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10화
21권
창조신이 된 자신에게 창조신과 동격이라는 주신장의 직위는 말 그대로 훈장과 같다.
그걸 얻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모습은 무엇인가 과거의 감성을 건들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하위신들의 군세에 의해 고위신들의 군세가 완전히 무너졌다.
부활을 할 정기가 고갈될 때까지 보통 수백 년이 걸리는 신족들의 대규모 전쟁이 짧은 시간에 나고 있는 것이다.
하급신들의 승리는 확정적이었다.
더 이상 변수는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변이 일어났다.
고위신들의 군세에서 엄청난 신력과 권능이 발현되는 것이 목격된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 무엇인가 흐릿한 형상을 가진 수많은 빛의 기둥이 떨어져 내린다.
그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꽈아아아아아아앙-!
대지가 뒤집히고 순식간에 1,000명이 넘는 하급신들이 죽였다.
대지에 거대한 짐승이 물어뜯은 것 같은 협곡들이 무수하게 나타나면서 고위신들과 하급신들의 군세를 일순간 양단해 버린 것이다.
위력만으로 보면 적어도 우월이상의 광역공격에 주신이상의 신력이다.
그리고 맹수가 물어뜯은 것 같은 이 특유의 여파가 무엇인지 모르는 신은 없었다.
특히 500주우주와의 정령계 전투에 참가했던 정예들은 특히 그러했다.
500주우주의 오리진들과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을 막아냈던 그 위력은 차원의 광역권능에 비해 손색이 있었으나 전쟁의 조력으로서 충분히 막강했다.
그렇게 전장의 분위기가 단숨에 고위신들 쪽으로 바뀌었는데도 반가운 기색이 전장의 휘에게는 없었다.
전지의 성에게 잔소리를 들으니 자신과 일족의 상황이 복잡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은 것이다.
설마 창조신이 되어도 주신성을 만들 창조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이 되어 일족의 발목을 잡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창조신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은 알았는데 창조는 재능과 감각만으로는 힘든 문제였다.
마치 관리신들의 전문권능처럼 끝없는 창조 작업의 반복과 지식의 축적이 필요했다.
그보다 이 이변은 자신에게도 문제가 된다.
고위신들의 군세는 차원의 마도신이 주신장이 되는 것을 반대에 투표한 무리이다.
거기에 주신이 섞여있다는 것은 행정적인 착오가 있었다는 뜻이다.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서열조작 때문에 격노한 창조신장님에 의해 창조신계가 한바탕 난리를 치룬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이제 능력평가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가 되어서 잘못하면 창조신인 자신도 말려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관리주신을 바로 호출하여 지시를 한다.
“천공신족(天空神族)의 광역권능 창천 천공(蒼天 天空)이다.
독립신계 최고위 주신의 오의가 왜 고위신들의 군세에서 나오는가?
하늘위에 군림하는 주신은 부상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고 신기만 보낸다고 했는데?
아니, 그보다 왜 주신이 고위신들의 군세에 포함되어 있지?
투표권을 누가 이렇게 조정했나?
독립신계라서 하향시켰나?
주신에게 그럴 리가 없을 것인데 당장 확인해-!”
“예. 바로 조사하겠습니다.”
“으으으음.”
다급하게 뛰어나가는 관리주신을 슬쩍 쳐다보고 전장을 확인한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은 자신과 같은 희귀한 집단을 지원하고 공격까지 하는 광역권능을 가진 최고위 주신이다.
그가 설마 고위신들의 군세에 직접 참가를 할 줄은 예상도 못했다.
분명 아까 신기를 투입한 것이 마지막이라고 했는데 참전을 했다.
물론 일반적인 주신 하나가 추가되었다고 광기에 가까운 전의를 보이는 1백만이 넘는 하급신의 군세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지금도 물러서지 않고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며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초월 광역권능을 가진 최고위 주신을 하급신들이 막아설 수 있는가?’
차원의 광역권능을 가진 자신의 경우를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걸리는 시간이 문제일 뿐 결국 모두 학살당한다.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제까지 여유를 주지 않고 몰아붙였던 전투가 중지된 것이다.
고위신들은 숨통을 완벽하게 끊지 않으면 바로 회복된다.
회복력도 하급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기에 완전히 죽여서 탈락시키지 않으면 끝이 나지 않는 것이다.
적의 광역가호를 무효화시키다 못해 이용한 일제공격에 5,000이상의 고위신이 죽었다.
하지만 나머지 5,000이 완전회복을 하면 하급신들의 전력은 여전히 열세다.
그런데 그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이다.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
결국 같은 용병신이 잘되는 것은 죽어도 못 보겠다 이거냐?
결코 가만두지 않겠다.
그러나 이제 어쩌지?
예상외다.
주신계와는 별 상관이 없는 최고위 독립주신이 고위신들의 군세에 편법으로 참가할 줄이야.’
주신장전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당황하기 시작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주신의 권능이 발동되어 상황이 잘 파악이 안 되는 이유가 컸다.
주신 이상의 전투는 현실을 강화하거나 부정하여 대부분의 원거리를 보는 권능들을 왜곡하기에 확인이 거의 불가능하다.
현장에서 직접 보아야만 했다.
괜히 관심이 있는 전투에 상위신들이 직접 강림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 차상위의 신격을 가진 존재라면 어느 정도 그 왜곡조차 무시할 수 있다.
더구나 자신은 광역권능과 범용성에서 최고의 위력을 보이는 차원의 권능을 가졌다.
다시 차원의 권능을 집중하여 세밀하게 확인을 해보자 안도로 바뀌었다.
덕분에 천공신족 주신의 강력한 방어 장벽을 뚫고서 미친 듯이 광역권능을 난사하는 모습을 확인을 할 수 있었다.
특유의 하늘색의 전신갑옷과 수많은 신기로 무장한 모습은 정령계 전투에서 보았던 모습과 같았다.
하나 신격이 한참 부족했다.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 본인이 아니다.
후계인가?
그래서 최고위 주신이 아닌 중급 주신정도 인가?
아슬아슬하게 오차허용범위인가?
다행이로군.’
안심을 하는 그 때 관리주신이 다급하게 자료를 확인하면서 보고를 시작한다.
“제 4독립신계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의 후계 중 하나로 확인되었습니다.
평가는 주신이나 선거권이 고위신인 이유는 아직 주신들의 인정이 끝나지 않아서 대기 중이었습니다.”
“주신들의 인정?
주신의 기준은 일반적인 신이 생각하는 기준을 능가하는 초월적인 권능과 10써클의 신격이 전부다.
저 정도 힘이라면 주신이 확실한데 무슨 인정이 필요한가?
또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가?
그렇게 내가 우습게 보였는가?”
전능의 휘의 이마가 심각하게 일그러지며 주름살을 만들어냈다.
고위신들을 학살하듯이 몰아치던 하급신들을 혼자서 한 번의 광역공격에 1,000단위로 죽여 나가고 있는데 주신이 아니라면 개가 웃을 일이다.
주신이 아닌 하급신들은 자율에 맡겨 둔지가 오래되었더니 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이번 주신장전의 실패의 거듭되는 패배가 차원신계에 대한 극단적인 하향이라는 정보의 오류가 주원인이다.
계속 잘못된 정보를 분석하고 보고하는 관리주신을 쳐다보는 전능의 휘의 시선에 살기가 어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번 오류가 지금 고위신들의 전황에 유리할 지라도 이미 도가 넘었다.
주신장전의 이런 문제를 창조신계에 정식으로 항의가 되면 직접 감사를 받게 될지 몰랐다.
창조신이 된 지금 이런 자질구례한 일에 발목을 잡히는 것은 사양이었다.
“그것이…….”
무엇이라도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행정만 전담하던 관리주신 따위가 창조신의 신격을 가진 투신의 살기를 버틸 리가 없다.
온 몸에서 식은땀을 비 오듯이 흘리고 말조차 잇지 못했다.
그래도 주신이라서 죽이지는 않겠지만 팔다리가 무사히 걸어 나가기는 글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딱-!
점점 형상화되는 살기를 차원의 마도신이 그대로 손가락을 튕겨서 막았다.
지금은 하나라도 자신의 편을 주신계에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행정을 총괄하는 관리주신을 전능의 휘의 손에 반죽음될 위기를 구해주는 것이 좋았다.
“관리주신은 주신들 전부의 의사를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본인의 잘못만이 아니며 주신들 전부를 처벌할 수 없으니 넘어가시지요.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직접 보고를 하게 하면 됩니다.”
지금 갑자기 끼어든 주신의 광역권능에 하급신들의 군세가 무너지고 있는데 당사자인 차원의 마도신이 그렇게 나서자 일단은 분노를 거두었다.
관리주신도 의아해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최소한 차원의 마도신에게 적대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생겼으니 이제 중립을 하겠다는 의지조차 보냈다.
“정말 상관없는가?
주신이 최고위 신의 투표권을 잘못 행사했으니 지금 전력에서 제외해줄 수 있다.”
중급 주신이나 초월 광역권능을 가진 이상 하급신들이 견딜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적어도 최고위 신급의 존재가 여럿 필요한데 아무리 신기로 신격을 끌어올려도 상급신이 한계였다.
그래서 중급신이던 용사신과 몇몇의 존재들이 필사적으로 광역권능의 피해를 방어하는 것이 한계였다.
여기에 허무하게 죽었던 고위신들이 호전되는 전세에 손해를 무릅쓰고 참전을 다시 하려고 한다.
전쟁에는 전력도 중요하지만 군세의 사기도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의 후계의 영웅적인 활약이 고위신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하급신들은 분명히 패배한다,
“이미 투표로 본인이 참전을 결정한 일입니다.
주신의 결정은 언제라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대로 진행하시지요.”
하급신들이 패배하면 주신장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태평스럽게 말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입술은 미소가 어려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약간 일그러져 있었다.
웃음이라고 보이지 않는 미소를 본 전능의 휘의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이것은 많은 신계주신들이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신들을 바라보던 미소였다.
가소로운 도전자를 바라보며 용기가 가상하다는 의미와 반드시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있었다.
‘자신을 반대한 주신이라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확실하게 죽여서 권능과 신격을 낮출 셈이군.
하긴 대놓고 적대하는 주신을 주신장이 되려면 용납할 수가 없지.
몇 번이고 죽여서 주신급 이하로 낮추어야지 안심이 된다.
감정적이기만 한줄 알았는데 잔혹한 면도 있었어.
나도 초기에 과거 창조신장을 따르던 주신들을 많이 처리하기는 했지.
그것도 직접 했었지.
벌써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는가?’
꾸우우우욱-!
과거를 회상하며 주신장의 자리의 등받이에 몸을 실었다.
이 자리가 결코 순수한 영광의 자리가 아니다.
주신장과 동격인 창조신들은 과거에는 신들의 왕이라는 주신들을 총괄하는 황제의 자리였다.
누구나 본인의 힘과 노력, 세력으로 앉을 수는 있지만 그 후는 도전자의 피와 시체로 유지해야만 했다.
창조신계가 완벽하게 자리 잡아 주신장이나 창조신조차 완벽한 절대군주가 아닌 단순한 관리직으로 바뀐 지금은 그런 야만적인 과정은 없어졌다.
그러나 그 본질은 없어지지 않았다.
통제된 계급사회에서 상위자가 없어지지 않으면 하위자가 올라설 곳은 없다.
발전과 확장을 지속하지 않는 이상 상위자의 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것이다.
상위자들은 본인들의 추락을 바라는 하위자들의 생각은 언제나 인식하고 경계해야했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적의를 표하는 하위자들을 내버려두면 주변에 전염되어 권위가 무너진다.
그것도 일반적인 신이 아닌 주신이라면 용납할 수 없었다.
지금은 주신장을 노리는 차원의 마도신이 대상이지만 자신도 이런 반골기질을 가진 주신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결정적으로 독립신계의 용병신은 창조신의 직속이 아니기에 보호해줄 필요가 없었다.
용병주신은 주신계나 자신에게 대가를 받고 참전하는 이상 주신계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
그런데도 감정에 빠져 전투를 자처했다는 것 자체가 주신으로서 미숙하다는 증거였다.
용병주신의 후계로서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이상에 빠져 움직이는 주신은 위험분자였다.
‘주신은 반드시 중립을 유지하고 조직과 신계를 최우선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누구를 적대시하여 대가도 없는 전투를 한다는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주신이 있는 신계는 항상 위험하고 창조신에게 반역할 위험이 있다.
저 강력한 광역권능을 가진 경솔한 주신이 언제인가는 자신에게 이빨을 드러낼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조차 없애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죽여서 신격을 낮추고 권능에 타격을 주는 방법이다.
주신의 죽음은 하위신의 죽음과는 비교할 수 없이 피해가 크다.
겨우 올라선 주신의 신격조차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과거에 본인의 손으로 직접 처분했던 반대주신들에 대한 잔혹했던 처벌을 떠올리면서 전능의 휘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대로 진행하라.
이번만은 용납하겠다.”
이 말이 주신에 대한 숙청의 허락임을 모를 차원의 마도신이 아니다.
그 말에 고개를 가볍게 숙여서 감사의 의미를 표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상을 뒤엎는 행동과 판단의 연속에 사정을 모르는 관리주신과 주신들의 얼굴이 당황으로 굳었다.
비록 독립신계의 용병주신의 후계지만 능력과 신격은 주신에 확실히 도달했다.
주신은 신족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신계주신이 될 수 있는 귀중한 존재이다.
어떤 경우에도 보호되고 잘못도 거의 용서받는다.
그런데 처분결정이 나온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안 것이다.
거기에 마치 주신장의 인수인계를 하는 분위기처럼 차원의 마도신이 보고하고 전능의 휘가 지시하는 모습이 너무나 이상했다.
아직 주신장전의 결정이 나지도 않았는데 정상적인 관계였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지?’
‘잘 모르겠지만 윗분들의 사정인 모양이로군.
이미 차원의 마도신이 주신장이 되는 것이 거의 결정이 난 모양이야.
창조신에게 주신장은 별 필요가 없으니 후임이 필요하기는 하지.’
‘그럼 우리는 중립을 지켜야 하는가?’
‘그래야 하겠지.
우리에게 부여된 권리와 자유는 결국 창조신님들이 보장해 주신 것이니 말이야.
상위자들의 의지를 거부하면 그 동안 받은 모든 것을 반대로 토해내야 한다.’
‘혼자서 생각하고 전투를 결정한 저 어리석은 용병신의 후계처럼 말이지.’
하위자의 상위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는 결국 파국에 도달을 한다.
어떤 존재라도 하위자들에게 도발당하는 것을 보고서 좋아할 상위자들은 없다.
도발한 하위자가 어떻게 상위자가 되어도 언제인가는 축출을 당한다.
차상위자가 자신에게 그렇게 할 것을 우려하고 처분을 해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정령계행이라는 것을 모를 주신들이 아니다.
주신이상의 직위의 승급에서 용납되는 것은 반역과 같은 급격한 승격이 절대 아니다.
어디까지나 정해진 형식과 시험을 거치거나 대부분의 창조신들이 인정하는 존재 밖에는 없었다.
서열 2위가 1위에 정식으로 도전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차원의 마도신은 아슬아슬하게 그 기준에 걸쳐있었다.
원탁의 서열 2위의 자리에서 일어선 차원의 마도신이 영창을 시작한다.
“마도신의 권능은 현실부정.
하나 단순하게 현실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현실부정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또 다른 현실을 실현시킨다.
정해진 결과를 부정하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현실을 추구하는 것이 마도신이 추구해야 할 길이로다.
주신에게 하급신들이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면 나는 가능으로 바꿀 것이다.
고정된 오만한 현실이여 보아라.
여기에 불가능에 도전하는 자들이 치러야 모든 것이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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