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98화 (309/2,000)

제 398화

20권

하급신이지만 대부분 권능이 없으니 신족에게 봉사하고 공을 세운 지성체들이 특별히 임명되는 천족보다 조금 나은 전투력이다.

이 정도로는 웃기지도 않았다.

권능이 없어 물리법칙을 초월하지 못하면 신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하나 대부분 아직 권능조차 제대로 못 만든 초월자들.

겨우 상위 천족 수준인가?

전혀 신경 쓸 가치도 없었군.”

우득-! 우둑-! 꽈드득-!

전능의 휘의 몸에서 아예 천둥이 울리는 것 같은 뼈와 근육의 맞부딪음이 진동을 했다.

그리고 등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13쌍의 빛의 날개가 그 위용을 드러낸다.

거기에 13쌍의 반투명한 날개도 서서히 자신의 빛으로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 모습을 보자 용사신의 동료들은 이제 완전히 절망에 빠졌다.

겨우 하급신에 턱걸이를 한 다른 초월자들은 권능이 없어 당연하게 감각도 느낄 수 없다.

그런데 중급신으로 권능을 완전히 깨운 자신들조차 아예 힘의 격차를 느낄 수 없다.

어느 정도 승부의 예측이나 패배의 느낌이라도 받아야 하는데 이건 마치 망망대해를 보는 느낌이었다.

처음 햇병아리 시절에게 마왕에게 달려들었을 때도 결코 이 정도는 아니었다.

오로지 끝없는 힘의 차이만이 전해질 뿐이다.

더구나 13쌍의 날개에서 느껴지는 부가로 발동되는 권능들의 수와 수준들이 너무도 높았다.

거기에 신체에 신력이 집중되는 기세가 끔찍한 것이 말 그대로 쓸어버리며 통과할 기세였다.

저 창조신은 적어도 자신들보다 수백 배 이상 강력한 신이었다.

“……죽었다.”

권신이 모두의 심정을 대변하는 한마디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도 한마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자기들도 막기만 결국 추격하지 못하고 보낸 창조신을 권능도 거의 없는 하급신들이 숫자만 믿고 막아보겠다는데 황당하기까지 했다.

다수로 밀어붙이는 것도 비슷한 수준의 신들이 권능을 통합해야 가능하다.

그것도 2써클 이상의 차이만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절대의 권능을 가진 고위신에게 권능조차 거의 없는 하급신들이 대항해 보았자 거의 시간문제일 뿐이다.

“저것들 지금 뭐하는 거야?”

“버리는 병력치고는 너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않나?”

“아 몰라-! 우리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울 의리는 없어.”

“신계주신이 알아서 하겠지.

자기 세력이니까.”

“그러려나…….”

같은 신계 소속이지만 어디까지나 계열이 달랐다.

그리고 지금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주신장전에 밀어 넣은 형국을 파악하고 화가 날대로 난 상태였다.

거기에 노골적으로 인간출신의 초월자들을 신들을 대량 발탁하여 세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는데 고운 시선을 보낼 리가 없었다.

문제는 자기들이 가세해도 신계에서 멀어져 권능지원의 효과가 약화되면 이길 승산이 희박하다는 본질적인 문제가 컸다.

자신들이 무너지면 정말 신계가 무인지경이 된다.

결국 하급신의 피해가 얼마나 나든지 감수하고 신계를 지키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 전황을 보며 차원의 마도신은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흠-! 예비 창조신으로 신격이 떨어질 정로로 타격을 많이 받았군.

그러고도 본래의 강함을 되찾다니?

역시 전능의 휘님이시로군.

위기에서 강해지다니 일반적인 존재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지.

아주 좋아.

진행은 완벽하다.”

“…….”

광휘의 창조검은 이제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지금 죽은 줄 알았던 예비 창조신들과 주신들이 차원의 마도신이 말한 대로 정말 죽기 직전의 타격만을 받았는지 빠르게 회복해서 주변을 포위하고 있었다.

실전 경험이 적어서 손색이 있지만 그래도 초월권능을 가진 예비 창조신 30여명과 주신들 수백 명의 엄청난 전력이다.

자신은 주무기인 신검들을 잃었으니 차원의 마도신과 싸울 수 없지만 저들은 다르다.

주신계가 완전히 박살나고 거기에 주신전도 정말 영광의 자리와 원탁의 자리만 남을 정도로 끝장이 난 상황에 순순히 포기할 리가 없다.

분노한 저들이 살기를 풀풀 풍기며 포위망을 짜고 있는데 모를 리가 없다.

그러나 전혀 고려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전능의 휘의 상태를 보며 감탄만을 하고 있다.

게다가 결국 적인 전능의 휘님이 본래대로 강해진 것이 뭐가 좋은지 싱글벙글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도저히 차원의 마도신을 이해할 수 없겠군.’

그러나 방금 전투에서 죽일 수도 있었지만 막 부활한 몸이라고 봐준 은혜가 있다.

결국 한마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차원의 마도신님. 제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준비를 어느 정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포위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슬슬 목표가 아닌 자신조차 위기감이 올 정도로 준비상황이 삼엄해지고 있는 것이다.

차원의 권능이 비록 만능의 권능이지만 동급의 존재들이 포위망을 구축하여 빠져나갈 곳을 다 막으면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완전히 숙지했는지 원탁 주변의 공간과 시간들을 모두 동결시키고 있는데 너무나 태평하다.

이 구역의 차원을 완전히 봉쇄하고 근접전문의 투신들을 대량 투입하면 결코 지금 차원의 마도신은 무사하지 못한다.

아까 자신의 신검을 잡아먹은 흑염의 권능도 무엇인가 이상했기에 전능의 휘님과 같은 완벽한 강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그 말에 기이한 미소를 입에 머금은 차원의 마도신은 대답을 했다.

“주신장의 위임식은 잘 끝났다.

이제 사열(査閱)이다.”

쿵-!

어느새 원탁이 다시 재생되었다.

그 원탁의 위에 명판은 이미 이동되고 있었다.

서열 1위의 전능의 휘의 명판 옆에 나란히 차원의 마도신의 명판이 옮겨져 있는 것이다.

신계 쟁탈전의 결과로 동등한 강함을 가진 존재라는 주신계 자아의 인정이었다.

이런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왔으니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것을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전 주신장인 전능의 휘에게 신계 쟁탈전에서 사실상 승리한 나는 이제 주신장의 후보자격을 가진다.

이제 남은 것은 투표뿐이지.

하나 나는 마도신-!

승리의 결과만을 추구하는 신이니 하위신들이 인정을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

그리고 마력과 신력을 동시에 움직였다.

11겹의 마력의 원이 전력으로 회전하면서 현실을 왜곡하여 마도를 구성하고 등의 13쌍의 빛의 날개가 찬란하게 빛나며 주변을 급속도로 잠식하며 확장을 해나간다.

차원의 권능을 마도로서 극한대로 강화한 것이다.

당연하게 예비창조신들이 포위망을 치면서 만들어낸 결계와 충돌을 했다.

우우우우우우우웅-! 퍼어어어어어억-!

차단결계와 차원의 권능이 충돌을 하는 순간 바람이 빠지는 것과 같은 소리가 들리며 너무나 쉽게 무효화된다.

그래도 신력 1,000억이 들어간 결계들이 종이처럼 찢겨지는 모습과 역으로 받은 타격에 신음을 질렀다.

“크허억-!”

“왁-!”

“우리 결계가 이렇게 허무하게…….”

예비 창조신인 자신들이 전력을 기울인 결계가 이렇게 쉽게 와해되자 도저히 봉쇄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기본적인 권능들의 위력이 아무리 마도로 증폭되었다 해도 이건 비교조차 안 된다.

본신신력은 100억밖에 안 된다는 조사결과조차 이제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강대한 차원의 권능을 발동시키면서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은 것이다.

차원의 마도신의 여유에 사실을 인정했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저 마도와 차원의 권능을 대처를 할 수 없다.

전능의 휘님이 아니면 상대할 수가 없어.’

전의가 꺾인 예비창조신들과 주신들을 향하여 차원의 마도신의 창조력을 움직인다.

딱-!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바로 수백 개의 의자가 나타났다.

방금 전의 전투 중에 날아간 본인들의 이름과 서열이 적힌 의자였다.

“본인들의 자리에 앉아 전 주신장이신 전능의 휘님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으라."

적의 명령에 당연히 발끈했지만 이어진 말에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아니면 주신계와 함께 모두 죽던가.”

그와 동시에 차원의 마도신의 머리 위에 검은 구슬과 같은 무엇인가가 하나 나타났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의 고속영창이 그 뒤를 이었다.

“나는 근원학파의 마도신이며 차원의 주신이노라.

전장에서 무적이며 공포로 군림하며 나만의 세상을 원하도다.

궁극의 생명인 별의 탄생과 죽음이 지금 내 손에 있도다.

찬란히 빛나는 별의 운명을 차원의 권능으로 주재하노니 지금이 곧 그때이다.

모든 별들은 나를 따라 모든 존재의 파괴와 탄생을 주제하라.

11써클 디멘션 기간틱 메테오 코어(Dimension gigantic meteor core).

근접전문의 예비 창조신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잘 몰랐다.

단지 갑자기 엄청난 위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도가 나타났고 영창이 뒤를 이었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하나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아는 원거리 전문의 예비 창조신들은 이럴 수는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도가 발현되는 결과를 먼저하고 주문을 외우는 과정을 나중에 처리한 것이다.

“마도신의 권능인 ‘현실부정(現實不正)’이다.

지금 내가 부정한 것은 영창을 하고 나서 마도가 발현된다는 사실이다.”

아직 이해를 못하는 근접전문의 예비 창조신도 이어지는 설명에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차원의 권능으로 앞으로 발현될 마도를 현실에 불러들이고 주문을 외는 현재를 미래로 보낸다.

이상 주문을 외우는 것을 단축시킬 수 없다면 나중에 하겠다.

일명 사후영창(事後咏唱)-!

이제 나의 마도에서 사전 영창시간도 필요 없다.

창조신조차 직격되면 죽을 수밖에 없는 11써클의 마도를 아무런 징조도 없이 발동시키고 나중에 주문을 외운다.

이런 창조신급의 마도신인 나를 주신계에서 막을 존재는 전능의 휘님 외에는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흑염의 권능까지 익힌 내가 근접전에서 밀릴 것 같으냐?”

머리 위에 떠 있는 검은 구슬에서 풍기는 위험의 느낌은 분명 자신들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차원의 마도신이 저런 마도를 구현하면서 영창시간이 없다면 분명 전능의 휘님이 오기 전까지는 견딜 방법이 없었다.

거기에 아까 당한 흑염의 권능을 어떻게 할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상황을 납득하고 자신들의 자리에 마지못해 앉아가기 시작을 했다.

그런 예비 창조신들과 주신들의 모습을 여유 있게 쳐다보고 있었지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휴우. 쉽게 넘어가는군.

그래도 거짓말은 아니다.

전투에 미숙한 너희들이 나를 이길 수 없기에 고전은 하겠지만 결국 승리는 나의 것이다.

마도답게 아주 약간의 사소한 문제들이 있지만 말이야.

사후영창을 할 수 있는 것은 단발의 마도뿐이고 그 순간에는 차원의 권능도 못 써.

추가로 나중에 주문을 외울 시간까지 무방비가 된다.

1대 1상황의 최후의 순간밖에 사용을 못한다는 뜻이지.

거기에 이놈의 흑염의 권능도 제 멋대로 날뛸 기회만 노려서 함부로 못써.’

그러나 이들이 여신혈맹의 여주신들 정도로 전투경험을 쌓고 권능까지 연합하는 것을 다듬으면 반대로 자신이 도망을 쳐야 하는 사실은 애써 머리에서 지웠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허세이든 실제이든 절대적인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주신계의 신들과 지금 여기를 보고 있을 흑염의 절대자에게 말이다.

모든 것은 잘 되고 있다.

오히려 무서울 정도로 순조로웠다.

처음 계획을 제멋대로 변경하고 더욱 상황을 가열시키고 악화시켰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아무리 강하고 공적이 있어도 인간출신인 자신이 결코 주신장이 될 수 없기에 전쟁이상의 혼란이 필요했다.

이것이 마도신의 오리진님과 미래의 자신인 회색의 절대자의 의사와 다르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겨우 여기까지 끌고 왔다.

회색이 절대계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평상시 10중심에게 보고되는 모든 전투행위를 중지시킨다.

그럼 휴식을 취할 때 일족의 전투, 그것도 회색의 과거의 나라면 반드시 관심을 끌게 된다.

그리고 내가 전능의 휘와 흑염의 권능을 최대한 발동시켜 처참하게 패배한다.

흑염 일족이 불가해의 8시조를 쓰는 창조신에게 처참하게 당하는 모습에 분노한 흑염의 절대자를 이곳으로 끌어들이고 기다리던 회색의 절대자가 치명타를 가하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미래의 내가 인식 못하고 내가 입증할 수 없는 큰 문제가 있어.

거기에 인간출신인 내가 주신장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고 회색에게는 아무 가치도 없었기에 무시도 되었지

하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다.’

지금 10중심들의 서열전은 휴전상태다.

주 업무인 절대계의 전쟁 상황도 모두 중지된 이상 이런 구경거리를 놓칠 리가 없다.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이며 흑염 일족이기도 한 자신의 사투를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결코 전능의 휘에 대한 승리가 아니었다.

전능의 휘에게 흑염의 절대자가 참지 못할 정도로 처참한 패배를 당하면서도 달려올 때까지 끈질기게 버티는 것이었다.

이기지는 못하겠지만 버티기는 가능하다.

처음 이 설명을 들었을 때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결코 전능의 휘를 이길 수 없다는 것에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저절로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막을 수는 없다.

꾹-!

‘그래도 전능의 휘와 1대 1의 주신전을 벌일 수 있는 신계 주신이고 흑염 일족이라서 주어진 기회-!

대가로 주어진 어떤 손해도 없는 완벽한 현실부정의 3번의 부활-!

하나는 전능의 휘와의 싸움으로 죽음을 당하고 또 하나는 흑염의 절대자와 회색의 전투여파를 못 견디고 다시 죽을 것이 명확하기에 추가로 주어졌다.

그래서 결국 3개 중 단 1개만이 진정한 나의 것이다.

이것이 나의 한계이고 바른 평가겠지.

마도신의 오리진님도 미래의 나도 결코 나의 승리를 믿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

내가 직접 싸우면 어떤 수단방법을 동원해도 이길 수 없다는 진실을 말이다.

사실이기는 하지만-!’

우우우우우우우-!

격앙되는 감정에 따라 마력의 원이 요동친다.

옆에 앉아있는 광휘의 창조검이 다급하게 방어막을 쳐야 할 정도로 강력하고 파괴적인 마력이 주신계에 퍼지고 있었다.

본래 전능의 휘와 흑염의 권능으로 싸우면서 버티면 거의 의뢰는 완수였다.

너무나 쉽게 끝낼 수도 있었는데 신계주신보다 더한 명예와 권위, 면책권이 주어지는 주신장의 자리가 너무나 탐났다.

가장 절대계로 가는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고도 없이 여주신들을 이용하고 하급신인 부하들에게 전투를 맡기는 무리에 무리를 하고 있지만 후회하고 이미 돌이키는 것은 너무 늦었다.

‘하나……, 하나……, 마도신의 오리진이시여.

부디 저에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아 승리하기 위해 어떤 오명도 감수하고 살아온 저에게 가호를…….

그리고 제가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아 눈을 꽉 감았다.

눈을 감자 언제나 마음속에서 울리는 바람이 다시 강렬하게 떠오른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하여 진리의 자랑이 되게 하소서.’

감겨진 눈꺼풀의 어둠이 항상 비추는 자신은 대수림의 대공동안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나약한 모습이었다.

스승이 아공간에 보관해왔던 먹을 것이 떨어졌지만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는 하이엘프 제국의 감시망에 막혀서 기아에 허덕이고 있던 자신이다.

대공동을 벗어나면 무한한 식재료가 넘쳐났다.

하지만 같은 7써클의 궁극에 도달해 있는 하이엘프 퀸 5명을 상대로는 피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굶어죽기 전에 자포자기로 마신을 소환하여 영혼을 대가로 거래라도 할까 생각하는 순간 나타난 것은 진리였다.

그리고 과거 절대계 강자들의 힘과 경험이 집약된 지침서이자 힘의 원천인 ‘근원’의 칭호와 차원의 권능, 거기에 8써클의 마도까지 얻었다.

마도사 아니, 힘을 추구하는 지성체라면 단 하나라도 얻기 위해서 영혼이 아니라 존재 자체라도 바칠만한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받았다.

일반적으로 감지덕지이지만 생명체로는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가치를 어렴풋이 짐작한 자신이 오기를 부렸다.

‘근원의 칭호의 대가로 진리보다 오래 살아 그의 마지막을 정리한다.

차원의 권능의 대가로는 그의 자랑이 된다.

그리고 마도의 대가로 진리에게 도움이 된다.

모두 불가능에 가까운데 하나라도 어기면 진리에게 직접 심판을 받는다.

무지와 오기로 내뱉은 나의 족쇄이자 긍지이지.

영원히 기회도 가망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왔다.

흑마도를 쓰는 마도신인 내가 신계에서 이를 악물고 버티다 결국 잡은 의뢰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최소 입문조건인 창조신과 동급인 주신장이 되어 자력으로 절대계에 정식으로 입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마도신인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후우우우우우우우-!

생존본능에 안착한 흑염의 권능이 꿈틀거리고 몸에 각인된 불가해의 8시조가 앞으로 있을 전능의 휘와 사투를 예감하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투기와 살기의 응집체로서 미쳐 날뛰는 흑염의 권능도 자신의 생존본능에 영향을 받고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게 되었다.

절대계에서도 무적이라 칭송받는 불가해의 8시조도 어떻게든 익혀 냈다.

비록 본래 가져야 할 위력에 비해 한없이 부족하더라도 최소한 도전할 힘은 얻은 것이다.

‘그러니 붙어보자.

불가해의 8시조를 익힌 전능신족의 위대한 오리진인 전능의 휘여.

비록 나의 힘이 부족하여 승부에서 지는 것이 당연할 지라도 결국 전투에서 승리라는 것은 나다.

주신장도 흑염의 절대자를 치는 의뢰의 완수도 모두 성공한다.

나의 힘으로 부족하다면…….’

크게 눈을 뜨고 화면너머에 비치는 용사신에게 시선을 보낸다.

흑마도사이며 편협한 자신과는 다른 축복받은 재능과 성향이다.

비록 용사로서 마왕과 싸우는 고난은 있었겠지만 평생 타인에게 호의와 존경을 받은 밝음이 넘쳐난다.

본래대로라면 짜증과 질투심 때문이라도 가만 안 두었겠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써야했다.

신계의 신은 많은데 가용전력이 너무나 부족했다.

‘처음으로 부하의 재능을 믿어보겠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인간으로서의 재능 말이다.’

용사신이 신검을 머리 위에 들고 위엄하게 외치며 지휘를 한다.

다른 초월자들도 그에 따라 신기를 들고 모든 신력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용사신의 명령에 따라 일제히 발사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 일제사격이 효과가 있을지 전혀 모르나 연결된 불굴의 권능에서 느껴지는 자신감과 용기는 그들에게 신뢰를 주었다.

언제든지 명령대로 움직일 각오로 하고 최대한 공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명령이 떨어졌다.

“위대한 창조신님을 위하여 받들어 신기(神器)-!”

용사신의 신검이 최대한 하늘 위로 향해지고 신력을 방사시킨다.

신검의 끝에서 빛나는 신력의 빛의 검이 끝없이 위로 향해 빛난다.

차차차차착-!

그것은 다른 초월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최고의 긴장상태에서 신력을 집중시키고 있던 초월자들도 당연히 용사신의 명령에 따라 반사적으로 그대로 신력을 발사했다.

차원의 마도신에 의해 반강제적이지만 목숨을 건 동료의 신뢰를 얻어 발동조건을 완전히 충족한 불굴의 효과는 지대했다.

본인들이 허락을 하자 종족을 떠나 반사적으로 명령에 따를 정도였다.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모두 발사한 것이다.

그렇게 백만 개의 신력의 빛이 그대로 하늘을 향해 폭죽처럼 퍼져나가고 감탄이 나오는 장관을 보였다.

땅에서 하늘로 향해 빛의 비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것이었다.

아름다웠지만 이걸로 초월자들의 군세의 전력은 한순간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

“!!!”

“컥-! 또 이해 못할 짓을-!”

마법신의 절규가 울렸다.

더불어 전력으로 신력을 발사한 덕에 일순 허탈상태에 빠진 용사신의 동료들의 얼굴들이 납빛으로 변했다.

중급신이 된 자신들이라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어떤 상황인지 바로 이해했다.

전력으로 신력을 신기를 통해 방사한 지금 일정시간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다.

엄청난 투지와 살기를 풀풀 날리는 적인 창조신 앞에서 용사신이 그나마 믿을 만한 대군의 전력공격을 허공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이제 완전한 무장해제 상태다.

말 그대로 창조신의 약간의 권능과 위력 시위만으로도 전멸을 당할 수밖에 없다.

“!!!”

놀람은 전능의 휘가 더 컸다.

겨우 하급신들이 숫자만 믿고서 신기에 신력을 집중시키고 자신을 노리자 가소롭고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을 했다.

차원신계에서 연속된 고전에 참을 수 없는 울화가 치민 것이다.

여신혈맹의 여주신들과 원탁의 고위신들, 거기에 전지의 성의 가호를 받은 전능일족인 가이아나에게 당할 대로 당해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황이다.

감히 허장성세로 자신을 속인 하급신들을 돌아가는 길에 가능한 죽여 버릴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초월자들이 보인 것은 전력공세 대신에 자신의 신력을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향해 쏘는 경례로, 이건 상위 신에게 보이는 극도의 경의다.

물론 대량의 신력을 극도로 소모하여 일시적으로 무방비가 되어서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도 된다.

갑자기 저렇게 나오니 어떻게 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창조신이 적이라고 해도 경의를 표하고 경례로 신력을 다 쓰고 무방비인 하급신들을 학살한다면 두고두고 구설수에 오를 일이다.

그리고 저 초월자들의 군세의 대표로 나선 중급신에게서 어떤 적의도 보이지 않고 순수한 존경과 호의만이 느껴지니 더욱 꺼려졌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보는 차원의 마도신은 사악하게 속으로 웃음을 짓는다.

‘역시 저렇게 나왔나?

정말 즉효로군.

역시 화해나 협상은 호감 주는 놈이 해야지.’

순간 벌어진 사태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전능의 휘의 얼굴이 보인 것이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투기와 살기가 한풀 꺾인 것을 보니 계획대로였다.

물론 전력을 최대한 보존하고 통과시키라고 지시만 했지 저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저런 수법도 있었군.

극도로 화가 났던 전능의 휘가 당황하는 꼴이라니 우습군.

아무리 적이라도 수많은 신족과 신계의 축복을 겹겹이 받은 모범적인 신이 군세를 이끌고 극도의 예의를 보이는데 아무리 옆을 받았다고 무참하게 죽이기는 정말 쉽지 않지.

창조신의 체면이라는 것이 있거든.

그래도 잘 되었으니 다행이야.

이성을 잃은 고위신 따위는 마신보다 믿을 것이 못 되니 말이야.’

또 용사신은 불굴의 권능으로 어떻게든 초월자들의 군세를 잘 통제하고 있다.

역시 생각대로 불굴은 군세에 대한 능력 강화보다 지휘력의 상승에 집중된 권능이었다.

본래 용사란 족속들이 자신의 힘보다 동료와 아군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서 싸우기 때문에 사기의 유지와 투지의 상승에 집중되리라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백만이라는 엄청난 수와 동료의 강제적이지만 목숨을 건 신뢰를 얻어 발생한 효과는 광역권능 중에서도 발군이었다.

‘진정한 능력은 기본적인 능력향상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군세의 사기와 지휘의 유지.

이런 상황에 아주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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