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458화 (369/2,000)

제 458화

23권

하나 미래의 자신이 이 소리를 들으면 직접 내 목을 조를 것이 뻔했다.

그러나 받을 보상을 들으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해줄 것이다.

“바람가의 차원의 오리진의 의뢰다.

보상은 499주우주 차원일족의 오리진과 마도신으로서 차원의 권능이다.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신장인 자신이 생각해도 엄청난 보상이니 이해를 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나 반응은 더욱 기가 막히는 빈정거리는 어투였다.

“겨우 차원일족의 오리진?

절대계도 아니고 그것도 주우주?

꼬마 용돈도 안 되잖아?

너 설마 정말 고작 그것 때문에 10중심의 의뢰를 받았어?

더구나 10중심과 긴장관계인 바람가의 오리진에게 단독으로 했단 말이지?

진짜 돌았구나.”

“…….”

‘빌어먹을 미래의 나.

저 놈이 절대계의 10중심이었지.

그러니 주우주의 오리진 따위는 안중에도 없지.’

말을 꺼내자마자 이런데 의뢰내용까지 들으면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안 된다.

당장 뒤집어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비교할 수 없는 약자에다 도움이 필요한 것이 자신이다.

그리고 주신장이 된 이상 더 이상 손톱만큼의 문제라도 일으킬 처리방식을 선택할 수 없었다.

자기 자신에게 비웃음을 당해서 화산처럼 치솟는 분노를 억누르고 겨우 말을 꺼냈다.

“주신장인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다.

도움의 대가를 최선을 다해서 지불하겠다.

부탁한다.”

“……의뢰내용 불러봐.

들어는 보자.”

겨우 여기까지 왔다.

차원의 오리진님이 진리에게 받은 파멸유혼검에 10중심의 사인을 받아 달라는 의뢰라는 것을 들으면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가지 않지만 말이다.

그리고 차원의 오리진의 파멸유혼검에 서명을 받아오라는 의뢰내용을 들은 회색의 절대자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카하하하하하하하-!”

‘역시 비웃음이다.’

그만 웃으라고 하고 싶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약자이고 부탁하는 처지이다.

웃음이 끝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한참을 웃어젖힌 회색의 절대자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 정말 몇 억년 만에 이렇게 웃어보았네.

너 무슨 의뢰를 받았는지 잘 모르지?

그러니까 나한테 부탁하는 것 맞지?”

“도발 아니면 친선?”

극단적인 결론이지만 둘 중 하나라는 것이 최종적인 결론이었다.

“킬킬킬-! 그래 연산력만 높지 삶의 경험이라고 아무 것도 없어서 지혜라고는 쥐뿔도 없는 과거의 나치고는 굉장히 올바른 판단인데 결과적으로 정답은 아니야.

의뢰를 요구한 존재의 의사부터 잘 읽어야지 일류가 되지.

아직도 멀었어.”

“?”

비꼬는 말투에 일일이 반응을 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다른 결론이 있다는 말에 의아할 뿐이다.

“진리의 파멸유혼검에 10중심의 서명을 받는다는 것은 좋게 보면 10중심에 대한 친애의 표식이 될 수 있지.

나쁘게 보면 너의 말대로 도발일 것이고 평범하게 생각하면 웃기는 일이지.

하나 말이야.

절대계의 최상위 지배층인 10중심이나 바람가 정도가 되면 굉장히 정치적인 사항이 된다.

10중심이 바람가의 밑으로 들어가는 증거가 될 수 있고 동맹의 의미도 될 수 있지.

그런데 최악의 경우에는 말이야.

킬킬킬킬킬-!”

목소리가 또 다시 한참을 웃어젖히고 있다.

한참을 음침하게 웃던 회색의 절대자가 간단하게 말을 한다.

“10중심의 진리에 대한 확실한 반역의 증거가 된다.

아니면 숙청의 계기가 되겠지.”

“!!!”

쿵-!

너무 충격적인 말에 손에 쥐고 있던 파멸유혼검을 그대로 손에서 떨어뜨렸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진리의 혈족인 차원의 오리진의 파멸유혼검에 이름을 적는 것이 왜 반역의 증거가 될 수 있지?’

자신의 의문을 풀어주듯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나라의 정치가들이라도 상대를 매장시키고 권력을 잡기 위해서 온갖 수단방법을 다 쓰지.

실력이나 권력이 안 되면 음모와 귀계가 난무해서 상대를 끌어내려.

어느 왕국에서는 왕의 산책로의 나무의 잎에 다음 왕은 상대편 수장이라고 꿀물을 발라서 개미가 파먹게 하였다.

그 흔적을 왕에게 보이게 함으로써 대규모 숙청을 유도할 정도지.”

이번 일과 전혀 관련이 안 되는 이야기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런데 말이야 정말 왕이 잎에 새겨진 내용만 보고 신하들을 숙청을 시켰을까?

아니야.

그러면 너무 멍청한 왕이지.”

얼굴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들리지만 뭔가 감정에 빠진 목소리다.

“왕이 잎에 이름이 적힌 대신과 세력을 숙청을 시킨 이유는 자신까지 정쟁의 도구로 만든 것에 대한 경고야.

신하 주제에 왕까지 관여시키지 말라는 삼엄한 조치지.

네가 받아온 바람가의 의뢰는 진리를 10중심과 바람가의 대립에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지.

마도신의 오리진님은 직접 계략을 써서 상대를 제압하지 이런 복잡한 방법은 안 쓰는데 상당히 대단한데?

차원의 오리진이라고 했던가?

킬킬킬-! 바람가에서도 상당히 별종 아니면 대단한 인재이겠군.”

아직도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어서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알았는지 비웃음과 함께 지시가 나왔다.

“클클-! 정말 과거의 나는 어리석군.

보상만 보고 불가능한 것을 받아들였어.

성공은 고사하고 진행조차 불가능한 것을 말이야.

아니 성공하나 실패하나 끝장이다.

아직도 잘 모르겠으면 파멸유혼검에 나의 이름을 써보아라.”

멈칫-!

그 말에 반사적으로 필기도구를 꺼내서 파멸유혼검에 쓰려고 했다.

하나 진리의 권능 중의 하나인 파멸유혼검에 서명을 한다는 것이 선뜻 내키지가 않는 것이다.

“어서 해봐.

네가 써도 나의 서명으로 인정을 해주지.”

‘기회다.’

스스슥-!

그 말에 빠르게 검은색의 필기도구로 회색의 절대자의 이름인 사이안 2대라고 적어 내렸다.

목검의 곁에 검은색의 글자가 적혀지기 시작했다.

의뢰의 진행도가 겨우 한 걸음이 나간 것이다.

‘좋아. 일단은 하나는 되었다.

앞으로 아홉 개다.

힘들겠지만 이렇게 채워나가면 된다.

차원일족의 오리진이 될 수 있다.’

회색의 절대자가 적극적으로 나서도 10중심의 서명의 전부를 한꺼번에 받을 수는 당연히 없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

시간을 들여서 차근차근 할 생각이었다.

‘유일용신제님은 당연히 해주실 것이고 남은 것은 8명이다.’

거의 원수나 다름없는 흑염의 절대자나 완전히 경멸당하고 있는 황금의 절대자에게는 회색이 나선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일 것이다.

‘그럼 2명을 제일 마지막으로 하고 6명의 10중심에게 서명을 받는다.’

그것을 위해 어떤 시련과 대가라도 지불할 각오를 굳혔다.

그런데 이변이 생겼다.

스르르르르륵-!

‘서명이 사라졌다!’

차원의 오리진님의 파멸유혼검에 자신이 적은 회색의 절대자의 이름이 마치 없는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파파팟-!

다급하게 사라진 자리에 이름을 다시 적고 쳐다보자 역시 흔적도 없이 없어진다.

다른 필기구를 동원해서 몇 번이나 써보지만 바로 눈앞에서 사라진다.

결국 신력을 동원해서 최고로 강화한 손가락으로 강제로 이름을 새겨간다.

파가가가각-!

“크으으윽-!”

그러나 엄청난 반탄력에 손목을 잡고 물러날 뿐이다.

파멸유혼검에는 단 하나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잘 안 되지? 킬킬킬킬킬-!”

회색의 절대자의 웃음소리가 귀를 쩌렁쩌렁하게 울리기 시작한다.

“진리의 파멸휴혼검은 불살(不殺)의 권능이 담긴 불멸(不滅)의 신기지.

거기에 어떤 조작이나 변화를 줄 수 없어.

표면에 이름을 적는 것조차 결과가 사라지지.”

“큭-!”

그제야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이건 처음 당하는 의뢰유형이었다.

“서명을 받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서명을 아예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는가?”

“그래-! 파멸유혼검은 진리의 불변성을 상징한다.

진리의 불변성의 훼손을 10중심에게 시키라는 것이 네가 받아온 의뢰의 정체다.

할 수 있다면 진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아니 권능에 대한 도전이 되겠지.

이걸 알고 있는 10중심에게 무엇으로 서명을 받는 것이 가능하겠냐?

불가능하다면 실패하거나 포기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어리석은 과거의 나여.

대답해 보아라.”

“!!!”

머리가 완전히 멍해지는 느낌이다.

힘들겠지만 하나하나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예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본 전제부터가 틀렸다.

자신을 싫어하는 상위자의 시련을 통과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다.

이런 불가능하고 어려운 일을 하위자에게 준 의도부터 생각을 해야 했다.

그런데 10중심이 진리의 불변성의 변경이 가능한가?’

10중심의 수준에 대하 잘 모르기에 그 말에 대한 대답은 할 수 없다.

하나 자신이 10중심이라면 최소한 어떤 대가를 받아도 이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는 것이다.

‘실패를 전제로 진행도 할 수 없는 의뢰는 처음으로 받아보았다.’

거의 불가능한 의뢰를 많이 받았지만 이번처럼 진행조차 불가능한 의뢰는 처음이었다.

분명 성공이 아닌 실패를 전제로 한 의뢰였다.

‘진리의 불변성이 걸린 파멸유혼검에 서명조차 안 되는 것을 알았으면 결코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겨우 서명을 받는 일이 진리에 대한 반역이나 도전의 의미가 된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왜 나에게 주었지?

아-!”

자신이 의뢰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이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일을 실패한다면 그 평가는 미래의 자신에게 간다.

10중심의 평가가 낮아지는 것이다.

‘최고의 현자인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의뢰를 포기했다.

현자는 모든 문제를 해결을 할 지혜가 있어야 하는데 미래인 회색의 절대자의 능력도 의심스럽다.

이것만큼 공격하기 좋은 명분도 없겠지.’

차원의 오리진님은 서명을 받아오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성공하면 10중심급들에게는 애들 용돈 같은 주우주의 오리진의 일족의 권리를 주면 되고 실패하면 10중심 중 하나를 두고두고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회색의 과거라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본 실수였다.’

아니 파멸유혼검에 서명을 받아오라고 했을 때 서명이 가능한지 시험만 했어도 결코 하지 않을 의뢰였다.

‘성공여부와 진행과정의 검토를 동시에 해야 했어.’

“성공도 실패도 고려한 의뢰였어.

이러면 편법적인 진행조차 불가능한가?

그런 것을 내가 성공 가능여부도 확인안하고 받았단 말인가?”

“킬킬킬-! 그래서 약자와 어리석은 자에게는 더럽고 힘든 세상이지.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고 몸이 나쁘면 끝장이지.

그나마 세상을 원망하지 않으니 다행이군.

가망성이 있어.

차원의 오리진의 입장에서는 이 의뢰는 완벽하게 바람가에 이득이 되고 빠져나갈 방법도 없지.

하지만 말이야.”

쿠우우웅-!

갑자기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손이 튀어나와 파멸유혼검을 잡아간다.

“회색의 절대자에게 이런 의뢰로 도전을 하다니 어리석군.

원하는 대로 상대를 해주지.

서명을 해주겠다.

과거의 나.”

“어?”

전혀 의외의 반응에 기쁘지도 않았다.

상식적으로 전혀 상황에 안 맞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뭐야? 파멸유혼검의 불변성을 훼손하면 진리에 대한 반역자 도전이라고 자신의 입으로 말을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해주겠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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