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5화
17권
마도신의 오리진으로 이계로 건너갈 생각은 없지만 이미 이동 중이다.
영구지속형의 권능은 반드시 발동한 주체가 보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연결이 흐릿하게 되어 있다.
이계로의 신체전환이 완전히 끝나면 다시 추적하기 번거로워진다.
자신의 구상에 큰 역할을 담당할 새로운 신족의 오리진을 지금 놓칠 수 없다.
‘기다려라. 10중심님들아.
이 지옥 같은 현실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너희부터 지배세력에서 치워 주리라.’
마도신의 오리진은 이계로 이동하는 신체가 완전히 분해되고 재구성되는 것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이제 시작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영역에 도착한 회색이 된 차원의 마도신은 의외로 회의 중이었다.
싱글벙글하며 자신의 앞을 둘러싸고 있는 존재들을 쳐다보았다.
신력 10조를 넘어서는 절대계의 최상위의 전사들 100명이다.
신족과 마신족을 비롯하여 주요종족의 지배자들인 것이다.
이들이 회색의 영역으로 들어서려는 자신을 막아선 이유는 간단했다.
새로운 회색님을 모시고 왔다. 정중하게 황금이 사용하던 회색 영역의 주행성으로 모시고 왔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상황보고와 간간히 붙이는 문제점, 거기에 자신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이어진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바람가의 오리진이 구현한 회색에 대한 불신이다.
바람가의 의도대로 회색의 영역이 좌지우지할 수 있으니 명령 권한을 넘길 수 없다.
자신들의 감시와 허락을 받으라는 뜻이다.
‘호오?
말은 장황되지만 결국 바람가의 오리진이 구현한 나는 정당한 회색으로 인정을 못하겠다는 뜻이군.
그래서 나를 영역에 들이지 않고 마음대로 하시겠다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시험을 통과하라?
그리고 권한도 위임을 하라?
아이고. 인물들 나셨네?
언제부터 10중심이 아랫것들 말을 그렇게 잘 들어주었나?
절대의 권력을 휘두르는 폭군이지.
내가 거부하면 황금의 절대자에게 가서 이르겠지?
그래서 황금의 통제를 다시 받겠다는 것인가?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내가 처리해야 하겠지?
명실상부한 황금의 졸개가 되는 것이지.
푸후후후후후후-!’
건들거리는 웃음을 속으로 지으며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은 얼굴로 히죽거리는 회색이었다.
황금의 절대자가 그동안 힘들게 관리하던 영역을 쉽게 넘겨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가장 이상적인 인계는 권한은 유지하되 의무만을 떠넘기는 것이다.
더 심하면 자신의 심복들을 이렇게 중간관리자로 박아 넣고 조종하려 할 것이다.
이득은 그대로 챙기고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자신에게 떠넘기고 말이다.
역시 황금은 최고와 최선의 절대자답게 준비를 해주었다.
가장 나쁜 일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보자 즐거워졌다.
‘자신은 지옥 같은 현실을 부정하고 천국을 구현하려는 마도신이 아닌가?’
이런 모습의 현실을 타파하는 것이 마도신의 존재가치다.
진리에게 받은 절대계의 영역의 모든 지배자적인 존재가 황금의 절대자에게 지침을 받아 자신에게 경계를 넘어 적의를 드러낸다.
대부분의 존재라면 이것을 참을 리가 없다.
더구나 신력 1,000억을 가진 10중심 급의 존재가 자신보다 약자가 이런 짓을 하는데 봐줄 리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황금의 절대자가 바라는 일이다.
인계한 회색의 영역에서 인계받은 자신이 대량숙청을 하면 바로 개입할 명분이 된다.
그럼 대놓고 아랫사람 취급하면서 부려먹을 생각이다.
화를 내지도 못한다.
자신이 황금의 절대자를 이길 정도의 강자였다면 이들이 이렇게 나올리는 없다.
서열전에서 최하위 서열을 받자 바로 이렇게 된 것이다.
‘역시 지옥 같은 현실이라니까.
갑자기 너무나 오래살고 싶어지는데?
삶의 의지가 팍팍 생겨.
크크크크크큭-!’
주변의 회색영역의 지배자들이 긴장을 하면서 자신의 반응을 기다라고 있다.
자신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위험한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0중심이라는 절대의 강자라면 용납 못하는 번역이다.
그러나 이미 서열전에서 자신에게 죽어나간 황금의 절대자의 최고위 일족도 어느새 진리가 재생시켜주어서 주변에 대기 중이다.
거기에 다른 10중심의 최고위 일족도 모두 몰려왔다.
‘클클클-! 부지런하기도 하여라.
이제 서열전에 남은 것은 결국 8인의 절대자뿐인가?
모두 전투의 여파에 전멸되었군.
그런데 최고위 일족을 전부 투입하다니?
여기까지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다니 선배들의 따스한 배려에 정말 기뻐 미치겠군.’
회색과 회색의 영역의 모든 종족의 지배자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다.
여기서 자신이 꺾이면 다시는 정당한 권위를 가지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서열전에 묶여있는 10중심을 제외하고는 전 전력을 투입하여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
아무리 자신이 기습적으로 자폭을 해서 거의 죽였지만 이건 너무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연한 일이다.
‘같은 10중심인데 서로 돕고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신경을 쓰고 배려해야 하는 동등한 존재가 늘어나는 것을 좋아하는가?
아닌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는 부하가 생기는 것을 좋아하는가?’
토론을 할 가치도 없다.
더구나 자신은 마도신의 오리진이 말소에서 다시 복구한 몸이다.
정상적인 회색이 아니다.
어차피 자신은 이렇게 될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것이 자폭으로 다른 10중심들의 일족을 전멸로 몰아넣자 바로 다가온 것뿐이다.
저들의 요구는 끝났다.
그럼 나의 대답만이 남았다.
주변을 모두 확인했지만 어디에도 자신의 편은 없다.
진리에게 회색으로 정식 인정받은 자신을 이렇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존재는 없다.
아니, 주우주의 예비창조신에게 죽었고 황금의 절대자에게 소멸당하고 흑염의 절대자에게 말소당한 자신이다.
그렇기에 지독한 한을 품고 말소된 자신을 복구하여 여기까지 힘을 키워주신 마도신의 오리진님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편은 현재에 없다.
물론 그것도 그렇게 말소된 이상 결코 8인의 절대자의 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것도 알고는 있다.
마도신의 오리진님답게 절대계를 지배하는 10중심에 대한 증오는 상상이상이었다.
하긴 이런 체제와 현실을 모두 지탱하는 것이 10중심이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10중심 중 최약자로서 다시 이 꼴을 당하고보니 감회가 새롭다.
“모두 인정한다.
마도신의 오리진님이 구현한 나는 회색으로 완전한 권한을 발동할 명분도 위험도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원하는 대로 영역내의 회색의 모든 권한을 여기 있는 각 종족의 지배자들에게 위임을 한다.
또한 나의 영역내의 모든 의사결정도 각 종족의 지배자들과 합의하겠다.”
가볍게 완전히 백기를 들어버린 회색에게 주변의 존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파도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최악의 경우 제압하기 위해 숨어있던 다른 10중심들의 최고위 일족들도 은신을 자신도 모르게 풀고 모습을 나타낼 정도다.
자신들의 10중심들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패배를 자청하는 모습에 경악한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주는 회색이었다.
모든 이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였다.
이제까지 보였던 경계와 경멸이 아니다
의혹과 경악이다.
어떤 반대의견도 없이 자신들의 불손한 반항을 접수한 것이다.
그런 그들을 쳐다보며 이제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늘렸다.
다 내려놓고 사는데도 갈수록 원수가 늘어난다.
‘너희들에게도 나와 같은 지옥을 열어주지.
이제 황금과 흑염의 절대자만이 아니다.
이번 일에 개입한 다른 8인의 절대자들도 모두 가만두지 않겠다.
원한만 조금 갚고 착하게 살려는 내게 또 다시 이런 기억을 되살리게 하다니.
다 죽이고 소멸시키고 말소시켜 버린다.
거기에 편승한 회색 영역의 모든 것도 절대로 용서 못한다.’
아직도 마음속에 화인처럼 박혀 끝없는 분노와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아픈 기억이 있다.
그때만 생각하면 몸 안의 피가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전능의 휘와 전지의 성의 기습적인 합공에 무참하게 패배당하고 쓰러진 자신을 쳐다보는 차원신계의 신들의 표정이다.
결국 저런 하찮은 존재였다는 낙인을 찍고 누구도 자신을 도우려는 존재가 없었다.
그렇게나 많은 것을 주었는데 아직 살아있는 자신의 바로 앞에서 전능의 휘가 신계의 영광의 자리로 앉는 것을 보아야 했다.
그리고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여 인정하는 것을 직접 본 자신에게 더 이상 부하들에 대한 어떤 애정도 없었다.
흑염에게 붙은 전뇌신들도 정보행성 ‘이데아’의 권한을 강제 발동시키면 모두 다시 가져올 수 있었는데 내버려둔 이유다.
어차피 잘해주어 보았자 상황이 바뀌면 배신할 부하는 이제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부하는 두지 않는다.
모든 것을 혼자서 처리하며 통제할 것이다.’
이상이 일그러진 생각을 가진 채 회색이 되면 천국이 아닌 연옥을 불러올지라도 알바가 아니다.’
어차피 현실에 아무런 애정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의 영역의 존재들은 어떻게 나오는 것을 봐서 조율을 하려고 했다.
처리가 급한 것은 이들이 아니고 10중심들이니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과거 대리로 관리하던 황금의 절대자에게 붙어, 하는 짓을 보니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역시 결론은 부하는 좋게 대해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 역시 조건이 있다.”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벗은 로브를 벗은 회색의 얼굴은 신족에게 있어서도 이상적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맛본 것 같은 환한 얼굴이 있었다.
주변에서 경계하던 모두가 전혀 투신에 어울리지 않은 미소년의 모습과 밝은 표정에 멈칫거렸지만 곧 나오는 말에 소란이 가중된다.
“만장일치를 원한다.”
웅성웅성-! 웅성웅성-!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자신들이 예상한 모든 상황에서 벗어났기에 즉각 이해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친절한 설명을 붙인다.
“회색의 영역 내 모든 정신체와 생명체의 모든 의견이 일치된 결정만이 나를 움직일 것이다.
단 하나의 지성체의 반대가 있어도 나는 감안하지 않겠다.
만장일치만이 너희들이 바라는 대로 회색의 권한을 중지하겠다.”
“!!!”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회색의 영역내의 모든 지성체의 숫자가 얼마이던가?
지금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기에 수를 표현할 수 없다.
거기에 주요종족들이 대부분 이해관계라고 읽고 이익사수라고 쓰는 극한의 원한관계이다.
그런데 그걸 무슨 수로 단 하나의 이견도 없이 통합해서 가져오란 것인가?
방금 회색의 말은 결국 회색의 영역에서 누구의 말도 듣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영역을 위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절대 이걸 원한 것이 아니다.
황금의 절대자가 빠져나간 자리는 너무나 크다.
그 통제력을 어느 정도 회색의 무력으로 메꾸지 않으면 당장 영역 전부가 전쟁터로 바뀔 것이다.
그걸 메워 줄 강자는 원했지만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또 다른 10중심을 원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사태가 상상을 넘어서서 심각해지고 있었다.
회색의 등에서 시야 전부를 가리는 빛의 날개가 펼쳐진다.
하나 그 색깔은 회색이었고 이제 빛나지 않았다.
활활 타버리고 남은 재처럼 칙칙하고 무거웠다.
하지만 회색 절대자로서 완성된 존재라는 것을 알리는 것처럼 숨 막히는 위엄을 불러오는 날개였다.
우우우우우웅-!
“너희들이 여기 있는 것은 너희가 관리하는 영역내의 모든 지성을 가진 존재가 합의한 것인가?
아니로군.
너희들은 회색에게 말할 자격이 없다.
여기는 진리가 인정한 내 개인구역이니 모두 추방이다.
너희들이 주장한 대로 자기가 지배하는 모두 존재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병신들과는 대화도 싫다.
가장 강한 단 하나만 남고 모두 꺼져-!”
파파파파파팟-!
뭐라고 말할 새도 없이 모든 존재가 강제로 차원이동 된다.
그리고 남은 것은 황금빛의 머리카락이 빛나는 황금의 일족이었다.
최고위 일족의 대표 격으로 회색의 영역에서 황금의 절대자를 대리하는 역할을 해왔다.
절대계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였는데 지금 너무나 놀라고 있었다.
회색이 아무리 10중심이지만 최하위다.
하루도 못 견디고 너무나 쉽게 탈락해서 얕보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자기를 제외한 모든 10중심의 일족들이 모두 강제 발동된 차원이동을 막아내지 못하고 추방되었다.
자신이 버티고 있는 것도 권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일부러 남겨둔 탓이다.
“호오? 역시 10중심 중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인 황금의 최고위 일족인가?
혹시라도 회색영역의 일족이 남으면 다시 생각하려 했는데 이것 참 할 말이 없게 만드는군.”
“무슨 생각이시오?
회색님이시여?
영역을 방치하여 황금의 절대자께서 가꾸어 오신 이 영역을 모두 망가트리실 생각이시오?
결코 좌시하고 계시지 않으실 것이오.
물론 다른 10중심님들도 당연히 관여하실 것이오.”
황금의 절대자를 모시지 않고 혼자서 마주친 10중심의 압박은 상상을 초월했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몸이 숙여진다.
그러나 자신은 황금의 최고위 일족이다.
고개를 힘겹게 드는 것과 동시에 회색의 더없이 환한 얼굴에서 차가운 미소가 흘렀다.
“후후후훗-!
그것 때문에 남으라고 했다.
그런데 고개가 높구나.
일단 다시 숙이도록 하렴,”
우둑-!
대답과 함께 황금의 최고위 일족의 목이 피를 뿌리며 그대로 부러진다.
“그리고 무릎도 꿇고.”
가가각-! 가각-!
양쪽 무릎에서 무엇인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피분수와 뼈 조각이 터져 나왔다.
당연히 다리가 몸을 지탱하지 못해 앞으로 쓰러지는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양손은 공손하게 앞에 모으는 것이 상급자를 모시는 기본예의다.
아무리 최하위라도 10중심인데 일족 주제에 무례하면 쓰나?”
빠가각-! 빠각-!
어깨에서 피가 솟구친다.
저항하려 했지만 몸 내부에서 무엇인가 폭발하며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이 강한 정신체의 절대에 이른 육체를 두부처럼 으깨며 박살내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자신의 육체를 아무런 징조도 없이 이렇게 파괴하는지 모르고 당하고 있다.
“크윽-! 이……, 이게?”
황금의 최고위 일족의 대표인 자신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사지가 박살나고 목까지 부러졌다.
물론 자신에게 이 정도는 별 부상이 아니니 회복은 순간이다.
하지만 충격적인 것은 황금의 절대자를 대리할 정도의 강자인 자신을 이렇게 가지고 놀 정도의 무력을 회색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10중심의 서열전에 일족들을 이끌고 황금의 절대자를 돕기 위해 참전을 주관하는 자신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10중심들의 힘과 권능의 수준과 차이를 잘 알고 있다.
지금 느낀 회색의 힘은 결코 단 하루도 못 견디고 자폭할 약한 존재가 아니다.
적어도 몇 년을 싸우고도 끝까지 남을 강자였다.
그런데 아무리 검편(劍蝙)과 흑염의 절대자들이 협공을 했어도 너무 빠르게 자폭하며 일부러 포기했다는 생각이 지금 들었다.
“설……, 설마 일부러 먼저 탈락한 것인가?
무엇을 노리고?
회색-!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것인가?
절대계의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당신이 서열전에서 가장 먼저 이탈하여 혼자서 무슨 짓을 하려고?”
“쯧-! 재미없으니 그만해야 하겠군.
역시 황금일족이야.
생각이 참 빨라.
그러나 일족주제에 끝까지 싸가지 없는 입버릇하고는 참-!
너 남으라고 한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다른 10중심의 일족들에게 잘 전해.
지금부터 내 영역에서 다른 10중심의 일족들이 들어오면 무조건 죽인다.
모든 지성체의 만장합일의 총의를 얻지 못한 것들이 내 구역에 접근해도 죽인다.
그걸 네 몸으로 저들에게 직접 알려주어라.”
따악-! 퍼어어어억-!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황금의 최고위 일족의 몸이 폭발하듯 피와 육체가 비산한다.
거기에 신체의 덩어리는 없었다.
조각조각 나다 못해 가는 모래로 갈아서 분쇄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만든 것 같은 아주 작은 검은 점들이 무수하게 피의 안개 속에서 반짝이는 모습은 붉은 은하와 같았다.
그렇게 피안개로 변해 죽은 황금의 최고위 일족의 신령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황금의 바람성으로 이동되는 것이 보인다.
그것을 보며 회색은 혀를 찼다.
‘성질대로 하면 저것도 잡아서 신령연옥 속에 처넣고 싶은데 권한 밖이다.’
10중심의 일족의 신령은 신령연옥으로도 연금할 수 없다.
저 정도 수준의 존재는 너무나 귀하기에 진리의 특별한 수호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황금의 바람성이라고 해도 지금 죽인 것이 신력 10조가 넘는 최고위 존재다.
정상으로 복귀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황금의 절대자가 이성을 잃고 날뛸 것은 당연하나 10중심은 자신의 영역에서 발전을 유지하는 한 절대의 권한을 가진다.
당연히 허락을 받지 않고 들어온 다른 영역의 존재를 죽이는 것도 엄연한 권리다.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한 영역 내에서 완전자유가, 진리가 10중심에게 준 진정한 보상인 것이다.
물론 일족을 무수히 데리고 있는 다른 10중심은 평판이 있으니 이러지 못하지만 자신은 아무 상관이 없다.
이대로 생각과 감정대로 행동하면서 사고를 쳐도 회색의 영역을 발전시키면 아무 상관이 없다.
자신의 위에 있는 것은 진리뿐이다.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황금과 위험요소를 없애기 위해 자신을 노리는 흑염 따위가 아니다.
“흐으으음. 흑염과 황금의 피를 보기 전에 이런 유흥도 좋군.
그럼 나머지들도 정리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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