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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452화 (363/2,000)

제 452화

23권

화상은 안 보이고 단순히 말만 전하려고 한 것 같은데 그대로 오리진과 소속신의 연결을 이용하여 공간이동을 시켜버렸다.

꽝-!

굉음과 함께 허공에서 그대로 끌려나온 것은 분명 익숙한 차원의 마도신의 마력이었다.

하나 바닥으로 설정된 공간에 선채로 내려선 존재는 너무 달랐다.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던 흑색의 로브대신 찬란한 황금빛이 일렁이는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거기에 전신을 휘감은 신족특유의 백금 빛의 전신갑옷이 찬란한 차원의 권능으로 빛을 더한다.

아직 소년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지만 극도로 아름다운 흑금발을 가진 미청년의 얼굴도 드러내고 있었다.

흑진주와 같은 마력의 빛이 섞여 빛나는 황금빛의 머리카락에는 황제의 왕관과 같은 찬란한 관이 얹어져 있다.

그 황금관 위에는 신족의 창조신의 증거인 13쌍의 신력의 원이 머리위에서 찬란한 휘광을 드리운다.

흑금발의 머리카락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잘 보니 신력과 마력이 넘실거리는 반지 모양의 장신구로 머리카락도 여기저기 흩어 지지 않게 끝부분을 잘 묶여서 완벽하게 꾸며진 모습이다.

더구나 약간의 화장이라도 했는지 입술조차 붉게 빛나고 있었다.

어디를 보아도 신족의 창조신으로서 아름답고 완벽한 모습이었다.

신격과 신력까지 상당히 잘 정련되어 있어서 모르는 존재가 보면 어딘가의 최고위의 창조신으로 착각할 정도다.

그러나 황금빛의 망토의 중앙에는 11겹의 마력의 원이 흑진주와 같은 빛을 토하여 마도신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여기에 등 뒤에 활짝 펴진 13쌍의 암흑의 날개와 13쌍의 빛의 날개가 부정할 수 없는 차원의 마도신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주우주에 저 정도의 마도신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위대한 마도신의 오리진님을 499주우주 주신장인 차원의 마도신이 뵈옵니다.

맡기신 의뢰의 성공을 정식으로 보고 드리며 그 동안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

너무 변한 차원의 마도신이 양손을 얼굴 앞에 모으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어디를 보아도 최고위 창조신이 엄숙하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모습에 마도신의 오리진이 잠시 말을 하지 못하다가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잡았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마음속으로 욕설이 내뱉었다.

‘또 지랄한다.

저 꼴로 무슨 수로 전쟁을 하겠다고 덕지덕지 붙이고 꾸미고 난리야?

이번에는 무슨 심정의 변화냐?

이놈을 어떻게 해야 쓸모가 있게 만들지?’

자신이 보기에 고집과 도전정신이 특출 나게 뛰어난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어디서 또 남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듣고서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그대로 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차원의 마도신을 수련시키면서 본질과 바닥까지 알고 있는 자신의 입장으로서는 가당치도 않은 행동이다.

더구나 마도신의 본성은 결국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는 투신이다.

고위의 창조신으로서 어울리는 극도로 화려하고 위엄이 있는 모습이지만 투신으로는 낙제다.

슬금슬금 치솟는 짜증에 투기와 살기가 피어올랐다.

꿀꺽-!

자신의 불쾌감을 느끼는지 차원의 마도신이 긴장에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나처럼 그대로 파멸유혼검을 불러 들려서 두들겨 팰까 하다가 아이들이 생각나서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막 잡아가던 목검의 손잡이를 놓았다.

꾸며진 겉모습이 주변의 아이들한테는 먹혔는지 나름대로 호감이 서린 표정이다.

음침한 검은 로브를 뒤집어쓰고 다녔던 과거라면 있을 수 없는 반응이었다.

‘하긴 외모의 개선도 좋은 생존수단중의 하나지.’

마음에 안 들지만 더 나아지고 바뀌려는 노력은 인정을 해주어야 했다.

그것이 웃어른의 기본이니 말이다.

무모하고 쓸데없는 시도라고 모두 하지 못하게 하면 아이들은 발전은 하지 않는다.

기생오라비 같은 모습은 전혀 마음에 안 들지만 의뢰와 바뀐 모습은 잘했다고 칭찬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경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아-! 499주우주가 절대계를 많이 쫓아왔다고 하더니 정말이네요.

주우주의 창조신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연산력과 처리속도인데요?

아-!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가 차원의 마도신이라고 했죠?

그럼 마도신 할아버지보다 이쪽이 더 수월하겠네요.”

만면에 미소를 띤 차원의 오리진이 안성맞춤이 이런 것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품속에서 자신의 파멸유혼검을 꺼내들고 있었다.

살기가 전혀 없이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지만 그 장면을 보는 차원의 마도신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었다.

“!!!”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고 저절로 전투태세로 들어간다.

마도신의 오리진님에게 수련기간 내내 파멸유혼검으로 당했더니 이제는 보기만 해도 조건반사와 같았다.

더구나 같은 바람가의 오리진이 들고 있으니 반응이 더욱 컸다.

‘뭐-! 뭐야?

나는 차원의 오리진님을 처음 뵙는데 갑자기 왜 파멸유혼검을 꺼내시지?

내 미래인 회색의 절대자와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것인가?’

주우주 차원신의 오리진으로 임명이 절실하기에 차원의 오리진님은 반드시 만나기를 원했다.

다행히 마도신의 오리진님과 같이 있어서 말을 꺼낼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짜고짜 파멸유혼검을 꺼내든 것이다.

투기를 일으키며 전투로 들어가려는 차원의 마도신을 주변의 바람가의 오리진들은 흥미가 있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아무리 강해도 주우주의 창조신이 바람가의 오리진을 이길 수 없는데 굴복하지 않고 다짜고짜 투기를 불러일으키다니 신기한 동물을 보는 표정들이었다.

상대의 눈앞에서 투기를 일으키는 것은 선전포고와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원의 오리진의 표정에서도 의아함과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신격이나 전력의 차이가 이렇게 극심한데도 싸울 의지를 가질 수 있다니 신기하네.

회색의 절대자의 힘의 비밀일지도 모르니 어디 시험을 해볼까?’

어느새 모두 꺼내들은 파멸유혼검에는 선명한 차원의 권능이 추가되면서 목검이 빛의 검으로 변한다.

형용할 수 없이 막대한 신력이 길이를 짐작할 수 없는 거대한 빛의 검이 되어서 그 위용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검이 서서히 차원의 마도신에게 향하려고 했다.

주우주의 창조신 정도면 이 일격이면 끝이었다.

그걸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덤벼들려고 하는 모습에 놀람까지 생겼다.

“그만-!”

보다 못한 마도신의 오리진이 중재를 하자 가볍게 빛의 검을 사라지게 하고 자신의 파멸유혼검을 그대로 허리로 돌렸다.

차원의 마도신도 거친 숨을 내쉬면서 가까스로 투기의 방출을 억눌렀다.

“헉-! 헉-!”

팔과 다리가 부들거리면서 앞으로 뛰어나가려고 한다.

수련기간 중 도망을 쳐도 저 목검의 일격을 피할 수 없기에 전진하여 최대한 공격기회를 줄이는 것이 유일한 방법임을 몸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의 파멸유혼검을 보자마자 자동적으로 덤벼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바람가의 오리진은 완성된 강자라서 만에 하나라도 이길 승산이 없다.

더구나 차원신족의 오리진의 자격을 받으려면 절대 싸워서는 안 돼-!

가만히 있지 못해-!’

마도신의 오리진은 신체를 부들부들 떨면서 필사적으로 제어를 하려는 차원의 마도신을 보면서 혀를 찰뿐이다.

“쯧-! 아직도 신체 제어가 제대로 안 되는군.”

“화아아아? 설마 불가해의 8시조를 교육시킨 것인가요?

거기에 흑염의 권능까지?

그런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차원의 오리진은 몸 전체에서 슬며시 흘러나오듯이 요동치는 흑염의 권능도 놓치지 않았다.

마도와 차원, 거기에 불가해의 8시조와 흑염의 권능까지 익히고 있다.

아무리 수준이 낮아도 절대의 권능들이다.

마도신이 아무리 모든 마력과 권능을 도구처럼 다룬다고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정식이 아닌 편법이다.

일종의 신체적 조건반사로 집어넣어서 상당히 불안정하다.”

“그럼 회색의 절대자도 똑같이 익히고 있겠군요.”

“어차피 한 몸이니 나중에는 똑같겠지.”

그 말에 차원의 오리진이 생각에 잠겼다.

회색의 절대자가 보이는 차원권능의 규격외의 강함은 의문투성이였다.

그런데 지금 말로 어느 정도 풀렸다.

‘현재와 미래가 서로 보완하고 있다는 뜻이군.

그래서 저런 절대적인 마도와 차원권능을 회색의 절대자가 발휘할 수 있어.

그리고 나에게조차 주우주의 창조신이 투기를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인가?

차원의 마도신과 회색의 절대자 둘 다 동시에 치지 않으면 처분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군.

역시 마도신의 할아버님.

시간과 공간권능의 규정까지 이렇게 마음대로 부정하며 조정을 해내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무래도 모처럼의 장난은 여기까지인가 보군요.’

장난기 있는 웃음을 지우고 파멸유혼검을 들어서 내밀었다.

“나도 의뢰를 하겠습니다.

차원의 마도신.”

“에? 헉-!”

어느새 자신의 눈앞에 내밀어진 목검의 끝에 기겁을 하려다가 의뢰라는 말에 눈이 번쩍 떠졌다.

의뢰가 아니라 자청해서 어떤 명령이라도 받아서 잘 처리하여 능력을 인정받을 생각이었다.

바람가의 오리진의 소속신이 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흑마도사였던 자신이 신계로 입문하는 것보다 몇 배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의뢰를 받으면 주우주 차원신의 오리진의 자격을 당당하게 달라고 할 명분이 생긴다.

엄청나게 좋은 일인 것이다.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무슨 일인지 알지도 못하고 다짜고짜 하겠다고 다짐하는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보는 마도신의 오리진은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었다.

지금 차원의 오리진에게 하는 꼴을 보니 대충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 것이다.

멋대로 의뢰를 처리한 결과로 화를 내고 있는 것이 당연한 자신에게 먼저 연락을 할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다.

그런데 저렇게 노골적으로 차원의 오리진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을 보고서 모르면 더 이상한 것이다.

‘주제도 모르고 주우주의 차원신의 오리진을 바라고 있군.’

마도신의 오리진으로서 자격은 이미 있다.

마도신은 마력과 신력을 아무 제한 없이 다루기에 분명히 강력하다.

하나 마도신이라는 것이 마력과 신력을 같이 사용한다는 장점 때문에 정식 신족으로서 굉장히 문제가 많다.

일단 신족에게 마력을 사용하는 신이 인정받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기본적인 입문조차 마력과 신력을 같이 가져야 하니 극소수이다.

거기에 승급에 마력과 신력을 같이 상승시켜야 하기에 2배 이상의 노력이 들어간다.

그러니 마도신은 일족을 구성하기는 고사하고 소수정예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창조신의 신족으로서는 치명적인 문제다.

‘그렇다고 차원신족의 오리진을 노리느냐?

주신장이 되니 부질없는 욕심이 생겼구나.

주우주 마도신족의 오리진이라도 똑바로 하려고 노력할 것이지.

그 이상을 바래?

멍청한 놈.’

자신의 의지를 받고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니 확실한 모양이다.

겨우 주신장이 되어 안정이 되는가 싶더니 또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

자신이 보기에 지금까지 차원의 마도신이 겪었던 모든 고난은 능력에 비해 너무나 큰 것을 바라고 얻었기 때문이다.

힘은 안 되는데 어떻게든 이루고 유지하려고 하니 저렇게 위험한 길과 선택만이 온다.

그렇다고 막을 수도 없다.

본인이 더 잘 되어보겠다고 발버둥을 친다고 비웃을 수는 없는 것이다.

‘하나 아느냐?

차원의 오리진은 너와는 너무 달라.

상위자와 하위자의 성향이 너무나 다르면 결국 파국이 온다.

넌 지금 죽을 장소로 머리를 들이민 것이다.’

‘각오는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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