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3화
18권
새로 유입된 정령신들의 수장이 된 로키나의 입장에서 기존세력의 장점을 다 날려버릴 계획이 더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내 신계에서-!
다 알고서 정령계에서 받아들인 것이 나지.
신들을 정상적으로 모집만 할 수 있었다면…….’
도끼눈이 되어 로키나를 노려보자 처음에는 당당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은근히 마력까지 올리며 나를 압박하는 것을 보니 포기할 의지가 없는 듯하다.
그런데 갑자기 신계 전체를 울리는 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자신을 쳐다보며 입을 쫙 벌리는 것을 엄청나게 놀란 표정이다.
아니, 나도 놀랐다.
우두두둑-! 우지지직-!
금이 갔던 영광의 자리로부터 무엇인가가 갈라지는 소리가 퍼져나간다.
신체가 제멋대로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며 어떤 특수한 파동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 파동이 바로 로키나의 마력파동과 접촉했다.
그리고 로키나가 마치 무엇에 얻어맞은 것처럼 뒤로 튕겨나가는 것을 보고 자신조차 입을 딱 벌릴 수밖에 없었다.
말이 필요가 없다.
불가해의 8시조가 로키나의 마력에 위협을 느끼고 자동 반격을 해버린 것이다.
‘맙소사-! 설마 마도신의 원거리 마력의 파동조차 되받아 튕길 수 있는 것이야?
물리공격 뿐 아니라 권능까지 모조리 되받아친다고?
그것도 몇 배로 증폭해서 완전 제압을 해?
아무리 절대의 권능이지만 도대체 이거 뭐야?
이런 걸 익힌 존재를 무슨 수를 이겨?
아니, 그보다 이런 괴물과 같은 권능보다 흑염의 위력이 위라고?
이걸 어떻게 상대해?’
생각이 복잡해졌지만 어떻게 자신이 뒤로 날려졌는지도 모르는 로키나가 넋을 잃고 일어날 생각도 못하고 있다.
아니, 마력의 운용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는 것은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 신체가 그걸로 끝을 내지 않고 있다.
까닥-!
그나마 자유롭던 왼손의 손가락 가볍게 숙이고 펴지자 어떻게든 마력의 부상을 억누르고 일어서려던 로키나의 몸이 순간 움찔했다.
어떤 마도로 신체를 방어하는 것 같은데 이 기이한 신체파동은 용서가 없다.
파슈슈슈슉-!
마력이 녹아내리는 소리와 함께 로키나가 그대로 딸려온다.
영창이고 비명이고 뭐고 지를 여유도 없다.
왼팔이 멋대로 움직여서 그대로 로키나의 얼굴을 꽉 잡아버린 것이다.
으드드득-!
머리를 그대로 압착시킬 기세로 왼팔에 힘이 가해진다.
파동이 일어나며 마도신의 권능의 중핵인 머리를 뒤흔든다.
몇 번 몸이 연어처럼 팔딱이다가 바로 축 늘어지는 로키나였다.
아무리 강대한 마도신이라도 이렇게 연산을 담당하는 머리가 당하면 꼼짝도 하지 못한다.
그것도 마력발동을 강제 정지당하고 방어하던 마도조차 해제들 당하면서 이렇게 두뇌에 직격하는 공격을 당하면 막을 방도가 없다.
이 망할 불가해의 팔시조가 알고서 하는지 모르지만 마도신을 공략하는 정석을 보여주자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래서는 마력을 동원한 능력향상이나 방어, 재생이고 전혀 쓸 수 없다.
동일한 상황에서 자신이 당했어도 아마 더 무력하게 제압을 당했을 것이다.
털썩-!
제멋대로 움직이던 왼손이 제압을 끝내자 바로 몸을 놓아버렸다.
영광의 자리 밑으로 나뒹구는 로키나의 모습을 보고 신계의 모든 신들이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방금 전까지 신계의 절반을 파괴했던 늑대신과 뱀신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모르는 신은 이제 없다.
자신들의 강력한 여주신들조차 비록 헤파이스의 조력이 있었다지만 반나절을 악전고투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런데 신계주신은 앉은 자세에서 바로 제압하여 버린 것이다.
더구나 한 손과 한 다리로는 각각 저 흉악한 이계의 정령주신들을 겁박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 상태에서 단 한손으로 장난처럼 처리하는 모습에 로키나가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신들은 전율이 일어날 정도다.
그렇게 완전히 얼어붙은 신들이 침묵을 지키자 바람소리만 들릴 정도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을 가볍게 압도한 차원의 마도신은 등에서 식은땀이 일었다.
벌써 여주신이 3명 째다.
그것도 신계의 모든 신들이 보는 앞에서 무참하게 제압하여 영광의 자리 주변에 버리듯이 던졌다.
척 보아도 마신이 저리가라 할 정도로 가혹한 조치다.
그런데 결코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이면주신의 권능으로 강화한 차원의 권능과 자신의 마도로 거의 예비창조신조차 넘볼 정도로 강해진 로키나다.
그녀의 반항적인 마력파동에 위협을 느낀 불가해의 8시조의 방어권능이 그대로 제압을 해 버린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왜 이렇게 일이 벌어지지?
이걸 어떻게 자연스럽게 수습을 해야 안 들키고 넘어가지?’
무참하게 정신을 잃고 쓰러진 로키나의 모습만 보아서는 척보아도 피도 눈물도 냉혈의 폭군의 조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실수라고 했다가는 벌집을 쑤신 꼴이 될 것이다.
여신부까지 운영한 여주신들이 적이라고 하지만 여신에게 가한 폭행에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조금이라도 밀렸다가는 바로 탄핵직전까지 간다.
결국 더 강하게 해야 했다.
“선발전에서 과도하게 신계를 파괴한 로키나는 신계가 완전복구가 끝날 때까지 신계의 주신의 권한으로 정기보급을 제외한 모든 권리와 권한을 정지하고 강제노동에 처한다.
물론 신권(神權)도 중지한다.
신계의 파괴는 어떤 경우와 이유에도 용납할 수 없는 중죄다.”
신권의 중지라는 말에 모든 신들이 경악하여 입을 딱 벌린다.
신권은 말 그대로 신의 권위이다.
창조신에게 받은 신으로서의 존재의미다.
인간으로서는 인권이며 중지는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가치를 아예 없앴다는 소리다.
신권을 중지한다는 의미는 신으로서 모든 자격과 권위뿐 아니라 같은 신에게 존중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없다는 것이다.
신계주신으로서 정령계의 추방보다 더한 가장 가혹한 조치이다.
주신에서 신계의 노예로 떨어지는 것이다.
“신계주신의 권위의 상징이자 신계의 핵인 영광의 자리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파괴하려고한 이들도 동일한 처벌을 한다.
이 모든 것은 신계를 위한 신계주신의 정당한 권위이자 명령이다.
이것을 거부하려는 자는 나를 이겨라.”
우우웅웅-!
신계가 진동하며 나의 의사를 적극 지원한다.
신계 자아도 여주신 하나 때문에 설마 반나절 만에 반파가 될지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생존의 위협을 느꼈는지 필사적으로 나의 권능을 보조한다.
신들의 모든 의지에 자신의 명령이 거부감을 뚫고서 파고드는 것을 보고 조치를 이어간다.
“주신장전에 참가할 인원 선발결과를 알린다.
신계의 파괴를 방치한 모든 주신은 탈락이다.
어떤 강대한 힘을 가졌다 해도 기본 의무를 잊은 주신은 명예로운 주신장전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
쿠우우우웅-!
상대는 전능의 휘가 이끄는 주신계다.
예비 창조신이 32명에 그 휘하에 10배 이상의 직속 고위 주신들이 버티고 있다.
주신들만 최소전력이 320명 이상이라는 소리다.
그래서 어떻게든 현재 여주신들을 참가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던 신들이다.
그런데 방금 모두 탈락을 시켰다.
직속세력으로는 주신이 없다.
겨우 전율의 진군이 있지만 마신은 당연히 참가불가다.
결국 차원의 마도신과 같이 참전한 주신들을 모두 배제시킨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경악한 모든 신들의 귀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가 떨어졌다.
“또한 신계의 파괴를 막지 않고 방치하거나 도망친 모든 신들에게도 죄를 묻겠다.
새로운 개인 신전의 건설에 신계의 지원은 일체 없다.
기존에 가진 정기를 대가로 건립해주거나 대출을 해준다.
그것이 싫으면 잔해를 가지고 건립하라.”
모든 신들을 노숙자로 만들어버린 조치다.
그것도 신계의 지원이 없으면 개인 신전의 건립은 자동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아니, 하나하나 직접 신체를 움직이거나 신력과 권능으로 조립을 해야 한다.
엄청난 노동력이 들어가는 것이고 그걸 직접해본 신들이 있을 리가 없다.
신계가 없던 시절에도 신도들을 동원해서 지었으니 말이다.
무슨 상황인지 깨달은 여주신들이 뭐라고 발작하려 했으나 다음 말에 멈칫했다.
“하나 나는 빛의 신이며 신계주신이다.
신계의 파괴한 모른척한 죄인들에게조차 자비롭다.
임시신전은 준다.”
딱-!
허공에 가볍게 손을 튕기자 가로 세로 1m 정도 되는 원반형의 물건들이 무수하게 떨어진다.
십자형으로 묶은 줄과 천으로 이루어진 이상한 모습에 신들이 어리둥절해하자 친절하게 시범을 보이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천을 묶은 줄을 풀고 허공에 던지는 것이다.
“끈을 풀고 던지면 펴진다.”
좍-! 파악-!
반구형의 천으로 만들어진 신전이 눈앞에 나타났다.
나름대로 신경을 썼는지 문도 있고 창문도 있으며 파랗게 색깔도 칠해져 있다.
하지만 겨우 2명이 누울 정도의 폭에 높이도 앉은 키 정도다.
말 그대로 최전선의 전투에 투입된 투신들이나 쓸 만한 임시숙영용의 천으로 만든 신전인 것이다.
이런 것은 투신들이 아닌 일반신이 놀이가 아니면 쓸 리가 없다.
신계주신이 자신들을 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은 다음 말에 절망으로 바뀌었다.
자신들의 신계주신은 용병신인 것을 다시 깨달은 것이다.
“순간 접이식 신전이다.
보관하기 편하고 기밀성도 좋은 아주 유용한 물품이지.
보는 대로 숙소를 만들기가 정말 쉽고 철수도 편하지.
더구나 위장만 잘하면 은밀성도 높다.
용병신 시절에 아주 애용하던 물건이지.”
나름대로 뿌듯한 얼굴로 쳐다보며 말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얼굴은 진심이었다.
정말 귀중한 물건을 하사하는 표정이다.
그것을 깨달은 여주신들이 어찌할 바를 모른다.
대부분의 모든 신들을 용병신과 같은 시선으로 착각하고 있다.
이 신계의 여신들은 건축은 고사하고 힘쓰는 일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모든 것을 남신에게 맡기고 신계를 운영하는 대부분 관리신 계열이다.
정규 신전도 없이 전장이나 임시 신전에만 사는 일부의 투신이라면 모를까 다른 신들에게 이러면 절대로 안 된다.
정말 모든 신들이 노숙자가 되기 싫어 떠나는 수가 있다.
그들의 의사가 대부분 그러면 자신들도 결국 떠날 수밖에 없다.
세력의 수장은 대표로서 절대적인 영향을 가지지만 대부분의 의사에 따라야만 한다.
그럴 수는 없기에 악착같이 신계주신에게 반항하고 막은 것이다.
“이거 정말 좋은데요-!
전장에서는 최고입니다.”
“역시 물건을 알아보는군.”
어디선가 들려오는 주변 분위기를 모르고 감탄하는 야수신의 목소리와 그것에 만족한 차원의 마도신의 만족한 대답이 따른다.
‘또 시작했다.’
갑자기 과거가 떠올라 저절로 부득 이가 갈리는 여주신들이었다.
과거 용병신으로 구르고 굴러서 전혀 일반신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신계주신과 야수신이 벌이던 주변상황을 무시하는 만담과 정책이 떠오른 탓이다.
그 때도 용병신의 감각으로 자꾸 무식하게 운영하려고 해서 신계가 통째로 흔들렸다.
누구도 용병신의 힘든 생활이 자신들이 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화려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욕망인데 용병신들은 그런 것을 쓸데없는 사치라고 거부했다.
그래서 극단적인 수단들을 동원해서 운영에 개입을 막는 것이 일상이었다.
과거 신계주신이 떠나서 그런 점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이 새로운 신계주신은 겨우 1년도 안 되었는데 그런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었다.
어느새 조그만 은빛의 원통을 하나 꺼내서 야수신에게 보여주며 자랑을 하고 있다.
“이 조리도구는 보는 대로 그릇과 화덕이 하나지.
더구나 가볍고 재질도 위생적이야.
거기에 조리할 때 외부로 빛도 안 새어 적에게 발각되지 않는 내 애장품 중 하나지.”
“오오오-!”
아니, 더 하려고 하고 있었다.
차원의 마도신은 정말 오랜만에 호응을 받자 기분이 좋아졌다.
정말 오래간만에 받아보는 적극적인 찬성에 흥이 오른 내가 비장의 전장의 애장품들을 하나하나 꺼내며 자랑하고 있는데 여주신들과 여신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니, 어느새 내 주변에 모여서 감탄하고 있는 태초의 투신들을 보는 모습들이 바가지를 긁으려는 마누라들의 눈빛들이다.
그것을 깨달았는지 황급하게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는 태초의 투신들이었다.
물론 재빨리 순간 접이식 신전은 챙긴 뒤다.
그들은 투신이면서 가족이 있는 존재들인 것이다.
어차피 투신에게 신계의 개인 신전은 휴양하는 정도다.
실제로 유용한 것은 전장에서 이동이 가능한 휴대신전이 정답이다.
하지만 그런 좁고 불편한 것을 일반 신들이 납득할 리가 없다는 것을 깜박했다.
하지만 독신인 야수신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물건들을 잡으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니 과거 신계주신이 왜 야수신을 편애했는지 알겠다.
순수한 투신으로서 남은 것은 여신들과 가정을 이루지 않은 야수신 뿐이었다.
뭐 이제 상관은 전혀 없지는 말이다.
“신계 파괴를 방치한 일반신에 대한 징계는 이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그래서 주신장전에 나갈 신은 아직 신계에 신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신으로 한정한다.”
“?”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일단 신계에 소속되면 무조건 신전을 받는다.
그것이 어떤 하급신이나 천족이라도 당연한 권리이다.
규모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면 상징과 같은 모형신전이라도 준다.
신전이 없는 신은 당연히 신계의 지원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령신들조차 부족하고 작지만 방과 같은 신축된 신전을 받았다.
그런데 신계에 신전이 없다는 것은 오로지 아직 신계에 정식으로 채용되지 않은 존재들뿐이다.
“현재 여기서 주신장전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신은…….”
차원의 마도신이 오른손으로 어딘가를 가르치자 모든 신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한다.
거기에는 엉망이 된 신기갑옷을 어떻게든 되살려보려고 미력한 신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하급신이 보였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물질로 이루어진 하급 신기인 검도 하나 가지고 있었다.
모든 신들의 시선이 모이자 이상을 느낀 하급신이 동작을 멈추고 황급하게 주변을 돌아보았다.
“너다. 불굴의 용사신.”
“???”
솔직히 너무 높으신 분들 이야기라 관심이 없었다.
아니, 들을 여력이 없었다.
괴수를 잡다가 내구한계에 도달할 정도로 박살나 버린 갑옷을 어떻게든 복구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으니 주변의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
이번 주신성을 제압하면서 하급신과 상위신의 한계를 확실히 알게 된 전 용사였다.
자신은 죽을힘을 다해 무기를 휘둘러서 잡을 수 있는 괴수들을 상위신들은 권능으로 학살을 한다.
막 신계를 올라온 자신에게는 없는 권능들이었다.
과거 사냥꾼의 아들에서 막 주신의 선택을 받고 용사를 시작할 때 초월자들을 보는 기분이었다.
신들의 육체능력이 약해보여서 얕잡아 보는 마음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권능들을 보니 확실히 알게 되었다.
신에게는 신체능력보다 권능이 더 중요하니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왜 이제까지 말을 잘 듣던 신검이 폭주하듯 몰아붙이는 이유도 잘 알게 되었다.
초심자로 돌아가서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다른 상위신들에게 괴수를 다 빼앗기고 정말 하나 못 잡을 상황이었다.
그럼 신계에 들어갈 수 없다.
그 후에 남은 길은 신도를 모집 못하면 정기가 부족해서 말라비틀어져 신체를 잃고 허신(虛神)이 되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수시로 강조한 것이다.
자신에게 유일한 장점은 용사의 증거로서 받은 신검의 힘과 전신의 교황의 증거로서 받은 갑옷뿐이다.
신검은 공격력을 1써클 올리고 갑옷은 온전하게 1써클을 올려준다.
막 8써클이 된 자신이 입어도 9써클의 힘을 뽑아낼 수 있다.
이 2개의 신기만 있으면 9써클의 상급신의 힘을 신체능력만은 온전하게 낼 수 있으니 이 장점으로 공을 세워야 한다.
그것만이 신계에 받아들여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절감해서 더욱 열심히 했는데 덕분에 목표량을 초과로 달성했다.
그 결과 내구력이 떨어져 박살난 신기들을 부족한 신력으로 보수하는 중노동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신계주신의 말을 들을 여유조차 없었다.
그런데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고 직접 지명을 받자 황급하게 이성을 찾은 것이다.
이제야 실감이 나는 신계주신의 막대한 권능에 황급하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인간출신의 신이고 뭐고 이제 자신도 인간에서 신이 되었다.
‘어떻게든 잘 보여야 할 상황이다.’
다행히 치하하는 말이 들려온다.
“하급 괴수들은 잘 잡았더구나.
신력에 비해 성과가 뛰어나다.
이제 너는 신계의 정식 하급신이다.
주신성에서 네가 안정화시킨 영역도 개인소유로 인정한다.
주신장전에서도 잘 해보도록.”
“아-! 예-! 알겠습니다.”
일단 칭찬을 들었으니 감사를 표했는데 주변의 신들의 반응이 심상치가 않다.
아니, 마치 미친놈을 보는 표정이다.
잘나가던 용사시절에 주변에서 이렇게 했으면 가만 안 두었겠지만 이들 중 자신보다 약한 신은 없다.
그러니 바보 같은 순수한 웃음을 지을 뿐인데 그제야 표정들이 납득했다는 얼굴들이다.
자신의 대답에 만족한 웃음을 지은 신계주신이 주신전에서 모두 나가라고 지시를 하자 신들이 다급하게 빠져나간다.
마치 자신들이 지목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태초의 투신들이 지나가면서 자신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며 나가는데 그래도 높으신 분들이니 그때마다 고개를 깊숙하게 숙이며 인사를 한다.
정말 용감하고 대견하다 듯이 웃음을 지을 때마다 더욱 숙여지는 고개였다.
모든 신들이 빠져나가고 하급신들도 물러나서야 마지막에 자신도 나설 수 있었다.
혼자가 되고 나서야 신검이 비명을 토하듯이 의지를 토해낸다.
‘이 미친 주인아-!
주신장전이 뭔지 알고?
더구나 지금 주신장이 누군지나 알아?
정말 초짜는 이래서 안 돼-!
무조건 나서지 말란 말이야.’
신검이 발악을 하듯이 외쳐대지만 전 용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주변 분위기를 보니 처음 용사가 되었을 때 받은 중간계에 강림한 마신을 처치하라는 정도로 힘든 일임을 안 것이다.
그러나 힘든 시련은 익숙했다.
또한 뛰어난 성과로 인정을 받아 승자로서 영광까지 누렸다.
무엇보다 뭔가 이상한 분위기지만 신계주신이 신계의 왕이라는 것은 잘 알았다.
아무리 나약한 권력을 가진 왕이라고 해도 신계에 소속되지도 않은 하급신 정도는 벌레목숨처럼 날릴 수 있다는 것은 과거 인간시절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다.
더구나 직접 지명까지 받은 이상 물러설 방법도 없다.
‘내게 다른 길이 있나?’
‘응?’
‘너를 주신께 처음 받았을 때 신력을 느끼고 바로 흑마도사와 마물들이 몰려왔었지.
내게는 다급하게 여행을 떠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어.
아니면 나뿐아니라 주변마을까지 말려들어 다 죽었을 것이니까.
그 뒤는 신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능력을 올리고 동료도 받아서 결국 마왕을 마계로 추방했지.
그 뒤 빠르게 제압한 공이 크다고 칭찬하는 신탁이 내려와서 다행히 잘 지냈었지.’
‘주인…….’
‘그때 깨달았어.
상위자들이 정한 운명에 저항하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말이야.
상위자들은 실패할 일은 당연히 공개적으로 시키지 않아.
노력만 하면 성공할 확률이 아주 높고 보상도 많아.
그래서 이런 공개적으로 부여된 시련은 환영한다.
그것은 곧 올라설 기회가 되어줄 것이니 말이야.’
‘좋아-! 그런 각오면 해보자. 주인-!
비록 주신장전 상대가 주신님이 320명이상에 예비 창조신님도 32명, 거기에 창조신님까지 1분이 있지만 그런 각오면 어떻게든 될 거야.’
‘뭐?
주신님이 300명이상?
설마 저기 태초의 투신님들 수준은 아니겠지?
난 단 일격도 감당 못해-!
거기다 예비 창조신님이 몇이라고?
창조신님은 또 뭐야?’
‘자세한 것은 모르는 것이 지금은 낫다.
일단 쉬고 준비를 해보자.
그것 챙겨왔지?
가급적 주신전 가까이의 보이지 않는 곳에 위장하고 쳐.
그게 신력복구에 좋고 상급신님들에게도 쫓겨나지 않을 것이야.
신계가 복구 중이라 이번 괴수를 잡은 보상과 정식신전은 맨 나중에 줄 것이니 한시라도 빨리 회복해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불굴의 용사신의 손에는 어느새 확보한 순간 접이식 신전이 꽉 잡혀있었다.
지금 이것이라도 막 신계에 올라와 빈털터리인 용사신에는 감지덕지였다.
그리고 주신전 주변의 제일 구석진 구석에 나무와 잎으로 위장된 조그만 천막신전이 새워진 것은 약간 뒤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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