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87화
19권
저 예비창조신들이 그 정도 전투경험이 없다는 것은 한눈에 확인을 할 수 있다.
수련장에서 안전한 비무나 대련으로 승급된 존재들이다.
그런 존재의 파탄과 약점은 저런 처절한 난전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목숨을 주고 적을 소멸시킨다는 경우가 약속대련에서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본래의 능력을 다 펼치지 못하고 허무하게 당해버린다.
그렇게 허공에서 주신전을 향해 자연적으로 낙하하는 차원의 마도신을 막기 위해 날아올랐던 근접전 전문의 투신들 8명이 흑염의 반격을 막지 못하고 허무하게 쓰러져갔다.
그 대가로 차원의 마도신에게 각자 치명적인 부상을 입혔지만 흑염의 권능은 그 정도로 멈출 수가 없었다.
완전하게 흑염의 권능을 발동한 차원의 마도신이 허공을 발로 찬다.
꽝-!
부상을 입은 맹수가 더욱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든 그렇게 허공을 박차고 자신에게 적의를 보이며 원거리 공격을 퍼붓고 있는 주신전으로 더욱 매섭게 달려들 뿐이다.
파지지지지지지징-!
그러나 주신전에서 엄청난 숫자의 권능들이 전진의 걸림돌이 되어 막아선다.
자신 있게 대응하러 나섰던 근접전 전문의 투신들 8명이 순식간에 분쇄된 결과에 기겁한 주신전에서 다른 예비창조신들이 수없이 발산하는 권능들이다.
주신계의 도움을 얻어 창조신 수준으로 강화된 방어막을 폭주한 차원의 마도신이 팔과 다리, 온 몸을 동원해 깨고 부수어 들어간다.
꽈-! 꽝-!
“크르르르르-!
카아아아-!”
입에서는 흥분한 짐승의 포효가 울려 퍼지고 갈수록 방어막의 파괴속도가 가속화되어가 가고 있었다.
말을 할 이성까지 잠식한 흑염의 권능의 폭주의 최종적인 모습이었다.
저 상태로 가면 이제 살아서는 멈추지 못한다.
최종단계로 들어간 상태를 확인한 흑염의 절대자가 한탄을 내뱉었다.
회색의 과거인 놈이 죽든 말든 관심도 없지만 정말 추한 몰골인 것이다.
전신에 치명상을 입고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울부짖고 있다.
전세가 우세하다고 해도 어디를 보아도 승자의 모습이 아닌, 지기 싫어 최후의 발악을 하는 패배자의 모습이다.
그것도 허접한 주우주의 예비 창조신들을 상대로 말이다.
저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빌어먹을 놈. 폭주하려면 좀 멋지게 보이고 뒈질 것이지.
마지막에는 패배한 미친 개 꼴이냐?
끝까지 흑염 일족의 얼굴에 똥칠을 하는구나.
저걸 어떻게 해야 내 속이 시원하지.”
흑염의 폭주는 결코 저렇지 않다.
흑염의 권능으로 강화된 육체는 상대의 어떤 공격도 무시하고 반사하며 회피하여 무력화한다.
그리고 상식을 아득히 초월하는 괴력으로 모든 적을 찢어발긴다.
그 신력이 다하는 순간까지 어떤 부상도 적의 방어도 허용하지 않고 파괴하는 절대적인 권능이 바로 흑염이다.
그런데 지금 차원의 마도신의 손에서 가장 저열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흑염 일족의 추태를 다른 8인의 절대자와 유일용신제조차 보고 있으니 전뇌계를 불러 화면으로 보게 한 것이 절실하게 후회하게 될 정도였다.
‘설마 이정도로 추접하게 싸울 줄은 몰랐다.
그래도 회색의 과거에 흑염 일족인데 어떻게 이렇게 부상을 입을 수 있지?
아니, 왜 이렇게 쉽게 이성을 잃어 저 꼴이지?
아-! 보기 싫어-!’
당장 끄고 싶지만 그래보았자 이 추한 전투에 흥미를 보인 10중심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이 멈추게 해도 다른 이들이 다시 보려고 하면 끝이다.
아무리 자신이 멀쩡해도 파괴력에만 편중되어 있어서 유일용신제처럼 2명이상과 싸우는 것은 무리이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결국 벌떡 몸을 일으켰다.
“당장 저놈과 저놈들을 박살을 내고 오겠다―!”
서열전을 잠시 미루고 다녀오겠다는 흑염의 발언에 다른 8인의 절대자와 유일용신제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누구를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모두 알 수 있었다.
회색의 과거지만 겨우 주우주의 예비창조신이니 막을 이유나 관심도 없다.
서열전을 잠시 휴전하고 있는 지금 막을 이유도 없다.
흑염의 바람성에서 부상을 몰래 회복하려는 시도만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모두의 암묵적인 동의를 얻고 흥분하여 당장 주우주로 달려가려는 흑염의 절대자였다.
하지만 그 행동은 이루어지 않았다.
턱-!
흑염의 절대자의 바로 앞에 황금빛의 막대가 내리꽂힌 것이다.
그리고 은은한 분노를 숨기지 않는 황금의 절대자의 말이 울렸다.
“이건 회색의 함정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회색은 이미 신력의 회복을 끝내고 서열전보다 더욱 강해졌습니다.
지금 신력이 소모된 당신이 회색과 혼자서 부딪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릅니다.
지금도 질서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서열전은 이대로 끝나야만 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의 돌발행동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황금의 절대자가 어느새 꺼냈는지 황금의 창이 찬란하게 위용을 드러냈다.
그 황금의 창은 2m 남짓한 봉대와 무지개색의 보석처럼 빛나는 창끝이 고귀한 위엄으로 빛나고, 봉대에 둘둘 말린 황금빛의 천이 형용할 수 없는 권능으로 존재를 아로새긴다.
당장이라도 깃발이 펼쳐지고 그 진실한 위력을 드러낼 기세를 보이고 있다.
은근히 새어나온 기세에 경악한 흑염의 절대자와 다른 10중심들이 전력으로 경계를 할 정도다.
부동의 1위를 고수하는 황금의 절대자를 상징하며 이제 절대계의 지배권을 상징하는 서열 1위의 절대기(絶代器)의 등장이었다.
“에반젤리-! 진심이냐?”
“이게 몇 억년 만인가?”
“드디어 꺼냈군.”
창의 몸체는 10중심조차 파괴가 불가능한 파멸유혼검과 같은 수준의 불멸의 속성을 가진다.
물론 정신체의 말소까지 가능하고 영원체라도 엄청난 타격을 받는 소멸을 피할 수 없다.
거기에 창대에 묶인 깃발의 권능은 또 다른 절대권능과 마찬가지의 위력을 보인다.
이렇게 2개의 절대 권능을 동시에 발동하는 저 강력한 절대기를 황금의 절대자는 수많은 서열전의 위기에서도 어지간해서는 결코 쓰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사용을 해도 부분적인 운용만 했다.
이유는 깃발에 적힌 글자 때문이다.
황금의 절대자로서 완성된 순간, 에반젤리는 동시에 만들어지고 깃발에 가장 마음에 본질적인 단어가 적혀진다.
황금의 절대자는 그것을 공개하기를 거부한 것이다.
왜 그런지 다른 10중심들은 모두 알고 있다.
강하고 빛나는 존재일수록 그 속은 더욱 약하고 어두운 법이다.
무슨 내용인지 1대 황금의 절대자를 생각하면 당연하기에 꼭 알고 하지도 않았다.
아무리 자신들이라도 단순한 호기심으로 절대계 최강의 절대자의 마음속의 역린을 건든다면 감당을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저 깃발의 권능이 없어도 황금의 절대자는 최고의 자리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1대 황금의 절대자가 영원체를 타도할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휘를 했다는 그 위력은 역사에 전해지는 것만으로도 터무니없이 강력하다.
황금이 어떤 부상을 입어도 저걸 꺼낸 이상 무의미할 정도다.
그런 최고의 전력을 드러낸 황금의 절대자가 흑염을 달래듯이 말을 한다.
“흑염. 서열전만 끝나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잠시만 참으십시오.”
“끄으으으으응-!”
결국 힘의 차이를 납득한 흑염의 절대자가 앓는 소리를 내며 다시 주저앉았다.
흑염의 권능이 완벽하면 모를까 저걸 꺼낸 황금의 절대자를 이길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깃발이 없어도 에반젤리로 절대권능이 추가된 황금시대 앞에서는 흑염의 파괴력조차 무의미하다.
황금의 권능은 결국 자신 외에 모든 것을 압도하는 완벽성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완벽하게 영원성과 불멸성을 획득한 영원체조차 더 강력한 완벽함으로 소멸로 몰아넣는다.
그렇게 절대기 서열 1위의 신기가 서열전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순식간에 좌중을 압도하는 그 강대한 모습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기뻐하는 존재가 있었다는 것은 몰랐다.
마도신의 오리진이었다.
“크훗-! 드디어 나왔다.
아무리 황금이라고 해도 온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는 날뛰려는 멀쩡한 흑염을 억제하려면 저 수밖에 없지.
이제 다음 단계를 시작하라.”
그 말에 정말 곤란하다는 회색의 절대자의 답변이 나왔다.
“차원의 마도신과 연락이 아예 안 되는데요.
정말 완전히 폭주된 모양입니다.”
“!!!”
놀라서 말을 멈춘 마도신의 오리진의 귀로 투덜거리는 회색의 절대자의 말이 울렸다.
아니, 그동안 쌓인 것이 많았는지 빈정대는 말투다.
“그러게 제가 흑염의 권능은 감당이 불가능하니 완전 폭주는 계획에서 빼자고 건의했지 않습니까?
제가 괜히 흑염의 권능을 봉인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차하면 튀어나오고 제어도 정말 잘 안되더라고요.
제가 그런데 과거의 저로서는 감당이 절대 안 됩니다.
그저 흑염의 절대자에게 시야를 개방할 정도면 흥미를 끌 미끼로 충분했는데 확실히 하겠다고 폭주까지 승인하니 결국 이 꼴이죠.
과거의 저나 마도신의 오리진님도 욕심도 참……, 합-!”
“뭐라고? 잘못 들었다.
우리 회색님이 뭐라고 하시던가?
고위직이 되시니 대충 하시자고?
이거 어디의 마도신이신가?
아니, 자폭신이셨지?
지금 당장 자폭하고 싶으신가?”
투욱-!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금이라도 피가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목검이었다.
마도신의 오리진의 손에 쥐어진 그것이 회색의 절대자의 이마에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다.
이런 근접거리에서 불가해의 8시조를 익힌 마도신의 오리진의 능력이 회색의 절대자보다 위였다.
또한 받은 은혜가 너무 커서 반항할 엄두도 안 나니 이럴 때는 고개를 숙여야만 한다.
“역시 어떤 위험부담이 있어도 완벽하고 확실한 것이 최고죠.
역시 마도신의 위대한 오리진이십니다.
물론 일반적인 흑염 일족이 전투로 당하면 흑염의 절대자의 성질상 바로 달려오겠지만, 전력을 넘어서는 흑염의 폭주로도 고전한다면 결코 참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 급하고 더러운 성깔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자신의 빈정거리는 말투에 마도신의 오리진이 바로 빼어든 파멸유혼검의 피로 번들거리는 모습에 조건반사적으로 바로 긍정적인 답변과 아부로 대답하는 회색의 절대자였다.
진심으로 싸우면 힘은 분명 자신이 강하지만 워낙 수련 중에 당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그걸로 부족한지 추가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눈빛에 결국 한숨을 쉬고 긍정했다.
“휴우-! 알겠습니다.
저 멍청한 놈이 과거의 제가 맞기는 합니다.
저 빌어먹을 놈이 무작정 벌인 일도 결국 제 책임입니다.
어떻게든 멈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당장 멈춰-!
이제 다 되었다.
조금만 더 끌어들이면 완벽하게 걸린다.
에반젤리를 벌써 끄집어낸 황금도 잘하면 성과에 포함시킬 수 있다.
저러다 차원의 마도신이 팍하고 터지면 다 끝이다.
투자를 얼마나 했는데 개털이 되어 끝날 생각이냐?
과거의 너이니 직접 간섭도 가능할 것 아니냐?
겨우 50억도 안 되는 흑염의 권능을 1,000조의 회색의 권능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회색의 절대자는 별로 이 삶에 애착이 없다.
그러나 성공까지 거의 다 와서 말아먹을 수 없다는 점에는 절실히 공감한다.
일단 계약이고 의뢰인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자신이 얼마나 경계심이 높은지 이미 차원의 권능으로 철저하게 간섭을 막고 있다.
차원은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여 독립적인 세계를 창조하는 권능이다.
그 말은 모든 권능에 있어 면역력을 가지는 최고의 결계와 방어막을 가진다는 뜻과도 같았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이 창조신 수준을 넘어선 이상, 이미 차원의 권능은 한 몸과 같았다.
의식을 잃고 미쳐 날뛰어도 항상 유지한다.
그걸 원거리에서 돌파하고 폭주한 흑염의 권능을 제어하는 것이 결코 쉬울 리가 없다.
“그……, 그게 흑염의 권능은 아시다시피 회색의 권능하고는 상극이라서……, 시간이 조금……. 그러게 과거의 저를 완전히 믿으시면 안 된다고……, 아 제길-!
지금 내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지?
당장 대책이 없습니다.
차원의 권능을 관통하려면 제가 직접 가서 제압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흑염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최고 수준의 경고를 보낼 것입니다.
그럼 끝장입니다.
그러니 일단 내버려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동안의 단련과 근원의 칭호가 있으니 그래도 바로 터져죽지는 않을 것입니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반응하지 않게 아주 약간이지만 버틸 수 있게 차원의 권능의 강화는 지원하겠습니다.
이제 흑염의 절대자가 미끼를 물었으니 빨리 입을 닫아 주기를 바라야 합니다.”
흑염 권능의 폭주를 막는 일은 영 자신이 없는지 과거의 자신을 믿으면 안 된다는 헛소리를 내뱉다, 결국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연장만 가능하다는 회색의 절대자의 모습에 기가 막히는 마도신의 오리진이었다.
마지막에는 차원의 마도신이 바로 죽지 않을 것이니 그동안 걸려들기 바라자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결국 이 급할 때에 설교를 하고 말았다.
“차원의 마도신이 너의 과거라는 것을 감안하고 하고 소리냐?
현실부정의 마도신이라도 그래도 빛의 신이다.
어느 정도는 생명을 귀하게 여겨야 하지 않느냐?
그런데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못하면서 무엇을 하겠다고 하느냐?”
하지만 회색의 절대자의 당연하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목숨보다 의뢰의 완수가 먼저입니다.
용병신이 자신의 생명을 아껴 의뢰를 실패하면 어떤 의뢰도 받지 못하고 그럼 어차피 끝장입니다.
저의 과거라면 당연히 감수할 것입니다.
아니, 그래서 저렇게 막 나가고 있습니다.
저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거기에 맞추어 준비를 해왔습니다.
폭주의 선택은 본인이 했으니 결과도 책임질 것을 믿으셔야 합니다.
이런 때에 어쭙잖은 도움은 방해가 될 뿐입니다.”
회색의 절대자가 되어 많이 바뀌었지만 이것만은 과거의 차원의 마도신과 너무나 같았다.
자신의 앞에서만은 헤헤거리던 회색의 절대자가 결코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의뢰의 수행을 위해 무엇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만 넘치고 있다.
‘이 녀석들이 평생을 용병신으로 굴러먹었다는 것을 잊었다.
평소에는 멍하지만 의뢰를 받고 수행하는 순간 이렇게 극단적으로 성격이 변하는군.’
이들은 개인의 수련시간을 제외하고는 처절한 전장의 용병신으로 살아온 삶이 사회생활의 대부분이라 변하지 않는다.
오로지 승리와 성공만을 갈구하며 이기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적을 독점하기 위해 타인의 도움마저 거부한다.
그래서 어떤 협조나 토론도 불가능하고 본인들이 맡은 일만 맹목적으로 수행해간다.
어떤 의문도 없이 받을 대가와 최고의 대가를 얻을 방법을 어떻게든 강구하여 수행한다.
본인의 신체가 터져죽는 흑염의 폭주를 가장 최선의 유인책으로 선택한 차원의 마도신이다.
회색의 절대자는 그런 과거의 자신을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유인시간을 늘리기 위해 터져죽는 시간을 연장한다.
과거의 차원의 마도신이나 미래의 회색의 절대자나 결국 막 나가는 용병신의 본색을 드러내었다.
타인만이 아니라 자신들조차 수단으로 삼는 그 광기어린 생각과 진행에 마도신의 오리진 조차 기가 질릴 지경이다.
그리고 그런 대가를 집어삼킨 진행과정은 확실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꽈드드드드드드드드득-!
주신계의 주신전으로 낙하하는 차원의 마도신을 막은 근접전 전문의 예비 창조신 8명을 흑염의 전투본능으로 박살을 내었다.
그리고 주신전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발산되는 모든 방어와 공격권능조차 몸으로 파괴한 차원의 마도신이 결국 최후의 주신전의 방어선을 돌파해 낸 것이다.
일일이 방어권능들을 완벽하게 회피하고 방어하면 절대로 이렇게 될 리가 없다.
대신족의 창조신계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주신계다.
창조신장이나 마신황제가 아니라면 돌파가 불가능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본래 모든 방어권능들은 상대가 방어하거나 회피하는 것을 전제로 추가 발동이 된다.
그걸 차원의 마도신은 몸으로 때우면서 치명적인 부상들을 감수하여 연계발동을 막아내었다.
그래서 이렇게 일직선으로 관통해낸 것이다.
그 대가로 창조신조차 살아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부상을 입었어도 결국 주신전에 내려앉았다.
정상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결과와 참혹한 모습에 질린 표정의 예비 창조신들을 쳐다보는 차원의 마도신의 눈에는 단 한 올의 이성조차 보이지 않고, 어지간한 존재는 쳐다보면 미칠 것 같은 살기와 투기만이 일렁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일순간이었다.
지금이라도 짐승의 울부짖음을 내뱉을 것 같은 입술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
“근원의 길잡이 소환.”
머리 위의 허공에서 자그마한 공간이동의 문이 열리고 파멸유혼검으로 개조한 근원의 길잡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 위의 공중에서 나타났으니 자연히 머리 위로 떨어진다.
그와 동시에 흑염의 불꽃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바로 오른손을 뻗어 잡아간다.
웅-! 턱-!
가볍게 근원의 지팡이를 잡고 원을 그리며 휘둘러서 공기를 갈랐다.
그러자 모든 주신계의 방어권능을 몸으로 받아내며 입었던 치명적인 상처에서 새하얗게 연기가 올라온다.
그런 차원의 마도신의 몸 전체를 커다란 빛의 원과 삼각형이 회전하며 드러난다.
‘근원’의 칭호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좋아-!
나의 본능에 자리를 잡은 흑염의 권능은 생각대로다.
이런 나한테 광기의 제약이라고 멀쩡할 리가 없지.
칭호의 효과상승도 전혀 이상이 없다.
그럼 다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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