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8화
18권
자신을 대신해 절대계를 다스렸던 대리자가 갈기갈기 찢겨져 부활 중임을 알고 있는 황금의 분노는 격렬했다.
차원의 신계의 상공에서 한차례 공방을 나눈 전지의 성과 전율의 진군은 잠시 멈추었다.
직접 싸워보니 대충 힘의 수준을 알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그래도 마신계에서 나름대로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물론 마신답게 쉽게 이기지 못하는 벅찬 상대라서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관계이기는 했다.
여기는 그래도 다른 신계이니 어느 정도 조절을 해야 한다.
그래서 왜 갑자기 이렇게 되었는지 알아야했다.
얼굴을 보자마자 누가 먼저인지 할 것 없이 전력공격을 퍼부었으니 말이다.
나름대로 공통의 화제가 될 만한 이야기를 돌려 말하는 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단 전투에 들어가니 마신이라서 그것이 안 되었다.
바로 상대가 가장 아픈 구석을 찌르는 독설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다.
“소멸에서 재생이 되었다더니 무척 실력이 줄었네?”
“어머나?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 일까나?
혹시 본인?
독백이 취미였구나?
귀여운 척하는 말버릇만 취미인줄 알았는데?
몰랐어.
마신왕이 되셨다더니 이게 무슨 꼴이지?
오히려 약해졌다니?”
“어머나? 정령신 같은 소환신이 된 신세주제에 말만 잘할까나?”
“어머-! 어머-!
이미 독립되었단 것도 모르나?
만년 예비 마신왕에서 정말 운 좋게 무상으로 승급되더니 입만 살았어?
덕분에 힘은 이 꼴이지?
이러다 다른 예비 마신왕에게 죽는 것 아닌가 몰라?”
잠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말을 멈추었다.
역시 대화는 답이 아니었다.
마신들은 싸우다 보면 알게 된다.
아니, 이미 알고 있었다.
보자마자 아무 말 없이 전력으로 공격한 이유를 말이다.
“오호호호호호호홋-!”
“호호호호호호호호-!”
소리 높여 웃는 두 여마신의 웃음소리가 신계를 진동시킨다.
마신왕이 된 불가해의 팔시조를 익힌 성마신이며, 또 한 쪽은 2개의 종족권능을 동시에 구현하는 마신 중의 마신이라 불리던 초마신이다.
직접적으로 부딪친 적도 여러 번이었지만 결국 서로 승패는 나누지 못했다.
그런 과거가 겹치자 슬금슬금 분노가 치밀어 오른 것이다.
결국 보자마자 전투를 벌인 것은 서로가 가장 약해진 상황이란 것을 안 반사작용이었다.
“죽어-!”
“죽어-!”
이때를 놓칠 수 없다는 듯이 외치는 살기어린 목소리가 울리며 신계의 신력조차 분쇄하는 극한의 마력과 권능이 신계전체를 강타했다.
꽈르르르르릉-!
버섯구름과 함께 휘몰아치는 충격파에 바로 밑의 신전부터부터 원형으로 박살나는 신계를 보며 어이가 없어하는 여신들이 있었다.
여주신들과 최고위 여신들인데 일주일전에 정령주신들이 반쯤 박살낸 것을 겨우 임시적으로 보완한 신전들이, 방금 충격으로 모두 산산이 주저앉아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갑자기 벌어진 전투에 다급하게 달려온 여주신들은 순간 발생한 마력의 여파에 뒤로 튕겨나가 버린 상황이었다.
겨우 여파가 신계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았지만 도저히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마력의 수준이 너무나 달랐다.
“이게 또 뭐야?
로키나가 날뛰더니 이번에는 전율의 진군이야?”
“어떻게든 들어가서 막아야 해-!
그나마 멀쩡하던 신계가 다 박살나겠어.”
“돌파할 수 있었으면 벌써 했지.”
“이게 마신왕과 예비 마신왕의 힘?
미치겠네.
우리 권능들이 아예 접근도 못하고 있어-!”
이미 정령주신들의 난동으로 한번 박살났었던 신계라서 그런지, 하위 신들의 행동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아서 마력이 급상승하자마자 또 다시 신계 외곽으로 도망을 쳤다. 그래서 희생은 없었다.
그런데 신계주신의 경고가 생각나서인지 다시 급하게 자신들 세력의 주신들에게 모여 힘을 보태고 있었다.
잘못하면 정말 추방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 것이다.
“정령주신들은 뭐하고 있어?”
“이미 반대쪽에서 대기 중인데?
저쪽도 만들던 신전들이 거의 붕괴되었네.”
“맙소사-!
저 거대 늑대신과 뱀신까지 여파에 단 한 방이야?
다들 기겁을 해서 도망치는데?”
꽈아아앙-! 파드드드득-!
여마신들을 몸으로 막아보겠다고 호기롭게 달려들던 늑대신과 뱀신들이다.
신계전멸요새라는 자부심이 신계주신에게 박살이 나서 명예회복에 나섰다. 그런데 직격도 아닌 충돌의 여파에 엉망진창이 되어 튕겨나간 모습을 본 정령주신들이 말을 잃었다.
본래 있던 신족보다 열심히 해서 먼저 개인 신전들을 올려 득의양양하고 있었다. 그런데 싹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 허탈할 지경이었다.
자기에게 소속될 부하들 줄 생각을 해서 전력을 다해서 만든 개인 신전들이 모두 박살이 나자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었다.
계략흑뇌(計略黑雷) 데스카나가 허탈한 듯 말을 이었다.
“일주일 전력을 만든 신전들이 한 순간에 박살이네.
세상 참 허무해.
저 정도의 마력의 여파면 주신미만에게는 재앙이야.
우리도 접근은 곤란해.”
“아, 정말-! 기껏 죽어라 먼저 만들어 놓았더니 또 부수네.
우수주의 수액도 배불러서 더 이상은 못 해 먹겠어.”
과거 인신공희(人身供犧)였다가 대신족의 핵을 이식받은 지금은 대신일신(代神日神)이 된 쿠에지나가 한탄을 늘어놓았다.
차원의 마도신에게 권능의 핵을 보조받은 덕분에 과거보다 더 강한 창조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 우주수의 수액을 먹어가며 저 여주신들을 압도할 속도로 새 신전들을 올렸는데 이번에 몽땅 부서져 버린 것이다.
“신계가 일주일에 한 번씩 박살나는 꼴을 보게 되다니 여기는 혹시 마신계야?
아니, 마신계도 결코 이러지는 않아?
왜 자꾸 겨우 만든 것을 부수고 이 난리야?
이제 조용히 살아도 되잖아?”
“진정하세요.”
이제 넘치는 우주수의 정기로 신력을 거의 회복한 멸신홍염 살신흑뢰(滅神紅炎 殺神黑雷) 리아스나와 히메지나가 히스테릭을 부리고 진정시키는 모습에, 한숨을 쉬고 로브를 푹 눌러쓴 이면주신(裏面主神) 로키나에게 시선을 모았다.
비록 신격은 중지되었지만 신력은 무사하다.
거기에 이면주신으로 강화된 차원의 권능도 이상이 없기에 누구도 그녀를 무시할 수 없었다.
오히려 더 강해진 듯 정령주신의 구역의 건설에 누구도 따르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건설을 완료해갔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녀가 정령주신 중 가장 강자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과거 신들의 기득권의 주장도 정말 신전들의 절반을 날려버리니 모두 복구하느라 정신이 없어 사라진 것을 보니 계획능력도 확실하다.
문제는 항상 이렇게 뒤탈이 생길 것이라는 강한 예감이 문제였다.
덕분에 저절로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어떻게 좀 해봐?
설마 이것도 계획이야?
겨우 먼저 신전을 올렸다고 좋아했더니 또 부수잖아?
이러다 정말 전부 천막치고 살겠어.”
“신계주신이 정령주신에게 비협조적으로 나오겠다는 뜻인가요?
절대로 한 세력이 우위에 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뜻 일수도 있겠군요?”
역시 마도신이 아니랄까봐 최악의 정치적인 상황을 먼저 가정하는 것을 본 무한연금(無限鍊金) 헤파이스가 반론을 한다.
지금 부서지는 신전들을 살펴보니 짐작이 가는 일이 있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음? 무슨 말인가요?”
“창조신계에 어울리지 않게 새워진 건물들을 모두 철거하는 느낌이야.
그리고 대충 급조해서 만든 새로운 건물들도 모두 박살나고 있어.
하지만 공들여 만든 신전들은 신계주신과 신계가 보호하고 있어서인지 멀쩡해.
즉 창조신계의 규격에 안 맞는 건물들은 전부 박살내겠다는 뜻인가 본데?”
“아무리 많이 지어도 창조신계에 어울리지 않으면 모두 부순다.
그러니 제대로 만들라 이건가요?
통보도 설명도 없이 강제 철거?”
어이가 없다는 로키나의 말에 헤파이스가 반색을 하면서 대답을 했다.
아까부터 마땅히 설명할 말이 없었는데 바로 정리를 해준다.
“바로 그거야-!
강제 철거-!
장인들의 신인 나는 이해해.
완전히 마음에 드는 작품이 아니면 가슴이 아프지만 모두 없애야 하는 장인의 자부심이라서 알 수 있어.
내가 만든 신전들은 모두 무사하다는 것이 그 증거야.”
그 말에 정령신들의 구역을 다시 살펴본 정령주신들의 얼굴이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다시 폐허가 된 구역에 정말 멀쩡한 신전들이 몇 개 모여 있는데 모두 헤파이스를 동경하여 모인 장인신들과 투신들의 것이다.
그들을 위해 헤파이스가 직접 지어준 개인신전들과 본인의 신전은 휘황찬란한 빛을 발산하며 먼지 하나 없었다.
과연 외양조차 신계에서조차 신수(神手)라고 불리던 장인의 솜씨답게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거기에 신계가 보호하는 듯이 잔여 여파조차 남김없이 튕겨내는 모습에 무엇인가 속에서 울컥하고 치밀어 오르는 정령주신들이었다.
누구 신전은 이때다 싶어서 박살내고 저기는 먼지조차 막아주고 있으니 열이 안 받을 수가 없다.
“이해고 나발이고 잘못하면 너만 빼고 모두 노숙하게 생겼으니 당장 막아-!
원래 정면 돌파는 너의 담당이잖아?”
“절대 권능인 불가해의 팔시조인가 뭔가를 익혔으면 어떻게든 해보라고-!
이길 수 없으면 가서 말려-!”
“아-! 안 돼-! 아직 내 몸은 저기서는 못 당해-!
전지의 성님은 나보다 높은 경지의 불가해의 8시조를 익힌 성마신이고, 전율의 진군님은 초월권능을 동시 운용하는 초마신이라 절대 감당 못해-!
지금은 스치기만 해도 박살이 날거야.
그러니 자꾸 밀지 마-!
밀지 말라니까-!”
강제로 헤파이스의 등을 떠밀어서 앞으로 보내려는 정령주신들의 모습과 바동거리며 어떻게든 버티는 촌극에, 머리가 아파진 로키나가 그나마 두뇌는 믿을 만해서 주변상황의 파악을 맡긴 비사창천(飛巳蒼天) 쿠르카나를 쳐다보았다.
신격이 봉쇄당하고 열이 받아서 신계건설에만 매달렸더니 무엇인가 상황이 많이 변해있었다.
전투가 벌어지면 가장 미친 듯이 좋아하며 날뛰던 존재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쿠르카나가 언제든지 물어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환수주신과 이계의 정령신들은 다 어디 갔지요?
그들이 합심하면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할 것인데요?”
“환수주신들은 차원의 신전에 신혼집을 꾸며야 한다고 갔어.
그리고 더 이상은 신계운영에 개입을 안 한다고 하던데?
위협적이던 여주신들과 신계가 모두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 다 눈치를 챈 모양이야.
자기들은 어머니에게 배운 대로 현모양처가 되어야 한다고 이제 내조에 전력을 다한다나?
현모양처라?
정말 오랜만에 여신에게 들었네.”
순간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단어의 연속에 속에서 불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이것들은 뭔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직접 관리를 하지 않으면 항상 필요할 때 없다.
“뭐라고요?
현모양처는 또 뭔가요?
무슨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이야기인가요?
게다가 신혼집에 내조라니요?
신계가 완전히 박살나는 상황에서 잘 하는 짓이군요.”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그러니 신계주신이 대놓고 이렇게 하는 것 아냐?
처음이 어렵지 이미 벌어졌으니 나중에 또 마음에 안 든다고 다 부수겠다고 날뛸까 겁난다.
이건 뭐 폭탄들만 있으니…….’
로키나의 말에 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지만 능력도 높고 성질도 독종인 로키나와 척을 져서 좋을 일은 고사하고 안 죽으면 다행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부관과 같은 역할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럼 이계의 정령신들은?
그들이라도 있으면 제 차원의 권능으로 돌파를 할 수 있어요.
아직도 제정신 못 차리고 현실도피를 하고 있나요?”
“첩들 주제에 추하게 길거리에서 넋을 잃고 혼잣말만 하고 있으면 서방님의 체면에 누가 된다고 같이 데려갔어.
좋다고 얌전히 따라 가던데?”
“뭐가 다 이따위야-!
그냥 두면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어-!”
로키나가 결국 분노를 하는 그 시간에 차원신전의 우주수의 대욕탕에 모인 환수주신들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으며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여마신들이 싸우는 것은 신계 자아가 알려주어서 알았다.
자신들의 통합된 권능과 힘의 등급은 여기 신계에서도 거의 예비 창조신급에 도달하기에 최대한의 편의를 보아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왜 그런지도 간략하게 알려주어서 마음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니, 통쾌하기도 했다.
5명의 환수신황이 다스리는 이계의 환수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신계의 주인에게 불손한 일의 연속에 화가 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음-! 역시 서방님이 그냥 넘어갈리 없지요.”
“역시 서방님이세요.
이 기회에 구질구질한 건물들도 전부 처리하시는군요.”
“부하들 징계도 하고 강제 철거하면 반발이 있을 구 신계신전 처리도 이렇게 동시에 하다니 일거양득이지요.”
“그나저나 저 첩들은 아직도 저러고 있나요?”
“나름대로 충격이 큰 모양이에요?
그동안 세상이 자기들 것이라고 마음대로 설치고 다니며 유일하게 믿었던 것이 힘이었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제압을 당했으니 말이에요.”
“원래 저 정도의 권능들이면 어느 정도 사고를 쳐도 반성하면서 저렇게 조용히 있었으면 여기로 추방이 될 리 없었을 것인데 문제네요.
이렇게 되면 뭐라고 보고를 해야 할지?”
“자업자득이지요.
사실대로 정식보고를 하면 되지요.”
“그나저나 여기 정말로 좋네요.
이렇게 순수한 정기와 엄청난 농도라니 가만히 있어도 강해지는 느낌이에요.”
“우주수의 수액 목욕이라니 이런 호사는 처음이지요.”
“서방님이 오시면 편히 쉴 수 있게 준비는 완료했으니 우리도 준비를 하죠.”
더없이 분위기가 좋은 환수주신과는 달리, 이계의 정령신들은 최악이었다.
차원의 주신에게 당한 부상은 이미 완치가 되었지만 하늘 모르던 자부심이 꺾인 것이 문제였다.
특히 자신하던 근접전에 무참하게 당한 천조대신(天照大神) 아마테라스와 폭풍인멸(暴風人滅) 엔릴의 충격은 너무나 컸다.
거기에 자랑이던 신궁까지 부서진 신랑월신(神狼月神) 아르테미스도 정신이 나간 듯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럴 리가 없도다.
짐이 이럴 리가…….”
“분명 접근전 능력은 형편없었는데 내가 아무것도 못 한다하고?
어떤 허점도 없었어.
이……,이 걸 어쩌지?
어떻게 이겨야 하지?”
“내 활 부서졌어.
뚝하고 부러졌어.
부서졌어.”
하지만 아무리 고민을 해도 이기기는 고사하고 어떻게 자신들이 당했는지 모를 지경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피폐해져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바로 옆에서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대신황(二代神皇) 여와와 배신선택(背信選擇) 메데이아였다.
“갑자기 능력이 폭증한 것은 그렇다 치고 어떻게 신체능력이 저 정도로 올랐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보셨죠?
제 대지의 권능을 단순한 발 구름으로 튕겨내는 것을?
그것이 가능한가요?”
“마도를 익힌 마도신은 기본적으로 연산력을 활용한 현실부정을 통한 권능의 증폭사용이 주권능이에요.
강력한 만큼 다른 권능을 또 익히기는 거의 불가능한데 초월권능인 차원의 권능에 어떻게 저런 근접권능을 추가했는지 이해불가예요.
정말 흥미롭기는 해요.”
“그보다 저 분들은 이제 어떻게 좀 해야 하지 않아요?
벌써 일주일동안 고민만 하고 있는데 도저히 이길 방법이 없는 모양이에요?”
“각자의 일은 알아서 해야 한다.
그것이 동료의 최소 조건이지요.
아니, 부하나 상급자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할까요?
자신의 업무를 감당 못하면 자격이 없지요.
그리고 저희들도 대책을 세워야 하고요.
이대로라면 이계로 복귀는 고사하고 잘못하면 정말 차원의 마도신에게 완전 종속된 정령신이 되어 버려요.”
“나도 그러내요.
그런데 단순한 신체능력으로 초월권능을 튕겨내는 차원의 마도신을 어떻게 막아야 하나요?
아니,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어떻게 신의 권능을 육체로 튕겨내나요?”
“신체능력이 신의 권능을 능가한다.
불가능하지는 않아요.
저의 세계에서 희귀한 사례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반신의 권능의 일종이었는데 이건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단순한 발차기의 궤적에 무력하게 날려진 자신의 권능들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다시 붙어도 아무 대책이 없다는 난감한 상황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그래서 한숨만 늘어나는 이계의 정령신들이었다.
한편, 아무도 없는 달 위에서 끝없이 이어진 은빛의 광장을 보면서 차원의 마도신이 선언한다.
“전장의 완성이다.
자아-! 선별의 예선시작이다.
준비는 잘하였는가?”
어느새 구름같이 모여든 초월자들이 집결한 전쟁의 신전의 대광장을 보며 미소를 짓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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