가 내려치던 마력의 칼날을 옆에서 차버렸다.
카아아아앙-!
무형의 마력의 칼날이 일반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와 위력을 가진 발차기에 박살이 나면서 빛으로 변해 휘날리는 광경에 넋을 잃을 정도로 놀란 회색의 과거의 얼굴이 보인다.
그대로 몸을 완전히 회전시켜서 왼발로 차서 날려버린다.
퍼어어억-!
설명은 길었지만 순간적인 공격이었다.
절대거리 코아의 공격으로 경직된 순간 이루어진 연속공격으로 앞과 뒤의 적을 동시에 처리해버린 흑염의 절대자는 회전하던 몸을 그대로 원위치로 돌려서 일어섰다.
‘불안정한 자세에서 겨우 한 방이지만 최고위 흑염 일족의 몸이라도 피해는 받는다.
그리고 저 과거는 이제 전투불능이다.’
아까 자신이 싸우면서 확인을 한대로라면 신체가 약한 회색의 과거는 저 정도로 충분히 치명상이었다.
역시 회색의 절대자는 비틀거리면서 일어서 있지만 뒤에서 덤빈 회색의 과거는 움직이지 못했다.
아직 차원의 마도신이 남아있지만 창조신의 신격이 우선시되어 흑염과 직접 전투는 무리다.
창조신은 흑염의 절대자의 몸을 훼손시킬만한 공격력이 없다.
결국 전투는 끝난 것이다.
“건방지게 강자를 흉내내지 마라.”
차갑게 내뱉는 흑염의 절대자의 말에 회색의 절대자는 입안에 고인 피를 토해내면서 특유의 비웃음을 흘렸다.
“퉤-! 역시 아직 조금 매운데.
킬킬-! 그런데 강함이란 상대적이지.
완전하게 가동한 차원의 삼위일체인 우리 앞에 흑염이 과연 강자일지는 직접 경험해 보지 그래?
현재여 너의 순번이다.”
차원의 마도신에게서 갑자기 눈이 멀 것 같은 황금빛이 퍼져 나왔다.
그것은 순수한 회복력이면서 신력이었다.
후우우우우우웅-!
회색의 절대자의 부상이 나아가고 다 죽어가던 8써클의 과거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지만 완쾌가 된 듯 다시 일어서서 전투태세를 취한다.
아까 사용했던 마도신의 현실부정의 완전한 생명과는 전혀 다른 신족의 회복력이었다.
더구나 신족의 권능답게 신체능력과 권능도 지속적으로 상승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차원의 마도신으로 신력으로 황금빛으로 물들은 신체를 쳐다보면서 말을 이었다.
“황금의 황금시대를 조금 흉내를 낸 것이지만 이 상태의 우리는 영원하다.
아까 네가 발동시킨 무혈정도의 파괴력으로 말소를 시켜도 언제인가는 결국 부활한다.
삶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한 말이지.”
“…….”
“3명 전부를 한꺼번에 말소시키지 않으면 결국 원상태인 것이다.
본래 이렇게 치졸하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너의 싸가지 없는 말을 들어보니 안 되겠다.
서명은 너는 패죽이고 나서 다음 흑염의 절대자에게 받도록 하지.
이제 너의 체력이 떨어질지 우리들 마력이 떨어질지 승부다.”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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