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55화 (266/2,000)

제 355화

18권

열이 확 받아서 뭐라고 하려다가 지금이라도 칠까 말까 망설이며 흔들리는 파멸유혼검이 보였다.

뭐라고 따졌다가는 두들겨 맞을 결론은 너무나 당연하다.

한마디로 투기와 살기를 보이는 적을 본능적으로 말살하는 광전사를 만드는 것이 흑염의 권능의 최종모습이란 소리다.

하지만 그런 것이 절대의 권능일 리가 없다.

‘그럼 파괴신과 광전사의 양성방법이다.

무엇인가 제어방법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광기로 미쳐 날뛰는 존재를 제어할 방법이 있던가?’

미친놈을 제정신으로 만드는 권능은 정신계열도 전문분야에 포함된 흑마도를 익힌 자신조차 지극히 난해한 분야이다.

지성과 이성은 정신체인 신족조차 건드리기 힘들 정도로 복잡 미묘한 광대한 연산력을 필요로 한다.

‘그게 쉬웠다면 미쳤다고 이런 저런 기적과 같은 혜택을 줘가며 신도를 만드느라 수고를 하겠는가?’

그런데 투신들이 그걸 해결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연스런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계속 설명이 계속된다.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수련진행 속도다.

처음에는 이해를 시킬 노력을 하시더니 몇 번 반복하다 안 되니 강제주입으로 바뀐 것이다.

“네가 할 일은 흑염의 권능을 본능에 완전히 안착시키는 것이다.

그것만이 지금 떡밥인 전능의 휘에게 버틸 수 있다.”

“그럼 적의 살기만 느끼면 미쳐 날뛰게 될 것인데요?

제어방법이 없다면 봉인이 최우선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맞을 위험을 감수하고 질문할 수밖에 없다.

이러다 여기서 익힌 권능을 자신이 이해안가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무엇인가 진행된 것 같은데 그 주체인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겠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투기와 살기의 본능에 완전히 지배되는 신체가 제어될 리가 없다.

광전사의 대부분이 신체의 폭주 끝에 자멸하는 것이 그들이 이성이 약해서가 아니다.

폭주를 막을 이성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능에 살기와 투기를 항상 발동되게 안착시켰다가는 투기와 살기를 느끼면 그대로 미쳐 날뛰면서 상대를 말살하려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파괴신이다.

“이제 조금 알아듣는군.

그래서 흑염에게는 반드시 이런 수련이 필요하지.

무척 손이 가는 일족이고 권능이며 미친 짐승이란 말이다.”

“히이이익-!”

마도신의 오리진님이 발산하는 투기와 살기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직접 자신을 압박한다.

자신은 겨우 11써클을 완성하고 12써클을 바라보지만 마도신의 오리진님은 분명 14써클 이상이다.

2써클의 차이는 상위로 갈수록 격심한 것을 생각하면 거의 일반 인간과 신의 차이다.

그래서 저절로 비명이 나올 정도의 심리적인 타격을 받았는데 갑자기 몸에서 검은 불꽃이 피어오른다.

마도신의 권능은 오리진님에게 철저히 봉인당하고 신체도 강제수련을 빌미로 거의 박살이 났다.

그래서 신체도 마도도 최악의 상황이라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자 연산을 방해하여 저 깊은 곳에 박아두었던 흑염의 권능이 제멋대로 움직인 것이다.

이성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위존재의 투기와 살기에 본색을 드러내듯 울부짖으며 이를 드러낸다.

그것은 도저히 감당 못할 투쟁의 광기였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오기의 결정체였다.

“최악의 상태에서 도저히 상대를 못할 강자를 만났다.

상위의 존재를 인식한 이성과 육체는 당연히 전투를 거부하고 굴복하기를 원하지.

하나 상대는 자신들을 흡수하기 위해 온 영원체였다.

그것으로 해결될 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본능이 이성과 육체를 강제로 점유하고 싸움을 시작했다.

가장 강렬한 투기와 살기만을 지니고서 말이다.

그때 살기 위해서 아무런 제한 없이 싸우기 위해 투기와 살기의 광기어린 본능이 흑염의 권능의 시작이었지.

본래 정신체가 상위존재인 영원체에게 제압당하지 않고 자신을 강화해가며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권능이, 진화하여 시간이 흘러 드디어 절대의 권능이 되었다.

문제는 어설프게 익히면 적과 아군을 구별 못하고 자멸할 때까지 미쳐 날뛴다는 것이다.

그러니 미친 짐승이지.

그것도 상위존재를 멸망시키기 위해 끝없이 강해지면서 말이다.

이것을 마도신인 너는 어떻게든 이성으로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아니, 그 이상으로 흑염을 본능에 안착시키고도 완전한 이성으로 마도를 자유자재로 발동시켜야 한다.

아니면 정말 흑염의 권능은 사용 못할 폭탄과 같다.

미끼는 고사하고 토벌당할 것이다.”

“커어어어억-!”

상위 존재의 살기와 투기에 완전히 본색을 드러낸 흑염의 권능이 미쳐 날뛴다.

육체를 제멋대로 강화시키고 그걸 필사적으로 막은 이성과 육체를 제멋대로 점유해 간다.

흑염의 불꽃은 그대로 모든 이성을 잠식하고 제멋대로 육체의 제어권조차 가져간다.

자신보다 더 강한 존재와 싸우기 위해 육체와 이성을 삼켜서 원료로 삼아가는 것 같았다.

신체의 위기에 이것만은 순식간에 깨달았다.

흑염의 비정상적인 위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연산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흑염의 권능에게 줄 먹이를 많이 준비하는 것이었다.

‘흑염의 권능 자체가 이성의 인식영역을 흡수하여 자신을 강화하고 있다.

이걸 이성으로 억누르는 것은 미친 짓이다.

이대로는 미친다.

파괴신이 되고 말아.

이게 무슨 수련이야.’

자신의 다급함과 다름없이 담담한 마도신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런데 수없이 이런 말을 반복을 했던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다.

다급하게 내용을 들어보니 기가 막혔다.

흑염의 권능에게 점유를 당한 자신은 미쳐 가는데 아련하게 과거를 회상하는 혼잣말이다.

내용이 정말 가관이다.

“그래서 이 작업은 맹수를 조련하는 것과 똑같다.

이성과 육체를 완전히 점유하고 발동된 흑염의 권능의 통제는 본인이 당연히 불가능하다.

그래서 흑염의 권능 자체를 학습시킨다.

강자에게 함부로 덤비면 아무것도 못하고 영원히 죽도록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

이 끔찍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으면 이성에게 어느 정도 주도권을 넘겨야 한다는 절박함-!

흑염의 권능이 아무리 신체를 강화해도 상대할 수 없는 압도적인 강자가 적의를 드러내고 미쳐 날뛰는 투기와 살기의 융합체인 흑염에게 생존본능의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투기와 살기의 본능이 교육되든가?

그럼 이성이지 않는가?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쿡쿡-! 나도 처음 배울 때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되긴 되더구나.

경지에 따라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이번 흑염의 절대자를 완성시키기 위해 진리할아버님이 10억년 넘게 흑염의 바람성에 상주하시면서 발작을 할 때마다 때리시는 것도 참 고생이시지.

아니, 이제 자동으로 만들어 놓으셨던가?

뭐-! 이 녀석은 흑염일족으로는 최하급이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겠지.

이런 측면에는 재능도 있는 편이니 시도를 해볼까한다.”

‘정말 미치겠네.

결국 투쟁본능이 주변상황을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두들겨 팬다는 소리잖아?

미친놈은 정신을 차릴 때까지 패야 된다는 헛소리와 뭐가 달라?

그리고 위기감? 절박감? 생존본능?

어디서 많이 익숙한 단어……, 커어어억!’

“커허허허허헉-! 크르르르륵-!”

생각은 짧았다.

마도신으로서 초월의 경지로 익힌 연산력도 완전 발동된 흑염의 권능에게 잠깐의 시간을 벌어주었을 뿐이다.

이성이 완전히 날아가고 입에서 짐승의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한 차원의 마도신의 몸이 검은 불꽃이 전신을 감싸며 요란한 굉음소리를 냈다.

마치 신체가 폭발하는 갓 같은 심장의 고동소리였다.

그와 동시에 신체의 혈관이 터질 듯이 팽창하고 근육역시 풍선처럼 솟아오른다.

마치 몸 내부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고 그것을 흑염의 불꽃이 제어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완전히 이성이 사라진 차원의 마도신의 눈에서 살기와 투기의 검은 빛이 쏟아져 나왔다.

“허-! 신체강화권능 중 최강인 폭혈(爆血)의 초기단계?

최하급이지만 그래도 흑염일족이라 이건가?

하지만 겨우 1단계인 폭음(爆音)인가?

이번에는 글렀군.

그래도 여기는 소질이 있어서 기대를 했는데 역시 한 번으로는 안 되는군.

하긴 하루 이틀로 될 일이면 권능을 겨우 완성한 흑염이 10중심 중 접근전의 최강이 아니었겠지.

이 녀석의 차원의 권능으로 교육시간은 얼마든지 낼 수 있으니 좋군.

파멸유혼검도 많이 있으니 어디 마음 놓고 해볼까?”

가볍게 목검을 한손으로 들어 머리 위에 들어 올리고 그대로 장난처럼 한마디를 하며 차원의 마도신에게 휘두른다.

“이성(理性) 원위치-!”

빠아아아아아악-!

“꽤애애애애애액-!”

나름대로 거창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이마에 내려찍어진 파멸유혼검의 1방도 못 견디고 바닥에 비명과 함께 뻗은 자신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불살(不殺)과 불멸(不滅)의 속성을 공격대상에게 부여하는 파멸유혼검이 아니었으면 단숨에 말소될 타격을 입은 탓이다.

아무리 흑염의 권능으로 강해져서 마음껏 날뛰려고 해도 힘의 격차가 너무 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도 증명하는 것이다.

결국 원래의 경지를 완전히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발동된 흑염의 권능이 아무것도 못하고 허무하게 사라지면서 신체전부가 박살나고도 숨이 붙어있는 자신의 모습이 들어났다.

모든 뼈가 박살나고 장기가 곤죽이 되어 꼼짝도 못하는 모습은 문어 같은 연체동물과 같았다.

그런데도 목숨이 붙어있는 것은 파멸유혼검의 절대적인 권능이었다.

주인보다 어떤 약한 상대라도 결코 죽이지 않는 절대의 신기가 제 위력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건 차라리 죽는 것이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생길 정도다.

말살될 타격을 그대로 피해를 먹고도 살아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없는 고통이었다.

그것도 불멸의 효과로 본래의 신체로 완전히 회복이 된다.

본인의 자연 회복력만큼 천천히 말이다.

정말 상과 벌을 같이 주는 진리가 만든 것이 확실하다는 증거였다.

그때를 생각하니 순간 신체가 경기를 일으킨다.

비틀-! 비틀-!

분명 신족이면서 생명체들처럼 어지럼증이 생길 것 같았다.

그 후는 무수히 반복된 장면이다.

강제로 일깨워진 흑염의 권능으로 폭주하듯이 신체를 강화하며 미쳐 날뛰려던 자신을 파멸유혼검으로 개 패듯이 박살내어 이성을 되돌리고 자연치유를 시킨다.

그리고 자연치유가 완료되면 다시 흑염의 권능을 강제로 일깨운다.

이 작업이 언제 끝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만 땅에 자신의 양팔을 어깨까지 박아 넣은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렇게 마도신의 오리진님에게 덤벼드려는 몸을 강제로 막은 채 부르르 떨던 순간, 정신이 들었다는 것만이 기억났다.

그런 자신을 보며 감탄하는 마도신의 오리진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서 앵앵 울렸다.

‘이런 건 역시 재능이 있구나.

이렇게 빨리 투기와 살기의 본능이 생존을 익히다니 정말 뛰어나다.

좋아-! 다음 과정으로 가보자.

잘하면 황금도 끌어들일 수 있겠어.’

처음 받은 마도신의 오리진님의 칭찬이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그 이후도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마도신으로서의 수련의 연속이었다.

그런 강제수행의 과거가 생각나자 추억으로 미화도 안 되고 갑자기 미치도록 쉬고 싶어졌다.

영원히 말이다.

그렇게 침실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지듯이 잠든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이렇게 무방비로 잠들면 안 되지만 안전은 이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이성과 인식이 끊기든 말든 흑염의 권능은 이미 본능 속에서 자동적으로 발동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을 말이다.

본래 판단과 신력을 공급하여 복잡하게 발동되는 권능이 아예 자동적으로 항시 발동되도록 신체에 걸려있는 상태다.

절대의 권능을 발동하고 있는데 아무런 연산력이 필요가 없다니 기가 막히다.

아까 전지의 성과의 교전을 생각하면 적을 만나면 신체는 알아서 잘 싸울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지금은 휴식이 먼저였다.

새액-! 새액-!

화르르르륵-!

깊이 잠든 차원의 마도신의 신체에서 검은 불꽃이 갑자기 타오른다.

그 불꽃에서 느껴지는 것은 오로지 살기와 투기였다.

그와 동시에 신체가 꿈틀거리며 진동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뚝 멈추었다.

아니, 공포에 떨듯 파르르 진동을 하더니 검은 불꽃이 신체 속으로 황급히 들어갔다.

차원의 마도신의 머리 위에는 어느새 파멸유혼검이 나타나 있었다.

그렇게 차원의 마도신이 잠에 들자 나타난 흑염의 권능을 감시를 하듯 빙빙 돌다가 완전히 징조가 사라지자 다시 모습이 지워진다.

이것은 흑염의 절대자가 진리에게 받는 교육과 너무나 똑같은 모습이었다.

‘진정한 투사에게 휴식은 패배하고 재도전을 포기한 죽음뿐이다.

끝없이 단련하고 도전하여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다.’

그렇게 한계를 넘어선 초월자들의 정점인 바람가의 수련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는 도중에도 계속되는 수련을 모른 채 수면에 들어가자 신계에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신계에 흐르는 신력의 속성은 당연히 신계주신의 권능에 따른다.

차원의 권능이 주력이기에 신계는 개인특성의 강화가 주된 반응이었다.

그런데 그 특성이 모두 전환되기 시작하며 신계 전체를 흐릿한 검은 불꽃이 휘감기 시작했다.

돌변한 신계의 권능지원에 우왕좌왕하기 시작한 신들의 반응을 보며 이채를 띠는 전지의 성이었다.

역시 이들도 처음 당해보는 일이다.

‘그렇다면 아주 가까운 시기에 이 정도로 권능이 강화되었다는 뜻이네.’

역시 회색의 절대자나 마도신의 오리진이 깊숙하게 관여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추가된 권능은 방금 직접 부딪쳐 보았으니 흑염의 권능인 것은 알겠는데 당연히 마력에 속한다.

그런데 그것이 아무런 부작용도 없이 신계의 신들이나 일부의 마신들에게 적용되는 것을 보고 저절로 고개가 저어진다.

‘신계의 권능지원이 바뀌었다?

순수한 투기와 살기?

그리고 육체강화의 권능?

이런 것이 빛의 신의 권능이 될 수 있나?

그것도 빛의 신과 마신들에게도 똑같은 효과라?

정말 마도신들은 아무리 성마신인 나라도 이해가 가지 않은 면이 많아.’

“전지의 성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죠?”

자신의 몸을 아무런 부작용도 없이 점유한 살기와 투기에 당황하였지만, 아무런 감정의 변동 없이 신체만 기이할 정도로 강화되고 있다.

강도만 보면 마력보다 더 광폭해야할 살기와 살기가 너무나 얌전하게 신체 능력을 올려주고 있는 것이 이해를 못 할 일이다.

그런 가이아나의 물음에 전지의 성이 딱하다는 눈으로 쳐다본다.

답을 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아무리 자신이 오리진이지만 그래도 다른 신계의 주신대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해서 가급적 참으려고 했는데 무척 손이 많이 간다.

‘궁금증의 해소보다 조치를 해야지.

네가 이 신계의 주신 대리가 아니니?

빨리 신계의 신들에게 비상령을 전해야지.

차원의 마도신이 인식을 해제하고 완전한 휴식에 들어갔다.

지금 살기와 투기를 일정 수준 발산하면 신계주신에게 바로 죽을 것이다.

모든 전투와 다툼을 금지한다.

그리고 가급적 신전에서 나오른 것을 금지한다고 최대수준의 경계명령을 내려야지.’

“예?”

자기가 아무 말 없이 쳐다보는 것이 전혀 무슨 뜻인지 모르는 가이아나의 모습에, 전지의 성이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잠시 이마를 오른손으로 댄다.

하위자야 사건이 생기면 우왕좌왕할 여유라도 있지만 상위자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바로 큰 피해가 발생한다.

이러다 어떤 주신이 살기와 투기를 드러내며 전투를 벌이려고 하는 순간, 차원의 마도신에게 이유도 모르고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면 마신족이야 기분 나빠서 죽였다고 하면 되지만 신족이라면 뒤처리가 무척 힘들다.

그걸 예방해야하는 것이 지금 가이아나에게 가장 급한 일이다.

‘착한 면은 신족으로서 참 좋은 것 같은데?

전능신족으로서 개인능력이 우월하니 다른 주신들이 가만히 있는 모양인데 이러면 참 곤란할 것인데.’

마신족의 성격대로라면 벌써 사단이 벌어졌을 것이다.

어떻게 편하게 살아서 본래 성격이 이런지 모르지만 최고위 지배층으로서 반응도 느리고 상황 판단도 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성격은 부족하지만 능력이 뛰어나 최고위 창조신성의 신계대리를 맡고 있는 전능신족의 여주신인 가이아나다.

자신이 직접 확인을 해본 결과 현재 이곳의 여주신중에서 가이아나를 이길 여신은 없었다.

물론 전율의 진군이라는 자신과 비슷할 정도의 규격외의 마신은 제외하고 나서다.

그리고 이 정도 고위신계의 고위직을 맡고 있는 존재는 어느 일족에게나 너무나 귀하다.

더구나 방금 직접 확인한 차원의 마도신은 신계의 권력에 전혀 관심이 없는 순수한 투신이었다.

본래 마도신들이 모두 개인 지향적이라 이러리라 예상은 했었다.

아마도 신계주신에게 주어지는 성장 특혜 때문에 어떻게든 유지하려하는 모양인데 이렇게 명확하면 상정했던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어떻게든 교육을 시켜서 자리를 공고하게 해야 했다.

하지만 기본교육은 짜증이 나는 일이다.

그래서 반대로 특유의 장난기가 넘치는 음성으로 말한다.

“아까 보았지 않을까나?

차원의 마도신이 나의 살기와 투기에 자동적으로 반응하여 전투를 치르는 것을?

아마 신체에 위협이 될 정도의 살기나 투기라고 판단되면 배제하려고 자동적으로 신체를 움직이는 권능이라고 판단이 안 될까나?”

“?”

“마신왕인 나와 접근전으로 싸울 수 있는 수준인데 발동되면 막을 수 있는 주신이 여기 신계에 있을 수 있을까나?

그러나 싸우지 말라고 안 싸울 여기의 여주신들인가?

여신혈맹의 여주신에 정령주신들 신계 곳곳에 폭탄과 같은 위험한 존재들이 넘쳐나던데, 그들에게 차원의 마도신이 반응하면 바로 전투가 벌어지지 않을까나?

그러면 최소한 신계의 절반은 초토화를 각오해야할 것인데?”

“!”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여 얼굴이 창백해진 가이아나가 당장 차원의 신전 바깥으로 달려 나가는 것을 보고 이제 아문 손바닥을 쳐다보았다.

‘오래간만에 피를 보았네.

놀라운 위력이야.

속도도 지금은 정말 아슬아슬하게 버틸 수준이었어.

더구나 그렇게 정확하게 급소를 노리면서도 연타라니?’

이렇게 쉽게 부상을 입다니 마신시절에도 상상도 못한 일이다.

그렇게 되고자 원했던 마신왕이 되어서 이렇게 되니 충격이 컸다.

대등한 존재가 거의 없어 몰랐는데 정말 치명적인 약점이 발생해 있었다.

전능의 휘만의 주신장전의 일은 문제도 아니었다.

‘큰! 일! 났! 네!

마신왕이 되어서 신체의 능력과 권능이 대폭 상승되어 더 강해진 줄 알았는데 실질적인 전투능력으로는 대폭 약해져 있었어.

이러면 정말 위험한데.

이 능구렁이 같은 마신왕들이 알면서도 더 대우를 해주면서 속이고 있었어.’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