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75화 (286/2,000)

제 375화

19권

갈라진 금 사이에서 강렬한 생명의 반응이 흘러나온다.

다음 용신족의 영광의 시작의 문이 아주 조금이지만 열렸다.

결코 물러날 수 없는 이유였다.

시간은 다시 일주일이 흘렀다.

차원의 신계에서 초월자와 기계 마도신, 행성제압병기들이 200명의 500주우주 오리진 출신의 주신들에게 일방적으로 박살이 나면서도, 전장에 부여된 불사불멸의 마도진의 힘으로 끝없이 복귀하며 도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대계의 서열전의 전장에서는 용신족이 감히 10중심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지만 원거리 광역권능으로 끝없이 신력을 소모시켜 나갔다.

그리고 필사적인 무한의 브레스의 연차공격에 드디어 황금시대가 깨어지고 다급하게 대신(大神)이 나서서 막아섰으나 한계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8인의 절대자들이 회복을 포기하고 반전을 시키려고 했으나 원거리에서 발사되는 무한의 브레스의 연속공격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아무 부상이 없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으나 이미 회색의 절대자에게 당한 저주는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도저히 반격할 여력은 없는 것이다.

이제 누가 먼저 지쳐 쓰러지는 것이 먼저인지 겨루는 피가 말리는 대치가 계속되었고, 역시 용신족들이 먼저 종족권능을 발동한 여파를 못 견디고 하나둘 죽어갔다.

1번이면 어떻게든 버틸 부상이지만 회복을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순번이 다시 돌아오자 어쩔 수 없이 다시 발동시킬 수 없었고, 그것은 바로 죽음으로 연결 된다.

약하고 어린 용신족부터 브레스 대신 피를 토하며 죽어나가자 성룡까지 이어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유일용신제의 반응이었다.

용신족이 참전을 해도 모른척하며 목검으로 8인의 절대자를 겨둔 채 동작이 멈추어 있었다.

무표정하게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용신족들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며 회색의 절대자가 혀를 찼다.

‘착한 사람이 화를 내면 무섭다니 딱 그 꼴이다.’

이번 일에 관련된 누구도 무사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스친 것이다.

“일 났군.

절대 그냥은 안 넘어 가겠어.

뭐 과거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자기 생각대로 했으니 유일용신제가 저렇게 나올지도 알고 있겠지.”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데 정면 앞에서 공간을 가르며 마도신의 오리진이 모습을 나타났다.

정문을 부수고 이계로 도망친 후손을 다른 오리진들과 같이 잡으러갔다가 이계입구에 설치한 함정에 당해 다친 부상을 바람성에서 치료하고 복귀한 것이다.

딱하다는 듯 말을 했다.

“그래. 유일용신제 할아버님이 단단히 분노하셨다.

저러시는 모습은 500억 년 동안 처음 보았다.

아무리 화가 나셨어도 용신족이 눈앞에서 죽어 가는데도 외면을 하시다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구나.”

“오셨습니까?

부상은 완쾌를 하셨는지요?

전력발동은 가능하시겠습니까?”

보자마자 계획을 위한 상태 확인이다.

뒤는 전혀 신경이 쓰지 않는 모습에 저절로 어이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도대체 감당을 할 생각이 아예 없는 모양이다.

“쿡-! 불안하지 않는 모양이구나.

이제 의뢰를 완수해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유일용신제 할아버님은 진리할아버님을 대신하는 바람가의 대가주(代家主)이시다.

흔하지 않으나 결정을 하시면 다른 할아버님도 따를 수밖에 없지.

너무 일을 벌이지 않았느냐?”

“그거야 과거의 제가 알아서 할 일이니 전 상관없습니다.”

딱 잘라서 일은 자기가 벌려도 책임은 과거의 자신에게 알아서 처리를 시키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니 역시 할 말이 없다.

할 말은 산더미지만 그래도 처음 자신이 계획했던 흑염의 함정계획보다 지금이 더욱 완벽한 것은 맞으니 넘어가야 했다.

회색의 영역에 들어온 대신족도 오리진이 바람가라서 바람가의 세력이 아니라고 이야기 안할 수 없다.

결국 모든 것은 분명 바람가에게 이익이 가고 있는데 너무 사태가 커져서 절대계가 통째로 날아갈 것이 걱정이 될 뿐이다.

“좋다. 일단 자질구례한 과정은 넘어가고 의뢰부터 성공시키고 보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과정을 문제로 삼는 것은 마도신이 아니다.”

간단하게 설명하기 골치 아픈 과거를 정리하는 마도신의 오리진의 말에 회색의 절대자가 같이 웃음을 짓는다.

상급자가 이렇게 믿어주니 결국 한계를 넘어서 일을 할 수 있었다.

만약 황금의 절대자가 의뢰주였으면 대신족을 끌어들인 순간 중지당하고 오히려 탄핵되었을 것이다.

아니, 그걸 아는 자신이 황금의 절대자를 절대로 상급자로 놓을 리도 의뢰를 받을 리도 없는 것이다.

자신과 황금의 성격과 권능을 분석하면 자신을 소멸시킨 원한이 없었어도 원래부터 이렇게 될 운명이었다.

“일단 정신체 이상은 모든 전투와 적대행위가 중지되었고 다른 10중심의 일족들은 전면전 준비로 각자의 바람성에서 나오지 못합니다.

벌써 2주째 각 10중심에게 보고되는 사항은 작은 것조차도 단 하나도 없습니다.

더 없이 완벽합니다.”

“과연 그렇구나.

수고했다.”

지극히 만족한 표정으로 현황을 확인하고 차원의 마도신의 준비상태를 확인하는 마도신의 오리진의 얼굴이 확 굳었다.

화면너머로 인상을 팍팍 써가며 하급신기를 만들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이 보인 탓이다.

다급하게 여기저기 확인을 해보니 기본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엉망이다.

“무슨 짓이냐?

선별을 왜 아직도 안하고 있지?

주신계에 도전할 신계의 강화는 어쩌고?

주신계까지 신력지원을 초장거리로 하려면 지금 신계의 출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리고 주신장전에 동원할 주신들은 어디가고 하급신들만 잔뜩 이끌고 훈련시키고 있어?

더구나 저 주신들은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이 아니냐?

아직 신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저런 약골들을 어디다 쓰려고?

아니, 참가자격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인데?

주신장전을 할 생각이 있는 것이냐?”

“…….”

회색의 절대자가 입을 다물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런데 과거의 자신은 분명 죽을힘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다.

문제는 그것이 혼자라는 것이다.

그러니 지지부진해보이고 영 믿음이 안 간다.

과거의 자신의 생각을 지금의 자신이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점도 컸다.

자신이 말소된 것은 영원의 심판이 지나고 일주일 후다.

기습적으로 주신계의 예비 창조신들을 이끌고 토벌을 해온 전능의 휘에게 당하고 나서 황금과 흑염에게 말소를 당했다.

그리고 나서 마도신의 오리진님에 의해 재생되어 회색의 절대자가 될 때까지 수련을 받은 자신이다.

그런데 지금 차원의 마도신은 이미 삼주일이 지났다.

감정의 변화가 극심하고 임기응변으로 일을 처리했던 자신의 성향으로 보아서는 이 정도의 시간의 오차면 거의 다른 존재라고 보아도 될 시간이다.

더구나 완전한 부활을 3개나 보장받았으니 어떤 위험이든 감수하면서 미친 짓을 할지는 회색의 절대자가 된 자신이기에 도저히 예상이 안 된다.

지켜보고 있는 일주일 동안 무슨 생각을 하고 진행을 하는지 준비상황으로 보아서는 도저히 감도 안 잡힌다.

물어보았자 마도신이 계략을 친절하게 해설을 해줄 리가 없다.

‘모든 계획은 아는 자가 없을수록 성공률이 높아지니 당연한 일이지만 답답하군.

비웃음을 안 당하면 다행이지.’

그러니 차원의 마도신에 대한 일에는 침묵을 할 수 밖에 없다.

과거의 자신의 생각을 현재의 자신이 모른다니 솔직히 웃기는 일이다.

하지만 살기 위해 수없이 생각을 수정하고 바꾼 과거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신념을 지키고 살기에는 너무나 힘들었다.

“정말 너도 모르냐?

과거의 네가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준비상황으로 보아서는 저 하급신들을 신기로 강화시키고 차원의 권능으로 승급시킬 것은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아슬아슬하게 주신이 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의뢰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저러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계획은 주신전에서 흑염의 권능으로 싸워 흑염 일족의 체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강화하여 더 확실하게 직접 달려올 정도로 미쳐 날뛸 상황으로 몰아넣을 모양입니다.

결과만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으음.”

마도신의 오리진의 입에서 저절로 침음성이 튀어나온다.

회색의 절대자가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확실히 감이 잡히지는 않는데 나름대로 작품이 나올 것 같았다.

그렇다고 물어보았자 저 독한 차원의 마도신이 대답을 해줄 리가 없다.

주신장전에 쓸모도 없는 신기지만 죽어라고 뽑아내는 것을 보니 호출을 해도 콧방귀만 뀔 것이다.

그것도 어쩔 수 없다.

목적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 마도신의 성향이니 말이다.

그런 마도신의 성향을 오리진이 감당을 하지 못해서는 말도 안 된다.

무엇보다 현실에 개입할 자그마한 명분이라도 얻기 위해 엉성하게 만든 마도신의 입문서로 여기까지 강해지고, 흑염 일족의 최고위까지 쓰러트려 마도신의 명성을 끝없이 높였다.

더구나 회색의 절대자까지 마도신이 차지하게 해주었는데 이런 작은 일로 잃을 수는 없다.

문제는 분노를 할 것이 8인의 절대자라는 점인데 자신과 회색의 절대자만으로는 버틸 수는 있어도 막지 못한다.

“혹시라도 실패하면 바로 차원의 마도신을 빼돌려서 이계로 보낸다.

현장에서의 뒷감당은 일단 나와 네가 한다.

이후의 후속조치는 진리 할아버님에게 직접 받겠다.

그동안의 모든 공적과 보상을 포기하면 들어주시겠지.”

“…….”

잠시 대답할 말을 잃은 회색의 절대자였다.

500억년동안 수많은 바람가의 후손들에게 마도와 전투를 가리킨 마도신의 오리진의 공적은 엄청나다.

지금 자신의 순수한 전투능력은 마도신의 오리진을 뛰어넘어 진정한 서열 10위이다.

자신보다 강한 존재를 교육시킬 수 있는 재능과 권능이라는 것은 정말 무서울 정도이고, 그 모든 것을 바람가를 위해 희생했다.

그래서 진리에게 직접적으로 대들어도 어느 정도 용서를 받을 정도다.

하나 진리의 판단은 너무나 무섭다.

상대의 공적의 범위 내에서 하나하나 차감하다가 부족해지면 강제로 붙잡았다가 억지로 하게 만든다.

창조신이라고 으스대고 나태하다 진리의 권역에 종속되는 과정을 못 견디고 패배하여 재활용된 지금의 대신족의 몰골이 대표적이다.

진리의 밑에 안심하고 있으려면 엄청난 카르마의 긍정이 필수이지만 그 기준을 통과하는 것은 10중심이나 거기에 준하는 몇몇 뿐이다.

그리고 마도신의 오리진님은 그 몇 안 되는 카르마의 긍정을 쌓은 위대한 존재이다.

그런데 겨우 일족 하나를 살리려고 그 막대한 카르마의 긍정을 포기할 각오까지 하고 계시고, 그 대상이 과거의 자신이라는데 감동이 안 될 수 없다.

“차원의 마도신은 잘 할 것입니다.”

“믿느냐?”

그 말에 화면을 다시 쳐다보니 역시 울화가 치민다.

주신전을 눈앞에 둔 신계 주신이 주신전에 혼자 틀어박혀 낑낑거리며 신기를 주물럭거리는 모습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

‘휘하 주신들은 마음에 드는 신입이 왔다고 축하 중인데 본인은 완전히 왕따를 당하고 있다.’

핵심층은 축제이고 전투준비를 하는 것은 주신으로는 반쪽자리인 500주우주의 오리진들과 하급신들뿐이다.

믿을만한 부하가 없어 기껏 절대급의 권능인 ‘창조신의 군세’를 가지고도 활용을 못하고 악전고투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그래도 말을 들을 하급신들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해야 했다.

그러나 신계주신이라는 놈이 저게 무슨 추한 몰골인지 모르겠다.

저 꼴로 전능의 휘가 이끄는 주신계를 이길 리가 없다.

과거 자신도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한 신계내부와 어느 정도의 부하주신들의 조력에서도 박살이 났으니 볼 것도 없다.

‘이제 보니 뭐 저런 한심한 신계주신이 다 있나?

부하들은 어쩌고 너 혼자 그 고생이냐?

아차. 저 놈은 나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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