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1화
17권
그렇게 차원의 마도신이 창조신이 되기 위하여 긴급 조치들을 남발하고 있을 때 주신계에서도 비상상황이 발생하였다.
창조신계가 주신계의 발전을 위하여 직접적인 개입이 제한되어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바로 예비 창조신들이 맡지만, 대부분 관리신에 의해 운영된다.
의사진행의 대부분은 관리신들이 맡지만 결재와 책임은 예비창조신들에게 있는 것이다.
다만 외부의 침입의 방어를 맡고 있는 주신계의 특성상 필요한 전력형성을 위해 연합을 시킨다.
1개의 창조신계에 주신계가 대략 6개가 부속되는데, 다시 6개의 창조신계의 주신계가 모여 총 36개의 연합 주신계를 구성하게 된다.
연합 주신계의 대표는 가장 강대한 예비 창조신이 그 대표를 맡으며 오랜 기간 부동의 1위는 전능의 휘였다.
그 밑의 총 36명의 예비 창조신들을 거느리고 정령계를 총괄하는 주신계의 주신장(主神將)이 또 다른 그의 직함이었다.
500주우주의 경우, 국지전으로 한정하라는 지침 때문에 소수의 정예만 참전시켰지만, 실제적인 수로도 압도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신계와 다르게 다수결이라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주로 하는 신족들의 사정상, 주신장이 나설만한 결정이 거의 없는데 지금 전부가 긴급 소집되어 초긴장 상태였다.
아니, 분노하고 있는 것은 500주우주 창조신장과 사투 끝에 겨우 몸을 회복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루도 쉬지 못하고 긴급이동해온 전능의 휘가 가장 컸다.
오죽하면 문제의 발단이 된 모든 예비 창조신들을 강제 소집을 명령할 정도였다.
갑자기 떨어진 강제소집 명령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던 예비 창조신들이 주신장의 신전에 도착한 순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주신계의 바닥에 신혈이 낭자하게 여기저기 흐르고 있고 여기저기에 무릎을 꿇고 덜덜 떨고 있는 관리신들이 보인 탓이다.
분노가 극에 달한 듯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는 전능의 휘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주신계에서 정기 요청이 왔는데 없다고?
그럼 실질적인 파산이 아닌가?
내가 총괄하는 주신계가 파산?
이게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냐?
어떤 경우에도 흑자를 유지시켜왔는데?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이 499주우주의 창조신들과 오리진들을 죽여 획득한 수십 조의 정기조차 모두 사라져?
너희 관리신들이 누구의 명령을 받고 지출을 승인했는가?
그리고 목숨을 걸고 싸워 쟁취한 용병신의 전공에 수작질을 벌이다니 499주우주에서의 신생에 끝장을 볼 작정이냐?
이제 누가 우릴 위해 계약을 맺고 싸울 것인가?
감히 이런 미친 짓을 해?
예비 창조신들의 지시 및 요청?
이건 나에 대한 하극상이나 반란이냐?”
예비 창조신을 뛰어넘어 중급 창조신의 영역에 도달한 전능의 휘의 투기와 살기가 자욱하게 안개처럼 내려앉고 관리신들은 감히 대꾸를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처박고 자비를 구할 뿐이었다.
방금 전에 어설픈 대답과 동시에 신체가 박살나서 수 명의 관리신들이 죽음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에 속으로 혀를 차는 예비 창조신들이었다.
자신만 그런지 알았는데 너도 나도 대출해서 연합주신계가 파산지경에 몰린 것을 안 것이다.
‘쯧-! 적당히 좀 하지.
모두 공짜라면 눈이 뒤집혀서 이게 무슨 꼴인가?’
‘모두가 위험을 감수하고 최대치의 인출을 한 모양이군.
내가 최대량인 5천억을 인출했으니 설마 30조?
파산할만한 수치로군.’
‘조심해야 하겠어.
전능의 휘께서 직접 피를 보시다니?
아직 전장의 흥분도 안 가셨어.’
하지만 비록 강제 소환되었으나 예비 창조신들은 역시 격이 달랐다.
각각의 주신계에서 강함으로써 대표를 맡은 그들이었다.
물론 창조신들의 직계라던가 이런 저런 배경이 가산이 되어 있지만 강자라는 점에서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일반적인 주신이라면 압살될 것 같은 기운을 이겨내고 자신들의 자리에 앉았다.
거대한 원탁의 자리에 서열 2위와 3위가 비어있고 거기에 적힌 이름을 보고 모두 눈살을 찌푸린다.
서열 2위에 차원의 마도신이 적혀있고 서열 3위에 광휘의 십자검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둘 다 과거라면 잊을 수 없는 천한 인간 출신의 신에다가 반려도 아닌 후궁의 직계다.
이들이 상위서열로 올라서면서 자연스럽게 하위 서열들이 지배계급에서 밀려났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차원의 마도신이 허약한 500주우주를 상대로 운 좋게 벌어들인 정기는 너무나 막대했고 창조신조차 체면을 차릴 수준이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수행기간의 기본이 10억년인 진리의 영원의 심판에 끌려가서 권리주장도 불가능 했다.
그렇게 누가 보아도 주인이 없는 수십조의 정기가 생겼고 예비 창조신들이 자신들의 직권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정기를 인출은 당연했다.
무엇보다 복귀하면 비록 전쟁 중이나 바로 처분될 무수한 금기를 어긴 중죄인이다.
강력한 권능은 고려대상이나 지원할 세력도 도와 줄 상위 창조신도 없기에 오히려 가중 처벌되어 최선이 정령계로 직행일 것이다.
결국 수십조의 정기가 붕 떠버린 것이고 이건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다.
그래서 벌인 일이므로 이렇게 노발대발할 정도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너무 서로 인출해서 주신계가 파산지경이라면 화가 날 일은 맞지만 관리신들이 이렇게 죽어나가며 책임을 물을 일은 결코 아니다.
“범죄자의 전공 따위는 인정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주신계의 허락 없이 마신의 부활을 시켰습니다.”
“더구나 감히 천한 인간출신 주제에 비록 적이나 위대한 오리진들을 죽이고 신령을 연금시켰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탄핵이 아닌 당장 토벌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영광의 자리에 앉은 전능의 휘의 투기가 유형화되어 그대로 예비창조신들을 덮친다.
“너희들이 직계만 아니었다면 당장 처분이었다.
일단 그 썩어빠진 고개부터 숙여라.
역겹다.”
드드드드드득-! 드드드드득-!
이제까지 관리신들에게서 방향이 바뀌어서 예비 창조신들에게 집중된 살기와 투기였다.
그러자 신전 전체가 뒤흔들리다 못해 주신계가 진동을 시작한다.
그 거대한 힘의 발현에 33명의 예비 창조신들이 숨도 못 쉴 정도로 억눌렸다.
비록 잘못은 했지만 어디까지나 아슬아슬하게 규정 안이다.
신계 파산이 안 되게 적당하게 돌려주면 된다.
차원의 마도신이 전공을 찾아가지 않으면 문제가 될 리가 없다.
당사자가 영원의 심판으로 바람성으로 끌려간 이상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굴욕적인 징계를 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같은 예비창조신들이 아닌가?’
그래서 자존심을 걸고 저항하는 예비창조신들이었다.
하지만 곧 경악성과 함께 원탁에 피를 토하며 책상위로 상체가 모두 처박히는 꼴을 면치 못했다.
꽈꽈꽈-!
끼끼끼끽-!
주신정의 원탁에 마치 철퇴에 맞은 것처럼 피를 토하며 얼굴을 박은 예비 창조신들의 입에서 신음과 경악성이 터져 나온다.
전능의 휘의 투기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초월급의 모든 권능이 마치 없는 것처럼 관통되었다.
“크으으-!”
“커어억-!”
“방어권능이 모두 관통?
아니……, 무효화?”
전능의 휘가 과거에도 강력했지만 결코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리 그의 오의 천시무극(天時無極)을 익혔다 해도, 499주우주에서 예비 창조신이 될 정도면 방어는 어느 정도 가능했다.
예비창조신 4명이면 대등하게 버틸 수준이었는데, 이건 감히 덤빌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들의 뇌리로 공통된 결과가 튀어나왔다.
“설마?
불가해의 8시조 제 2조 지시무저(地時無底)-!
땅의 시간은 바닥이 없다면서 모든 방어권능과 방어를 무효화하면서 신체를 관통하는 절대의 공격권능인가?”
“바람가의 도움 없이 이것마저 홀로 익혀냈단 말인가?
그런 어처구니가 없는?”
우두두두두둑-! 바사사삭-!
이제야 서열 1위 영광의 자리의 손잡이가 몇 번이나 손아귀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가루로 변했다가 복귀되는 것이 보였다.
연합 주신계를 총괄하는 주신장의 영광의 의자다.
저걸 훼손을 약간이라도 시키려면 창조신이상이 나서야 하는데 마치 과자부스러기 같다.
그리고 이제 보니 신계주신의 화려한 복장 밑으로 완전무장한 갑옷상태다.
하루 전의 전쟁에서 아직 자체복구가 안되었는지 여기저기 금이 나있는데도 바로 입고 왔다.
더구나 자신들을 보는 눈이 결코 살아있는 상대를 보는 시선이 아니었다.
마치 죽여야 될 상대를 보는 무감각한 투신의 시야다.
이제야 깨달았다.
불가해의 8시조 중 제 2조를 익혀낸 전능의 휘는 예비 창조신들이 몇이 달라붙어도 이길 상대가 아니다.
거기에 그런 강자가 관리하는 연합 주신계를 파산에 몰아 넣으려한 자신들을 얼마나 죽이고 싶어 하며 참고 있는지도 말이다.
완전히 압도당한 예비 창조신들에게 전능의 휘의 입에서 싸늘한 최종 통보가 전해졌다.
“모두 원위치로 돌려놔라.
당사자가 범죄자가 뭐고 누구도 전공의 보상을 건들지 못한다.
너희들 모두를 신계 파산을 막기 위해서 너희들 모두를 죽여 정기로 바꾸기 전에 말이다.
3조면 강제 회수할 시간동안은 견디겠지?”
“알……, 알겠습니다.”
황급하게 본인들의 신계로 연결해 아직 사용이 안된 정기들을 되돌리는 예비 창조신들을 쳐다보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전능의 휘였다.
‘내가 수장으로 있는 연합 주신계가 파산이라고-!
천추의 한을 남길 뻔했다.
하여간 전쟁만 벌어졌다면 뭐든지 엉망이 되니…….’
주신장으로서 맡고 있는 주신계가 파산위험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에 아찔해져서 달려왔더니, 갑자기 추가된 수십 조의 정기에 이놈 저놈 달라붙어서 다 끌어다 쓰고 운영정기조차 바닥을 보인 상황이었다.
이런 사태를 불러온 것은 차원의 마도신의 너무 막대한 전공으로 얻은 엄청난 정기 탓이다.
이것저것 불순물을 제거하니 30조가 떨어졌다.
1조면 일반 주신성을 만들 수 있으니 주신성 30개라는 소리이다.
그런데 그 전공보상을 받을 차원의 마도신이 칭호를 완전개방하고 싸우다가 바람성으로 벌레로 흡수되었다.
영원의 심판을 끌려가면 기본이 10억년이고 그 기간 동안 주신계에서 보관만 할 정기다.
10억년이후에 복귀할 때 지불하기만 되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정기인 것이다.
아니, 모두들 복귀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당연히 자신도 욕심이 났지만 같이 싸운 전우의 것을 손대기가 꺼림칙해서 외면했더니 전쟁에 참가도 안한 것들이 모두 대출이라는 명목으로 빌려갔다.
그 양이 너무 엄청나서 일시 주신계가 파산할 위기에 처한 사건이 이번 일의 정체였다.
하지만 주신계에 돌아오는 정기의 양을 보며 주신계가 정상 가동되는 것을 바라보는 전능의 휘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딱 절반이다.’
차원의 마도신의 전공보상 30조와 주신계 운영예산 2조 중에서 돌아온 것은 겨우 16조다.
꽈아아아앙-! 퍼어어억-!
몸을 날린 전능의 휘의 움직임의 여파에 영광의 자리가 그대로 박살이 나고 원탁의 자리가 송두리째 먼지로 변해 스러진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예비 창조신부터 저 멀리의 예비 창조신까지 차례차례 바닥에 머리부터 처박아 버린 전능의 휘가, 이제 노골적인 살기를 품고서 외치는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정말-!
대표고 뭐고 다 죽여서 강제 징수해주라?
창조신들의 직계라고 주신계가 파산하게 생겼는데 수장인 내가 봐줄 것 같으냐?
으득-! 연합 주신계는 회수부대를 조직하라.
내가 직접 이끌고 강제 집행한다.
그 전에 집단보다 개인사정을 우선하는 이 쓰레기들부터 모두 정리를…….”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치명상을 입은 예비 창조신들을 투기로 들어 올리는 전능의 휘의 모습에 이제까지 고개를 처박고 떨기만 하던 관리신들이 다급하게 외친다.
지금의 전능의 휘가 나서면 정말 모든 연합 주신계의 소속 주신계가 모두 파괴되는 수가 있다.
예비 창조신들이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불가해의 8시조 중 2조를 익혀낸 수준은 이미 창조신정도만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연합 주신계에서 다른 창조신의 예비 창조신들이 죽어나가면 당장 전쟁이 벌어진다.
500주우주와의 전면전에 가까운 전쟁의 후속처리도 어마어마한데 지금 더 혼란이 커지면 연합 주신계는 파산 전에 자멸이었다.
“예비 창조신들의 대출은 모두 돌아왔습니다.”
“뭐야-! 그럼 나머지 절반은 어디 있느냐?
너희들이 모두 먹었냐?
아직도 숨긴 것이 있어?
관리신-! 이 썩을 것들-!
생각해보니 너희들의 정리가 먼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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