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456화 (367/2,000)

제 456화

23권

하지만 거부를 할 수가 없다.

10중심의 서명을 받아오는 대가는 너무나 컸다.

‘이번 의뢰에 부여된 보상이 너무 막대하다.

차원신족도 아닌 차원마신족까지 포함된 차원일족의 오리진을 맡을 수 있는 기회다.

여기에 내 직계에게 물려줄 수 있는 마도신 전용의 차원의 권능까지 추가가 된다.

주우주에서 가장 재능이 뛰어나다고 하는 전능의 휘와 전지의 성이 나누어 가지고 있는 명문일족의 오리진의 권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신족도 아닌 마신족까지 포함한 명문일족의 오리진이라면 창조신이라도 목숨을 걸만한 보상이다.

아니 원래 창조신에게 주어질 보상도 아니다.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구현한 차원일족의 권능은 적어도 창조신장에게 부여될 절대권능이 될 확률이 크다.

과거의 차원권능의 위상을 감안한다면 절대계의 바람가의 오리진에게 재정립된 차원권능은 일반신족은 접근조차 불허될 것이다.

‘창조신장이나 후계만이 가질 수 있는 권능이 되겠지.

차원일족의 오리진을 내가 가져오기만 한다면 창조신장을 넘어서 창조주님의 대리조차 될 수 있다.

내가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이기 때문에 주어진 일생일대의 기회다.’

처음에 신계로 올라왔을 때는 신계주신을 목적으로 했다.

불안정하고 불신을 받는 인간출신의 마도신에게는 그것조차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계를 부흥시키고 능력을 강화하며 영원의 심판을 이겨내고 결국 이 자리에 섰다.

‘이미 목적을 초과했는데 왜 이렇게 그 이상을 원할까?’

창조신과 동격이라는 주신장이 돼서 창조신의 힘을 손에 넣으니 그 위의 직위와 경지가 너무나 욕심이 났다.

원인은 알고 있다.

자신의 미래가 회색의 절대자로 있는 이상, 그리고 자신이 절대계 10중심의 추천으로 499주우주에 오게 된 것으로 정보가 변경된 이상 다른 신족과 거의 동격이다.

처음에 인간출신과 흑마법을 익힌 마도신이라서 꾹 눌렀던 욕망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감정이 풍부한 인간출신의 창조신이기에 이렇게 갈망을 참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 욕망이 포기를 빠르게 결행으로 바뀌었다.

감정을 수습하고 헤파이스에게 목소리를 낮추어 이야기한다.

“계속 이야기 하라.”

감정의 변동을 느꼈는지 잠시 머뭇거리던 헤파이스가 침착해진 목소리를 듣더니 놀란 표정을 짓는다.

‘처음 정령계에서 볼 때와는 너무 달라졌다.

그때는 과격하고 감정적인 전형적인 투신이었는데 지금은 자신의 일에서도 이렇게 냉정한가?

외모도 그렇고 완전히 다른 존재 같지 않는가?

이것은 도대체 무슨 일이지?’

헤파이스는 생각에 빠진다.

인간은 성격과 감정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고 살아가기에 운명이 변하지 않는다.

비합리적인 감정과 삶에 불리한 성격을 통제해서 잠시 늦출 수 있지만 결국 파국은 다가온다.

선인이라고 칭송받는 인간들도 결국 종말의 시기를 죽음이후로 미루는데 성공한 것뿐이다.

영원히 사는 정신체인 신은 그것을 알기에 때에 따라서 완전히 감정을 통제하게 되어 있다.

하나 인간출신의 신에게는 힘만이 있고 그런 보완적인 장치가 없어 결국 파국이 오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과 분위기는 어떤 신족보다 냉정하고 차분해 보였다.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는가?

상위자가 조치를 했겠지.’

차원의 마도신의 상태를 침묵이 길어지자 주변의 주신들이 눈치를 주는 것이 느껴진다.

잠시 감정의 변동을 보였던 그랑라하도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다.

여기서 난리를 쳐보았자 자신이 헤라라고 광고를 하는 꼴이니 모른 척할 모양이다.

마음 편하게 추진을 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럼 설명을 하겠습니다.

신계 주신은 자신의 반신에게 헤라클레스라는 반려의 이름을 붙여서 도달했습니다.

당연히 분노한 반려는 반신을 죽이려고 했는데 워낙 강력해서 조용하게 처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아기일 때조차 대신이 직접 강림을 해야 이길 정도로 강했으니 시도하고 실패를 하게 됩니다.

신계주신은 반려가 어린 반신을 죽이려한 일을 공론화 했고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결국 정식으로 신계가 나서서 반신의 거취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10개의 시험을 내려서 신으로서 자격을 시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중간계의 시련이라면 대신을 바라볼 정도의 반신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기에 신계주신의 의도는 성공했습니다.

완전히 당한 상황이 되어 극도로 분노한 반려를 달래기 위해서 시험의 내용과 주관을 맡겼습니다.”

그 이후는 헤라의 편집적인 질투와 분노로 인해서 죽음의 세계까지 뒤집히는 정말 엄청난 상황이 된다.

자세히 설명을 하게 되면 그랑하라와 완전히 적이 되니 말을 못할 정도다.

비록 직계도 권능을 이어받지 못했고 외면을 당했으나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어머니와 같았다.

이름조차 바꾸어서 새로 시작을 하려하는데 방해할 필요는 없었다.

원래 자신만의 일이 중요하지 다른 신의 일은 관심도 없었다.

이 일만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해서 잘 알고 분석하고 있었던 것뿐이다.

그래서 간략하게 넘어갔다.

“반려가 대신조차 하기 힘들게 고안한 모든 시련을 반신은 이겨냈습니다.

괴수신도 이기고 지형을 바꾸고 거신족의 형벌조차 넘어섰죠.

비록 너무나 힘든 시련이었으나 대신들조차 찬탄할만한 힘을 보여 결국 신계에 정식으로 들어섰습니다.

반려조차 결국 딸 중 결혼시켜서 화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주신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의 시련을 이겨내고 결국 신이 된 위대한 영웅신의 이야기였다.

자신들의 신계에서도 그런 일도 있었으니 이해가 잘 되었다.

그럼 신계주신이 받은 일도 상위자가 내리는 시련을 이겨내기만 하면 잘 해결될 것이다.

“그러니 힘드시더라도 이겨내신다면 원하시는 것을 성취하시게 될 것입니다.”

차원의 마도신의 추가질문이나 반론이 없으니 어느 정도 원하던 조언이 나온 것 같다.

저 정도의 힘을 가진 주신장과 대립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한 주신이라도 감당이 안 되니 사이가 좋아져야 했다.

힘이나 권능으로는 아무 도움이 안 될 것 같으니 이런 조언 정도로 인정을 받으면 그것도 아주 좋은 일이다.

항상 구박을 하던 이면주신 로키나도 큰일을 했다는 시선으로 헤파이스를 다시 보았다.

과연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 치하의 말이 나온다.

“조언에 감사한다.

바라는 것은?”

헤파이스가 재빨리 말을 받았다.

본래 나서기 싫어하던 자신이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다시 장인과 대장장이의 신으로 되돌아가고 싶었다.

새로 만들어진 신계에서 분명 자신의 신전의 설계와 건물의 가치를 인정을 했으나 여전히 자신은 신계의 수문장이다.

아직 신체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서 직위가 없는 다른 정령주신들이 부러워하고 아무리 투신이 적성에 맞아도 치고받는 것은 싫었다.

하나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 인정을 할 리가 없었다.

주신 중에서 대장장이 신도 많으니 최고의 투신이 될 재능을 버리고 사욕을 채운다고 화를 낼 것이 뻔했다.

이런 공적이라도 있어야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신계의 수문장대신 대장장이 신으로 되돌아가고 싶습니다.”

꿈틀-!

과연 차원의 마도신의 이마에 핏대가 올라오는 것이 심상치가 않았다.

주변의 주신들도 놀란 기색이고 특히 이면주신 로키나의 얼굴은 분노 그 자체였다.

정령주신 중에서 그나마 권력이 있는 수문장이란 직위를 가진 자신이 그 자리를 버리겠다는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

정령주신의 대표자격인 그녀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맡은 격이다.

과거에 대신이 되고나서도 모든 권력을 버리고 대장간에 처박힌 자신을 아는 그랑라하는 네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이다.

정령주신들의 권력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상황이니 반대할 필요도 없었다.

하나 이면주신 로키나와 척을 지고 정령주신들에게 외면을 당해도 대장간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그리웠다.

‘더 이상 금속 대신 신을 때리기 싫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다시 돌아가자.’

그만큼 자신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런 의지와 주신들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잠시 말이 없던 차원의 마도신이 입을 열었다.

“인간의 상위자들은 가끔 본인의 인생경험을 엮은 자서전이라는 것을 쓴다.”

지금 상황과 전혀 상관이 없는 말이 나온다.

다른 주신들은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주시를 했다.

“인간들이 위인이라 칭송할 정도로 성공한 이유를 어린 시절부터 설명을 한다.

이대로 본받고 따르면 자신처럼 될 수 있다는 삶의 지침과 같은 책이다.

아주 좋은 책이지.”

차원의 마도신에게서 흘러나오는 말에는 조금의 감정도 없었다.

단지 듣기 좋은 중저음이 모두의 귀로 들려올 뿐이다.

“하나 실제로 위인전을 따라서 해보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비슷한 성공은 고사하고 실패만 거듭할 뿐이지.

위인과 가진 재능과 환경이 평범한 사람과 다르기 때문이다.”

딱-!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탁자 위에 우주수의 수액들이 차처럼 올려졌다.

그것을 들어 올려 한 모금 마시면서 이야기한다.

다른 주신들도 모처럼의 우주수의 수액이고 심각한 이야기가 아니라 다들 조금씩 마셨다.

“이렇게 재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한연금(無限鍊金)의 헤파이스여.

대장장이 신으로서 재능은 인정은 하나 겨우 대신에서 머물 것이다.

하나 투신의 재능이라면 주신을 넘어 언제인가는 창조신까지 바라볼 수 있다.

그대가 익힐 수 있는 불가해의 8시조는 그 정도로 위대한 권능이다.

투신이라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가지고 싶은 재능을 버리지 마라.

대장장이가 취미라면 모를까 투신을 포기하는 것까지 매달리는 것은 신계 주신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라.”

신계주신으로서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말이다.

창조신을 바라볼 정도의 강력한 투신이 힘을 포기하고 취미에 전념하겠다는데 찬성을 할 리가 없다.

과거 경험이 있던 그랑라하도 고개를 끄덕였다.

‘주신이 신계가 망해가는 순간까지 작업장에서 취미생활을 하고 있었으니 미칠 노릇이었어요.’

처음 신계에 들어올 때는 전투가 불가능한 불구의 신체고 최상급 신이라서 용납을 했는데 나중에 주신이 되는 것을 보고 땅을 치고 후회를 했다.

작업장에서 끄집어내려고 해도 아무런 명분도 없고 고집을 꺾을 수도 없었다.

신계주신이라면 이런 일은 아예 처음부터 말도 하지 못하게 하는 끊어야 했기에 공감을 했다.

다른 주신들도 옳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본인이 절실하게 바라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헤파이스는 입장이 달랐다.

어떻게든 이번 기회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과거의 고집으로 무슨 말을 하려는데 신계주신의 의지가 전해져 온다.

‘뒷이야기가 있다.

자서전을 쓰는 위인이라는 것들은 절대로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남에게 정말 도움이 될 것은 쓰지 않지.

남에게 자랑할 만한 빛나는 성과와 업적만을 쓰지, 결코 과정에서 있던 수많은 추하고 힘든 일들은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인데 일부러 무시를 한다.

위업을 이룰 힘든 과정을 생략하면 본받고 행동할 추종자들이 전부 실패할 것이 당연한데 반드시 제거한다.

왜 그런 것 같으냐?’

‘!’

소름이 오싹 끼쳤다.

투신으로 전직을 하고나서 처음 느끼는 공포였다.

살기와 투기가 아닌 자신과 너무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미지의 경지에 있는 상위자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자서전을 보고 따라 할 자들이 결국 남이기 때문이다.

직계도 아닌 남에게 진정한 충고와 조언을 할 필요가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아니 자신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성공하는 자들이 많을수록 본인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으니 방해를 해야 하지.

결국 대부분의 자서전(自敍傳)은 자위전(自慰傳)에 불과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러니 남의 조언도 결국 마찬가지이다.

네가 창조신을 바라볼 정도의 재능이 있는 투신이기에 너의 입장을 고려하여 이렇게 의지로만 묻겠다.

내가 헤라클레스처럼 행동한다면 어찌되느냐?

시련을 이겨낸 헤라클레스는 정말 정식으로 신계에 받아들였느냐?

멀쩡하게 강대한 힘에 어울리는 대신으로 받아들였는지 묻는다.

당연히 그럴 리가 없겠지?

그런데 나보고 그대로 하라고 조언을 하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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