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60화 (271/2,000)

제 360화

18권

저 미친 마도신인 로키나가 연금되느니 같이 죽자고 내보낸 늑대신과 뱀신이다.

처음에는 무슨 짓인지 몰랐지만 저것들이 본래 신계전멸요새라는 것을 알고 있는 토리나가 미친 듯이 막으려고 달려들었다.

그래서 급한 상황을 알고 당장 잡으려고 했지만 이 두 명이 입구를 막아섰다.

처음에는 숫자가 우세하니 밀어붙이려고 했지만 어느 정도 신체를 회복한 이들의 힘은 무시 못 할 정도로 급상승되어 있었다.

아니,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지원과 창조신급의 신계지원의 권능으로 과거 전성기 시절이상의 힘을 발휘할 정도로 강화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한 번 이겼던 헤파이스에게 완전히 힘으로 밀리고 있던 토리나가 결국 격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단순한 대장장이 신이라며?

그런데 왜 이렇게 잘 싸워?

처음 싸우던 때와는 완력도 전투감각도 상대가 안 되잖아?

그새 이렇게 늘었다는 소리잖아?

저게 투신이 아니라고?

너희 신계는 주신전쟁 때 전력이 남아돌았어?”

토리나가 울화가 치밀어 그랑라하에게 쏘아붙이듯 말하자 지그시 이를 악무는 그랑라하였다.

‘제일 아픈 곳을 찌르고 있어.’

하지만 헤파이스가 이 정도로 강자일 줄은 정말 예상 밖이다.

그리고 발전 속도역시 눈이 부실 정도였다.

얼마 전에 승리했던 토리나가 이제 정신없이 막기만 해도 바쁠 정도다.

‘신계가 망하는 순간까지 투신으로 절대로 나서지 않았으니까 몰랐지.

아니, 일부러 부상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어.

그리고 제우스가 왜 그렇게 기겁해서 죽이려고 하나, 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

그때는 안정이 중요할 때였으니 외면했지만…….’

자신의 반려였던 제우스는 헤파이스가 태어나자마자 치명상을 입혔다.

아니, 전력으로 죽이려고 했으나 죽이지 못했다는 것이 정확했을 것이다.

신계주신의 전력공격에 바로 이상을 느끼고 나타난 자신의 반대에 죽이지는 못하고 그 상태로 신계추방을 할 때 알아보아야 했다.

다음 세대를 이끌 강대한 주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성장하여 대장장이 신으로서 신계에 자력으로 복귀했을 때는 제우스에게 당한 상처는 만성이 되어 고칠 수 없었다.

주신이 직접 전력을 다한 공격이 최고위 신의 신체에 영구히 손상을 입힌 것이다.

완전한 신체를 가진 신으로서 있을 수 없는 절름발이에 흉한 얼굴을 가진 최고위 신의 모습에 기겁을 했던 신계였다.

그리고 신계가 몸 상태를 완전히 확인하고 치료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제우스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신계주신의 위치를 위협할 존재가 영원히 복구 불가가 된 것이다.

하나 시간이 지나자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헤파이스는 위대한 천공일족이고 직계다.

자신의 질투와 두려움으로 본인조차 위협할 강력한 일족이 영원히 흉한 모습을 가지고 살게 된 처참한 모습은 권력자로서 집착보다 일족의 오리진으로서 후회를 일으켰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애를 가지고도 능력은 아직도 출중하고 소중했다.

대장장이신으로 만들어내는 모든 신기가 모든 신들의 감탄을 자아냈을 정도였다.

신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기술을 보완하는 결정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다.

더 이상 다른 신계에 고개를 숙여가며 신기를 제공받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화해를 위해 신계주신인 본인조차 탐을 내던 미의 여신을 포기하고 주변의 격렬한 반대와 미의 여신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반려로 주었다.

화해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한편이 되었지만 마음을 완전히 되돌리지는 못했다.

주신이 되면서 막대한 정기를 부여하면 치료도 가능했지만 거부하고 대장장이 신으로 남은 것이다.

그 모습에 더욱 안심한 제우스였다.

하지만 그 이후 주신들의 질서를 뒤흔든 주신전쟁이 터질지는 몰랐다.

499주우주가 진리의 영역에 들어가 벌어진 창조신들의 결전은 기존 세력의 참혹한 참패로 끝나고 지배층의 완전교체와 지배 이념의 변경을 가져왔다.

창조신장조차 바뀌었으니 그 여파는 지독했다.

다음 대신족과의 결전을 위해 안정은 버려지고 발전만이 지상명제가 되었다.

새로운 창조신장이 되신 승가람마님이 전신족에게 보낸 명령서는 단 한 줄만이 적혀있었다.

‘승자인 강자에게만 축복 있으라.’

신족의 최대발전을 가져오는 승가람마님의 축복을 받는 것은 승자인 강자만이다.

패자가 없으면 당연히 승자는 없다.

패배한 신계가 없으면 승리한 신계도 없는 것이다.

지원을 받고 싶으면 싸우라는 뜻이다.

노골적으로 전쟁을 부추기는 이 명령에 모든 신계는 전율했으나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절대계에서 받아온 칭호의 효과는 두말할 필요가 없어서 신계로서는 절대적으로 확보를 해야만 했다.

어떤 신계를 제물로 해서라도 승자가 되어야 했다.

더구나 패배자인 약자들에게는 모든 세력과 신체까지 빼앗기는 정령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승자에게는 모든 패배한 신계의 행성이 정식으로 주어졌다.

결국 하나의 신계가 침공을 시작하자 모든 신계가 총력을 건 전쟁에 나섰다.

지배층도 안정적인 대물림이 아닌 적자생존의 처절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거부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변화와 변핵의 폭풍이었다.

모든 지배세력이 교체되는 주신전이 끝나자 대신족과 마신족까지 끼어든 인증전이 벌어질 것이다.

어떤 강대한 세력을 가졌어도 약한 신계주신이라면 버틸 수 없는 전쟁의 연속이었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주신의 전력은 귀중했지만 검증이 안 된 실력이고 가능성이기에 끝까지 권유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겪어보니 정말 주신전에서 전세를 바꿀 정도로 강대한 투신이 되었다.

휘이이이이잉-! 휘이이이잉-!

산을 능가하는 질량을 가진 거대망치를 장난감처럼 손가락사이에 끼우고 돌리고 있는 헤파이스의 눈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마치 신기를 만드는 것처럼 자신들을 분석하고 틈을 찾아서 정확하게 가격한다.

‘다만 두들기는 것이 금속이 아니라 신이라서 문제지.’

가장 앞선 존재를 일격에 격퇴할 완력도 가지고 있어 도저히 혼자서는 앞장을 설 수 없다.

그것만으로도 합공의 이점을 완전히 끊고서 전진을 할 수 없게 했다.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이 전진을 하지 못하자 완전영창을 통해 마구 발동하는 마도의 공격이다.

그것도 모든 마도공격이 공간과 시간의 벽을 넘어서 무차별적으로 발동되니 이런 난적도 없다.

덕분에 신계주신의 권능을 강화하여 발동하는 이면주신의 권능이 왜 초월의 권능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 왜 그렇게 강력한지도 말이다.

그것에 가장 심하게 당한 것이 자신이다.

천공의 권능은 가장 차원의 권능에 근접한 시간과 공간의 최상위 권능이다.

그래서 거의 자신이 방어하다보니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다.

가이아나가 전지의 권능으로 보조를 해주지 않았으면 이미 대다수의 여주신들이 패배를 당해 쓰러졌을 것이다.

주신전쟁에서도 보지 못했던 강력한 주신이었다.

“너희 신계는-!

저런 이면주신의 권능이면 신계주신이 2명 이상인 효과인데 왜 망했어?

너까지 치면 신계주신이 3명 이상인데 어떤 신계가 그걸 이길 수 있다고?

도대체 어떻게 패배한 것이야?

일부러 지기도 힘들겠다.”

“허어억-!

아……, 아픈 과거를.”

토리나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때 자신은 주변 신계를 거의 다 이겨 놓아서 안심을 했다.

말 그대로 신계주신이 될 정도로 강대한 존재가 3명인데 일반적인 신계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주변 신계의 마지막 세력이 결집한 연합공격까지 모두 이기고 이제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났다면서 잔당토벌이나 하면서 연회를 즐기던 자신이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마도신까지 된 로키나에게 두려움을 못 이긴 신계주신인 오딘과 지배층들이 그녀를 숙청을 하려는 것을 정말 몰랐다.

그리고 어설프게 숙청을 하다가 놓치는 병신 짓까지 할 줄은 상상 밖이었다.

분노하여 제정신을 상실한 로키나가 주변신계의 잔당을 규합하여 다 같이 망했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다.

그 이후로 잔여세력을 이끌고 여신혈맹에 가입해서 겨우 영역을 지킬 정도였다.

그런 참혹한 사태를 막지 못한 자신의 책임도 무시를 못 할 정도라는 것은 충분히 자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절대로 이 정도가 아니었기에 토리나를 두려워한 오딘과 지배층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적으로 맞서보니 신계주신의 지원을 완전히 받은 이면주신의 권능은 정말로 무시무시했다.

더구나 완전히 보호해줄 투신이 있으니 최대로 증폭한 마도의 위력은 여주신들을 능가하고 가이아나가 조력을 해야 동급이 될 정도다.

왜 오딘과 지배층들이 두려움을 가졌는지 확실히 이해할 정도다.

로키나를 골치가 아픈 동료라고 생각했던 자신에 비해, 권력의 경쟁자로 생각했던 그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의미였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 2명을 돌파해야한다.

반나절 전에 로키나가 제어를 풀어버린 거대 늑대신과 뱀신은 자기가 위력을 잘 안다.

겨우 주신의 영역에 들어선 태초의 투신들이 감당할 상대가 아니다.

아니, 어떻게든 이길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 신계가 완전히 박살이 날것이다.

괜히 신계전멸요새라고 불리던 개체들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철벽처럼 버티고 있는 헤파이스를 도저히 통과할 수 없다.

이제 힘과 신체만 믿고 밀어붙이던 애송이는 없다.

완력도 그렇고 신체운용, 신기의 활용까지 이제 거의 주신 중에서 절대급의 투신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이 와중에도 신계가 박살나고 있느니, 안달이 나서 더욱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

그런데 로브를 걸친 인영의 질주가 보였다.

그 질주한 인영이 자신들과 헤파이스가 대치하고 있는 공간사이로 뛰어드는 것을 본 것은 거의 같은 순간이었다.

당연히 대치상태였던 헤파이스와 자신의 공격이 그 인영에게 퍼부어졌다.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나 일단은 위험요소는 배제해야 하기에 자동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끼어든 인영이 귀찮다는 듯이 양손으로 좌우에서 내려쳐지는 망치를 향해 내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당연히 신기에 손이 으스러져야 하지만 이변이 벌어진다.

검은 불꽃이 잠깐 손에 맺힌 것이다.

파가가가강-! 파그그그극-!

그 불꽃이 맺힌 주먹에 토리나의 신기와 헤파이스의 신기인 거대망치가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졌다.

그제야 환상처럼 박살이 나서 날려지는 주신전의 정문도 보였다.

창조신계의 신전은 아무리 자신들이라도 파괴가 힘들고 신력이 집중된 신기는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그걸 과자를 부수듯이 박살내는 완력은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였다.

그리고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한 로키나가 영창을 멈추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아직 자신에게 부여한 전면적인 권능의 지원은 이상이 없었다.

더구나 이면주신의 권능으로 누구보다 강해진 차원의 마도신의 힘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같은 마도신이며 이면주신인 자신에게 변치 않은 신뢰와 강함을 가진 신계주신이 복귀했다.

그런 신계주신이 복귀한 이상 전투는 무의미했다.

신뢰를 거두어가면 저 여주신들과 싸울 수 있는 전력은 당연히 없었다.

신기를 잃은 헤파이스도 황급하게 뒤로 물러서서 고개를 숙였다.

일부나마 절대급에 도달한 권능과 몸이 위험을 알려준다.

접근하는 순간 끝장이 날것이라는 확신을 말이다.

그 둘이 뒤로 물러서며 고개를 숙이자 전투는 당연히 끝이 났다.

“너희들은 모두 탈락이다.

자신들의 신계를 지키지 못한 주신은 주신장전에 나갈 자격이 없다.”

차갑게 선고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몸이 바로 영광의 자리 앞에서 난전을 펼치고 있는 전지의 성과 이계의 정령신들을 향해 날려졌다.

전지의 성을 8명이 포위하고 공격을 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살기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전지의 성은 제압을 하려고 했고 이계의 정령신들과 환수주진은 막기만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만약 죽고 죽이는 살벌한 전투였다면 이렇게 장시간 버틸 수 없었다.

안 죽이고 제압만 하려는 전지의 성을 발악하듯 전력을 다하는 이계의 정령신들이 물고 늘어지는 상황이었다.

환수주신들이 그 뒤를 받치며 여주신들의 접근을 경계하려 하고 있었다.

아니, 여주신들을 상대로 의심의 눈빛으로 살기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는 것이 맞았다.

그래서 여주신들과 가이아나도 정문을 돌파하려고 했다.

그런데 왜 환수주신들이 전지의 성과 대립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그런 의문이 생기기도 전에 자신을 보고 반색하며 달려왔다.

“서방님!”

“무사하셨군요.

저희들은 이 악첩들이 서방님을 구금하고 반역을 하려고 한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비틀-!

상당히 개연성과 신뢰성이 있는 확신서린 말에 저절로 허리가 풀리는 느낌이 왔다.

‘하긴 자신이 조금만 약했다면 당장 벌어질 일이지.’

누가 속였는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마도신인 로키나를 쳐다보았지만 재빨리 로브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린 뒤였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대화거부의 표시였다.

자신도 편해서 로브를 입고 있지만 이제 보니 상당히 짜증나는 옷이었다.

‘작작 좀 해라.

일부러 신계도 부수려 없으려 한 것이 분명해.

이 기회에 완전히 창설세력의 명분을 없앨 생각이냐?’

기존 여주신들이 이 신계를 만들고 발전시켜왔다는 것은 상당한 명분을 가진다.

신규 도입된 정령주신들이 따라갈 수 없는 우세점이다.

그걸 받아들이는 것보다 기존 신계를 완전히 박살내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은 과연 마도신다웠다.

아마 자신도 그렇게 일을 벌였을 것이다.

그래서 절대로 명분을 주지 않으려고 전투 그 자체를 금지했는데 잠시 자고 있는 사이에 일이 터졌다.

덕분에 구 신계구역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비록 창조신계에 어울리지 않는 허름한 신전이라도 일단 신들의 거주지였다.

언제인가는 다 부수고 새로 지어야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복구에 엄청난 정기와 노력이 들어갈 것이다.

저절로 이가 갈리면서 대가를 지불을 해주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환수주신들이 도움을 안 주어도 일단 공격에는 문제가 없다.

이계의 정령신들이 미친 듯이 공세를 풀지 않고 있다.

그들도 아는 것이다.

‘단 한 번이라도 전지의 성이 공세로 돌아서는 순간 이계의 정령신들에게 승산은 없다.’

하지만 그것도 아슬아슬한 우세다.

어떻게든 죽이지 않고 치명상도 피하고 제압하려는 전지의 성이 아니었으면 처음 전투를 시작한 순간 갈가리 찢겨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흉악한 공격의 연속에 인계의 한계인지 슬슬 검은 보석 뿔들이 빛을 뿌리려고 하려고 했다.

전지의 성이 제 실력을 발휘하는 순간이 이계의 정령신들의 마지막이다.

말려야 하는데 저 양아치들에게 자신의 말이 통할 것 같지가 않다.

그럼 창조신도 맞으면 부상을 면할 수 없는 초월 수준의 권능들이 난무하는 전장으로 몸을 날려야 한다는 소리이다.

방금 헤파이스와 토리나의 망치를 날려버린 것과는 격이 다른 위협이다.

‘이거 정말 끝까지 믿을 만한 것인가?

솔직히 언제인가는 삐끗하면 그대로 죽을 것인데?’

머릿속에서 마도신의 오리진님이 하신 말씀이 울린다.

“3만 년-! 자그마치 3배의 훈련시간을 투자했다.

아무리 못난 바람가의 후손이라도 1만 년이면 끝날 기초과정을 억지로 너의 몸에 우겨넣은 기간이다.

그런데 아직도 제대로 방어조차 감을 못 잡아-!

너 정말 마도신 맞아?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자폭밖에 없지?

이게 어디의 자폭신이냐?”

“그게……. 기초과정이 불가해의 8시조면……. 제가 좀……, 그게 쉬운 것도 아니고…….”

자괴감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면서 항거를 하려했다.

도대체 기초과정이라고 절대권능 중에서도 최고위에 속하는 불가해의 8시조를 가리키면 자신보고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모든 권능이 진리에 의해 습득과정과 내용이 개방되었지만 절대권능은 역시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주우주를 통틀어 익힐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존재가 겨우 1∼2명이다.

그 불멸의 철벽은 말 그대로라면 3배의 시간을 강제수련의 지옥을 보내고 있는 자신은 결국 넘지 못했다.

“닥쳐라-!

변명도 제대로 못하는 어리석은 놈-!

평균의 절반이라도 해내고 입을 놀려라.”

“예. 못난 제가 죽일 놈입니다.”

결국 못 익힌 것은 자신이기에 고개 숙여 사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자신을 쳐다보는 마도신의 오리진님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불가해의 8시조는 정상 습득과정은 신체가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조건반사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교육했다.

그래서 방어만이다.

이게 지금 너의 한계다.

더 이상 아무리 신체를 단련하고 연산력을 높여도 뛰어넘지는 못했어.

이대로는 떡밥에게 먹힐 지경이지만 명심해라.”

“마지막으로 자신을 믿어라.

비록 1만 년이면 끝날 기초수련을 3만 년 동안 절반도 익히지 못하고 결국 편법으로 주입받은 너이지만, 그러고도 흑염의 권능까지 본능에 안착시켰다.

너의 재능은 비록 높게 쌓을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 넓게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너는 실로 범부 중의 준재로다.”

나름대로 강제수련을 마무리를 하기 위해 기특하다고 하시는 말이다.

하지만 얼굴은 딱딱하게 굳고 파멸유혼검은 파르르 떠는 것을 보니 당장이라도 혼을 내고 싶으신 표정이다.

그리고 이게 내용이 아리송하다.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묻고 말았다.

“저……, 그게 칭찬이십니까?

아니면 욕이십니까?”

“쓰읍-! 그럼 하나도 제대로 못하니 이것저것 죽도록 익혀야 겨우 살아남을 병신 같은 놈이라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주랴?

그래도 마지막이라고 억지로 덕담하고 있잖아?

생각하고 있는 것 다 들어볼래?”

“……제가 모두 잘못했습니다.

그런데 저, 오리진님.

정말 제가 불가해의 8시조의 방어를 익힌 것이 맞습니까?

거기다 흑염의 권능은 또 어떻게 익혔습니까?

흑염의 바람성에서도 연산력을 엄청나게 잡아먹어서 극히 일부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다 성멸(星滅)의 제조에 밀어 넣었는데요?

저희 마도신의 권능과는 정말 상극이더군요.

아니, 그보다 저 정말 강해진 것이 맞나요?

아무런 느낌도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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