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409화 (320/2,000)

제 409화

21권

갑자기 매달려서 아양이라도 부릴 것 같은 로키나의 극단적인 태도전환에 비난하거나 비웃는 주신들은 없었다.

과거 전능일족은 창조신을 대부분 수행했다.

가이아나는 지금은 주신의 신격이지만 본래 창조신이고 제대로 신격을 되찾으면 어떤 위력과 직위를 가지는지 그 당시의 주신들은 잘 안다.

다만 전능일족의 주신인 가이아나가 오리진인 전능의 휘에게 이렇게 대놓고 적대를 한다는 사실에 믿을 수 없는 여주신들의 시선이었다.

과거 신계주신의 반려였을 때 이렇게 과감하게 신계주신의 편을 들었으면 절대로 대놓고 적대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주변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였지만 가이아나는 완전히 넋이 나가있었다.

그리고 곧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답을 했다.

“전 아닙니다.

저렇게 할 능력도 없어요.

100만개가 넘는 신기에 오리진의 광역가호를 능가할 정도로 권능을 담다니 상급주신이라고 해도 불가능해요.”

“예? 가이아나-!

지금 무슨 말씀을?

저렇게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요.”

“제가 아니라고요-!

어떻게 감히 오리진에게 반역을 할 수 있죠?

저 신기들에 주입된 신력은 분명 전능신족의 것이지만 저랑은 상관없어요.”

울상을 지으며 부인을 하는 것을 보니 정말인 것 같지만 결과는 저렇게 되었다.

오리진의 가호를 무효화시키고 변형까지 시키려면 주신정도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일족의 오리진이 일족에게 거의 무적인 이유는 신력과 권력의 밀도 때문이다.

오리진이 얼음덩어리이라면 일족은 물정도이기에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광역권능처럼 밀도가 약해지면서 얼음이 조각조각 부서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

다른 일족의 권능이라면 반발력으로 상관없다.

하지만 동일한 권능이라면 얼음조각 사이로 물이 스며들듯이 박살이 난다.

무리를 해서 펼친 전능일족의 오리진으로서 펼친 광역 가호를 같은 일족의 상위 주신의 신력과 권능을 못 버티는 것은 당연했다.

거기에 광역권능의 통제 미흡으로 같은 일족의 힘을 아군으로 판단하고 오히려 강화시켜 준 격이다.

전황을 보고 있던 전능의 휘의 마음속에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으으윽-! 끝났다.

되돌릴 수 없어.’

지금 상황이 최악인 것이 하급신들의 수많은 신기의 공격을 막으려면 보호막은 당연히 필수다.

그걸 창조신의 가호를 믿고서 모두 공격으로 돌렸다.

그런데 광역 가호가 저렇게 없는 것처럼 뚫리고 공격을 당하면 갑옷도 없는 맨 몸으로 화살비를 맞는 격이다.

그래서 수많은 신기에 관통당한 고위신들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오리진으로서 전력을 다해 발동한 광역가호를 받은 군세가 제대로 싸워보기도 전에 결판이 났다.

그것도 일족의 주신이 배신한 탓으로 말이다.

오리진으로서 이런 수치도 없었다.

꽈아아아아앙-!

원탁의 수장자리에 앉아있던 전능의 휘의 몸에서 엄청난 폭음이 터지면서 투기가 주변을 쓸어갔다.

“전능일족의 주신이 오리진인 나를 배반해-!

신계의 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감히-!”

부들부들 떨리는 신체와 감정의 동요를 숨길 여력도 필요도 없었다.

자신의 가호를 믿고 방어막을 해제하고 공격으로 최대한 집중한 고위신들이었다.

한 번 설정한 권능의 변동을 전투 중에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방어의 권능 없이 신체의 방어력만으로는 신기의 공격을 막기 힘들다.

저들은 주신이 아닌 것이다.

방어권능이 없으면 신기에 거의 무방비인 고위신들의 신체다.

덕분에 하급신들의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공격들을 막기는 힘들어 여기저기서 죽어간다.

거기에 자신의 가호의 효과를 하급신들조차 받은 것이 치명적이다.

차원의 마도신의 써클을 상승시키는 효과와 자신의 권능에 면역성을 가지게 하는 효과가 중첩되니 이건 권능의 유무가 상관이 없을 정도다.

코끼리에 달려드는 개미들이 아니라 고양이에게 덤비는 쥐떼 정도로 차이가 좁혀져 버린 것이다.

더구나 수습하거나 회복할 시간도 없다.

목숨을 도외시하고 아무리 죽여도 계속 달려들기 때문이다.

‘이미 절반이 죽어나갔다.

고위신들이 자신의 권능에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불리한 전장에 복귀할 리가 없다.’

하급신들은 죽어나가도 바로 부활해서 전장으로 복귀하고 있는데 고위신들은 열에 하나도 되돌아가지 않고 있다.

차원의 마도신과 같은 용병신의 보상도 제시할 수 없고 고위신들에게는 주신이 되게 해주겠다는 제안 외에는 별 매력이 없기에 의미가 없다.

‘어차피 인간출신의 용병주신이 주신장이 되는 것을 감정적으로 반대하는 것에 불과했으니…….’

이러니 이미 전세를 되돌리기 힘들 정도다.

문제는 이것은 주신장의 자리를 건 승부의 연속이다.

일반적으로 하급신의 군세에 질 수 없는 고위신의 군세가 자신의 가호를 받으면서 패배해 버렸다.

더구나 이 모든 것이 전능일족의 주신이 오리진인 자신을 배신한 순간 발생해 버렸다.

누구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지금 전능일족에게 주신은 단 하나였기 때문이다.

신계에 침입한 자신을 전지의 성의 강림을 받고서 막아서던 가이아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부상을 각오하고 끝장을 내주었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주신성을 가질 수 있는 귀중한 주신이고 뭐고 용납할 일이 아니다.

인내의 선을 넘어도 한참 초과했다.

“이이이이이이-!

어디냐-!”

오리진의 광역가호를 상위의 주신이 방해한다는 것은 등 뒤에 칼을 꽃은 것과 마찬가지다.

신계가 위태로운 상황도 아닌데 이건 오리진에게 할 짓이 결코 아니다.

‘처형이다.

내 관할이 아닌 여주신이고 뭐고 당장 죽여 버리겠다.

전지의 성이 뭐라고 해도 반드시 처분해버린다.’

전능의 휘의 몸에서 눈에 보일 정도로 살기와 투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전능신족의 탐색권능이 차원신계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일족의 오리진은 소속된 신을 공간을 넘어서 찾는 것이 가능했다.

가이아나를 발견만 하면 당장 차원신계로 달려갈 심산이다.

발견과 동시에 공간이동을 통해 상급 주신을 죽이는 것 같은 정교한 운용은 예비 창조신으로 신격이 떨어진 덕에 가능해 졌다.

과거의 완벽한 신체운용을 되찾아서 불가해의 8시조가 제 위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옆의 차원의 마도신이 방해를 하려해도 이 근접 거리라면 자신을 막아설 수 없다.

그러나 신경이 써지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데 감정이 배제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흥분을 가라앉히시지요.

배신이 아닙니다.”

신계 주신 대리를 죽이려는 의도를 알고 있을 것인데 적극적인 방해를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저런 태도에 약간의 의문이 생겼지만 오리진의 감각에 바로 가이아나의 신력이 확인되었다.

“거기냐-!”

목표를 확인했으니 인식만 하면 바로 이동을 해서 죽일 생각이었다.

하나 그 살기어린 인식을 가이아나의 앞에 나타난 전지의 성이 막아섰다.

인식 자체를 마력으로 뒤흔들어서 공간이동을 막았다.

“정신 차리지 못해-!

주신을 의심만으로 죽일 생각이야?”

마신왕으로서 신족들의 주신장전에 가급적 간섭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그럴 수가 없었다.

신계주신이 될 수 있는 귀중한 일족의 주신을 잃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전능의 휘가 공간이동을 위한 인식이 방해되자 바로 날아오려는 기색에 다급하게 의지를 보냈다.

엄청난 타격을 받아서 신격이 예비 창조신으로 하락되어 불가해의 8시조가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지금 정면으로 싸우면 막을 보장이 없다.

‘죽이면 안 돼-!

잊었어?

가이아나는 상급 주신이며 과거 창조신이었고 진리와의 싸움에서 자력으로 후퇴할 정도의 잠재력이 있다.

본래의 신격만 찾으면 정식으로 창조신성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이렇게 쉽게 처분할 대상이 결코 아니야.

이런 창조신을 바라볼 수 있는 주신을 얻는데 또 얼마의 세월이 필요할지 몰라.’

‘비켜-!

이제 그런 것은 상관없다.

배신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이미 눈이 돌아가서 말이 들어 먹히지가 않는다.

아무리 주신성이 일반 행성의 1만 배의 지성체의 육성이 가능하지만 명문신족에게는 하나로는 절대로 부족하다.

아니, 너무 많은 고위신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으면 반드시 다툼이 일어나기에 분산을 시켜야 한다.

더구나 지금 전능일족은 마신족과 신족이 융합된 형태로 오리진이 2명이었다.

남신과 여신을 구분해서 관리하고 있어 반발이 적지만 수가 더 늘어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니 어떻게든 주신성의 수를 늘려야만 했고 신계주신이 될 자격이 있는 존재는 초월권능을 가진 주신뿐이다.

그 정도가 아니면 주신성의 신계를 감당을 할 수가 없었다.

‘이 멍청이가-!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이 모두 너의 못난 능력 탓이잖아?

빛의 신이면서 창조가 아닌 전투력에만 집중한 채로 창조신이 되니 당연히 제한이 생기지.

넌 지금 일반 행성에서 주신성으로 개조가 한계이고 그렇게 하나를 만드는데도 적어도 1만 년 이상 소요된다.

이걸로는 일족의 완전부흥은 너무나 시간이 걸리고 유지만 가능할 정도야.’

이것이 지금 전능의 휘의 약점이었다.

권능이 전투력에 집중되어 창조력이 약하다는 뜻밖의 문제가 생겼다.

파괴력이 강하고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다.

창조신의 주권능인 창조력이 신격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주권능인 주신성을 만드는데 다른 것을 전혀 하지 못하고 전력으로 매달려야만 했다.

499주우주의 창조신들이 대부분 그런 성향이라 큰 문제는 아니지만 전능일족에게는 큰 문제였다.

여기에 기존의 창조신과 마신왕들이 본격적으로 견제를 시작한 것이다.

‘이제 자연발생으로는 기다릴 수 없다.

기존의 창조신들과 마신왕들의 세력과 견제가 너무 강력해-!

그래서 진리와 싸움 끝에 신력의 원이 파괴되어 봉인되어 있는 주신들이 필요해.

그러기 위해서는 파괴된 신력의 원을 회복시킬 수 있는 차원의 마도신이 반드시 필요하단 사실을 잊었어?

신력의 원이 회복되어도 정상적으로 권능과 신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고위의 창조신계와 직위도 필요해.

신계주신 대리인 가이아나가 있어야만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줄 수 있다.

지금 봉인 중인 주신들을 정상으로 회복시키고 전능일족을 완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이 차원신계와 차원의 마도신, 가이아나가 모두 필요하단 말이야.

정식 창조신에게는 명예직함에 불과한 주신장의 직위 따위는 최후의 계획대로 잘 포장해서 넘겨줘버려.

이미 여주신 4명이 치료를 시작했는데 모두 망칠 셈이야?

당장 이 살기를 치우고 이성을 찾지 못해?’

그러나 거듭되는 본인의 패전과 실책에 전능의 휘의 이성이 거의 마비되어 있었다.

잘못하면 오리진의 손에 일족의 유일한 상급 여주신이 목이 달아날 지경이다.

그건 여신한정이지만 같은 오리진의 입장으로서 용납할 상황이 아니다.

갑자기 나타난 전지의 성의 모습에 당황한 여주신들의 얼굴이 하얗게 변해갔다.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된 것이다.

자신들의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살기와 투기가 너무나 엄청났다.

아까 패퇴시킨 창조신은 무엇인가 약간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과연 본인인지 의심이 갈 정도다.

전지의 성이 결국 공개적으로 의지를 드러내면서 말했다.

“휴우. 가이아나가 배신하는 성향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보장하겠어.

이건 신력과 권능패턴을 마도로 조정을 해서 신기에 주입을 한 것이야.

고위신의 권능을 무효화시키기 위해 하급신 전용으로 만들어진 신기들이니 이 아이와는 전혀 상관없다.

거기 차원의 마도신에게 직접 물어봐.”

전능의 휘의 살기가 일순 옆자리에 있는 차원의 마도신에게 향했지만 아무런 부담도 영향도 받지 않는지 태연스런 답변이 들려왔다.

“맞습니다.

신계관리주신 가이아나의 전능신족의 신력과 권능을 기계신의 핵에 복사하고 주입한 하급신전용 제식신기입니다.

다행히 저희 쪽에 기계신에 특화된 주신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권능이 없거나 빈약한 하급신들이 고위신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권능을 발현하고 면역력을 가지는 전능신족의 힘이 유일하니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위대한 전능일족의 오리진의 광역가호를 본의가 아니게 이용하게 된 이번 일로 불쾌하셨다면 사죄드리겠습니다.”

전지의 성이 보장하고 상대가 이렇게까지 정중하게 나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의문이 생긴다.

기계신의 핵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이건 신족과 전투를 상정한 신기다.

신족이 전투대상이 아니라면 거의 무용지물이란 뜻이다.

신족끼리 대규모 전쟁을 하는 경우는 안정기에 들어간 지금 거의 없다.

이런 쓸데없는 것을 대량으로 만들어 준비하다니 주신전의 준비로도 너무 과했다.

“저 정도의 위력이면 마신족이 아닌 신력의 면역 중심인 것 같은데 신계주신이 왜 이런 쓸모없는 것들을 만들었나?

주신전쟁이 끝났는데 다른 신계와 전투를 벌일 일이 얼마나 있다고?”

“답변을 원하십니까?

공개적으로는 조금 곤란하군요.”

그렇게 답변하며 입을 꽉 다무는 차원의 마도신을 보면서 전능의 휘의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들이 있었다.

차원신계에서 싸웠던 여신혈맹의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의 강력함과 보고서로 보았던 성향들이 생각이 났다.

“아니, 되었다.

정식으로 할 이야기는 아니군.”

“배려에 감사합니다.

남에게 말해서 좋은 일이 아니니까요.”

과거 자료만 보아도 여주신들이나 정령주신들은 척 보아도 고분고분하게 충성을 바칠 존재들은 없었다.

신계주신에게 충성은 고사하고 어떻게든 자신들이 위로 올라가려는 반골들로 보였다.

아니, 그렇기에 저렇게 강력하지만 저 정도의 수가 같은 신계에 모여 있으면 자신도 감당이 될지 의문이었다.

‘여신혈맹의 여주신들의 또 다른 별명이 반려 살해자, 신계주신의 찬탈자이기도 했지.

내전전용이었군.

아니면 반드시 다른 신계가 시비를 걸어올 것을 알고서 준비를 먼저 했던가?

인간출신의 신이며 용병신이니 다른 고위신들을 모집하려 해도 누구도 가지 않겠지.

선택의 여지도 없으니 참 힘든 신생이로군.

다스리고 있는 신계가 이런 꼴이니 능력이 있어도 창조신은 힘들어.’

상황을 파악하자 미칠 것 같던 살기와 투기가 가라앉고 오히려 측은한 감이 들었다.

이 정도 힘과 세력을 혼자서 100년 남짓한 극히 짧은 시간에 일군 존재다.

자신과 비교해도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 최고의 영웅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능력으로 마신왕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그런데 신족으로 어떻게든 남으려고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주신장이 이렇게나 큰 가치가 있었나?

창조신이 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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