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437화 (348/2,000)

제 437화

22권

하나 이제 상관없다.

서열전은 막바지로 들어섰다.

흑염의 절대자가 종족권능의 역류로 심각한 타격을 받자 휴전은 바로 깨어졌다.

모두의 합공 속에서도 유일용신제가 8인의 절대자들을 하나 둘 탈락시키고 이제 남은 것은 황금의 절대자뿐이다.

황금의 절대자는 그래도 서열 1위라고 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대등한 전력을 보이고 있다.

언제나 찬란히 빛나는 불변성을 대표하는 황금의 속성상 장기전이 예상되지만 다른 존재는 모두 탈락했다.

흑염의 절대자의 신체도 신령을 잃고 발광을 하려다가 그대로 황금과 유일용신제에게 박살이 나서 전장 외부로 던져졌다.

정말 경이로운 것은 본능만으로 움직이는 신체능력만으로 기존과 똑같은 4위다.

다른 8인의 절대자들이 직접대결을 피한 덕이기도 했다.

아무리 흑염의 신체지만 상위서열인 황금과 대신, 유일용신제만은 본능만으로는 이길 도리가 없어서, 덤비고 버티다 위의 3명에게 무참하게 맞고서 날려졌다.

“잘 견디니 더 살벌했지.”

흑염의 절대자의 신체는 지금 완전히 넝마와 같은 상태로 숨만 붙어있다.

신령과 결합하여 재도전을 할 수도 있겠지만 죽기 직전의 부상으로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러니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이 돌아온다고 해도 바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황금과 유일용신제의 1대 1의 승부만이 남았다.

하지만 지금 기세로는 유일용신제가 무난하게 승리를 할 것이니 바람가의 의뢰는 완료였다.

무엇보다 기존의 서열측정이 얼마나 정확하지 자신이 이렇게 개입을 해도 하위서열은 본래의 순서대로다.

다른 10중심들도 결과에 불만을 보이지 않으니 흑염의 절대자가 아무리 이의를 신청해도 이대로 마무리가 된다.

복수를 위한 의뢰도 끝난 것이다.

다만 아쉬움이 남아서 아직 존재하고 있다.

“운명은 단지 늦추는 것만이 가능한가?

마지막이 정말 안타깝구나.”

자신이 과거에 신계주신이었을 때 패배를 하자 황금에게 심판을 당하고 흑염의 절대자에게 말소를 당했다.

더구나 그 패배는 겨우 막 창조신이 된 전능의 휘에게 당한 것이다.

기습을 당했고 접근전의 약점을 찔린 여러 변명거리가 있지만 패배했다.

그것도 명확한 적이 아닌 주변의 여러 환경의 집중적인 공격에 의해서 말이다.

결과적으로 차원의 마도신으로서는 최고위 신 수준의 직위가 한계라는 뜻이다.

힘은 넘치나 정치나 주변관리는 완전히 실패한 탓이다.

이렇게 직위에 걸맞지 않은 품격을 가지지 않으면 반드시 추락한다.

천대받는 인간출신을 떠나서 괴팍한 마도사 중에서도 특출 날 정도로 패쇄적이고 돌발적인 성격을 가진 과거의 자신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단인 최고위 신이 한계였다.

그런데 주신장이라니 창조신들이나 기존의 세력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혼자서는 살아남을 힘도 없는 주제에 뭐 하러 기어 나오나?”

자신처럼 기억하기 힘들 정도의 오랜 훈련과 수련으로 괴멸적인 성격 따위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강해지지 않는 한 파멸의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성격 탓에 신계주신도 위태위태한데 주신장이라니 더욱 위험해진다.

직위가 높아질수록 상위의 자를 상대해야 하고 주신장에서 실패하면 그 영향은 더욱 커진다.

더구나 499주우주는 진리가 특별히 공을 들여서 직접 합동관리하고 있다.

499소속 창조신이 잘못하면 진리에게 심판을 당할 수 있다.

위기 중의 위기인 것이다.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에게 구박과 수련을 받으면서 배우지 뭐 하러…….”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은 절대계 최고의 현자였던 ‘진실(眞實)의 침묵(沈黙)’이었다.

108개의 칭호의 본류 중 2개를 동시에 가질 정로로 강자 중의 강자였다.

과거에 모든 계통의 권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그 수준역시 10중심급에 도달한 현자로서 절대계에서도 최고라고 일컬어지던 존재였다.

마도와 권능을 도구로 다루어 전투력만 극대화한 마도신과는 다른 진정한 현자의 계보다.

본래대로라면 현자의 정점인 회색의 절대자는 바로 그의 자리가 맞았다.

하나 별다른 육체수련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10중심급에 도달한 신체가 발목을 잡았다.

현자로서 최고에 도달한 두뇌를 뛰어넘을 정도의 신체의 재능은 거의 500억년 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흑염의 절대자로서의 최상의 적성이었던 것이다.

진리로서는 본인의 반항을 감안해도 강제로 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회색의 절대자는 간절히 바라고 자격도 있는 후보자는 많았지만 흑염의 절대자를 원하고 수련하는 존재는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하긴 투기와 살기로 미칠 우려가 흑염 권능의 특성상 일족은 고사하고 부하도 둘 수 없지.

그리고 평생 혼자서 살고 싸워야 하지.

거기에 전투만 일어나면 최전선에 서야하는 흑염의 절대자를 누가 되려고 할까?

나라도 그건 싫다.”

물론 그 이후는 진리의 예상대로 되었다.

최고의 현자로서의 이성과 지혜는 흑염의 권능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본능에 따라 자기 혼자 날뛰기만 하던 흑염의 권능을 통제하고 분석하여 정립했다.

신체능력은 흑염의 절대자가 쓰기만 하면 힘을 못 견디고 수시로 박살나던 파호톤을 투기와 살기의 융합체로 구현하여 진정한 최강의 공격력을 가지게 했다.

흑염의 절대자만 사용가능했던 흑염의 권능을 흑염 일족까지 만들 정도로 다듬었다.

그렇게 8인의 절대자의 모든 자리가 채워지고 발전은 가속화되어 갔다.

이런 성과 모두가 그가 최고의 현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물론 흑염 권능의 영향으로 평상시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마도신의 오리진님을 뛰어넘을만한 현자는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밖에 없다.

차원의 마도신이 스승으로서 납득할 만한 존재역시 유일하다.”

이미 차원의 마도신은 11써클의 정점에 있고 써클의 상승이 되지 않는 한 더 이상 강해질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최고의 마도를 가진 마도신의 오리진에게 배운 이상 다른 누군가를 스승으로 모실 필요도 의미도 없었다.

하나 이 이상은 마도신만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

동급의 영웅신에게 이길 수 없다는 힘의 한계를 드러낸 이상 반드시 추락한다.

499주우주의 창조신들은 강한 것이다.

자신처럼 누구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가진 마도를 만들어내지 않는 한 그들의 틈바귀에서 접근전에 약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버틸 리가 없다.

물론 성마신이나 다른 계열로 전직하면 어느 정도 해결되기는 하지만 마도신은 현자계열에서 위력만으로는 최강이다.

정점에 서기 위해서는 이 공격력을 버릴 수 없었다.

마도신의 상태를 유지하고 현자로서의 능력과 신체능력을 보강하는 것이 정답이다.

‘근접전 능력이 최악이고 약점이 많아서 그렇지 마도신은 강하다.

상황만 잘 조성하면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

그런데 과거의 나는 해당이 안 돼.

상황을 자신의 뜻대로 할 기회를 지금처럼 받기는 힘든 최하위의 위치니까 주변상황에 휘둘리겠지.

아니, 지금은 중간 정도니 나으려나……. 하여간 안 돼.’

그래서 흑염의 절대자와 과거의 자신을 영구봉인을 같이 하면 최소한 2명이 같이 노력해서 빠져나올 것이라는 예상으로 같이 집어넣었다.

물론 처음에는 고생 좀 하겠지만 그 와중에 과거의 자신도 주신장에 어울리게 강해질 것이다.

그래서 합동으로 영구봉인을 하는 방안을 선택했는데 설마 흑염의 절대자가 내부에서 힘으로 파괴가 불가능한 ‘이그드라실’을 절대적인 힘으로 깨고 나올지는 상상도 못했다.

물론 간략하게 응축시켜 쏘아 보내 완전하지 않은 것이지만 봉인이 저렇게 쉽게 깨어진 원인도 이제 안다.

절대거리 코아의 탄알로 1인용으로 압축시킨 ‘이그드라실’을 쓰면서 거기에 차원의 마도신까지 집어넣은 것이 문제였다.

욕심을 너무 부렸다.

“이제는 어쩔 수 없지.

과거의 나의 운명은 이제 개인의 노력에 맡기고 나는 내 볼일이나 마저 처리를 해볼까?

자아-! 사냥의 시간이다.

누가 사냥감이 되는지 보자.

코아(Core)-!”

회색의 절대자의 신체의 주변에서 모래보다 같은 크기로 압축된 시공간 폭탄들이 터지듯이 쏟아져 나왔다.

파슈슈슈슈슛-!

하나하나가 모든 물질을 분해하는 초소형 시공간 폭탄들이 자욱하게 주변에 깔린다.

그것은 누구라도 무사할 수 없는 죽음의 안개와 같았다.

이 속에서는 10중심이라도 오래 견딜 수 없다.

세포사이나 호흡기 안에 들어가서 파괴되면 신체가 분해된다.

접촉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방어법이다.

그러나 거기에 무모하게 달려드는 것은 서열전을 모두 무시하고 승부의 장소조차 벗어나서 흑염의 절대자였다.

10중심의 신체라도 결코 무사할 수 없는 코아의 소용돌이를 파호톤으로 양단하면서 덤벼드는데 기가 막힐 지경이다.

몸에서 발산되는 투기와 살기로 아예 코아를 집어삼키고 분쇄까지 하고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소리도 지겹군.”

“회색-! 나를 이 꼴로 만들다니 반드시 쳐 죽여 버리겠다.”

흑염의 절대자의 살기와 분노가 어린 고함소리가 귀청을 울렸다.

굉장히 기억에 남는 모습과 대사였다.

당연한 것이 흑염의 절대자가 자신을 말소시킬 때의 마지막으로 발악하던 본인의 모습이었다.

모든 상황이 거꾸로 되었으니 복수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하나 불만도 커졌다.

“아 젠장-! 저놈 면상을 또 보내.

이래서 바로 지긋지긋한 신생을 끝내려고 했는데 마무리가 영 시원찮아서 걸리네.”

자기보다 기본적으로 잘나서 꼴도 보기 싫은 놈을 다시 상대하게 된 것은 정말 마음에 안 든다.

하나 이렇게 사라지자니 과거의 자신이 걸린다.

보나마나 어설픈 힘만 믿고 멋대로 날뛰다가 처참하게 끝날 것이다.

힘보다 주신장에 걸맞을 정도의 품격의 향상이 필요했다.

그건 누가 가르쳐서 될 일이 아니다.

본인이 갈망하고 누군가를 본받아야만 했다.

품격은 당연히 마도신의 오리진님이나 자신이나 결코 해당 될 사항이 아니다.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이면 딱 좋았는데 욕심이 과해서 실패했으니 자신이 조금 더 보아주어야 했다.

주신장도 되게 하지 않았는가?

주신장의 운명정도야 파멸을 늦추고 어느 정도 바꾸는 정도는 10중심으로서는 쉽다.

“절대 미련은 없고 원하던 복수도 끝났지만 이제 뒤처리를 해야 하나?

역시 세상 만만치 않아.

그리고 이걸 복수는 더한 복수를 낳는다고 하던가?

오래간만에 정말 섬뜩하군.

어디 누가 죽을지 볼까? 쿡쿡-!”

흐릿한 미소를 머금은 회색의 절대자의 몸이 양손을 펼치고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안개에 회전을 넣자 거대한 소용돌이가 되었다.

그리고 드릴의 모양처럼 뾰족해지면서 정확한 형태를 구현한다.

그것은 거대한 송곳과 같았다.

코아를 끝없이 중첩하여 시공간 파괴의 파괴력을 폭증시킨 것이다.

거대한 송곳 모양의 산이 된 코아가 안개를 가르며 달려오던 흑염의 절대자 쪽으로 전진을 시작한다.

그 엄청난 위세에 달려들던 흑염의 절대자가 멈칫하였다가 파호톤을 등 뒤로 돌렸다가 전력으로 내려쳤다.

꽈가가가가가가가강-!

코아의 드릴산도 직격을 당하자 굉음을 내며 사라졌지만 바로 추가로 나타나서 파호톤과 막상막하의 접전을 벌인다.

이렇게 흑염과 회색이 서열전을 끝내고도 또 사생결단의 싸움을 시작하자, 그 여파에 기겁을 한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추가로 투입되어서 방어결계를 쳤다.

1,000조의 신력을 가지고 최고의 절대권능을 보유한 존재들의 결투다 보니 아차하면 절대계도 날아가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10중심들의 전투로 인한 주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임무이기도 했기에 마도신의 오리진조차 예외는 없었다.

게다가 이것은 광전사(狂戰士)로 불리기도 하는 흑염과 미친 회색이란 이명을 가진 10중심의 전투였다.

누가 이기든 조용하게 끝날 리가 없었고 하위 서열은 정해졌다.

1위와 2위를 결정하는 서열전도 지속 중이다.

이런 와중에 감히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할, 간 큰 존재는 당연히 없었다.

10중심의 기본 업무는 절대계의 발전유지와 관리이기에 서열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전쟁과 같은 일을 일으키면 괘심 죄로 가중처벌이 된다.

그럼 서열 10위인 저 미친 회색이 바로 집행하러올 것이라는 공포가 퍼진 것이다.

그래서 절대계와 주우주는 아주 조용하고 평화스러웠다.

차원의 마도신의 주신장 임명식을 할 정도였다.

차원의 마도신이 주신장으로 확정되자마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이 모습을 감추자 대치 중이던 창조신들도 본래의 위치로 돌아갔다.

무엇인가 급하게 뒤로 돌아보지도 않고 사라지는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바로 인수인계가 들어가니 깊게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거의 파괴가 된 주신계조차 그대로 둔 채로 관리주신과 예비 창조신들이 원탁에서 떠나지 않고 바로 임무내용에 대한 발표에 들어갔다.

그것도 마지막에 흑염의 절대자에게 한 방 먹였지만 부상이 심각한 전능의 휘가 같이 동석한 상태였다.

대부분이 각자 세부적으로 맡고 있는 구역에 대한 문제점과 조치사항 위주였다.

그런데 방금까지 서로 죽고 죽이던 관계와 다름이 없었는데 열과 성의를 다해서 보고하는 모습에 의문을 가진 차원의 마도신에게 전능의 휘가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창조신계의 관문인 주신계는 개인 영지와 같은 신계와는 다르다.

직위에 비해 무능하거나 자신의 감정조차 통제 못하는 하류층들은 모두 본인들의 신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주변에서 용납을 하지 않으니 말이다.

소속된 창조신계와 신계에서 최고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만이 모여서 임무를 수행한다.

이것이 주신계의 자존심이다.

또한 주신계의 평가는 전적으로 주신장에게 달려있다.

그래서 주신장이 결정되면 무조건 따르니 너는 임무수행에 집중해라.

네가 잘못하면 모두 끝장이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