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61화 (272/2,000)

제 361화

18권

강제수련기간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무한정 쏟아지는 파멸유혼검에서 한 대라도 덜 맞으려고 발악한 기억밖에 없다.

그것도 아무리 생각해도 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이 무작정 맞았다.

그런데 절반에 어설프게라고 하지만 절대의 권능 중 ‘흑염’과 ‘불가해의 팔시조’를 익혔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런 권능의 발동에 당연히 엄청난 연산력이나 신력이 들어간다.

그런데 자신의 연산력의 추가부담은 없고 오히려 신체제어에 들어가던 연산력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있다.

마도신으로서는 강해진 것은 확실한데 신체분야에서는 뭐가 뭔지 이해가 전혀 안 된다.

그 말에 가소롭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신 마도신의 대답은 아직도 윙윙 울린다.

“어차피 멍청한 넌 이해 못 할 것이니 그냥 넘어가자.”

“발……, 발동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약간의 조언이라도 부디……, 부탁드립니다.”

익혔다고 했는데 도저히 발동방법을 모르는 이상한 상황이다.

3만 년의 강제수련에 줄기차게 두들겨 맞으면서 단 한 번도 공격을 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절망적인 격차를 느끼지 못했다면 벌써 발작했을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제야 깨달았다.

‘이를 악물고 독종처럼 굴다가는 더한 독종에게 걸리고 그러면 더 끔찍한 상황에 빠진다는 진리를 말이지.’

조금만 더 대가에 욕심 안 부리고 절대로 손해 안본다고 날뛰지만 않았으면, 마도신의 오리진님에게 이렇게 걸려서 강제수련을 당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조금 더 나은 힘과 자격을 가지고 먼 미래에서 정식수련을 받고 있을 확률이 컸다.

그럼 절반이 아니라 완전한 상태의 절대권능을 얻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막말로 성질대로 마구 설치다 자격을 얻어 능력도 안 되는 상태에서 죽을 고생을 하며 절반정도만 익히고 있는 상태라는 것은 이미 자각했다.

지금이라도 공손하게 고개 숙이며 배움을 청해야지, 덤볐다가는 이 절반도 날아갈 수 있다.

아니, 절반이라도 익혔는지 도저히 자신을 믿을 수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예의를 최대한 갖추고 고개를 숙인 자신에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씀을 하신다.

“흐음. 조금은 철이 들었나?

이제 남에게 부탁할 때 고개를 숙여 청할 줄도 알고?

아직 연기인 것이 티가 팍팍 나는 것이 마음에 안 들지만 이번에는 아주 특별히 넘어가주지.

이게 너의 최선이겠지?

무능하고 욱하는 성질만 있는 멍청이주제에 그래도 노력은 하는구나.”

“아……, 하하하하. 감……, 감사합니다.”

3만 년을 맥없이 두들겨 맞아서 팍 죽은 근거 없는 자존심과, 욱하는 성질이 불 속에서 소생하는 불사조처럼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발동방법을 알아야 한다.

뭐가 뭔지 모르게 아무 성과 없이 이렇게 끝낼 수 없다.

3만 년을 맞으며 당한 세월이 도저히 억울해서 이대로 나갈 수가 없었다.

“마도신인 넌 투신의 권능을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것이니 그냥 적에게 뛰어들어.

그럼 몸이 다 알아서 할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요?”

“그래. 아무 생각 없이 적에게 달려들란 소리다.

두려움이나 생각도 하지 말고 오로지 적을 격멸할 생각으로 몸에 생사를 맡겨라.

그럼 극한의 수련과 무한의 투쟁으로 단련된 육체는 결코 너를 배신하지 않고 승리를 안겨줄 것이다.

투신의 극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순간 그럴 듯해서 넘어가려고 했지만 모든 것을 분석하여 결과를 내야하는 마도신의 입장으로서는 이건 절대로 아니었다.

“그건 타죽을 지도 모르고 불속에 뛰어드는 나방 아닙니까?

그러다 권능이 작동 안하면 끝장이잖아요?

그런 발동 방법이 어디 있습니까?

결론적으로 저의 경우는 정상발동의 방법은 잘 모르신다는 것이 아닌지요?

꽥-!”

퍼어어억-!

정곡이었다.

얼굴이 시뻘게진 마도신의 오리진의 손에 쥐어진 파멸유혼검이 자신의 이마에 이제까지 중 가장 강력하게 내려쳐진 것이다.

그대로 비명조차 지르지도 못하고 바닥에 이마를 양손으로 감싸주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자신에게 폭풍처럼 질책이 쏟아졌다.

“그래-! 솔직히 잘 모르겠다.

너 같이 멍청한 놈을 가르치는 것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내가 어떻게 모두 알아?

도저히 정석은 가망이 없어서 이렇게 편법만으로 가르친 것도 처음이다.

이런 것이 싫으면 네가 정상적으로 익힐 재능이 있던가?

그럼 설마 내가 이런 황당한 수련을 사용했겠는가?

무능하고 멍청한 것도 정도가 있지?

그러나 지금 나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을 보아서는 분명 너는 익혔다.

완벽한 불가해의 팔시조를 익힌 나의 공격조차 무의식적으로 공격에 대응하며 유효타를 피하고 치명타를 감소시키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신체가 분명히 익힌 불가해의 8시조를 발동시키는 방법을 본인이 모르지?

이건 그냥 조건반사적인 방어행동을 불가해의 8시조로 비슷하게 진화한 것이잖아?

바람가의 기초 오의인 불가해의 8시조를 익힐 수가 없으니 조건반사로 받아들여?

도저히 못 익히니까 신체가 궁여지책으로 이렇게 한 것이라고 밖에 납득이 안 된다.

뭐 이런 웃기는 경우가 다 있어?

내 후손이었으면 가만히 안 두었을 것이다.

아니, 넌 마도신이니 내 일족이기도 하지.

그럼 마무리 좀 하자.”

퍼어어억-!

아래에서 위로 끌어 올려쳐지는 목검의 잔영과 함께 그대로 강타당한 몸이 허공에 떠오른다.

감정을 듬뿍 실은 마도신의 오리진님의 목소리가 귀를 멀게 하듯 울렸다.

“하지만 3만 년-! 보수 외에 3만 년을 추가로 너에게 투자했다.

그런데 겨우 떡밥 따위에 흑염의 미끼인 네가 먹히면 가만두지 않겠다.

도망도 죽음도 포기하고 전력을 다해라.

차원의 마도신-!”

허공을 수놓은 수많은 목검의 잔영은 자신이 감당할 공격이 아니다.

하지만 용서 없이 전신을 구석구석 강타해간다.

그것을 정신없이 흔들리는 몸을 가누며 피해갔지만 역시 언제나처럼 무력하게 난타당할 뿐이다.

그리고 완전히 의식을 잃어갔다.

그 순간을 생각하니 마신왕이며 성마신인 전지의 성의 공격도 이계의 정령신들의 살기어린 초월권능도 별로 두렵지가 않았다.

자신의 몸이 자동적으로 움직여서 들어간다.

5명의 최강의 이계의 정령신들과 마신왕이 된 전지의 성의 결전장이다.

몸이 전진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을 한 순간 그 공방의 한가운데로 이동해 있었다.

이계의 정령신들이 갑자기 나타난 자신에게 깜짝 놀라고 전지의 성도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다.

‘아까와 같은 현상이다.

발동되었군.’

어떻게 이렇게 움직였는지 자신도 모르는데 상대가 알 리가 없다.

그렇게 접전의 중앙에 나타난 자신에게 놀라서 멈칫한 천조대신(天照大神) 아마테라스의 7개의 신검을 남김없이 오른손으로 잡아채어 튕겨내고 팔을 꺾어 들어간다.

그리고 왼손은 전지의 성을 허리를 노리고 휘둘러진 폭풍인멸(暴風人滅) 엔릴의 다리를 그대로 흘리고 발목을 잡아간다.

벌려진 이빨은 그대로 날아온 빛의 화살을 물어서 다시 신랑월신(神狼月神) 아르테미스에게 되돌려버렸다.

바닥을 내려찍은 오른발은 이대신황(二代神皇) 여와의 대지의 연결을 그대로 날려버려 몸 전체를 허공으로 띄운다.

그리고 큰 원을 허공에 그으며 휘둘러진 왼발이 주변을 감싸고 들어오던 배신선택(背信選擇) 메데이아의 머리카락을 폭풍처럼 휘몰아쳐서 튕겨낸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연극을 하는 것처럼 몸이 가장 효율적인 대응방식을 찾아서 적을 격퇴하고 있다.

시행하고 있는 자신도 어이가 없을 정도의 반응속도와 대처이다.

적을 인식하는 순간 신체가 알아서 적을 공격하고 제압하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수 싸움 자체가 없이 압도적으로 강화된 반사신경과 신체능력이 조건반사적인 방어와 공격행위를 하고 있다.

아무런 선택과정 없이 방어를 하며 역공까지 하고 있으니 당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의 상황일 것이다.

그나마 이들에게 다행인 것은 자신보다 상위의 존재가 아니라고 하여 움직이지 않은 흑염의 권능덕분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히지 않은 것 정도다.

그리고 자신의 난입과 대응을 눈치를 채고 반응한 전지의 성이 방어하던 자세 그대로 뒤로 튕겨지는 모습을 보인 순간 움직임의 결과를 보았다.

파가각가가가가각가각-!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거의 동시에 뒤로 튕겨지는 메데이아와 여와였다.

갑자기 되돌아온 권능의 반발과 절단에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되돌려진 빛의 화살에 부러진 활을 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아르테미스가 보인다.

자신의 오른손에는 양손을 잡혀 등 뒤로 꺾인 채 바닥에 처박힌 아마테라스가 넋 나간 표정을 짓고 있다.

왼손에도 당연하듯이 자랑인 강인한 양 발목을 잡혀서 똑같이 등 뒤로 꺾인 채 바닥에 처박힌 엔릴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벌리고 있다.

어떻게 자신들이 이렇게 되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이며 반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나도 어떻게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자동방어 중에 인식이 되지 않는 순간이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신체능력을 뛰어넘는 방어행동은 인식을 할 수 없다는 점도 깨달았다.

이것은 온전히 자신의 힘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도 그걸 눈치를 채게 할 수는 없었다.

“주변을 확인하지 못하는 너희들도 주신장전에서 제외다.”

그렇게 선고를 하며 차마 대들지 못하고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이계의 정령신들을 보았다.

제압을 풀려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자신들이 어떻게 제압되었는지도 모르니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대들고 계약자인 자신의 위에 서려고 하던 이들이 제압당해 아무 말을 못하는 것을 보고서야 실감이 왔다.

‘나는 강해졌구나.

비록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참고 견딘 보람은 있었어.’

그동안 이들을 완전히 제압할 자신이 없어서 꾹꾹 참고 산 세월이 얼마였던가?

아니, 이들이 있어야만 창조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으니 전력으로도 못 싸운다.

솔직히 한꺼번에 덤비면 도망을 쳐야했다.

더구나 주신급의 마도신으로는 접근전 전문의 초월의 권능을 지닌 정령주신들 5명을 한꺼번에 다 상대하라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눈치만 보다가 드디어 계약자로서 위엄을 세웠다.

‘아니, 압도했다.’

왈칵 눈물이 나올 정도의 순간이었지만 앞에서 놀란 눈으로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전지의 성이 있어서 꾹 참았다.

겨우 판을 여기까지 만들었다.

조금만 더 하면 거의 완벽해진다.

이렇게 강하게 만들어 주신 마도신의 오리진님에게 보답할 시간이 가까워진다.

이미 지나간 3만 년의 고난도 자신에게 제압당한 이계의 정령신들의 멍한 표정을 보니 모두 감미로운 추억이 되어간다.

이제 더 이상 현실부정의 완전부활의 대가조차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이미 받은 보상을 신경을 쓰는 것도 우습다.

전력으로 기대에 부응을 해야 할 생각으로 굳어져 간다.

너무나 가혹한 강제수련의 마지막 과정 중에도 결국 의식을 비록 잃었지만 결과만은 너무나 달았던 것이다.

우우우우우웅-!

신체의 제어가 서서히 되돌아온다.

자동 발동한 권능이 전투가 끝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행히 불가해의 8시조는 흑염처럼 이성을 침식하여 연료로 삼는 흉악한 권능이 아니었다.

신체를 뺏는 것이 아니라 보호만 해주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천만다행이다.

본능에 흑염이 안착하여 긴장을 늦출 수 가 없는데 긴장 속에도 감당이 불가능한 권능이 날뛰면 정말 끝장이다.

역시 바람가가 흑염보다는 상대하기 낫다.

하지만 이건 너무 보조해 주는 것이 강해서……, 미치겠네.’

다른 권능이 신체를 점유하면 당연히 연산력이 감소하고 인지능력이 감소한다.

하지만 지금은 더 날카로워진 감각과 인식능력으로 고통스러울 정도다.

주변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에게 적대할 수 있는 모든 존재의 호흡과 근육의 움직임, 아니, 권능의 자그마한 변동과 의지까지 바로 전해진다.

이제까지 몰랐던 전지의 성의 강대한 신체와 마력이 어떻게 융합하여 자신과 이계의 정령신들을 노리고 있는지 세밀하게 잡혀온다.

자신보다 상위인 마신왕이 노리고 있는 위치와 힘의 정도까지 저절로 파악이 될 정도다.

그렇게 극한대로 확장되고 강화된 감각을 신체와 직결하여 조건반사적으로 멋대로 움직이는데도 불구하고 누구도 죽은 자는 없다.

비록 예비 창조신인 자신보다 약하지만 초월의 권능뿐 아니라 절대급의 권능을 가진 주신이 다수였다.

절대로 이렇게 쉽게 제압당해 자신에게 억눌려 있을 이계의 정령신들이 아니라는 것을 계약자인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런데 자신의 피해는 전무하다.

상대의 부상도 거의 없이 쉽사리 제압을 하는 것을 보니 기가 막힐 정도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완전히 제압당해 반항할 생각을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절대의 권능이기는 한데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아무리 얌전하고 도움이 되어도 통제할 수 없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것도 언제인가는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불가해의 8시조는 살기와 투기에 미쳐 본능대로 날뛰는 흑염과는 또 다른 이성에 특화된 전장의 권능인가?

상대를 죽이지 않고 제압만을 한다.

과거 10중심에서도 흑염이 선봉에 섰지만 대부분 바람가가 끝냈다고 했지.

반드시 죽여야 할 상대라면 흑염이고 제압해야할 상대라면 바람가가 맡았다.

신규세력이며 소수인 그들로서는 어떻게든 세력의 포섭이 먼저였으니 바람가가 가장 많은 전투를 담당했다.

그렇게 전쟁에서 대다수의 적을 죽이거나 소멸시키지 않고 제압하여 자신들의 세력으로 삼아 결국 절대계를 모두 온전히 손에 넣었다.

그래서 불가해의 8시조는 약자 뿐 아니라 강자에게도 죽음과 소멸만이 지배하는 전장에서 적을 제압하여 아군으로 삼기 위해 포획을 기본목적으로 하는 절대의 권능인가?

죽이는 것보다 제압하는 것이 당연히 더 어렵다.

그런데 그걸 기본으로 하는가?

실로 오만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절대의 권능이군.

이걸 내가 통제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복잡해지지만 몸을 일으킨다.

상위의 권능이 통제하던 육체의 제어가 풀려서 그런지 약간 이질감이 감돈다.

그리고 이상이 있음을 알았다.

양손만 순간적으로 제어를 다시 빼앗겼다.

마치 타인의 손처럼 움직인다.

관절과 근육의 제한은 마치 없는 것처럼 기기묘묘하게 구부러지며 수축하면서 불규칙한 파동을 낳았다.

우두두두둑-! 우둑-!

팔과 근육이 전혀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에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팔의 움직임의 목적지는 바로 제압을 하고 있는 2명의 이계의 정령신들이었다.

아마 자신이 신체의 통제를 되돌려 받자 어떤 빈틈을 발견했는지 막 무엇인가를 하려고 했다.

저절로 비명이 나왔다.

이게 무엇인지는 감이 왔다.

그렇게 당하고도 모르면 말이 안 된다.

‘안 돼-! 멈춰-!

이들은 근원의 칭호를 가진 나 정도의 회복능력이 없다.

피계약자인 이들이 나로 인해 다치면 결국 내 정기로 회복을 시켜야 한단 말이다.’

파드드드득-! 파지지지지직-! 꽈드드득-!

그러나 역시 용서가 없다.

근육이 비틀리고 힘줄이 뜯겨지는 소리가 들인다.

어떻게 발동되는 오의인지 모르지만 위력만은 끔찍하다.

그 독한 여신들이 비명을 내지를 정도였다.

“카아악-!”

“아아악-!”

그 비명소리와 함께 그대로 축 늘어지는 몸이었다.

아니, 그것도 모자라서 여신들의 신체 전부가 무엇인가가 빨려들 듯이 자신의 팔을 휘감듯이 밀착된다.

양팔과 양발을 제압하던 손들은 이미 가느다란 목을 잡아서 다시 바닥에 처박은 상태다.

중간에 인식이 또 나간 것을 보니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신체행동을 한 모양이다.

마치 양팔을 하나씩 이계의 정령신들이 온 몸으로 꽉 안고 있는 상태이지만 그렇게 낭만적인 상태가 아니다.

다시 확인을 해보니 일순간에 상대의 모든 근육과 힘줄, 관절을 거의 파괴하다시피 꺾어 놓았다.

다행히 자신의 수준이 낮아서 타격만 준 것 같은데 정말 지독한 위력이다.

그런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약간의 근육과 관절조작으로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은 마도신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엉망이 된 신체는 굉장히 익숙한 모습이다.

자신이 강제수련 중 아무리 피하려고 안 되어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 반격을 하려고 하는 순간 반격을 먹고 이 꼴이 되어 무수하게 날려졌다.

시행하는 마도신의 오리진님은 바람가의 모든 오의를 완벽하게 익힌 존재다.

그러니 이것보다 더 끔찍한 문어모양의 꼴로 수없이 나뒹굴었던 자신이다.

어디선가 흐릿한 환청 같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전신 파도격(轉身 波濤擊).”

“카으으으으으윽-! 뭐……, 뭐라고요?”

“바람가의 가장 기초적인 방어 오의다.”

“그게 그래서요?”

“불사나 불멸, 혹은 불굴의 신체속성을 가지고 끝없이 덤비는 귀찮은 것들을 한꺼번에 정리하는 바람가의 절대 오의지.

단 한 번의 방어로 적의 모든 공격을 그대로 반격으로 바꾸어 완전히 분쇄한다.

이것을 완전히 익히면 제압한다고 쓸데없이 많이 때리지 않아도 된다.

아니, 공격조차 필요가 없지.”

“아-! 누가 그딴 것을 알고 싶다고 했습니까?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아파서 죽겠습니다.”

“쓰읍-! 감히…….”

퍼어어어억-!

그나마 멀쩡한 이마를 두들겨 맡아 새로운 고통이 몰려오자 꼼짝도 못할 정도로 박살난 몸이 떼굴떼굴 구른다.

하도 당하더니 근육과 관절이 박살나도 잘도 움직인다.

그렇게 여기저기 아파서 구르면서도 유일한 공격수단인 입으로 항의를 했다.

“아오오오옥-! 온 몸을 다 부셔놓고서 더 때리실 곳이 어디 있다고?”

“그 꼴로 제대로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수련진도는 확실하구나.

내 직계들은 하늘 모를 정도로 강대한 자신들의 신체를 순간에 전투불능으로 만든 절대의 오의를 배우고 싶어서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갔는데 넌 왜 반응이 이 따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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