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82화
19권
그와 더불어 원탁에서 벌떡 일어난 예비 창조신들이 비명과도 같은 말을 내뱉었다.
화면너머지만 어찌 이 익숙한 신력을 모를 수가 있을 것인가?
처음부터 신을 대신한다고 만들어진 신족들이다.
10억년이 넘는 동안 인증전과 용병전을 통해 무수하게 죽을 위기를 넘기게 만든 강대한 신력을 가진 존재가 저기 있었다.
행성을 능가하는 거대한 육체와 신력을 가지면서도 정기 소모가 기존 신족과 비슷한 이해할 수 없는 신족들이었다.
또한 모든 주우주의 신족들과 지배세력의 자리를 놓고 어떤 협상이나 대화를 거부하고 500억년을 치열하게 싸워온 용납할 수 없는 경쟁자였다.
지금은 주우주 만이 아니라 절대계 회색영역의 지배종족을 완전히 초토화하고 있는 더없이 강대한 존재들이었다.
“대신족이 구속에서 해방된 창조대신입니다.”
신계 자아가 긴급하게 정보를 알린다.
이미 차원이동의 시작을 감지했다.
좌표는 보나마나 자신이 관리하는 주신계다.
공간이동의 불안정을 이용한 좌표교란으로 상위의 존재라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차원의 권능이라면 지근거리까지 도약해 올 것이다.
여기에 창조신장이나 마신황제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의 방어력이지만 저 상대로는 결코 자신을 할 수 없다.
더구나 전뇌계가 알려준 자료에 의하면 상황은 절망적이다.
“긴급으로 통보된 전뇌계의 정보입니다.
창조대신 성멸(創造代神 星滅)입니다.
차원의 마도신의 영원의 심판에서 흑염의 최고위 일족을 합동 절명기 아유타를 혼자서 구현하는 절대권능인 에고 아유타로 죽인 전과가 있습니다.
비공식적으로 대신족 전투서열 1위로 확인되었습니다.
위험 등급 및 전력은 주신계에서는 측정할 수 없습니다.
그에 따라 방위태세를 최고치로 조정합니다.
모든 신력을 방어력으로 돌리겠습니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주신계의 신계 자아가 신력을 긴급하게 최대한 발동을 하면서 방어력을 강화시키는 것을 보며 관리주신이 황당하다는 듯이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저게 대신족 전투서열 1위인 성멸이라고?
절대계 10중심들의 최고위 일족을 죽인 존재라면 절대계에서도 10중심 바로 밑이다.
그런 초월적인 강자를 주신장전에 동원한다고?
아니, 주우주의 신족들의 공포의 상징이자 극복해야할 대상인 대신족을 어떻게 주신장전에 동원을 할 생각을 하는가?
도대체 차원의 마도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대신족 최고위 주신만 해도 지금 창조신장이신 승가람마님과 마신황제가 힘을 합쳐야 이길 수 있는 존재다.
그런데 그 상위의 존재는 도저히 주우주가 감당할 수 없다.
오죽하면 대신족이 지배세력이 된 주우주의 모든 세력이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겠는가?
창조주님의 자비로 명맥만 잇고 있는 수준이었다.
화면은 또 다시 바뀌었다.
창조대신이 날개에서 눈부신 차원의 신력을 발산하며 흐릿해져 가는 것이다.
저것도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었다.
행성크기의 대신족의 주신들이 숨을 쉬듯이 하는 초장거리의 대규모 공간이동의 징조였다.
그런데 주변의 행성들조차 마구 움직이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더구나 양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차원신성을 보고 의도를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뭐-! 창조신성과 신계를 가지고 공간이동을 한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가?
아니, 이게 시도가 가능한 일인가?”
창조신성은 일반 행성의 10만 배 크기다.
그러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지성체와 생명체가 넘치는 살아있는 행성은 자연스럽지 않는 모든 권능과 신력을 거부한다.
신족이 행성의 영역 안에서 10분의 1의 힘밖에 내지 못하는 이유다.
그래서 일반 행성의 장거리 공간이동조차 창조신 급이 되어야 가능하다.
창조신성이면 창조신장님은 고사하고 절대계의 존재들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런데 창조신성과 주변 위성까지 통째로 공간이동을 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광경이 화면으로 바로 보여 진다.
일순 모습이 사라졌다.
꽈꽈꽈꽈꽈꽈과꽝-!
그와 동시에 주신계가 전체가 엄청난 충격으로 뒤흔들린다.
“창조대신 성멸이 이동해 옵니다.
공간이동 방어 실패-!
외곽결계가 이동 여파로 붕괴되었습니다.”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화면을 보고 있던 전능의 휘와 예비 창조신들이 이를 악 물었다.
신계 자아의 보고를 듣고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기다리던 적이 온 것이다.
물론 기대하던 겨우 100억을 조금 넘는 신력을 마도로 증폭하여 올라선 예비 창조신인 마도신 따위가 아니다.
신령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강력한 투기와 살기가 전해져 온다.
‘어처구니가 없군.
이게 조 단위의 신력을 가진 대신족의 창조대신인가?
이런 것을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는가?’
창조신이 된 온 몸을 저릿저릿하게 만들 정도로 흉폭하고 강대한 신력이 허공위에서 전해져온다.
솔직히 숨조차 쉬기 힘들 지경이다.
자신이 이런 지경인데 예비 창조신들과 다른 신들은 보나마나다.
그나마 대신족에 대한 적개심과 직계라는 오기로 투지를 잃지 않고 버티는 것이 기특할 지경이다.
깊게 숨을 내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적이 누구든 자신은 이들을 이끌고 있는 신계주신이다.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천장을 치워라.
직접 보고 싶다.”
나지막한 명령에 신계 자아가 대답할 여유도 없는지 복명도 없이 주신전의 천장을 없앴다.
저 거체와 차원신성이 근접거리에 차원이동을 해온 파동의 여파를 막기도 버거웠던 것이다.
스스스스스슷-!
사리진 천장 위로 26쌍의 빛의 날개를 휘날리는 터무니없이 거대한 창조신의 모습이 보였다.
분명 엄청난 거리로 떨어져 있을 것인데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그리고 바로 양손으로 감싸 안고 있던 차원의 창조신성을 앞으로 던지더니 양팔을 활짝 벌린 채로 주신계를 향해 빠르게 달려들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속도인지 자신이 던진 차원의 창조신성조차 추월해서 주신계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물론 최대출력일 경우 창조신장도 감당할 수 있다는 수많은 결계와 방어수단을 신체와 신력파동으로 깔아뭉개버리고 말이다.
거인이 종잇장을 찢어버리듯이 방어 결계들을 몸으로 밀고 오는 모습에 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공포심이 느껴져 온다.
신계 자아가 계속 위기보고를 쏟아내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외곽 방어막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주신계에 방어막을 집중합니다.
충돌에 대비하십시오.
충격 방어준비-!
이상 현상 발생-!
상대에게 신력과 마력이 급증하여 집중 되고 있습니다.”
오른팔에 신력을 집중시키고 왼팔에 마력을 모은 채 주신계를 향해 손을 마주치려는 모습에 신계 자아가 비명과 같은 보고를 한다.
전뇌계가 넘겨준 자료에 의하면 저 일격에 흑염의 최고위 일족조차 소멸을 당했다고 했다.
절대계에 절대 권능으로 새롭게 등록된 오의의 준비 자세였다.
“에고 아유타-!
절대권능 에고 아유타입니다.
방어할 수 없습니다.”
관리주신의 경악서린 설명이 뒤를 따랐다.
“이 미친-!
공간이동과 동시에 절대 권능의 최대일격이라고-!
주신계와 함께 모두 날려 버릴 작정입니다.
주우주의 방어력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위기 보고는 많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금 창조신이 된 이상 대신족의 주신만 되어도 어떻게 해보겠지만 저런 규격외의 존재는 상대할 수 없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당할 줄은 예상도 못한 전능의 휘가 이를 부득 갈았다.
기습은 예상을 했지만 상대는 정식으로 개전의 통보를 해왔다.
그리고 이동과 동시에 공격을 해왔는데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이렇게 패배하다니 모두 자신의 불찰이었다.
모두 영원의 심판을 거친 차원의 마도신을 낮게 본 자신의 오만 때문이다.
‘전뇌계에 대가를 더 지불해서라도 조금 더 차원의 마도신에 대해 조사를 했어야 했다.’
뒤늦은 후회도 따른다.
창조신이 되어 전뇌계의 지원이 무상에서 유상으로 바뀌어서 절약을 하려했던 대가를 너무나 지독하게 치룬 것이다.
저절로 분노가 치밀어서 말이 험하게 나온다.
“으득-! 모두 소멸시킬 작정이냐-!
제정신이냐?
주신계가 없는데 무슨 주신장이 되겠다는 것이냐?
차원의 마도신-!”
이미 무슨 수단을 내기에는 늦었다.
공간이동을 하며 동시에 발동시킨 에고 아유타의 폭발은 바로 앞이었다.
아니, 저런 공격을 막을 방법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저 정도의 신력과 마력이 융합하여 폭발하면 직격은 고사하고 스치기만 해도 창조신장이라도 죽음을 각오를 해야 한다.
어떻게든 방어방안을 내놓기 전에 이미 에고 아유타는 완성단계를 향해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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